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4(금)

신천지 ‘말씀대성회’ 대규모 포교활동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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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명 해운대에 모여 뜨겁게 기도하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이사장 이규현 목사, 본부장 박남규 목사)가 주최한 9.8 해운대성령대집회가 ‘일어나라 함께 가자!’라는 주제로 개최했다. 이날 폭염경보가 내린 날씨 속에서도 부산지역 1800여 교회 약 10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여 뜨겁게 기도했다. 1부 오프닝 워십에 이어 2부 해운대성령대집회에서는 내빈소개와 개회선언, 애국가제창, 주제영상이 진행됐다. 경배와 찬양과 합심기도(9.8해운대성령대집회 성령의 임재를 위하여)후 ‘리바이벌 콰이어1800찬양대’의 특별찬양이 이어졌다. 첫 번째 말씀을 전한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는 ‘너희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이 목사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주님을 향한 처음사랑을 지킬 힘이 없다는 것과, 그 처음 사랑을 잃어버리면서도 무의식 속에서 행위(교회에 대한 봉사와 섬김)는 계속된다는 것”이라며 “처음사랑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결핍을 주님을 찾는 도구가 되고, 주님을 만나는 재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말씀을 전한 류정길 목사(제주 성안교회)는 ‘흐름이 바뀌다’라는 제목으로 “6.25 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쟁의 흐름을 바꾼 것처럼 이곳 부산 해운대라는 바다 끝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심정으로 한국교회의 영적인 흐름을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다음세대들이 하나님을 떠나고 있는 한국교회 현실을 지적하면서 “첫 열매는 우리의 자녀들이 하나님께 돌아오는 것이다. 우리가 먼저 회개해야 자녀들이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총 5차례 합심기도시간도 가졌다. ‘성령의 임재를 위한 기도’, ‘개인과 하나님나라’, ‘한국교회와 하나님나라’, ‘가정과 하나님나라’, ‘대한민국과 북한, 통일, 열방을 위한 기도’ 등으로 뜨겁게 기도했다. 특히 행사말미에는 ‘9.8 해운대 선언’과 ‘7가지 약속’을 발표했다. 참석자들은 “우리는 교회와 민족의 죄악을 깊이 회개하며, 진정한 변화와 부흥만이 유일한 회복임을 천명한다. 오늘 해운대에서 시작된 부흥 운동이 전국으로 퍼져나가 하나님의 영광이 거하는 한국교회, 하나님의 영광을 비추는 대한민국, 통일의 시대를 열어가는 민족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선포했다. 이날 드려지는 모든 헌금은 2025년 1월 7일부터 9일까지 2박 3일간 부산벡스코에서 열리는 청소년월드캠프 in Busan BEXCO에서 다음세대 청소년을 위한 재정으로 쓰이며 해운대성령대집회가 한 번의 집회가 아니라 다음세대를 살리는 진정한 부흥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주최측은 전했다. 다음은 98해운대성령대집회 해운대 선언과 7가지 약속이다. 해운대선언 오늘 해운대에 모인 성도들은 한국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바라며 아래와 같이 해운대 선언을 채택한다. 1907년의 부흥운동은 이 땅에 소망의 빛이 비추었고, 최악에 빠진 영혼들을 영적 잠에서 일깨웠다. 하나님의 은혜로 개혁과 근대화를 주도했고, 전쟁의 폐허 위에 눈부신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교회는 은혜를 저버리고, 세속주의에 물들었고, 복음의 본질과 교회의 사명을 외면했다. 따라서 오늘날 무너진 삶의 자리와 영성의 비참함은 빛과 소금의 역할을 망각한 우리의 잘못임을 인정한다. 이에 우리는 교회와 민족의 죄악을 깊이 회개하며, 진정한 변화와 부흥만이 유일한 회복임을 천명한다. 오늘 해운대에서 시작된 부흥 운동이 전국으로 퍼져나가 하나님의 영광이 거하는 한국교회, 하나님의 영광을 비추는 대한민국, 통일의 시대를 열어가는 민족이 되기를 소망한다. 한라에서 백주까지, 백두에서 땅의 끝까지 주의 길을 예비하게 하소서! 주후 2024년 9월 8일 해운대에 모인 성도 일동 7가지 약속 1. (생활), 거룩한 삶으로 영향력 있는 성도가 되겠습니다. 2. (경제), 손해를 두려워하지 않고, 정직하게 살겠습니다. 3. (문화), 건강하고 행복한 기독 문화 확장에 힘쓰겠습니다. 4. (미래), 다음세대에게 복음과 희망을 전하겠습니다. 5. (가정), 생명 사랑과 가정 행복의 모범이 되겠습니다. 6. (이웃), 돌봄과 관심으로 절망과 소외를 줄이겠습니다. 7. (도시), 오고 싶고, 살고 싶고, 주고 싶게 만들겠습니다.

부산기독교지도자협의회 “단체장 협의회 만들 것”

부산기독교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박선제 목사)는 9월 4일 오전 구덕민속촌에서 연석회의를 갖고 현안문제등을 논의했다. 1부 예배에서는 이재완 목사(상임고문)가 ‘어른이 없는 시대’라는 말씀을 전했다. 이 목사는 “지금은 부산교계에 어른이 없는 것 같다. 예전에 수고하시던 어른들이 그립다”며 “부산기독교지도자협의회가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교계를 잘 섬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부 안건토의 시간에는 현안문제 등을 논의하면서 ‘부산기독교단체장협의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박선제 목사는 “부산에 다양한 현안 문제등이 있는데, 연합기관들끼리 소통이 없기 때문에 현안문제 해결이 힘든 상황”이라며 “단체장협의회를 구성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우리가 주도하기보다는 (단체장협의회가)구성될 수 있도록 역할만 감당하고, 이후 현안문제는 단체장들이 함께 논의하고 협력하면서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산교계는 ‘크리스마스 트리축제 복원’ 문제와 ‘부산기독교근대역사박물관 건축’ 같은 현안문제가 놓여 있다. 지도자협의회는 “어떤 문제든 부산교계가 하나되지 않고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단체장 협의회는 각 기관장들의 소통의 창구가 되고, 부산교계의 큰 현안문제를 풀어가는 대화의 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복음화운동본부 총본부장이며 부산기독교지도자협의회 상임고문인 윤종남 목사(순복음금정교회 원로)가 이달 말 서울로 이사를 하면서 더 이상 부산교계 연합활동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지도자협의회는 그동안 부산교계를 위해 수고해 온 윤목사의 헌신에 감사장을 전달하는 순서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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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이 시대 아버지들이여 함께 모여 기도하자

정동수 장로(파파클럽 대표 섬김이, 부산성시화운동본부 남성기도국장) 성창민 목사(부산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 첫 ‘아버지금식기도회’ 입니다. 주제와 강사, 당일 일정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주제와 강사를 선정한 이유도 알고 싶습니다. 정동수 장로(이하 정) : 부산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아버지금식기도회를 놓고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주셨던 마음은 에스겔서의 말씀이었습니다. “주 여호와께서 이 뼈들에게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생기를 너희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겔37:5) 마른 뼈처럼 생기를 잃어버린 한국교회와 가정, 그리고 아버지들의 삶이 보였습니다. 그들을 향해 다시 살아날 것을 명령하시는 주님의 명령을 우리가 함께 듣고 삶의 현장에서 다시 일어나기를 소망하며 주제를 ‘다시 살아나리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들이 대부분 직장을 섬기고 계시기에 가장 잘 모일 수 있는 6월 6일로 일정을 정하게 되었고, 오륜교회 원로목사이신 김은호 목사님을 모시고 말씀을 듣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되고 찬양과 말씀 그리고 교회와 가정 그리고 직장을 놓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부제가 있는데요 ‘온 가족이 함께하는’입니다. 아버지는 가정의 가장입니다. 혼자만 은혜받는 자리가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은혜 받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부제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부산에서 시작한 ‘어머니금식기도회’는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벌써 13회째를 맞이했고, 전국 각 지역으로 마마클럽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금식기도회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아버지금식기도회’와 ‘어머니금식기도회’의 같은 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성창민 목사(이하 성) : 어머니들의 기도는 무엇보다 자녀를 향한 눈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금식기도회 현장에 가보면 그렇게 많은 눈물과 통곡이 흐를 수 없습니다. 아버지들도 물론 통성으로 눈물로 기도하십니다. 그런데 아버지들의 기도는 모든 것을 품는 기도입니다. 책임져야 할, 감당해야 할 교회와 가정 그리고 나라에 대해 모든 것을 품고 살려달라고 하는 간절한 기도인 것 같습니다. 또 아버지들의 기도는 삶의 현장을 향하는 기도입니다. 모두 직장을 다니며 직장에서 세상과 부딪히면서 신앙을 지켜가는 모습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 현장에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는 간절한 기도가 아버지들의 기도이며 아버지금식기도회의 모습입니다. 마마클럽이 현재 30개지역에서 기도회를 이어가듯이 파파클럽도 이번 아버지금식기도회를 계기로 부산에서 시작된 기도가 마마클럽처럼 전국으로 퍼져가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작년 3월 8일 파파클럽 발대식을 개최하셨습니다. 그동안 파파클럽이 어떤 활동을 해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정 : 파파클럽은 발대식 후 매달 넷 째주 목요일 저녁 7시에 정기 기도회를 갖고 매번 100명에서 150여명의 아버지들이 모여 함께 기도해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머니들의 기도문을 받아 고쳐 사용하며 기도했는데 근래에 들어서는 아버지들도 투박하지만 진심을 담아 기도문을 쓰고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또 파파클럽은 부산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음세대의 기도운동에 함께했습니다. 재정적으로 돕고 또 현장을 방문해 함께 기도하고 응원했습니다. 매주 기도회를 준비하는 섬김이들이 모여 먼저 기도하고 동역자를 발굴하는 작업들을 진행해왔고, 그 결실로 1회 아버지금식기도회를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시대 왜 아버지들이 함께 모여 눈물로 기도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주십시오. 성 : 하나님께서 가정의 두 기둥으로 어머니와 아버지를 세워주셨습니다. 저희 파파클럽의 모토가 되는 말씀인데요. ‘그러므로 각처에서 남자들이 분노와 다툼이 없이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원하노라’(딤전 2장 8절) 성경에서도 아버지들의 기도의 자리를 지켜야 함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현대의 아버지들은 기도의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삶의 치열한 현장에서 거룩함을 지키기란 너무나 어렵습니다. 혼자의 힘으로 이 모든 것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모여서 함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도 자리에서 아버지들이 얼마나 크게 위로받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위로와 받은 힘으로 삶에서 거룩함을 지키고 나아가 교회와 가정, 그리고 이 나라를 위해 기도할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개최되는 아버지금식기도회의 기도제목 등이 궁금합니다. 정 : 이번 아버지금식기도회를 위한 기도제목은 지금도 지속적으로 기도하며 다듬어 가고 있습니다. 자신을 위한 회개, 그리고 가정과 교회 나라를 위한 회개에서 시작하여 다시 살아나야 할 교회의 모습과 나라를 위해 기도합니다. 통일한국과 세계선교를 위해 기도하고 살아가고 있는 도시와 그 도시의 성시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또 중요한 기도는 무엇보다 가정을 위한 기도입니다. 아내를 위해 기도하고 자녀들이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워질 수 있길 기도합니다. 9월 8일 해운대성령대집회가 개최됩니다. 파파클럽이 어떤 역할을 감당하실 계획이십니까? 성 : 클럽의 가장 큰 역할은 무엇보다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간절히 파파클럽은 해운대성령대집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날 그 현장이 부모세대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그 자리가 다음세대가 경험하는 부흥의 자리, 은혜의 자리가 되게 하기 위해 지금도 기도하고 있습니다. 기도할 뿐 아니라 부산교계와 다양한 기관, 또 모임들을 네트웍하여 재정적인 부분을 감당하고 또 많은 이들이 동원될 수 있도록 부산성시화운동본부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듣고 싶습니다. 성 : 부산의 1,800여 교회의 아버지들이 함께 모여서 말씀과 기도로 더욱 거룩해 지는 삶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준비하는 기도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일터로 부름받은 사명을 잘 감당하는 모습으로 부산의 아버지들이 일어 설 수 있도록 함께 꿈을 꾸며 기도하는 모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매달 정기적으로 드려지는 파파클럽의 정기기도회가 더욱 부흥 성장하기를 바라고 나아가 전국에서 아버지들의 기도가 일어나는 일에 부산파파클럽이 쓰임받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이 시대 아버지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정 : 아버지들도 기도해야 합니다. 아버지들도 모여야 합니다. 모여서 기도할 때 다시 살아나게 하시는 소망의 역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날 아버지들이 가장으로서 기도의 자리를 참여함으로 권위를 회복하고 가장으로서 가정을 이끌어가야 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다시 살아나리라’ 꼭 함께 기도의 자리에 참여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복음에 기반한 윤리의 열매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부산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표로 섬기고 계시는데, 그동안 소감이 어떠신지요? A.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아 거룩한 부담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믿음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연약함이 있는 사람인데 기독교윤리를 제대로 구현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단체의 공동대표를 맡았기에 엎드릴 일이 많다 여기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바른 믿음과 온전한 신앙생활이라는 가치에 대해 반대하실 분들은 안계실테니 교계의 많은 분들이 두루두루 가르쳐주시고 도와주시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Q. 부산기윤실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단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부산기윤실은 1990년도에 서울기윤실과 협의하여 출발하였습니다. 부산에서 활동하던 예수시대 동인들이 뜻을 모아 출범하였습니다. 80년대부터 한국교회가 그 숫자와 규모가 급증하면서 세속사회의 윤리실종에 동화되어가는 위기감에서 출발되었습니다. 개혁교회의 복음 열매가 다양하게 발현되어야 하는데, 그중 복음에 기반한 윤리의 열매여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교회병행체인 기윤실을 설립하여 지금까지 계속 하고 있습니다. Q. 예전에는 다양한 세미나, 포럼 등을 개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떤 활동들을 해오셨습니까? A. 30년을 넘는 역사를 가진 부산 기윤실의 사역을 정리해 본다면 초기에는 문화대응전략에 집중했었습니다. 청소년 유해환경 제거, 해외 이주 노동 이주자 의료지원, 중기에는 한국사회외 기독교 사회의 분열이 이념 논쟁으로 발화되면서 혼돈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지난 십여년간은 크게 네개의 분야와 영역에 집중해 왔습니다. 첫째는 해외 이주민을 위한 상호문화, 둘째는 남북한의 화해와 교류, 북한이해 셋째는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살피는 환경과 에너지문제, 마지막으로는 목회자의 공적책임영역으로 세금, 정직성, 젠더이해, 세습 문제들을 다루었습니다. 주로 포럼과 세미나에 집중했던 이유는 인식개선이 올바로 되어져야 그 다음 행동이 이루어진다는 확신에서 그렇게 해왔던 바입니다. Q. 앞으로 어떤 계획들이 있으십니까? 특히 올해 준비 중인 사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이전에 해오던 일들을 계승하면서 새롭게 구성된 위원들과 협의하여 진행해 나가겠습니다만, 2024년을 기점으로 대 전환기에 직면했다는 점은 모두가 공감하는 바입니다. 저출산(생) 문제, 세계적인 양극화 위기, 신냉전 기류로 인해 고조되는 전쟁위기, 소위 4차 산업혁명이라 칭하는 인공지능의 약진으로 일자리 상실과 인성파괴의 위기로 공동체성이 급격하게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혹자는 신 러다이트 운동(컴퓨터 메인칩 제거와 파괴)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교회가 이를 위해 어떻게 성경을 해석하여 전달하고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윤리적 접근이 시급합니다. 하여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집합지성 활성화를 위해 애써야 하겠습니다. Q. 부산기윤실에 동참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A. 부산기윤실은 자체의 규모를 키우기 위한 목표나 수단을 강구하는 일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부산기윤실은 “우리 모두가 기윤실이다”라는 생각을 장착한 그리스도인들이 확산되기를 위하여 일합니다. 기윤실은 전국기관입니다. 서울 기윤실을 필두로 대도시들에서 활동합니다. 전체 기윤실의 방향이나 실천 목표는 서울과 지방 기윤실이 상호간 영향력을 주고 받으면서 지향해 나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카톡을 이용하여 소식과 정보를 나누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들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하여 인스타그램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페이스북이나 인터넷 홈페이지 기윤실 또는 부산 기윤실을 클릭하시면 접근할 수 있습니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기독교윤리의 핵심가치 중의 하나는 조화와 균형이라 생각합니다. 신학적으로는 바른 이론(orthodoxy), 바른 실천(orthopraxy), 바른 감성(prthopathy)을 아우르는 교회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성도로서는 판단의 가치와 기준을 항상 예수께 두어서 고전적인 질문이긴 합니다만 “예수시라면 어떻게 하실까(what would Jesus do)?”를 끊임없이 묻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바람에 있다면, 우리 모두가 개혁의 정신 곧 잘못된 것을 고치고 본질로 회귀하는 아비투스(abitus of ad pontes)를 가지고, 또한 불의에 항거하는 프로테스탄트(protestant)로서의 면모를 잃지 않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고민하고 기도하며 행동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활절 특집 좌담회] 도약과 부흥을 향한 출발 ‘해운대성령대집회’

먼저 부활절을 맞아 한국기독신문 구독자 분들께 부활절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박남규 목사(이하 박) : 한국기독신문을 구독하는 모든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부활의 소망과 영생의 은총이 넘치기를 바랍니다. 좌절과 절망 그리고 열패감의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 모두 함께 부활의 능력으로 비전의 사람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김대환 목사(이하 김) : 우리를 살리기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사흘만에 다시 사신 부활절을 맞이하여 십자가와 부활의 은혜와 능력이 우리 모두에게 임하시길 소망합니다. 십자가와 부활의 신앙은 내가 죽어 예수로 다시 사는 정신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희생보다 이기심이 만연하고 고귀한 사랑의 가치를 욕망과 바꾸며 시대를 이끌 정신적 가치 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내가 죽어 예수로 함께 사는 부활 신앙이야말로 시대를 살리고 공동체를 회복할 것입니다. 부활절을 맞아 이 부활신앙이 모든 성도들 안에 넘쳐 흐르길 소망합니다. 성창민 목사(이하 성) : 예수님의 부활은 삶을 회복하는 강한 메시지입니다. 우리 시대의 암울함과 위기 속에서도 매몰되지 않게 합니다. 예수님의 사심은 곧 우리의 살아남입니다. 죽음은 끝이 아닙니다. 영원한 생명이, 영생의 소망이 우리에게 있음을 바라보며 살게 합니다. 애독자 분들에게도 부활의 소망이 큰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2024년은 회복을 넘어서 부흥으로 나아가는 강력한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가 벌써 24년째를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업들을 진행해 오셨는데요. 특별히 기억나는 사업 몇 가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 : 초창기부터 고 정필도 목사님께서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기도해야 합니다.”라는 말을 늘 달고 사셨는데요. 그 음성이 묵상하는 자리마다 귓가에 맴돕니다. 그 말 그대로 성시화의 사역은 기도하는 사역이었습니다. 행사로는 장대비가 내리는 상황 속에서도 어느 누구하나 불평, 불만 없이 10만의 성도들이 4시간 동안 함께 부르짖었던 2014년 ‘525 회개의 날’이 그 대표적인 사역이었고, 부산의 기독교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했던 교세 및 교인 전수조사(2016년 3월 3일 발표, 11.5%, 405,343명)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김 : 무엇보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는 부산 성시화를 위해 교회가 하나 되는 연합에 앞장섰고, 2007년 이후 계속된 교회 연합과 성령대집회를 통해 부산의 모든 교회가 하나 된 것이 가장 놀라운 역사요 은혜입니다. 이러한 집회를 위해 다음세대의 사역자들이 일어나고, 부산의 모든 교회가 하나된 것이 부산교회의 가장 큰 축복 중의 하나입니다. 특히 이러한 집회를 계기로 각 분야의 기도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습니다. 어머니들의 기도운동인 마마클럽, 뒤를 이어 아버지들의 기도모임인 파파클럽이 일어났고 이 외에도 청소년 기도모임(학교기도불씨운동)과 청년기도모임 등 기도를 중심으로 한 성령이 이끌어 가는 모범적인 연합운동이 가능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사역들이 많지만 교회연합을 위한 이 기도모임들이 가장 중요하고, 기억에 남는 사역들입니다. 성 : 저는 2006년 6월 4일, 벡스코에서 열린 집회를 잊지 못합니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열렸던 대형 청년 연합 행사였습니다. 청년들이 벡스코 전시장에 모여서 밤을 세워 기도했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모든 부산성시화운동본부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었던 출발점이 바로 이 2006 어게인1907 벡스코 청년 집회였습니다. 청년 사역자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준비한 집회라는 점도 뜻 깊은 집회였습니다. 밤을 새워 기도하는 가운데 청년들이 새로운 꿈을 꾸었고, 새 아침의 빛 가운데 집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며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품는 자리였습니다. 사역자들의 연합이 이루어졌고, 청년사역자들이 해운대집회의 꿈을 꾸게 되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부산의 상징인 해운대 백사장,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부산의 전교회와 교인들이 모여서 예배하며 찬양하고, 기도하는 꿈을 꾸게 된 집회였습니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 하면 ‘3가지 정신’과 ‘6대 사역운동’이 떠오릅니다. 3가지 정신과 6대 사역 운동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성 : 부산성시화운동본부는 연합 사역을 하면서 늘 공동체 안에 가지고 있는 정신이 있습니다. 첫째,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겠습니다.(스타를 만들지 않겠다) 둘째, 이벤트가 아니라 운동이 되게 하겠습니다. 셋째, 내 교회가 아니라 공교회를 세우겠습니다. 모든 집회와 사역을 진행할 때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본 정신과 같은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 당일 집회 중심이 아니라 운동이 되게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 내 교회를 넘어 부산의 1800여 교회를 세우고 부흥케 하자는 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6가지 운동은 기도운동, 다음세대복음화운동, 작은교회사역지원운동, 일터사역지원운동, 도시사랑실천운동, 이단/사이비추방운동입니다. 6가지 운동은 2000년 6월 7일 창립 이후 꾸준하게 24년 동안 우리가 감당하고 있는 사역입니다. 그 중에 기도운동과 사랑의 쌀 나눔, 사이비 이단 대응 사역, 다음세대를 살리는 사역은 더 박차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머니 마마클럽 기도회는 전국 30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으며, 청소년 중심의 학교 기도 불씨운동은 전국적으로 각 도시마다 일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가 전국 각 지역에 있는 성시화운동본부의 롤모델이라는 사실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닌데요. 이렇게 성공적으로 본부를 운영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박 : 부산성시화운동본부의 정신을 간단하게 단문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 오직 예수 중심으로 사역하고 행사를 진행합니다. 2. 행사나 이벤트가 아니라 역동성의 운동으로 전개합니다. 3. 개 교회를 넘어 부산의 복음화와 공교회성을 세워갑니다. 4. 주인 의식은 있으나 주인 행세는 하지 않습니다. 5. 감투나 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구성원으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6. 다음 리더십을 자연스럽게 그리고 순리적으로 세워갑니다. 7. 카리스마형 개인 리더십이 아닌 그룹형 공동리더쉽으로 운영합니다. 8. 자발적 헌신과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합니다. 9. 개인이나 공동체 허락해 주신 은혜는 더 필요한 곳으로 흐르게 합니다. 10. 재정과 인적 자원을 정체 또는 축적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정신으로 변함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부산성시화운동본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자리 잡았고, 좋은 평가를 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9월 8일 ‘해운대성령대집회’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주제와 강사 등 행사 당일 일정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 : 2024년 해운대 성령대집회의 주제는 ACTS2024입니다. Awakening church transformation society 부산의 교회들이 성령의 은혜로 깨어나 영적 부흥을 경험해서 부산을 변화시키는 운동이 일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침체 되어 있는 부산과 부울경의 교회들이 다시 한번 성령의 은혜로 일어나길 원하고, 부산의 1,800교회와 부울경의 교회들이 하나가 되어,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도래하여 부산과 도시들이 성시화 되도록 여러 운동이 일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을 위해 부제로 ‘일어나라 함께가자’ 마태복음 26장의 말씀을 통해 교파를 초월하며 많은 교회가 하나 되어 함께 일어나 이러한 부흥과 변화를 경험하고, 이 가운데 수많은 다음세대 리더들이 일어 날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집회에 가장 적합한 강사를 위해 기도하며 논의 하던 중 가장 주제에 적합한 강사로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님과 제주 성안교회 류정길 목사님 두 분을 모시고, 집회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당일 행사는 부산과 해운대구의 협조하에 질서정연하게 진행될 예정이고, 약 4시간 정도 찬양과 기도, 말씀과 기도의 순으로 뜨겁게 기도할 예정입니다. 부산 1,800교회 연합의 상징으로 1,800명의 성가대가 세워질 예정이고, 부산의 교회가 연합하여 자원봉사자와 7천명의 중보기도자들이 섬길 예정입니다. 2007년 부산대부흥과 2008년 해운대전국집회, 2009년 해운대 청소년집회, 2014년 525회개의날 해운대 집회 이후 10년 만에 해운대에서 집회를 가집니다. 금년 ‘해운대성령대집회’가 과거 집회와 다른 점이나, 특별히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성 : 3년 전에 해운대집회를 하기로 기획하였지만, 코로나로 인해 해운대 집회를 무기한 연기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전국의 모든 교회가 침체와 위축된 분위기, 움츠려져 있는 기독교인, 부산시민들에겐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등 침체기에 있는 우리에게 새로운 회복을 넘어 도약과 부흥을 향한 출발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광장은 시대정신을 이끄는 굉장히 임팩트한 표출방식입니다. 때문에 광장에서 선포되는 말씀과 하나님의 임재의 은혜는 개인과 교회 그리고 도시를 새롭게 할 수 있는 강력한 도전입니다. 그리고 이번 해운대집회는 다음세대를 향하고 있습니다. 모든 헌금과 에너지를 2025년 1월 20일 ~22일에 벡스코에서 열리는 청소년월드캠프로 이어지는 집회라는 점이 다른 집회와 구별되는 독특한 점입니다. 모든 세대가 함께하는 해운대집회이지만 그 역량이 청소년월드캠프로 이어져서 우리의 다음세대가 다시 위기가 기회로 각인되며, 부흥을 경험해 보지 못한 세대들에게 새로운 부흥의 현장을 나누고자 합니다.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부산은 2030세계엑스포유치전으로 인해 전 세계인의 관심있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그 기대에 부응하여, K-기독교 / K-가스펠의 중심에 부산이 쓰임 받게 되길 꿈꾸면서 부산을 통해 부흥의 물결이 전세계로 흘러가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해운대성령대집회를 위한 징금다리 주요 집회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집회들이 계획되어 있습니까? 김 : 얼마 전 3월 1일 마마클럽이 전국30개 도시에서 5,500명 가까운 어머니들의 기도를 통해 마음을 모아 ‘도시를 위해’, ‘민족을 위해’ 뜨겁게 기도했습니다. 이후 3월 2일 청년들의 기도집회인 킵고잉에 1,000명의 청년들이 모여 기도했고, 3월 16일 청소년들의 기도운동인 학교기도불씨운동 ‘더웨이브 집회’에 2,000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모여 뜨겁게 기도했습니다. 이제 다가올 6월 6일은 아버지 금식기도를 통해 온 교회가 가장인 아버지들을 중심으로 함께 기도함으로 기도의 불길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7/14일에는 ‘기도대성회’ 및 ‘K-가스펠 문화축제’를 통해 모든 계층의 성도들과 교회들이 함께 모여 해운대 집회를 앞에 두고 대규모로 모여 전심으로 기도하며, 전국의 기독교 문화 사역자들이 함께하는 찬양축제를 준비중입니다. 8/13-15에 있을 ‘코스타 월드캠프’를 통해 전국과 전세계의 청년들이 함께 해운대집회를 준비하며 기도할 것입니다. 8/15일 ‘전체 준비기도회’ 시간에는 해운대집회 전 마지막 징검다리 집회로 전체가 모여 해운대집회를 방불케 하는 기도회를 통해 최종 준비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징검다리 집회는 점점 기도의 불길을 확산하며 교회가 더욱 많이 참여하게 함으로 하나님을 향한 갈망을 끌어올리며 교계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해운대 집회를 전심으로 준비도록 할 것입니다. 성령께서 이 과정을 통해 성령의 불을 일으켜 주실 줄 믿고 준비중 입니다. 다음 세대와 전세계 온라인 홍보를 위하여 ‘2024해운대성령대집회 쇼츠 공모전’(1등 : 2백만원, 기타상금 : 1천여만원)기획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청소년, 청년들, 전세계 청년들이 참여하고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쇼츠 공모를 통해 전국적인 관심과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준비중입니다. 다음세대를 위한 성시화운동본부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내년 1월 중 계획되어 있는 ‘청소년 월드 캠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성 : 2025년 1월 20일에서 22일까지 벡스코 1전시장에서 ‘[청소년 월드 캠프’를 준비합니다. 전국의 청소년들 1만 명을 초청하여, 부산의 랜드마크인 벡스코에서 하나님나라의 새로운 비전을 보게 되는 장이 펼쳐지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학교기도불씨운동의 청소년사역자들 중심으로 과거 2006년 6월 4일 청년 사역자들이 중심으로 하여 ‘부산부흥’ ‘기도부산’ ‘선교부산’을 노래하였던 것처럼, 내년 2025년 집회가 청소년 사역자들과 청소년들에게 큰 도전이 되었으면 합니다. 청소년이 직면하고 있는 장래 입시, 진로, 대학이라는 문제를 넘어 하나님의 부르심에 청소년들이 응답하게 하는 장이 되게 하고자 합니다. 부울경 대학과 교수님들과 연대하여, 진로 탐색과 관련된 멘토링 프로그램과 저출산 사회적 큰 이슈 앞에, 가정과 성의 소중한 가치도 청소년 때부터 품게하는 담론을 제시할 뿐 아니라 청소년들이 살아가야 할 삶의 현장인 학교에서 실제적인 하나님 나라를 경험케 하는 학교기도모임사역에 대한 부분도 강조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과 탈북 청소년들, 외국인 유학생들도 초청하여 문화를 초월한 하나님 나라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함께 경험하고 함께 주님을 예배하는 감동을 누리게 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성시화운동본부의 사역들을 보면 앞으로의 기대도 큽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부산성시화운동본부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박 : 크게 6가지 방향으로 나아가야 된다고 봅니다. 첫째, 더 많은 사명자들과 더 헌신적인 사역자들을 발견, 양성해야 합니다. 둘째, 부산 성시화 운동의 장점을 한국교회의 자산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아카이브작업과 브랜딩 작업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탁월한 부산의 다음세대 리더들을 한국교회의 일꾼으로 쓰임 받게 해야 합니다. 넷째, 부산의 평신도 일터 사역자들을 생활 속의 선교사로 양성하고 파송해야 합니다. 다섯째, 부산 교계의 활성화와 하나 됨을 위한 리더들의 소통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재정의 안정성과 평신도 운동원들의 지속적인 확보를 위한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방향으로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부산성시화운동본부에 대한 기도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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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이 시대의 멘토가 쓴 신앙고백록

김기석의 <고백의 언어들> 문학적 깊이와 삶의 열정을 겸비한 목회자이자 문학평론가, 시, 문학,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글쓰기로 지금까지 40여권의 저서와 10여권의 번역서를 낸 저자가 43년의 목회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캐나다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교의 초청으로 진행한 다섯 번의 강의를 이 책에 담았다. -나의 인생, 나의 하나님-이란 부제처럼 목회자의 깊은 신학적 통찰과 올곧은 삶을 느낄 수 있다. 그의 깊은 묵상과 폭넓은 사유의 울림은 멘토를 잃고 위기에 처한 한국기독교에 각성과 함께 위로를 준다. 370여 쪽에 각주만 해도 100여 개에 달하는 이 고백록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그의 방대한 지식에 대한 경탄과 함께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끼며, 자신이 하나님의 구원이야기의 일부임을 깨닫게 된다. ◇ 저자소개 ∥ 김기석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청파교회 전도사, 이화여대 교목, 청파교회 부목사를 거쳐 1997년부터 2024년 4월까지 27년간 청파교회를 담임했으며, 지난 4월, 43년간의 목회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한 후 신간을 준비 중이다. 방송을 비롯한 여러 매체, 온라인 설교 등을 통하여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 저서∥ 말씀 등불 밟히고 《하나님의 숨을 기다리며》, 《당신의 친구는 안녕한가》, 《일상 순례자》, 《사랑의 느림에 기대어》, 《김기석 목사의 청년편지》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삶이 메시지다》 김기석 / 포이에마 / 2010 《흔들리며 걷는 길》 김기석 / 포이에마 / 2014 《오래 된 새 길》 김기석 / 포이에마 / 2012 기독교인문학 〈55〉 이 시대의 멘토가 쓴 신앙고백록 - 숙성된 묵상과 사유의 열매 - 인생의 곤경이 다가올 때 “하나님은 늘 우리가 기대하는 모습으로 말랑말랑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고통과 시련이 새로운 인식의 문이 되기도 합니다. 시련과 고통까지도 자기 삶으로 품어 안을 때 삶이 무르익기 시작합니다.” 43년 목회자의 고별메시지 김길구 저자의 책은 전에 다뤄본 적이 있었죠. 유럽의 교회, 수도원, 미술관들을 순례한 기행문 《흔들리며 걷는 길》인데요. 확인해 보니 벌써 10년 전이었습니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느낌이 드네요. 마지막 사역지인 청파교회의 27년 목회를 올 4월 마무리하고 은퇴하셨지요. 독자들은 자유로운 가운데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더 좋은 글들을 기대하는 눈치예요. 저자는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는데… 김현호 독서와 글쓰기는 밀접한 관계가 있잖아요. 좋은 글감은 많은 독서와 깊은 사고에서 오는 것이니까요. 요즘도 새벽 3시부터 저녁까지 6시간 정도 독서를 한다니 한 달에 6권 정도 읽는 셈이죠. 물론 책의 난이도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곧 신간도 준비 중이고요. 류지원 이 책은 작년 여름, 캐나다의 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의 초청으로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을 향하여’란 주제의 5일간의 벤쿠버 강연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인데요, 그동안 저자의 목회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그의 신학과 목회를 정리한 고별메시지라고 할 수 있어요. 김길구 이 책이 43년 동안 사역한 노목사님의 고별메시지이니 저자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해보죠. 이 책의 출판에 대하여 기독교계는 물론 연합뉴스, TV조선을 비롯한 많은 매체에 보도되어 교계 원로가 사라진 이 시대에 그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아요. 김현호 그동안 기독교 목회자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하고는 결이 다른 목사님의 캐릭터를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성직주의와 강퍅한 교리주의자가 아닌 탈권위적이고, 포용적이며, 부드러운 인격자, 낮은 곳을 지향하되 폭력적이지 않고, 지적이되 따뜻한 그런 이미지가 있지요. 글이나 표정에서… 류지원 이 강좌를 주최한 벤쿠버기독교세계관 대학원의 최종원교수는 서평에서 저자를 한국의 그리스도교 사상가로 ‘진실하고 신실하고자 달음질해 온 고독한 구도자의 삶과 신앙이 문학의 언어로 고백 되어 우리 앞에 다가왔다’고 격찬한 대목이 와닿았습니다. 인간이라는 수수께끼 김길구 첫 장에서 저자는 우주선 보이저 1호가 해왕성 궤도 밖에서 찍은 칼 세이건이 명명한 ‘창백한 푸른점’에 불과한 지구를 언급하면서 무한한 하나님과 유한한 인간을 대비시키며, 창조의 신비와 인간의 한계, 불안과 방황이 상수인 삶과 영원에 대한 그리움이 공존하는 인간은 그 자체가 수수께끼라고 합니다. 김현호 교목시절 물리 선생님과 나눈 얘기를 소개하는데, 그 선생님이 대학생 시절 1년 동안 공부하니 ‘세상에 설명 못 할 물리적 현상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졸업할 즈음에는 ‘내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는 일화와 함께 43년간의 목회자 생활을 마무리하는 저자에게 “누가 하나님에 대하여 다 아십니까?라고 묻는다면 하나님의 옷자락을 슬쩍 보았을 뿐이라며, 이 말은 겸양의 이야기가 아니라 솔직한 고백이라”고 하면서 어느 신학자의 말처럼 ‘자기 확신에 찬 설교자를 경계’ 하라고 했는데 음미해 볼 대목입니다. 김길구 이 장에서 ‘모호함’ambiguity과 흔들림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는데 확고한 믿음을 강조하는 풍토에서 부정적 의미가 담긴 ‘분명하지 않다’, ‘흐릿하다’는 뜻이 담긴 이 단어를 굳이 쓰는 이유는 무엇이죠? 류지원 욥기의 예에서 보듯 인생은 모호하기 그지없지 않나요? 저자는 오규원의 시 「살아있는 것은 흔들리면서」을 인용하면서 인간의 인식이라는 게 모호한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사유의 여백이 열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며, 의심하게나 흔들림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도종환의 시도 있잖아요. ‘흔들리며 피는 꽃’처럼, 흔들림은 경직된 것이 아닌 유연한 것으로 어쩌면 회복의 탄력성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하나님 안에서 태어나다 김길구 이 장은 고난과 낯선 부르심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가 말하는 한계상황이 바로 그렇습니다. 이럴 때 내가 의지하고 있던 세계가 흔들립니다. 이러한 고난에 직면하여 신 앞에 단독자로 섰을 때, 신앙인은 자기 속으로 누군가를 끌어들여서 없애버리려 하지 말고, 낯선 세계에 직면하여 끊임없이 결단하며 나아가라고 권면합니다. 류지원 전설적인 희곡 사뮈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를 언급하는 부분이 재미있어요. 누군지도 모르고 언제 온다는 기약도 없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사람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 권태를 이기려고 쓸데없는 말장난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문득 무대 한켠에 서 있는 나무를 보며 아무 생각도 없이 ‘우리 심심한데 저기 목이나 매 볼까?’ 하고 있는데, 살려달라는 외침에 놀라서 보니 연극 1막에 잠시 등장했던 포조였어요. 처음에는 우리가 아닌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한 외침이니 우리가 안 해도 누군가 살려 주겠지 라고 생각하다가, 방금 이 소리는 인류 전체에게 한 말이라고 무시하다 생각해 보니 그 자리에는 자기들뿐임을 깨닫고는 ‘싫건 좋건 그 인류가 우리들이야, 이번 한 번만이라도 의젓하게 인간이란 종족의 대표가 되어 보자는 말이야’ 라는 대목에서 저자는 인간의 삶의 무의미성과 고통하는 ‘타자의 얼굴’에 반응하는 인간상이 작가 베케트가 기다리던 ‘고도’ - 그 희망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작가는 이 각본과 기독교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하나님과 함께 걸어가다 김현호 호렙산에서 모세가 하나님을 만날 때 하나님은 ‘내 백성 이스라엘이 고통받는 것을 보았고, 그들의 신음소리를 들었다. 그들이 얼마나 힘겨운 인생을 살고 있는지 알고 있다며 그래서 내가 개입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네가 나의 손발이 되어 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하나님 자신을 개정개역본으로 ‘나는 스스로 있는 자’로 소개하여 존재론적 의미로 해석되게 번역되었다며, ‘나는 나다’라는 원래의 의미는 ‘나는 나이고자 하는 나다’란 뜻을 내포한 관계론적인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나님은 누군가의 의지에 의해 규정되는 존재가 아니라 절대적인 자유 속에서 이루어가시는 분으로, 사건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신다는 거예요. 나의 인생 나의 하나님 류지원 하이데거가 인간은 죽음에 이르는 존재라고 ‘존재와 시간’에서 말한 것처럼 인간은 죽음이라는 실제적인 상황에서 삶에 관해 성찰하게 됩니다. 하이데거가 이런 상황을 들기 위해 ‘하기누스의 우화’를 통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생명을 가진 존재인 ‘쿠라’는 그 말뜻이 ‘근심’, ‘불안’이다. 인생은 살아있는 동안 늘 근심과 불안의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예시를 들고 있다. 김현호 현대 사회는 이런 불안의 상황이 가중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지요. 나희덕 시인의 ‘기능주의자’의 시에서 보듯이 욕망의 전장에서 패배자가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동안 내면의 온기는 온데간데없고 나만이 살아남기 위한 남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기후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은 국제적인 재난이기도 하고 결국 인간이 욕망을 자제하지 않고 소비와 경제발전에 매몰된 사고와 많은 상업적 기업들과 무분별한 개인소비성향으로 인한 결과물이 되돌아오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김길구 오늘 다룬 《고백의 언어》들 류의 책들은 소개하기가 참 까다로워요. 소주제들도 많고, 문장 하나하나에 문학적 표현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동서를 아우르는 고전류의 참고도서들의 인용문이 많아 전체적인 맥락을 이어가며 한 주제로 요약하기가 쉽지 않아 주마간산, 수박 겉핥기식의 맥락 없는 단편적 소개로 이 책의 매력과 감동을 충분히 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 계절에 우리의 신앙을 한 단계 높여줄 거장의 고백록에 흠뻑 빠져보시죠.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기독교인문학] 미우라 문학은 ‘전도 문학’

권요섭의 《미우라 아야코의 길 따라》 - 아사히카와 문학기행 가이드 북 - 폭우와 폭염이 교차하는 휴가철이다. 배낭 매고 일상을 벗어나 해외여행을 하고픈 이들에게 일본의 아사히카와 문학기행을 권하는 일본 선교사 권요섭 목사는 <빙점>의 저자 미우라 아야코의 광팬이다. 60년 전 아사히신문사가 주최한 1천만엔 현상공모에 <빙점>이 당선되면서 일약 인기작가의 반열에 오른 그녀의 작품들이 인간의 구원과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로 복음의 진수를 잘 보여주는 유용한 도구로 보고, 미우라 아야코의 문학과 사상을 독서회 등을 통하여 대중에게 알리고 보급하는 일에 열심인 저자는 지난 4월 160여쪽의 《미우라 아야코의 길 따라》라는 문학기행 안내서를 출간했다. 미우라 아야코의 고향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를 중심으로 그녀의 생애와 작품의 소개, 문학과 사상, 그리고 홋카이도 근처 관광지 지도 등을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 저자소개 ∥ 권요섭 전북대와 총신신대원에서 공부하고 2001년 일본선교사로 파송되어 도쿄에 게이센(恵泉)그리스도교회 고다이라(小平)채플을 개척하여 목회중이다. 2012년부터 미우라문학에 심취하여 2016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22년 William Carey International University에서 <미우라 아야코 선교문학의 비평적 고찰-미우라 아야코 독서회를 중심으로>로 박사학위(Ph.D)를 취득했다. 현재 일본 미우라아야코독서회 운영위원과 한국담당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저서∥ 역서로 모리시타 다쓰에의『「빙점」 해동』(세움북스)과 하세가와 요시미쓰의 『드라마틱한 하나님』(아이프렌드)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빙점》 / 미우라 아야코 / 범우사 / 《속, 빙점》 / 미우라 아야코 / 범우사 / 《양치는 언덕/ 미우라 아야코》 / 설우사 / 《길은 여기에》 미우라 아야코 / 문지사 / 미우라 문학은 ‘전도 문학’ - 일본여행, 관광을 넘어 문학기행으로 - 미우라 아야코 문학 - 복음의 진수를 보여줘 “나는 이 그리스도의 구원을 13년의 투병 생활 중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인간을 진정 살리는 길, 참으로 행복하게 하는 길, 즉 복음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 복음을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 따라서 나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려 쓰고 있는 것이다” -《고독의 옆에는》‘나는 왜 쓰고 있는가 중에서 - 기독교문학의 고전 김길구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여 해외여행을 계획하신 분들이 많을 텐데, 엔저의 영향 등으로 일본이 인기랍니다. 한·일간의 해빙 무드도 있어 많은 한국인들이 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은 지난 5월 일본의 인기 작가 《미우라 아야코의 길 따라》를 출간하신 권요섭 선교사님을 모시고 일본 문학기행의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손님으로 독서지도자이시며 지난 6월 《낚시하는 거미》를 출간하신 동화작가 김정희 선생님도 함께 하셨습니다. 김현호 목사님 소개를 짧게 하면 2001년 일본 선교사로 파송되어 도쿄의 게이센 그리스도교회 고다이라채플을 개척하여 목회 중이십니다. 2012년부터 미우라 문학에 빠져 2016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22년에 William Carey International University에서 <미우라 아야코 선교문학의 비평적 고찰-미우라 아야코 독서회를 중심으로>로 박사학위(Ph.D)를 취득한 미우라 아야코의 전문가이십니다. 현재 일본 미우라아야코독서회 운영위원과 한국담당으로 양국에서 활발히 사역하고 계시고, 지금 번역 중인 《빙점》을 하반기에 마칠 예정이래요. 김길구 제가 어렸을 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기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과 함께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은 홋카이도의 눈보라가 휘날리는 혹한의 눈 덮인 풍경과 함께 일본에 대한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기억이 새로운데 목사님께서는 60년도 더 된 오늘, 우리에게 왜 미우라 아야코인지 말씀해 주시죠? 권요섭 좋은 글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지요.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 중에 하나가 ‘빙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교사로 일본에 와서 언어공부를 마치고 교회 개척 후 중고서점에서 미우라 아야코의 소설을 접한 후 그녀의 열렬한 팬이 되었습니다. 학위논문도 목회 사역에도 큰 영향을 끼친 나의 인생 책이 된 셈이죠. 김정희 아야코를 흘러간 작가라고 치부해선 안 돼요. 1964년도에 아사히 신문사 공모에서 1위로 당선된 이래 소설과 영화는 물론 일본 TV드라마의 단골메뉴로 1966년부터 2006년 동안 무려 8편이 제작되었을 정도로 마니아 층이 두터운 일본의 국민 드라마가 되었고, 이웃인 우리나라에서도 영화 2편(1967, 1981), 드라마로 2편(1990, 2004)이 제작될 정도로 인기는 여전합니다. 기독교 복음의 진수를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문학성 못지않게 ‘전도 문학’의 백미로 국경을 넘어 깊은 감동을 주니까요. 미우라 아야코에 대하여 권요섭 우선 그녀의 생애를 간략히 말씀드리면 1922년생인데 청소년기는 책을 좋아한 문학소녀기를 지낸 뒤 1940년도에 보통고등소학교의 정식교사가 됩니다. 1945년 태평양전쟁의 패망을 계기로 그동안 신봉하여 가르쳤던 군국주의 교육의 잘못을 깨닫고 죄책감에 시달리다 1946년 자진 퇴직하는데 사직을 결심하게 된 것은 ‘교과서 먹칠 사건’ 때문입니다. 승전국 미군들에 의해 교과서에 실린 군국주의적 내용들은 먹물로 지우라는 명령에 따라 영문도 모르는 학생들은 먹을 갈고 교사는 먹으로 지울 부분을 지시하면서 ‘뭐가 바른지도 모르고 가르쳐 온 것’에 대한 자괴감에 고민하다 7년간의 교사직을 끝으로 학교를 떠나게 됩니다. 김현호 학교를 그만둔 아야코는 방황하게 되죠. 허무주의에 빠져 두 남자와 약혼하고, 한 남자의 약혼 예물이 오던 날 뇌빈혈로 쓰러지고, 얼마 안 돼 결핵으로 13년 간의 긴 요양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 기간동안 그의 소꿉친구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고 1952년 병상에서 세례를 받습니다. 애인인 소꿉친구가 34세에 죽음으로 위기를 맞았으나, 미우라 미쓰요가 나타나 헌신적인 사랑으로 병세가 호전되자 그와 결혼식을 올린 뒤 잡화상을 운영하며 글쓰기에 몰두합니다. 1963년 공모공고를 보고 응모를 결심, 다음 해 총 731편의 소설이 경쟁한 아사히신문의 천만엔 현상공모에 당당히 당선, 작가로 데뷔 후 1999년 소천할 때까지 35년간 100여점의 작품을 집필하고 여러 작품이 드라마, 영화, 연극 등으로 제작되어 전국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김길구 앞에서 13년간의 요양생활을 경험했던 병약한 아야코는 이후에도 폐렴, 직장암, 파킨슨병 등 각종 병을 달고 살아 여러 질환으로 고생하다 1999년 10월12일 7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미우라 아야코 문학의 특징 권요섭 전쟁 기간에 군국주의 교사로 살았던 아야코는 패전 후 반전주의자가 됩니다. 그녀의 자전 소설 《돌맹이의 노래》, 《길은 여기에》를 통하여 자신의 전쟁 체험을 기술하면서 군국주의의 철저한 사상·언론 통제를 비판했으며, 그 비판을 소설화 한 것이 마지막 장편소설 《총구》였는데, 전쟁을 일으킨 일본에 대한 비판과 피해자와 국가에 대한 사죄, 그리고 아시아의 평화를 염원하며 집필한 소설입니다. 미우라 아야코는 생전에 “한국이나 중국에 가게 된다면 저는 그 나라를 발바닥으로 밟고 걸어갈 수 없고, 무릎을 꿇고 얼굴을 땅에 대고 기어갈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곤 했는데, 실제로 그녀는 그의 집을 방문하는 한국과 중국의 방문객에게 먼저 머리를 땅에 대고 엎드려 용서를 빌고 난 후에 용무를 보는 진정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첫 데뷔작이 인생작이 되다 김정희 《빙점》은 미우라 아야코가 42세에 아사히신문에 당선되어 세상에 나왔는데 그녀가 폐결핵으로 13년의 투병 생활을 거치고 나온 삶의 숨결이 묻어나온 첫 소설 데뷔작이 고전이 되었습니다. 줄거리를 요약해 드리면 병원장 게이조의 아내 나쓰에는 젊은 의사와의 감미로운 죄의 유혹으로 인해 어린 딸이 유괴되고 결국엔 죽지요. 남편 게이조는 아내에 대한 배신감에 ‘원수를 사랑하라’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위선으로 유괴범의 아이를 입양합니다. 그러나 “웬만한 일은 노력하면 할 수 있지. 그러나 자기의 원수를 사랑하는 것은 노력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네”처럼 내부의 갈등으로 계속 힘들어 합니다. 한편 나쓰에는 입양한 아이를 요코라고 이름 짓고 정성을 다해 키웁니다. 그러나 요코가 살인범의 자식이라는 걸 알게 되고, 남편에 대한 심한 배신감과 요코에 대한 애증이 뒤섞이어 갈등합니다. 나쓰에는 학예회에 흰옷 대신 빨간 옷을 입혀 요코를 보내고, 하나님의 준비된 계획일까요? 요코의 빨간 옷은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나쓰에의 은근한 괴롭힘은 계속되고, 요코는 자신에게 범죄자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되어 괴로워하다, 결국 죄의식에 사로잡혀 자살을 시도하는데, 그러나 범죄자의 자식이 아니라는 진실이 밝혀지며 나쓰에와 게이조는 죄책감에 절규하고. 게이조는 요코를 살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요코가 살아날 거라는 희망을 암시하면서… 김길구 이 소설의 첫 문장 ‘바람 한 점 없다’에서 바람은 절대자(하나님)의 숨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독교의 진리를 표방하며 썼다고 하고요, 제목인 ‘빙점’의 의미는 잉크가 얼 정도의 추운 방에서 ‘마음이 얼어서’ 자살을 시도하는 주인공 요코를 연상하면서 지은 제목이라고 하더군요. 아사히카와 문학기행-도보코스 권요섭 미우라아야코기념관을 시작으로 빙점에 등장하는 장소와 미우라 부부와 관련된 곳을 걸어서 탐방하는 하루 코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①미우라아야코기념문학관⇨②가구라소학교⇨③아사히카와적십자병원⇨④도키와공원⇨⑤도립아사히카와히가시고등학교⇨⑥다이세이소학교 터⇨⑦로쿠조교회⇨⑧카페 지로루⇨⑨아사히카와역⇨⑩빙점다리⇨⑪빙점거리⇨⑫외국수종견본림으로 2~3박이 추가하면 인근에 있는 홋카이도의 빼어난 관광코스 등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정리 김길구】

[기독교인문학] 붓다는 자신을 신이라 하지 않았다

정성민의 인간 붓다와 신 예수 - 기독교 시각으로 본 초기 불교 가르침 -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인도에서 신학과 철학, 비교종교 등을 두루 섭렵한 저자가 2년 전 출간한 방대한 걸작 〈예수와 석가의 대화:기독교인의 시각으로 본 석가모니〉에 이어 올 1월 노작 《인간 붓다와 신 예수》를 펴내 주목을 받고 있다. 저자는 인도의 고타마 싯다르타에 의하여 창시한 동양을 대표하는 불교는 당시 인도의 힌두교의 신, 우주적인 영의로서의 브라만의 존재를 부정하고 자립 해탈의 길을 연 무신론적 종교개혁으로 호응을 받았으나 그의 이상적이며 완벽한 도덕주의는 사후에 진행된 붓다의 신격화 작업과 자력에서 타력신앙의 유신론적 경향을 띠며 변화하는 과정들을 추적한다. 붓다는 오늘날에도 영향을 미치는 근대 계몽주의 사상의 원조요, 현대 철학과 교육의 원형으로 현대 무신론의 진정한 시조라는 것이다. ◇ 저자소개 ∥ 정성민 현재 미국 그레이스미션대학교 비교종교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드류대학교 신학석사, 동 대학과 대학원에서 철학 석‧박사(종교철학), 인도 마드라스대학교에서 철학박사 과정(비교종교)을 수료한 후 서울신학대학교 겸임교수와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와 호서대학교 신학대학원 초청 강사, 인도 마드라스신학대학교 방문 교수를 역임하였다. ◇ 저서∥《폴 틸리히와 칼 바르트의 대화》와 《예수와 석가의 대화》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예수와 석가의 대화 - 기독교인의 시각으로 본 석가모니》 / 정성민 지음 / CLC / 2022 《붓다와 희생양 - 르네자라르와 불교문화의 기원》 / 정일권 지음 / SFC / 2013 기독교인문학 〈52〉 붓다는 자신을 신이라 하지 않았다 -기독교 시각에서 본 불교 이야기- 기독교와 불교의 차이점 “붓다의 세계관은 신(神)을 전면 부정한다. 그럼으로써 반기독교적 입장에 서게 된다. 왜냐하면 기독교 신앙은 신의 존재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독교는 영혼의 존재를 믿고, 각 영혼이 신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는다고 믿는다. 더 나아가 죽음은 개인적 삶의 끝이 아니라 사후세계로 들어가는 출발점이다.” 비교종교학의 고전이 될 책 김길구 1월에 두란노에서 나온 따끈따끈한 책입니다. 얼마 전 한 스님의 초청으로 절을 찾은 적이 있는데, 스님의 말씀이 성탄절과 석탄일에 서로 축하의 현수막도 걸어주며 교류하는 분들도 더러 있는데 개신교 목사님과는 왠지 어색하다며 그 이유를 묻던 기억이 납니다. ‘참된 앎과 믿음을 위하여’란 부제처럼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사상의 뿌리를 알고 소통하는 것은 서로에게 믿음의 근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를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김현호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은 이 책이 ‘비교종교학의 고전’이 될 것이라는 감수평을 남겼습니다. 2022년에 《예수와 석가의 대화》라는 582쪽의 대작으로 주목을 끌더니, 이번에는 300쪽이 채 안 되는 분량의 오래된 그러나 여전히 낯선 불교에 관한 흥미진진한 얘기는 감수평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타종교와의 합리적인 대화도 가능하게 되었다는 기대도 갖게 됩니다. 붓다는 누구인가? 류지원 들어가기에 앞서 용어 정리부터 해야겠어요. 붓다는 원래 ‘깨달은 자’란 산스크리어 붓다(佛陀)의 음역으로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를 뜻합니다. 그의 일대기는 잘 아시니까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본명은 고타마 싯다르타로 네팔 남부 인도 국경 근처인 히말라야산 기슭에 있는 작은 나라 사카국의 왕자였는데 고달픈 인생의 문제, 곧 생로병사와 정신적인 고통의 문제를 풀기 위하여 29세에 출가, 수행 6년 만에 깨달음을 얻고 불교를 창시하여 그의 사상을 널리 포교하다 향년 80세로 열반한 동양 최고의 종교지도자입니다. 김현호 이 책은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후 설파한 근본 가르침은 지금처럼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는 초월적 성격의 종교가 아니라 오히려 종교의 초월적이고 신비한 성향을 배척한 초기 불교를 중심으로, 붓다는 순수한 인간이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철학자요, 유신론을 거부한 무신론적 철학자요, 당시 인도를 지배하고 있던 브라만교의 부패와 신과 윤회를 앞세워 동물 희생 제사와 고행을 강조하는 종교의 부정적 행태에 분노한 혁신적인 종교개혁자였으며, ‘신’의 존재나 ‘우주’ 그리고 ‘사후세계’ 같은 문제에는 별로 관심 없이 인간이 지닌 고통의 문제 해결을 위하여 실제적인 방법을 찾는데 고민했던 현세적인 종교지도자로 도덕적이며, 거룩한 생활을 실천한 불교의 창시자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류지원 붓다의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여 저자는 책의 앞부분에 정진홍 서울대 명예교수의 ‘불교는 붓다를 신격화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거절함으로써 불교의 종교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다소 역설적인 불교의 독특한 종교성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불교의 핵심교리 톺아보기 김현호 붓다의 깨달음은 불교의 궁극적인 목적인 열반(涅槃) 즉 인생사의 모든 정신적인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마음의 편안함에 이르게 하는 진리의 길을 사성제(四聖諦)로 요약하였는데요 현세에서의 삶은 곧 고통이라고 보는 고제(苦諦), 괴로움의 원인은 끝없는 애집(愛執)에 있다는 집제(集諦), 모든 욕망을 벗어나서 괴로움이 소멸된 열반의 경지를 이상이라고 풀이하는 멸제(滅諦), 그리고 번뇌와 업을 끊고 열반에 도달하는 길을 도제(道諦)라고 합니다. 류지원 사성제가 붓다의 우주와 인생의 원리라면 삼법인은 세 가지 진리의 진리로 모든 존재는 변한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과 모든 사물은 실체가 없고, 인간 내면에 있다고 믿어지는 자아, 곧 영혼이 없으며,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는 사물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제법무아(諸法無我) 그리고 우주의 진리를 깨달아 집착을 버린 자는 정신적 고통에서 해탈하여 평안함을 누린다는 열반적정(涅槃寂靜)입니다. 김현호 이러한 원리를 실천하는 방법으로 팔정도가 있습니다. 열반에 이르는 여덟 가지의 올바른 길로 올바른 견해와 올바른 사유, 올바른 언어와 올바른 행위 그리고 올바른 생활과 올바른 정진, 올바른 새김과 올바른 집중으로 수행을 위하여 붓다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삶으로 실천하며 명상을 통해 열반에 이를 수 있는 특별한 지식 즉 명지를 깨우치는 측면의 세 부분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김길구 불교에서 중시하는 수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명지를 얻는 것으로, 바로 보고(正見), 바르게 생각(正思惟)하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수행자는 붓다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이를 동의해야 하는데, 그 핵심교리가 불교의 연기론에 바탕을 둔 무아론 입니다. 만물은 인연에 의하여 생성되었다가 사라지므로 이를 통제하는 신의 존재나 그 안에 변하지 않는 영원한 자아(영혼)가 존재할 수 없다는 거예요. 결국 붓다의 세계관은 무신론, 무아론 그리고 사후세계를 인정하지 않는 무신론적 내세관에 뿌리를 둡니다. 기독교와의 대화 류지원 시간이 없어 불교의 변천사는 생략해야겠어요. 축약해서 그 역사를 변증법적 시각으로 보면 불교의 토대가 된 인도의 전통 힌두교 신앙이 정(正)이라면, 붓다가 시작한 브라만교의 허구와 부당성에 반기를 든 이상적이며 혁신적인 종교개혁을 반(反)이라고 할 수 있고, 그의 사후부터 진행된 이상과 현세적인 측면을 가미하여 민중들의 요구를 절충한 좀 더 세련된 종교?가 오늘의 불교가 합(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김현호 저자는 사상적으로 예수와 붓다의 닮은 점을 몇 가지로 얘기합니다. 마음 속의 욕망이 고통의 원인이다. 이 땅에서도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 도덕적이고 거룩한 삶은 인간이 지향해야 할 이상적 삶이다. 예수와 붓다가 지향하는 삶은 무욕과 무소유다 예수와 붓다는 비폭력 무저항주의를 가르쳤고, 몸소 실천했다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류지원 그렇다면 예수와 붓다의 대화 가능성은 있을까요? 저자는 이를 일축합니다. 기본적으로 기독교와 소승불교의 교리적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대화가 되려면 예수와 붓다가 신적인 차원이어야 하는데 그 전제부터 틀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초기 붓다와 사후 후대의 신격화된 붓다의 사상과도 상호 모순되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같은 논리로 교리적 대화 역시 예수를 보통사람으로 전락시킨다는 이유에서죠. 그러므로 종교 간의 대화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전제로 서로의 입장과 사상을 이해하고, 슬기롭게 조화를 이루어 하나밖에 없는 지구상에서 서로 존중하며 공존하는 것이 곧 궁극적인 진리를 찾아가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김현호 이 책 말미에 가면 종교다원주의 시대의 타종교와 무신론자와의 소통방법, 그리고 기독교 복음의 유일성에 대한 과제 등을 참조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길구 서구사회는 물론 미국에서 조차 쇠퇴를 거듭, 기독교가 위기감을 느끼는 가운데 동양종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추세입니다. 사람과의 무한 경쟁에 이어 AI와도 같은 기계와도 싸워야 하는 극심한 경쟁사회에 지친 현대인들은 명상, 요가, 탬플스테이 등 안식을 찾고 ‘멍때리기’가 유행합니다. 과연 기독교가 이 시대의 참된 안식을 줄 수 있을지 반문해 봅니다. 다음 호에는 일본문화기행 편으로 저명한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의 길을 따라》란 가이드 북을 내신 권요섭 목사와 함께 그의 문학과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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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펙트 데이즈(2024)

퍼펙트 데이즈(2024) 감독 : 빔 벤더스 출연 : 야쿠쇼 코지(히라야마), 에모토 토키오(타카시), 아리사 나카노(니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로렌스 수사의 책 [하나님의 임재 연습]은 우리에게 소중한 진리를 전해준다. 로렌스 수사는 중세 수도원에서 살았던 인물이다. 수도원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주로 부엌에서 식사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수도원에는 하루종일 기도만 하는 수사도 있고, 신학 연구만 하는 수사도 있고 로렌스처럼 소위 잡일을 하는 수사도 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하루종일 기도를 하거나 신학을 연구하는 수사는 영성이 뛰어난 사람으로 보지만, 하루종일 식사 준비하는 사람은 하찮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로렌스 수사는 이런 경향을 뒤집었다. 그는 부엌에서 밥을 짓는 일, 감자를 깎는 일, 청소를 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리고 그 일을 하면서 하나님을 어떻게 만났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요즘 말로 하면 일상이 영성이다. 사실 일상의 영성을 우리에게 깨우쳐 준 사람들은 종교개혁가들이다. 루터, 칼뱅 등은 기도하고 성경 읽는 일에 못지 않게 농사 짓고 물건을 만들고 가정에서 빨래를 하고 아이를 키우는 일이 하나님이 소중하게 보시고 그 일들도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우리 주님도 목수의 집안에서 태어나셨고 30년을 목수로 사셨지 않은가? 주님께서 말씀을 가르치시고 하나님 나라의 일을 본격적으로 전파하신 일에 집중하신 것은 3년에 불과하다. 우리 주님께서도 나무를 자르고 돌을 나르고 집안을 청소하는 일을 더욱 많이 하셨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도 살아가면서 기도하고 성경 읽는 일보다 말 그대로 일상에 더 시간을 보낸다. 그렇다. 일상이 영성이다. 일상 가운데 하나님의 뜻대로 잘 지내는 것이 소명이다. 빔 벤더스 감독이 만들고 야큐쇼 코지가 주연한 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일상의 소중함을 잘 보여주는 수작이다. 감독은 정말 별 볼일 없는 인물, 소시민 히라야마를 내세워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오늘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잘 보여준다. 나는 최근 본 영화 중에 이 작품을 최고로 꼽을 수 밖에 없었다. 주인공 히라야마의 일상은 새로울 것이 거의 없다. 그는 도쿄 번화가의 뒷골목 사글세 집에 산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을 개고, 세수와 면도를 하고, 유니폼을 입고 집을 나선다. 집 마당에 있는 자판기에서 캔커피 하나를 뽑아 들고, 도쿄 타워를 지나 출근한다. 출근길에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를 통해 음악을 듣는다. 그는 도쿄 시내의 공중화장실 청소를 담당하는 청소부다. 자신이 맡은 화장실 몇 곳을 청소하고 나면, 가까운 산사에 들러 우유와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 하늘을 쳐다보다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카메라에 담는다. 퇴근 후 동네 목욕탕에 들러 씻고, 단골집에서 저녁을 먹는다. 저녁을 먹은 후 집에 돌아와 책을 읽다가 잠에 든다. 이 루틴을 매일 반복한다. 정말 별 일 없는 하루하루다. 하지만 감독의 시선은 다르다. 감독의 세심한 연출을 잘 따라가 보자. 히라마야가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날 때 가만히 살펴보니 그의 표정이 다르다. 집을 나설 때 올려다 보는 하늘빛이 매일 다르다. 청소차를 타고 도쿄 타워를 지날 때 날씨가 매일 다르다. 날씨에 따라 그가 선택하는 음악도 매일 다르다. 음악이 매일 다르니 당연히 그의 감정도 다르다. 화장실 청소도 마찬가지다. 화장실의 상태도 매일 다르고, 그가 청소할 때 드나드는 사람들도 다르다. 산사에서 나뭇잎 사이로 찍는 햇살도 매일 다르다. 단골집 식당에 드나드는 손님들도 다르고, 식당 사장의 표정도 다르다. 그가 읽는 책도 달라진다. 그리고 어느 날 자신의 집을 찾아온 조카의 방문은 그의 루틴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감독은 말하고 있다. 새로움은 늘 내 주위에 있는 것이라고. 히라마야처럼 새로움은 내가 만드는 것이라고. 늘 같은 일상 같지만 히라야마처럼 음악을 매일 바꾸고, 책을 바꾸고, 매일 바뀌는 빛을 관찰하면 내 내면이, 내 삶이 새로움을 경험한다. 새로움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시작된다. 이 작은 차이를 발견해 내는 것이 삶의 지혜다. 내공이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로렌스 수사는 수도원 부엌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했다고 썼다. 매일 반복되는 밥 짓기, 감자 깎기, 청소하기는 그를 지루하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지루한 일상에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느낀 것이 그의 영성의 본질이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 그는 매일 영성 일기를 썼다. 그렇게 함으로 일상은 매일 새로운 것이 되었다. 영성 일기 쓰기는 우리의 단조로운 일상을 새롭게 만들어 준다. 삶의 반복되는 루틴에서 작은 차이를 발견하게 한다. 나의 감정의 변화, 내가 만난 사람과의 관계의 변화,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변화를 포착하는 힘을 길러준다. 얼마 전 작고한 우리 시대의 위대한 소설가 폴 오스터 역시 이런 일상의 소중함을 알아차렸다. 그가 쓴 소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에는 주인공 오기 렌의 매일 반복되는 루틴이 있다. 오기 렌은 뉴욕시의 한 모퉁이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그는 매일 아침 8시에 출근을 한다. 출근 후 첫 번째로 하는 일은 자기가 애정하는 오래된 카메라를 들고 편의점 앞 거리를 찍는 것이다. 매일 그는 한 장씩 사진을 찍는다. 그의 오랜 친구 폴이 편의점을 방문했을 떼 오기 렌은 자신의 사진첩을 친구에게 보여준다. 친구 폴은 사진첩을 대충 넘겨 본다. 왜냐하면 폴이 볼 때 다 똑같은 거리 사진이기 때문이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오기는 폴에게 한 마디 한다. “친구, 내 사진은 그렇게 보면 안 된다네. 천천히 집중해서 한 장 한 장 씩 다시 보게나.” 그러자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폴은 친구의 사진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다시 본 친구의 사진은 한 장도 똑같은 것이 없다. 매일 아침 거리의 풍경이 모두 다르다. 지나가는 행인이 다르고, 자동차가 다르고, 날씨가 다르다. 간혹 같은 인물이 찍히기도 하지만 그의 표정이나 옷차림이 정말이지 다르다. 폴 오스터 역시 이런 일상의 소중함을 전하려 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삶은 매우 단조롭고 지루하다. 매일 반복되는 일, 거의 매일 만나는 동일한 사람, 동일한 출근 길, 단조로운 일상이다. 특별한 일이 없는 듯 하다. 그래서 우리는 폴의 지혜가 필요하다.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살펴보라는 조언을 받아 들일 필요가 있다. 오기 렌처럼 우리의 일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의 신비, 작은 차이, 단조롭지 않음을 발견할 것이다. 하루 하루가 기적임을 알아차릴 것이다. 사실 일상이 유지되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우리는 기적에 대한 잘못된 관념을 가지고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오래 전 이렇게 기적을 표현했다. “기적은 자연에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해하는 자연에 반대되는 것이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일을 기적이라고 부르는 관행이 자리잡았다. 사람들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일, 일상을 초월하는 일을 기적이라 부른다. 그리고 그런 기적들이 내 삶에 나타나기를 소망한다. 기적같은 일, 즉 일상을 뛰어넘는 어떤 일을 기대한다. 하지만 사실 기적이란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한 대로 우리 생각, 우리가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아무런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기적이라고. 그렇지 않은가? 우주는 정말 정교하게 조율되어 있고, 지구는 태양을 정교하게 공전하며 자전하고 있다. 만약 지구의 축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일대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그런데 정말 정교하게 조율되어 한치의 오차도 없이 굴러간다. 이것이 기적 아닌가? 달리 말해 우리의 일상이 별 일 없이 유지되는 것, 내가 별 일 없이 먹고 살아가는 것, 이런 일상이 기적 중의 기적 아닌가? 기적은, 새로움은 내가 발견해 내는 것이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히라마야처럼 매일 음악을 바꾸어 보고, 새로운 책을 읽고, 나뭇잎 사이로 비춰지는 햇살의 차이를 발견하고, 그러다 보면 우리도 오래전 선지자처럼 고백하게 될 것이다.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애가 3:22-23) 일상이 기적이다. 일상이 소명이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기적의 일상으로 살아내 보자. 히라야마처럼.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 감독 : 조너던 글레이저 출연 : 크리스티안 프리델(루돌프 회스), 잔드라 휠러(헤드비그 회스), 이모겐 코게(린나 헨셀) 기독교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섬긴다. 우리가 유대교나 이슬람교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바로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다는 부분이다. 유대교나 이슬람교는 유일신론을 믿는다. 유대교는 야훼만이 하나님이고 이슬람은 알라만이 하나님이다. 하지만 우리는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을 믿는다. 세 분이면서 동시에 한 분이신 하나님을 믿는다. 초기 교회는 이 교리를 사수하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동일본질(homoousius)이다. 성부와 성자, 성령은 동일본질이시다. 차등이 없다. 또한 삼위하나님은 상호내주(perichoresis) 하신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으로 사람을 만드셨다. 우리가 우리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들고. 창세기의 선언이다. 하나님의 형상은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지만, 그 한 지점은 공동체라는 점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아담이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여 그에게 돕는 배필인 하와를 만드셨다. 둘이 한 몸을 이루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따라서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공동체적이며 신적 공동체에 참여하는 종교다. 따라서 예수님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가르치셨다. 사도 바울도, 사도 요한도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살았으며 교회에 당부했다. “각각 자기 몸을 돌 볼 뿐 아니라 이웃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보이는 바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자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 조너던 글레이저 감독의 신작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아우슈비츠의 참상을 다루는 영화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나찌가 감행한 유대인 대 학살인 홀로코스트, 그 중심에 있는 폴란드 아우슈비츠를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영화 내내 홀로코스트의 참상, 아우수비츠의 비참함은 등장하지 않는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가 아우슈비츠의 참상을 보여주고, 페델리코 펠리니의 [인생은 아름다워]가 우회적으로 수용소를 보여주는 것과 달리 조너던 글레이저는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조너던 글레이저 감독은 다만 수용소장인 루돌프 회스와 그의 아내 회드비그 회스, 그리고 자녀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영화는 회스의 가족들의 소풍으로 시작한다. 청량한 새소리, 강가의 물소리,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그리고 단란하고 웃음이 가득한 가족이 등장한다. 언뜻 이 장면은 전쟁의 참상이나 끔찍함과는 전혀 상관없이 보인다. 그 어디에도 전쟁은 보이지 않는다. 소풍을 끝낸 가족은 귀가하여 단란한 저녁 식사를 하고 아이들을 씻기고 잠자리에 든다. 지극히 단란하고 평범한 한 가족의 일상이다. 그런데 이 가족이 거주하는 크고 화려한 집은 거대한 담벼락이 접해 있다. 그렇다. 그 담벼락 너머는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다. 거대한 담 뒤에는 매일 수 백명의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밤이 되면 담벼락 너머의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다. 간혹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음소리, 울부짖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그리고 회스 가족이 수영을 즐기고 보트를 타는 강물이 잿빛으로 변한다. 회스 중령은 아이들을 강물에서 나오라 소리치고 노이로제처럼 씻긴다. 부인 회드비그 회스는 대여섯명의 하녀를 두고 있다. 하녀들이 밥도 짓고 아이들도 씻기고 남편의 옷도 다린다. 전투화를 벗어놓기 바쁘게 하인 한 명이 들고 가서 반짝 반짝 빛이 나게 닦아다 둔다. 이 가족은 언제나 정갈하며 깨끗하다. 아이들도 군더더기 하나 없다. 회스 부인은 자기 어머니를 집으로 초청하여 집이며 정원을 보여준다. 어머니는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어쩜 이렇게 좋을 수가 있니?”라며 감탄한다. 그도 그럴것이 전쟁이 한창인 시절에 그녀의 정원은 각종 꽃들로 가득하며 풀장에서는 아이들이 수영을 즐긴다. 지상 천국이 따로 없다. 그러던 중 이 지상천국 같은 가정에 균열이 생긴다. 상부에서 회스 중령의 전출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회스 부인은 남편인 회스 중령에게 로비를 해서라도 여기를 사수하라고 다그친다. “내가 이 곳을 어떻게 가꾸었는지 알아요? 황무지 같은 이 곳을 천국의 정원처럼 가꾸었다고요. 아이들도 이 곳에 적응해서 얼마나 행복해 하는 지 알잖아요. 이 곳을 떠날 수는 없어요.” 혹여나 남편이 전쟁터로 전출을 가게 되고 자신의 가족도 이사를 가게 될 까 조바심이 난 회스 부인은 신경질적이 된다. 일을 도와주는 유대인 하녀가 작은 실수를 했을 대 그녀는 화를 내며 소리친다. “내가 남편에게 말 한 마디 하면 너도 저 가스실로 간다는 것을 모르니?” 조너던 글레이저 감독은 너무나 평범한 한 가정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아우슈비츠의 참상을 드러낸다. 벽 하나 사이에 천국과 지옥이 공존한다. 그가 보여주는 수용소장의 가족은 자신들은 천국에서 지낸다 하지만, 실상 지옥을 만드는 자들임을 감독은 보여준다. 맞다. 그 벽 너머에 지옥이 있다. 소장 루돌프 회스는 그 벽에 난 문을 통해 천국에서 지옥으로 매일 드나든다. 그런데 그 지옥은 천국에 살아간다고 자처하는 자들이 만들어 낸 곳이다. 아니, 그 지옥을 통해 자신들의 천국을 유지하고 있다. 회스 가족이 사용하는 생필품은 그 수용소의 공장에서 조달되고, 가끔 유대인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옷가지가 자루에 실려 이 집으로 들어온다. 회스 부인은 그 중 모피 코트를 챙긴다. 그리고 코트 주머니에 들어 있던 립스틱을 꺼내어 자신의 입술에 바른다. 담 너머의 죽어가는 자들이 이 쪽의 천국을 만들어 낸다. 한나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묘사한 상황이 그대로 연출된다. 아렌트는 전후 전범 재판정에 선 아이히만을 방청석에서 보았다. 그는 자신이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자신도 전쟁의 피해자라는 것이다. 자신은 상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죽음의 수용소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했다. 한나 아렌트는 그 지점에서 오열했다. 저렇게 평범한 사람이, 이웃집 아저씨같은 사람이 그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데 동조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녀는 깨달았다. 누구나 본성에 잔인함이 들어있고 특수한 상황에서 악에 가담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그것을 ‘악의 평범성’이라 칭했다. 동시에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에게 유죄를 선언했다. 아이히만의 죄는 ‘생각지 않은 죄’ 즉 사유하지 않은 죄였다. 악을 악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죄, 불의가 행해지는 상황을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 죄, 동참한 죄를 선언했다. 악한 일에 단순하게 따른 것도 죄였다. 최소한의 저항, 최소한의 양심을 저버린 죄, 그 죄가 더 컸다. 회스 가족의 죄가 그러하다. 벽 너머에 일어나고 있는 끔찍한 범죄, 악, 비참한 일에 이 가족은 너무나 무심하다. 아니 오히려 자신들은 유대인이 아니라 독일인이기에, 게다가 수용소장의 가족이기에 이 권리를 누리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밤이 되면 회스는 문을 걸어잠그고 창문도 걸어잠그고 커튼을 친다. 그 벽 너머의 참상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이 이중성, 외면을 감독은 차분하게 그러나 심각하게 고발하고 있다. 조너던 글레이저 감독이 묘사한 장면이 단지 아우슈비츠 뿐일까? 분명 아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전쟁이 아닐 뿐, 총이나 대포로 무장하지 않았을 뿐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끔찍한 일이다. 소위 능력주의라는 이름으로, 엘리트주의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소위 불경기라며 힘들어 한다. 최저 생계비에 겨우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 이제 맞벌이는 일상이다. 수많은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하지 못한 채 단순 아르바이트로 살아가고 있다. 집 한 채 마련해 보려는 소망으로 대출하여 구매한 아파트, 인상된 금리로 인해 빚에 허덕이고 있다. 반면 돈이 넘치는 사람들도 있다. 억대가 넘는 비싼 외제 자동차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십만원이 훨씬 넘는 호텔의 식당들은 대기줄로 가득하다. 해외 여행자들은 넘치고 여행지의 비싼 호텔들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하룻밤에 50만원에서 100만원 하는 호텔들에 방이 없다고 한다. 도대체 불경기는 누구에게 해당되는 일인가? 오히려 불경기라는 것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자들도 있다. 돈이 돈을 낳는다. 빈익빈 부익부가 가중된다. 루돌프 회스에게는 보이는 벽이 있었다면, 오늘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할 뿐이다. 상황은 그대로다. 하나님은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공동체로 만드셨다. ‘나’는 ‘너’가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 마틴 부버의 말처럼 ‘나, 너’가 아니라 ‘나-너’, 즉 ‘우리’다. 인간은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우리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나’가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너’를 살필 수 있어야 한다. 오롯이 ‘나’만 잘 되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소비자인 ‘너’가 없다면 생산자인 ‘나’가 어찌 유지될 수 있겠는가? 소망이 있다. 글레이저 감독의 영화에서 이름을 알 수 없는 소녀의 등장이다. 그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그녀는 수용소의 담을 지나 흙더미에 사과를 숨겨 놓는다. 누군가 일하다 그 사과를 발견해 먹을 수 있도록. 원죄에 동참한 사과가 아니라 구원을 이루는 사과다. 그 사과가 하나가 되고, 둘이 되고, 소녀가 한 명이 되고, 두 명이 될 때 우리는 소망을 가진다. 회스 가족을 무너뜨리는 작은 사과, 오늘 우리가 전해 주어야 할 사명이다. 이기적 욕망을 내려 놓고, 무관심의 벽을 허물어 뜨릴 사과 한 알을 나도 너도 나누면 좋겠다. 그것이 우리가 인간다워지는 길이며 공존하는 길이기에. 한나 아렌트의 경고에 귀 기울이자. 사유하지 않은 것도 죄라는 것을. 애써 외면하는 것도 죄라는 것을.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2022 재개봉/2023.03.01. 장르/액션/코미디 국가/미국 등급/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150분 감독 :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출연 : 양자경(에블린 왕), 스테파니 수(조이/조부 투파키), 키 호이 콴(웨이먼드 왕) 1. Everything 모든 것이 엉망이다. 삶이 뒤엉켜 버렸다. 미국으로 이민 와서 온갖 고생을 다 겪으며 살았다. 세탁 일을 하는 동안 별의별 일을 다 겪었다. 세탁이 맘에 안 든다며 돈을 내지 않는 손님, 옷감이 상했다며 물어내라는 손님, 이런 저런 일을 다 겪었다. 게다가 지금은 세무서, 이 깐깐한 직원은 온갖 잔소리를 하며 서류를 보완해 내라고 요구한다. 어쩌란 말인가? 그래도 살만했다. 에블린은 가족을 생각하면서 견뎌냈다. 다소 융통성이 없이 착하기만 한 남편, 가끔 속을 뒤집어 놓지만 사랑스런 딸 그리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 준 아버지 때문에 견뎠다. 가족은 그녀에게 희망이었고 삶을 견뎌내는 힘이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다. 착하기만 한 줄 알았던 남편이 이혼 소송 장을 내민다. ‘당신하고 더 이상 못 살겠다, 당신은 일 밖에 모른다. 나에게 관심도 없다.’고 같잖은 이유를 들이댄다. 딸은 미국 여자 아이를 데려와서 굳이 가족들에게 소개하겠단다. 자기는 동성애자라고, 여자 친구랑 결혼하겠다고 한다. 잘 지켜왔던 세탁소는 세무관련 법적으로 몇 가지 문제가 생겨서 골칫거리다. 한 순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다. 첩첩산중이라더니 내 삶이 그렇다. 이렇게 모든 것이 한 꺼 번에 내려앉다니. 2. Everywhere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려는 시점에 이상한 일이 생겼다. 세무서에 앉아 있던 에블린에게 이상한 모습을 한 남편이 등장한다. 분명 소심한 남편인데 무언가 다르다. 알 수 없는 괴한들이 공격을 가하는데 남편이 다 물리친다. 그리고 에블린은 남편의 손에 이끌려 다른 세계로 들어간다. 남편의 말에 의하면 그는 다른 멀티버스에서 왔고, 엉망이 되어 버린 세상을 구하는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에블린 당신이 그 세계의 희망이라고 한다. 순간 다른 세계의 악당이 등장하는데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딸 조이 아닌가? 조이 라고 부르지만 그녀는 조부 타파키라면서 사정없이 에블린을 공격한다. 알고 있던 세상이 모두 달라졌다. 남편 에드먼드가 하라는 대로 엉뚱한 짓들을 하자, 에블린 역시 대단한 능력자로 변신한다. 그녀는 다른 세상에서 굉장한 실력자다. 어찌 되었건 그녀는 조부 타파키를 물리쳐야 한다. 에블린은 이 세상, 저 세상, 다양한 멀티 버스를 오간다. 에블린이 오가는 세상에서는 그녀의 과거가 펼쳐진다. 다른 세상에서 그녀는 다른 선택을 한다. 그녀는 멋진 영화배우며, 남편 에드먼드 역시 멋진 미남 배우다. 또 다른 세상에서 에블린은 화려한 무술 실력을 발휘하는 여 전사다. 멋진 투사가 된 에드먼드가 에블린에게 말한다. “당신은 스스로를 투사로 생각하겠지. 당신은 항상 긍정적인 내가 나약하다고 생각할 거야. 그런데 말야, 그게 내가 싸우는 방식이야. 부드러움은 살아남기 위한 내 전략이야. 내 삶에서는 나도 투사야.” 에드먼드의 말에 따라 에블린도 다정하게 싸우는 법을 익힌다. 억척스럽게 투사처럼 살아야만 하는 것이 아님을 배운다. 그렇게 모든 곳을 다니며 삶을 지켜나가는 에블린에게 최강의 빌런이 등장한다. 딸인 줄 알았지만, 그녀는 조부 투파키 &#8211; 우주의 최강 빌런이다. 조부 투파키는 베이글 모양의 블랙홀을 만들어 모든 것을 집어 삼키며 파괴해 나간다. 조부 투파키는 죽어 버리고 싶어서,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리고 싶어서 베이글(블랙홀)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실은 사랑 받고 싶었다는 고백이다. 일을 좀 내려놓고 나를 바라봐 주면 안 되냐고 외치는 딸의 투정이다. 3. All at Once 다시 삶이다. 멀티 버스에서 돌아온 에블린의 삶은 바뀌었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달라 보인다. 후회와 한숨으로 살아온 자신의 세탁소는 아름다운 곳으로, 답답하게만 느껴졌던 남편은 다정한 사람으로, 속 썩이는 딸은 사랑스런 아이로 다가온다. 꿈을 꾼 듯 멀티버스의 경험이 에블린의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다. 모든 것이 달라졌고 새로워졌다. 달라진 것은 결국 에블린의 내면이다. 그녀는 진짜 투사로 거듭났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장착한 진짜 투사다. 가정을 지켜 온 그녀가 세상을 구한 영웅이다. 죽음의 포로수용소에서 지냈던 빅터 프랭클 박사는 말했다. “삶은 의미입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작은 빵 한 조각을 건네주던 동료에게서 그는 진정한 삶을 배웠다. 죽음은 희망의 상실이지만, 희망은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다. 빅터 프랭클은 삶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 가족 때문에 죽음을 이겨냈다. 월터 브루그만은 예언자적 상상력을 가지자고 역설한다. 현실은 불의와 악이 가득하다. 강대국에 의해 침략당한 채 포로 생활을 하는 중이다. 하지만 예언자들은 현실 너머의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었다. 그 나라에서는 사자와 어린 양이 함께 뒹굴며, 독사 굴에 어린 아이가 손을 넣어도 물지 않는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략하지 않으며, 대립과 반목은 사라진다. 불화와 오해는 사라지고 사랑만이 존재한다. 그 나라는 나의 상상에서 현존한다. 아니, 믿음은 지금의 현실을 뛰어 넘어 그 나라를 살아가게 한다. 천국은 멀리 동떨어져 있는 곳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멀티 버스로 존재한다. 언젠가 그 나라로 충만해 질 때, 모든 것, 모든 곳이 한꺼번에 새롭게 될 것이다. 그 나라를 소망한다. 추신 : 멀티 버스는 존재하는가? 요즘 멀티 버스가 화두다. 영화사들이 앞 다투어 멀티 버스를 소재로 제작하고 있다. 마블은 일찍이 멀티 버스를 자신들의 세계관으로 채택하고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제목이 멀티 버스의 혼란이고, 스파이더맨에서는 다른 지구에서 온 주인공을 소개하고 있다. 로키라는 시리즈에서도 멀티 버스를 오가며 그들이 설정한 타임-라인을 혼란시키는 존재로 그린다. 그럼 멀티 버스(Multi-verse)라는 개념은 어디에서 왔을까? 갑자기 튀어나온 용어일까? 그렇지 않다. 콜럼비아 대학의 브라이언 그린은 자신의 저서 멀티 유니버스를 통해 이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힘들지만, 어쨌든 이들 물리 천문학자들이 멀티 버스라는 개념을 도입한 이유는 빅뱅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빅뱅이 일어나 오늘날까지 우주가 서서히 팽창하면서 존재해 왔으나 그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론적으로 확증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꺼낸 것이 멀티-유니버스다. 즉 다중우주론이다. 우주는 유니버스(Universe)가 아니라 멀티버스(Multi-verse)라는 이야기다. 그 중 하나가 우리가 확인하고 존재하고 있는 이 우주라는 말이다. 다중우주를 설명하기 위해 이들은 우선 인플레이션 이론을 가져왔다. 빅뱅 이후 우주 초기에 공간이 엄청난 속도로 팽창했는데, 현재의 공간을 창출한 폭발 이외에 또 다른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고, 그 결과로 멀티 버스가 발생했다고 한다. 또한 끈 이론으로 다중우주를 설명하는데, 끈 이론은 한 마디로 우리가 살아가는 4차원 이외에 여분의 차원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어쨌든 이러한 가설을 영화는 스크린에 녹여 내고 있다. 이들은 멀티 버스를 실재로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럼 정말 멀티 버스는 존재할까?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이를 증명하기 위한 가설을 가져오지만, 여전히 확인할 가능성은 없다. 또한 어떤 천문학자들은 말도 안 되는 공상 과학이라고 일축하기도 한다. 그럼 신학적으로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멀티버스가 신학적으로 가능할까? 그럼 우리가 살아가는 우주 외에 또 다른 우주가 있다면, 예수 그리스도 외에 또 다른 메시야가 필요한 것인가? 그들은(만약 있다면) 죄를 지었을까? 아닐까? 복잡한 문제다. 다만, 성경을 읽어갈 때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차원과 다른 영역에 있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발견한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우리는 땅에 존재한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영역에 계시고 우리는 보이는 영역에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에서 땅으로 오신 존재다. 또한 성경의 인물들은 하늘 문이 열리고 하나님의 보좌가 있다는 것을 환상으로 보았다. 야곱은 하늘과 맞닿은 사다리를 보았고, 다니엘은 하늘 보좌를 보았으며, 예수께서 세례 받으실 때에 하늘 문이 열리고 성령이 임하셨다. 사도 요한은 하늘이 열리고 거기 하나님과 어린 양이 있는 것을 보았다. 또한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천사들의 존재를 인정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멀티버스에 존재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현 시점에서 말할 수 있는 정도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유니버스(Universe)의 다른 차원(Dimentions)이다. 하나님은 우리보다 더 높은 차원에 존재하시며 우리를 지켜보실 것 같다. 일찍이 에드윈 A. 애벗이 쓴 플랫랜드에서 그린 것처럼, 우리보다 높은 차원, 그것을 우리는 영원, 영적 차원이라 부를 수 있겠다. 정리하면 멀티버스라기보다 유니버스의 다른 차원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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