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13(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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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교육연구소 소장 가정호 목사(세대로교회, 부산기윤실 사무처장)

  

Q. 성도님들께 부활절 인사 부탁드립니다.

A.사망을 사망시키고, 죽음을 이기시고 살아나신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 교회에게 인사합니다. 영생하시는 그리스도께서 이끄시는 그리스도의 몸인 성도들에게 평안을 전하며 사랑으로 인사합니다.

 

Q. 목사님, 죽음 교육연구소 소장으로 섬기고 계시는데 연구소 소개 부탁드립니다.

A.저는 기독교 교육을 공부하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성도들을 주님의 교회로 살도록 돕고, 사역자들을 깎아 세우는 일에 지속해서 활동해 왔습니다. 어린이와 교사를 위해 파이디온 선교회에서, 장년 성도들을 이큅(equip)하기 위해서 디모데성경연구원에서, 교회의 공적 책임을 호소하고 감당하기 위해 기독교 윤리실천 운동에서, 그러면서도 그리스도인의 죽음을 이해시키고 준비케 하기 위하여 사단법인 로고스에 속한 죽음 교육연구소를 꾸준히 지켜왔습니다. 죽음 교육연구소는 노화, 늙어감, 죽음 이해 및 죽음 준비에 주안점을 두고 소논문 기고, 교회와 노회를 통해 목회자를 위한 특강으로, 청소년 및 청년들의 자기 살해 예방을 위해 학교와 기관에서 죽음학 강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죽음 교육연구소는 좀 더 적극적인 사역을 펼치기 위해 올해부터는 매월 정기 포럼을 기획하여 실행 중입니다.

 

Q. ‘죽음학에 대해 강의 중이신데, 죽음학이 무엇인지요?

A.죽음학(Thanatology)은 인간 및 인간과 관계된 것들의 죽음에 관한 제반 문제를 다루는 이론과 실제입니다. 유럽, 미국,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습니다. 1980년대 이전에 기독교에서는 임종 목회학을 실천신학 분과의 학과목으로 다루었습니다. 그것은 죽어가는 과정과 임종 직후 주검을 다루는 목회적 차원, 즉 장례 사역을 수행하기 위한 공부였습니다. 그러나 죽음학은 1980년대 초반 일본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学)에서 강의하던 독일인 신부 알폰스 데켄(Alfons Deeken)에 의하여 한국에 소개되었습니다. 죽음학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첫째로 죽음 자체에 대한 연구입니다. 철학, 심리학, 조직신학, 성경 신학에서 죽음을 어떻게 이야기하는지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각각의 종교에서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가르치고 있는지를 다룹니다. 다음은 스위스 의사인 엘리자베스 퀴블로로스(E.Kubler Ross)에 의하여 연구된 죽음의 과정 5단계”, 알폰스 데켄 (Alfons Deeken)에 의하여 제시된 죽음 교육의 다양한 목표를 다룹니다. 그리고 죽음 준비 프로그램들을 다루는데, 영화, 도서, 음악, 예술, 문학 등등에서 죽음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별 죽음 이해, 세대별 죽음 교육, 문화인류학에서 다루는 장례의 다양성도 살펴봅니다.

 

Q. 부활절 특집호를 맞아 죽음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결국 죽어야 부활이 있는데, 기독교인으로서 죽음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A.몸의 죽음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죽음입니다. 우리는 몸의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다른 죽음들을 먼저 경험합니다. 사회적 죽음, 정서적 죽음, 감각의 죽음, 지성의 죽음, 자각의 죽음 등등, 이런 죽음들은 모두 깨어있지 않기 때문에 부지불식간에 당하는 죽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스도를 만나 죄를 해결해 주시는 생명의 복음을 통하여 죄에 대하여 날마다 죽고 의에 대하여 날마다 부활을 경험해야 합니다. 기독교의 죽음은 벽이 아니라 문이라고 정의합니다. 평생 성령님과 함께 성화를 위해 싸워온 성도가 생을 마감하고 육신의 죽음을 맞이 할 때 그리스도께서 이제 땅에서의 영적 전쟁을 그치게 하시고, 미완의 삶을 완성시켜 주시는 영광스러운 순간(영화의 순간)이 성도의 죽음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자신을 구원하시고 평생동안 동행해온 그리스도와 함께 맞이하는 죽음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소망해야 합니다.

 

Q. 문화적 영향인지 죽음에 대해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가족과 죽음에 대해 말하기엔 왠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데요. 바른 자세는 아니죠?

A.네 그렇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터부시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인은 수천 년 동안 무교의 영향권 아래 있었습니다. 무교는 죽음을 두려움과 공포로 다룹니다. 과거에는“4이라 하지 않고 F층이라 했습니다. 4를 언짢아했습니다. 텔레비전이나 매스컴에서도 죽음과 오락을 함께 다룸으로써 가볍게 넘어가려 하는 트릭-커뮤니케이션을 구사했습니다. 곧 죽어야 하는 말기 환자에게 죽음을 통보하거나 설명하지 않음으로 마지막을 부지불식간에 죽도록 방치했습니다. 옳지 않은 것입니다.

 

Q. 한국도 고령사회가 되면서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래서인지 교회에서도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노인 성도들에게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요? 혹시 프로그램 운영에 도움이 될 콘텐츠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편안하게 안락하게 잘 죽어가는 것, 잘 죽는 것이 중요하긴 합니다. 건강하게 살다가 잘 죽어야 하기에, 이 운동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의료상의 문제로 들어가면 신학적으로 위험성을 드러냅니다. 이 좋은 운동에도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죽음은 하나님을 찾는 최종적 기회입니다. 자칫 죽어가는 과정에 고통을 제거함으로 신을 찾을 기회를 박탈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적 가치가 제대로 반영된 웰 다잉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합니다. 어느덧 신, 불신 간에 웰다잉 프로그램 범람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기독신문의 지면을 빌어 건강한 웰다잉 프로그램, 또는 죽음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Q. 그렇다면 다음 세대들에게는 죽음에 대해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A.태어나는 것은 세대가 있지만, 죽는 것에는 세대가 따로 없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자기 살해(자살) 문제만 하더라도 최근에는 초등학생에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에서는 어린이들에게는 동화를 통해서 죽음을 가르칩니다. 죽은 곤충이나 애완동물들을 교보재로 죽음을 가르치고, 단편영화나 시, 소설, 성경을 가지고도 죽음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유명한 소설가의 대하소설에 나타난 죽음에 대해서도 함께 공부할 수 있습니다. 묘지 방문, 화장장 방문을 통해서도 죽음을 이야기합니다. 질병이나 교통사고, 천재지변, 전염병으로도 죽을 수 있어서 다음 세대, 젊은이들에게도 죽음 이해 및 죽음 교육은 꼭 이루어져야 합니다.

 

Q. 혹시 기억에 남는 죽음이 있으신지요? 아니면 죽음학 강의를 들은 학생들의 소감이 어떻습니까?

A.기억에 남는 죽음이 많지요. 목회를 하다 보면 성도의 죽음을 많이 경험합니다. 일일이 논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80년대 전도사 시절 초등학생 어린이의 원인 모를 죽음과 그 죽음 앞에 오열하던 젊은 아버지의 처절한 몸부림이 굉장히 진한 여운으로 남아 있습니다. 부산의 지구촌 고등학교에서 졸업을 앞둔 3학년 학생들에게 죽음학을 강의했습니다. 부모를 따라 선교지에서 격한 고통의 시간을 보냈던 청소년들도 있었습니다. 수업 후에는 꼭 소감문을 받았는데 시간이 지났지만, 다시 읽어 볼 때마다 그들이 맛본 유익이 큰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고신대에서 진행되었던 경건 클래스 수업에서 8년여간 죽음학을 특별강의로 진행했었습니다. 영화를 통해서, 문학과 시 등등의 강의를 통해서 진행했습니다. 청년들에게는 아주 낯선 과목이었습니다. 상반된 반향을 경험했습니다.

 

Q. 끝으로 현재 한국교회가 마주한 죽음에 대한 태도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A.영국에서 국가적으로 진행하는 아콘 프로젝트” Acorn Project를 샘플로 하여 적용 점을 찾아서 우리 형편에 맞게 진행해보면 참 좋겠다 싶습니다. 영국은 매년 5죽음 알림 주간” Dying matters Awareness Weeks, 일명 아콘 프로젝트” Acorn Project를 통해서 다양한 죽음 관련 행사를 개최하면서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영국의 아콘 프로젝트의 목적은 현대사회가 암암리에 죽음에 관한 대화를 금기시하고 은폐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국가적 노력입니다. 영국은 이러한 노력을 2009년부터 시작했습니다. 국가 주도로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좋은 죽음의 날을 실천하는 프로그램에는 학교 교육 현장이나 평생교육 현장에서 연령대별 소그룹 토론을 비롯한 포럼이나 세미나도 활발하게 펼쳐집니다. 죽은 사람을 대하여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대화를 통하여 죽음과 주검을 대하는 태도를 개발하도록 돕습니다. 아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이들은 6세 유치원 학생부터 대학생들, 평생교육 현장과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호스피스 병원을 방문하여 죽음을 앞둔 이들과 대화하고 그들과 함께 머물면서 죽음이 저 멀리 외계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적인 일이라는 것을 생생하게 체험하도록 돕습니다.

우리는 부활은 가르치지만 죽음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과거는 가난이나 무지로 인한 고난의 시대였습니다. 현대는 인간성 상실로 인한 고난의 시대입니다. 자살률이 급증하는 이유가 하나님의 형상인 고귀한 인간을 기계나 물질로 보려는 이들이 자꾸만 늘어갑니다. 이를 막아서기 위하여 죽음에 대한 유쾌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진지한 대화를 통하여 죽음에 이르는 병인 불안과 우울로부터 성도들을 벗어나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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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특집기획1] 가정호 목사, “기독교의 죽음은 ‘벽’이 아니라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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