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12-0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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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달음은 더디 온다 》
- 사막교부와 교모 지음, 이덕주교수 풀이 엮음 -
  사순절 기간에 어울리는 책.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언덕,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불모의 땅, 한치의 앞도 볼 수 없는 중동의 거친 모래폭풍의 절대고독 속에서 하나님 앞에 단독자로 서기 위해 사막과 광야로 떠난 이들의 이야기. 교회사가인 편자는 번영과 풍요로 신앙의 순수성을 잃어가는 오늘의 그리스도인에게 3~5세기 이집트 나일강 유역의 사막과 움막에서 그리스도의 완전을 추구한 사막교부와 교모의 치열한 신앙과 삶, 그리고 주옥같은 금언을 통하여 십자가 신앙의 회복을 말하고 있다. 스무고개 처럼 그들이 수행을 하면서 직면했 
던 출가, 기도, 묵상, 노동, 청빈 등 신앙의 20가지 주제들을 넘다 보면 우리의 문제는 몸의 자리가 아닌 주님을 향한 마음의 방향으로 그곳이 곧 사막이며 광야라는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 풀어 엮은이 소개 ∥이덕주
   감리교신학대학교 역사신학 교수로 한국교회사와 아시아교회사를 강의하다가 2018년 은퇴후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며 성경 읽기와 묵상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저서∥
《한국 교회 처음 이야기》, 《한국 교회 처음 여성들》, 《기독교 사회주의 산책》, 《팔복: 이덕주의 산상팔복 이야기》,《한국 영성 새로 보기》,《이덕주 교수가 쉽게 쓴 한국교회 이야기》,등 많은 저술이 있다.
 사자와 어린양 간 / 2022. 2. 10. / 17,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소유권-사막교부들의 경제사상》 / 찰스 아빌라 / CLC  
   《사막교부들의 금언집》 / 두란노 아카데미 / 두란노
  
   
 “떠날 수 없다면 그곳을 사막과 움막으로 바꾸라”
-그리고 은밀한 중에 계시는 주님을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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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안토니아수도원 근처의 정경

좌담: 김길구(전 YMCA 사무총장), 김현호(기쁨의집 기독교서점 대표), 류지원(부산진청소년오케스트라 단장)

 

사막과 광야?
 “공간과 시간을 구별하는 것은 몸의 자리가 아니라 마음의 방향이었다. 주님을 사모하고, 주님과 하나 되어, 주님의 일을 하는 사람의 마음이 향하는 곳, 그곳이 곧 사막이요, 광야였다.”
김길구 정말 격동의 한 달이었습니다. 코로나19의 여세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역대급 네거티브 선거에 개표 끝까지 가슴 조이게 한 초박빙 결과, 서방의 허를 찌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맞선 약소국의 놀랍고 눈물겨운 항전. 무려 213시간 43분 동안 최장시간 타올랐던 울진·삼척지역 산불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이번 사순절에는 기도 제목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김현호 ‘인류의 종교 역사를 살펴보면 한 세대가 끝나고 다음 세대가 열리는 종말론적 위기상황에서는 언제나 전쟁과 기근과 온역이 등장하는데 지금이 그런 때인 것 같다’ 며 성경은 그때를 ‘하나님의 날’이라고 불렀다는 저자의 서문이 가슴에 와 닿는 요즘 입니다. 
류지원 이 책은 초기교회의 영적 바탕이 된 사막교부와 교모에 대한 금언과 영적으로 갈급한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직면한 위기감을 대비 시켜 ‘사막의 영성’이 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지를 묻고 있어 사순절 기간 꼭 읽어야 할 책 같아요.
김길구 이 책 부록의 주요 교부·교모 인명록에는 수도원의 아버지로 불리는 안토니부터 대략 3세기에서 5세기경에 활동한 서른아홉 분의 행적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사막의 압바(교부)와 암마(교모)
김현호 본문으로 들어가 보죠? 본문은 의외로 읽기가 편해요. 설교집을 보듯이 각 장이 성경본문이 있고 이덕주 교수의 풀이에 이어 10개 내외의 일화와 금언으로 짜여 있고요. 각 장 하나 하나가 각 각의 설교 한편 같은 독립된 20개의 주제들로 구성되어있어 순서와 관계없이 읽어도 되고요.
류지원 편저자가 밝혔듯이 이 책은 사막 교부와 교모에 대한 말씀을 발췌했으니 완역한 것도 아니고 그들에 대한 연구서도 아닌 사막 교부와 교모에 대한 교양적 ‘사막 교부’, ‘교모 읽기’라고 보면 되겠네요.
김길구 이 책을 보면 낯선 표현들이 많아요? 용어부터 정리해 보죠. 사막의 교부 교모는 세속의 도시를 등지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홀연히 사막으로 들어가 오랜 수련 끝에 성인의 반열에 오른 이들로, 도시교회의 일반교부(Church Father)와 대비시켜 사막교부·교모(Desert Father and Mother)라고 하는데, 제자들이 스승을 높여 부르는 칭호로 남자 교부는 압바(아버지), 여자 교모는 암마(어머니)입니다. 특이한 점은 차별이 심했던 그 시절에도 교모 반열에 오른 여성들의 활동이 눈에 띄네요.

자발적 고난을 택한 이들
김길구 오늘 우리가 소개하려는 사막의 교부와 교모들은 300년 동안 로마제국의 불같은 기독교 박해의 칼날을 피한 후, 드디어 313년 그토록 갈망했던 ‘제국의 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밀라노 칙령’ 이후에 삭막한 사막으로 들어간 자발적인 구도자들의 이야기입니다.
김현호 지하토굴이나 묘지에 숨어 숨죽여 예배를 드리던 고난의 시절이 끝나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힘 있고 돈 많는 이들과 함께 좋은 곳에서 예배를 드리게 된 제국 로마의 ‘국교 기독교’ 시절의 일입니다.
류지원 기독교를 공인함으로써 제국 내 평화를 기대했던 황제의 뜻과는 달리 교회는 교리문제로 정통과 이단으로 나뉘며 극심한 혼돈 속으로 빠져들어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정죄하는 상황이 온 것이지요.
김길구 300여 년이 지난 초기 기독교의 다양성으로 볼 때 기독교 신앙이 정립되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득이 한 측면이 있었다고 봅니다만, 편저자는 교리적 측면뿐 아니라 교회 내부의 역학관계도 영향을 끼쳤다고 하지요?
김현호 그래요 시리아의 안디옥과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로마 제국의 새로운 수도가 된 콘스탄티노플, 그리고 옛 수도 로마가 교회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던 시기에 기독론과 삼위일체론, 교회론, 성령론 등을 둘러싸고 교리논쟁까지 벌어져 교회의 분열로 이어집니다.
류지원 사막을 택한 이들은 그리스도의 완전(perfection Christ)을 경험하고 실천하기 위하여 스스로 사막이나 광야로 들어가 오로지 기도와 묵상, 노동과 청빈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출가와는 다르다고 봐야지요.
김길구 이런 소수의 움직임이 대중적 지지를 받게 되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기도원 운동으로 확산되어 사막에서 회생된 십자가 영성이 다시 도시교회로 들어와 세속화한 기독교 영성을 되살리는 역할을 하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4차 산업시대에 사막의 영성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안토니와 파코미우스
김길구 이러한 알렉산드리아 아래쪽 나일강 유역의 공동체들은 수도원 운동으로 확산되는데 기억할 인물로는 273년 사막생활을 시작한 안토니와 320년 수도원제도를 창시한 파코미우스를 들 수 있습니다. 둘의 스타일은 달랐어요. 365년 안토니가 105세로 죽었을 때는 수천 명의 토굴 수행승이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안토니의 수행방식은 보통 에레미티즘(eremitism)이라고 하는데 개별적인 은둔생활을 통한 수행이지요.
류지원 파코미우스는 이와는 달리 높은 담이 둘러싼 수도원에서 집단적 엄격한 규율 아래 체계적인 수행을 함으로써 개인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했어요. 수도승들을 위하여 일종의 매뉴얼인 ‘규율’이란 문서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이런 형태의 수행을 공동+생활을 뜻하는 세노비티즘(cenobitism)이라고 해요.
 
금언들
김길구 이 책의 백미는 그들의 생애와 금언들인데 몇 가지 소개해 볼까요? (기도) 루스 압바의 말이다. “기도를 하면서 모든 것이 그대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지 마시오. 하나님께 맡기시오. 그러면 평온할 것이며 기도에 감사가 넘칠 것입니다.” (노동) 키 작은 요한 압바의 말이다. “내가 스케티스에 있을 때는 영으로 하는 일이 우선이고 손으로 하는 일은 그 다음이었는데, 지금은 거꾸로 돼서 손으로 하는 일이 우선이고 영으로 하는 일은 그 다음이 되었습니다.”
김현호 (청빈) 한 수도원장이 포에멘 압바에게 이렇게 물렀다고 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어떻게 얻을 수 있습니까?” 포에멘 압바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의 배가 치즈와 음식으로 가득 차 있으니 어찌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생기겠습니까?”
류지원 엘리야가 경험한 호렙산의 ‘세미한 소리’에 대하여 이덕주 교수의 (묵상)풀이가 마음에 와닿네요. ‘세미한 소리’를 직역하면 ‘아주 작은 침묵의 소리’(a sound of sheet silence,NRSV)가 된다. 쉽게 풀면 “침묵으로 말씀하셨다”이다. 경험해 본 사람은 알지만 하나님과 통할 수 있는 기도의 주파수는 ‘침묵’이다. 즉 잠잠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의 사막은 어디에?
김길구 우리도 살다 속상하면 기도원이나 들어가 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간혹 있지요?
류지원 그들이 사막으로 들어간 이유처럼 교회 내의 부패와 관습적 예배, 그리고 제한된 봉사뿐 아니라 로마의 수탈과 과중한 세리나 토지관리인의 착취 등의 사회 경제적 요인도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배경은 달라도 우리가 직면한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지요.
김현호 편저자는 말합니다. “집과 가족, 교회를 떠날 수 없다면 그곳을 사막과 움막으로 바꾸라. 그리고 거기서 은밀한 중에 계시는 주님을 만나라”
김길구 우리의 때 묻은 신앙을 회복하기 위하여 순례의 길을 떠나 보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다음 호에는 죠이북스에서 출간한 스캇 맥나이트의 《공동선을 위한 독서-책은 어떻게 교회와 이웃의 번영을 돕는가》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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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떠날 수 없다면 그곳을 사막과 움막으로 바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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