• 최종편집 2026-07-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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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을 연구하거나 공부할 때 꼭 필요한 한 가지는 헬라-로마사회의 역사나 제도, 사회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다. 기독교는 로마제국이라는 정치적 환경에서 배태되었기 때문에 그 시대의 사회 문화 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성경을 바르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성경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로마 사회구조 중의 한 가지가 파트로누스와 클리엔스라는 상호관계였다.

 

라틴어 파트로누스(patronus)는 ‘보호자,’ ‘후원자’ 혹은 ‘후견인’으로 번역될 수 있는데, 아버지를 뜻하는 라틴어 파테르(pater)에서 유래했다. 로마에서는 귀족이나 유력한 신분의 사람이 평민이나 노예와 사회적 계약 관계를 맺고 상호 도움을 주는 제도였다. 이 제도를 클리엔텔라(Clientela)라고 불렀다. 파트로누스는 영어로 Patron으로 번역된다. 반면에 클리엔스(cliens) ‘피보호자’ 혹은 ‘가속인’으로 번역되는데, 이들은 파트로누스에게 선거나 투표 등에서 정치적 지지를 보내거나 노동력을 제공하거나 도움을 베풀고 그 대신 파트로누스로부터 법적인 보호를 받거나 경제적 도움을 받는다. 이 클리엔스는 영어로 Client로 번역된다. 그래서 파트로누스와 클리엔스는 영어로 말하면 Patron과 Client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정리하면, 프트로누스는 클리엔스로부터 지지를 받고 노동력을 제공받는 한편 클리엔스를 법적으로 보호해 주고 경제적 후원을 제공하는 그런 상호관계를 의미한다. 설명이 충분하다고 믿지만 부연한다면 이렇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지자체장 출마자들이 유세를 하게 되면 출마자가 중앙에 서고 그 휘하에서 그를 돕는 선거요원들이 출마자 주변에 도열하여 지지를 호소하고 선거를 돕는다. 이럴 경우 출마자는 파트로누스가 되고, 출마자 휘하의 선거요원들은 클리엔스가 된다. 클리엔스는 프트로누스를 지지하고 노동력을 제공하지만 파트로누스는 클리엔스를 보호하고 경제적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파트로누스와 클리엔스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사적이나 관계였다. 그러나 파트로누스가 공적이 지위에 오르면 클리엔스가 자연스럽게 하급 공무원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로마 사회에서의 파트로누스와 클리엔스관계를 새롭게 조망하여 로마사연구에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한 이가 19세기 독일의 로마사학자 데오도어 몸젠(Theodor Monmsen, 1817-1903)이었다. 몸젠은 역사학자로서 유일하게 ‘로마사’(Römische Geschichte)라는 저술을 통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그렇다면 파트로누스와 클리엔스 개념을 하는 것은 신약성경을 이해하는데 어떤 유익이 있을까? 한가지 실예만 제시하고자 한다. 로마서 16장 1절과 2절을 보면 ‘뵈뵈’라는 인물이 나온다. 겐그레아 교회의 집사였던 그는 고린도에서 바울이 쓴 편지 ‘로마서’를 고린도에서 1400km 떨어진 로마교회에 전달한 여성이었는데, 바울은 2절에서 이렇게 말한다. “너희가 주 안에서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줄찌니, 이는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니라.” 마지막 부분에서 바울은 뵈뵈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보호자’가 바로 파트로누스였다는 말이다. 반면에 여러 사람과 바울은 뵈뵈의 클리엔스였다. 뵈뵈는 성경에서 오직 단 한 번 언급되는 인물인데(롬16:1-2), 그 이름은 ‘순수함’이란 의미이다. 그가, “여러 사람과 바울의 ‘보호자’가 되었다”(롬16:2)고 했는데, NIV에서는 “she has been a great help to many people, including me.”로 번역했지만 정확한 번역이라고 볼 수 없다. 우리 성경 개역개정판의 ‘보호자’라는 번역 또한 원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성경에서 ‘보호자’라는 말로 번역된 헬라어는 프로스타티스(προστάτις, 남성의 경우는 προστάτής)인데, 문자적으로는 “...앞에 서다”는 뜻이지만 후견인(patroness, 남성의 경우는 Patron)이란 뜻이다. 라틴어로 말하면 파트로누스였다는 말이다. 반면에 여러 사람과 바울은 뵈뵈의 클리엔스였음을 알 수 있다. 앞에서 설명한 로마 사회의 파트로누스, 클리엔스 제도를 이해한다면, 뵈뵈는 신학자들 혹은 성경주석가들이 말하는 바처럼 뵈뵈는 가난한 과부가 아니라, 독립적 부양능력을 지닌 여성으로서 바울의 여행 경비를 부담하는 등 바울과 그 동역자들을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지원했던 여성이었음을 알 수 있다. 뵈뵈는 고린도에서 로마까지 여행하고 로마의 성도들에게 ‘로마서’를 전달했는데, 이것은 그에게 정도 재산이 있었고, 사회적으로 비천한 신분의 여성이 아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바울과 그 동역자들의 파트로누스였던 뵈뵈는 바울 공동체의 중심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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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교수의 역사탐색]파트로누스와 클리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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