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17
감독 : 봉준호
출연 : 로버트 패틴슨(미키 반스), 나오미 애키(나샤), 스티븐 연(베르토), 마크 러팔로(케네스 마샬)
Q : 영화를 소개해 주시는 영소목 김양현 목사님 나오셨습니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A : 네 안녕하세요. 영소목 김양현입니다. 오랜만에 영화관이 활력을 얻고 있습니다. 바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 때문인데요. 요즈음 가장 뜨거운 영화인 미키 17을 소개하려 합니다.
Q : 미키 17, 저도 꼭 보고 싶은 영화인데요. 사람들의 관심도 많고 또 각자 이야기 거리도 많은 영화더라구요. 사람들마다 할 말이 많던데요.
A : 아무래도 봉준호 감독이 만들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이라는 작품으로 2019년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으니까요. 한국에서 뿐 아니라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되었고, 당연히 이 작품에 세계적 관심이 모여진 것이죠.
Q :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만든 미키 17 , 어떤 영화인가요?
A : 미키 17은 동명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이구요. 가까운 미래에 지구가 황폐해지고 사람들은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기 위해 우주선 프로젝트를 시행해요. 이 프로젝트를 맡은 사령관은 마샬이라는 사람이구요. 마크 러팔로가 연기했는데 이 배우는 우리에게 마블의 헐크를 연기한 배우로 잘 알려져 있죠. 암튼 이 우주선에 의도치 않게 우리의 주인공 미키가 승선하게 되는 것이죠.
Q : 미키가 우주선에 승선한다. 그럼 미키는 우주 조종사인가요?
A : 그건 아니구요. 사실 미키는 친구인 베르토와 함께 마카롱 가게를 차렸는데 이 가게가 망하게 되었어요. 문제는 사채를 빌렸다는 점인데 악독 사채업자가 두 사람을 잡아서 협박을 한 거죠. 빚을 제 때 갚지 않으면 지구촌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응징하겠다고. 그래서 두 사람은 지구를 떠나 우주로 도망치려고 이 프로젝트에 지원을 하게 되는데, 미키는 별 재주가 없어서 익스펜더블이라는 프로그램에 지원을 했어요. 담당자가 세부사항을 잘 읽어보고 지원한 것이냐고 묻자 미키는 상관없다고 해요. 그래서 미키는 바로 승선이 확정되는데 잠시 후 담당자가 미키를 부르더니 이 프로젝트를 설명해 주는데 충격적이었던 거죠. 다시 되돌릴 수도 없고.
Q : 충격적인 프로젝트라? 도대체 어떤 것이길래 미키가 놀랐을까요?
A : 일종의 복제 프로그램에 지원을 한 것이었어요. 미키의 뇌를 스캔해서 기계에 옮기고 그것을 바탕으로 인간 복제를 한 것이죠. 그리고 미키는 언제든지 복제를 할 수 있는 것이었구요. 이렇게 한 이유는 이들이 목표로 한 행성에 도착했을 때 그 행성 대기에 바이러스가 있을 수도 있고, 또 위험 물질이 있을 수 있고, 예상치 못한 생물체가 존재할 수도 있잖아요. 미키는 그런 미지의 임무를 수행할 존재였던 거죠. 실제로 미키, 사실은 복제된 미키죠. 미키가 우주선이 운항 중일 때 선체 밖에서 작업을 하는데 이유는 우주 방사선에 얼마나 빨리 사람이 죽을 수 있는지 실험하기 위함이었어요. 그렇게 미키가 죽으면 기계는 새로운 미키를 복제해 내는 것이죠. 그렇게 미키 1, 미키 2, 미키 3이 등장하는 거에요.
Q : 아 그러면 제목이 미키 17이니까, 이 주인공은 17번째로 복제된 미키인 셈이네요.
A : 맞습니다. 미키 17, 즉 17번째 복제된 미키는 새로운 행성에 내려서 탐사를 하는 임무를 맡았어요. 탐사 도중 얼음이 깨져서 밑으로 추락하는데, 거기에 이 행성에 이미 살고 있는 생명체가 있었던 것이죠. 거대한 몸뚱아리를 가진 존재였는데 맘모스와 비슷하게 생긴 것이었어요. 당연히 미키는 잡아 먹힐 줄 알았지만 그 생명체들이 오히려 미키를 구해주게 된 것이죠. 우주선 안에서는 당연히 미키 17이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을 복제한 상태이구요. 하지만 미키 17은 구사일생으로 우주선으로 살아 돌아오게 된 것이구요.
Q : 아니 그럼 미키 17과 18 , 두 미키가 공존하게 된 것이잖아요.
A : 맞습니다. 영화의 본격적 스토리는 이 특이한 상황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미키 17과 18, 같은 존재인데 또 다르고, 분명히 복제를 했는데 성향은 전혀 다르고, 또 문제는 미키 17이 나샤라는 요원과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미키 18도 사랑하게 되고, 나샤는 이 사실을 알게 되고. 그래서 혼란과 에피소드가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Q : 할 이야기가 많겠네요. 영화에 대해서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겠고, 핵심적인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 사실 인간 복제에 대한 기본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거든요. 인간 복제가 가능한가? 그렇다면 이것이 허용될 수 있는가? 만약 인간이 복제가 된다면 소위 정신 혹은 영혼도 복제가 되는가? 이런 것은 계속되는 윤리적, 종교적 문제이구요. 일단 봉준호 감독은 몸은 복제될 지라도 영혼이나 생각은 전혀 다를 수 있다고 영화에서 제기한 것이구요. 왜냐하면 일란성 쌍둥이를 보면 동일한 세포에서 성장했지만 생각이나 태도가 완전히 다르잖아요. 그리고 인간복제라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니까 영화에서도 지구가 아닌 우주 공간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행했고요. 기독 적으로 할 이야기가 많은 내용이기도 해요.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물인데 과연 인간이 스스로를 복제하는 방식으로 창조할 수 있는가? 인간이 인간의 창조자가 될 수 있는가? 영혼은 복제가 되는가? 이런 논의가 뜨거운 주제이기도 하구요.
Q : 윤리적으로 신학적으로 논쟁거리가 많은 영화겠네요. 또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사령관 마샬에 대해서 말들을 많이 하더군요. 특정 정치인을 패러디 한 것 아니냐구요?
A : 이 문제에 대해서는 봉준호 감독이 밝혔는데요. 영화가 2022년에 완성되었고 최근에 개봉한 것이니까, 특정 정치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했어요. 하지만 공교롭게도 최근 정치적 상황이 이 주인공과 오버랩 된 것이라구요. 미국 사람들은 미국 대통령을 패러디 했다고 하고, 한국 사람들은 한국 대통령이라고 하고, 프랑스 사람들은 프랑스 대통령이라 하고, 한 마디로 전 세계적 정치 상황이 안 좋은 것이라 해야 겠죠.
Q : 이 영화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즉 경제적 시각으로 이야기도 많이 하는 것 같던데요?
A : 미키는 어떻게 보면 극한 직업의 노동자라 할 수 있죠. 자영업을 하다 빚더미에 앉았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지원을 했는데 실험용 소모품 정도로 취급 당하죠. 미키는 고유한 이름 대신 숫자로 불렸으니까요. 미키 1, 2, 3 이런 식으로요. 쓸모가 없어지면 버려졌구요. 후기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네 삶을 풍자한 것이라 보여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조직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는 것 같으니까요. 그리고 회사가 어려워지면 대량해고 등으로 사라지기도 하구요. 인간 존재가 부정당하는 현실인 것이죠. 하지만 영화 마지막에 사실 미키는 이름이 불려줘요. 미키 반스라는 이름요. 이름이 불려진다는 것은 존재를 인정 받는 것이죠. 유명한 시인의 경구처럼 ‘그가 내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나는 그에게로 가서 꽃이 되었’던 것이죠.
Q : 이름을 불러주는 공동체, 중요할 것 같아요.
A : 제가 자주 이야기하는 점입니다. 저는 교회에서 이름을 자주 불렀으면 좋겠다고 늘 말해요. 무슨 무슨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 이렇게 직분으로 부르는 일이 다반사인데, 직분 대신 이름으로 부르면 좋겠어요. 직분으로 우리가 부르면 교회가 무슨 조직 같이 느껴져요. 하지만 서로 이름을 불러 주면 형제, 자매 같은 공동체가 되거든요. 교회는 그런 곳이니까요. 이름을 자주 불러주는 예수 가족 같은 공동체, 그런 교회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Q : 좋은 제안입니다. 오늘은 최근 화제작 미키 17을 소개했습니다. 영화가 주는 묵직한 메시지들도 함께 감상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