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특집기획] ‘함께’하며 다양해지는 교회 현장(2)
공동목회 중인 전영헌 목사
한국 교회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 장소에서 서로 다른 시간에 예배를 드리는 공유 교회, 전문성으로 팀 사역하는 공동목회, 여러 교회가 함께 모여 예배 드리고 모임은 각 교회별로 가지는 등 다양하다. ‘함께’하며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은 공유하고, 또 공동체의 특성에 따라 교회는 각자 운영되고 있다. 여러 형태로 사역 중인 목회자들을 만나 변화하고 있는 교회 현장을 살펴봤다.
◆전영헌 목사(브니엘예술고 교목, 낮은울타리교회 공동담임목사)
Q. 목사님 이력을 보면 ‘공동담임목사’라고 되어 있는데, 공동담임목사는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현재 우리가 속해 있는 교단(합동)은 ‘공동담임’이라는 직함이 없습니다. 때문에 ‘공동담임’이라는 직함의 사용은 저희 교회 안에서만 사용하는 임시적인 직함이라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저희 교회의 당회가 이 직함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동역하는 목사들이 같은 위치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사역하기 위해서 입니다.
아직까지는 공동목회를 한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행정적으로 담임목사(당회장)의 직임을 맡아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렇다 보면 교회 안팎으로 볼 때 아무리 공동목회 또는 동사목회라고 하더라도 어느 한 사람은 부목사 내지 교육목사 또는 협동목사 정도로만 인식하기가 쉬운 것 같습니다.
때문에 조금 더 공동목회의 목적성을 드러내기 위해 ‘공동담임목사’라는 용어를 선택하여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명의 목사는 교회의 살림을 전적으로 맡아서 사역을 하고, 저 같은 경우는 주중에는 학교에서 교목의 사역을 이어가면서 교회의 목회철학과 설교사역을 주로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Q. 공동목회를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입니까?
A. 브니엘고 교목으로 부임한 이후 수많은 담임목사 청빙 요청이 있었습니다. 규모 있는 교회들의 유혹도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학교로 부르신 이유가 있다는 생각에 일반 목회자들이 걷는 길과는 다르게 현장을 지키는 것도 제 사역이라고 생각을 하고 청빙들을 계속 거절해 왔었습니다. 그러던 중 신학대학원 룸메이트로 지냈고 휴가 때마다 같이 시간을 보냈던 친구 홍용기 목사가 “너 정말 일반 교회 담임 목회 할 생각 없으면 우리 교회 와서 목회해라. 내가 부목사를 할께” 하는 말로 시작 되었습니다. 친구 목사가 자신의 권한을 정말로 다 내려 놓으면서 공동목회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저는 친구 목사가 시골에서 어려운 교회를 지켜 나가는 모습을 보며 언젠가 한번은 친구를 돕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때마침 친구목사의 제안과 교회의 큰 결단으로 인해 한번도 걸어가보지 않은 공동목회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공동목회는 사실상 현재 많은 교회에서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렵지만 목사님 혼자 목회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많은 교회들이 부목사, 전도사, 교육전도사라는 이름으로 함께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단지 저희 교회에서는 함께 사역하시는 동역자들과 교회를 함께 세워간다는 생각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하기에 지시하고 지시받는 위치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사명을 함께 감당하는 동역자가 되기로 한 것입니다.
Q. 공동목회를 하면서 겪게 된 어려움과 좋은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어떤 일이든 어려움이 없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공동목회 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걱정하시는 것이 공동목회를 하는 목사들간의 불화입니다. 공동목회의 어려움 또는 단점을 굳이 말하라면 이것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두 사람이 적극적으로 서로를 배려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에 단점이라고 보면 단점일 수 있겠으나 얼마든지 장점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어려움이 없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람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기에 동일한 상황에서 각자 표현하고 결정하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공동목회를 함에 어려움 또는 단점이라고만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좀 더 조심스럽게 목회에 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희의 경우는 친구 홍용기 목사가 의견이 다를 경우 늘 저에게 양보를 합니다. 그리고 궂은 일은 홍목사가 도맡아서 합니다. 그래서 저희 두 사람은 늘 한 사람은 양보하고, 한 사람은 늘 빚진 마음으로 동역하고 있습니다.
Q. 공동목회 현장에서 성도들이 겪는 어색함이 있을까요? 성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처음에는 저희 교회 성도님들도 매우 어색해 하셨습니다. 처음 공동목회를 하겠다고 했을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였으니깐요. 때문에 시간을 두고 성도들을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본격적으로 공동목회에 대하여 설명하고 이해를 시키는 과정은 대략 5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그 시간 동안 저희 교회는 나름대로 공동목회를 준비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저희 교회 성도들은 두명의 목사와 함께 교회를 세워 가면서 어느 목회가 대장이고 어느 목사가 쫄병식으로 이해하지 않습니다. 그냥 각자의 성씨를 따라 “전목사님, 홍목사님” 이렇게 불러 주시고 계십니다. 어느새 저희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듯합니다.
Q. 공동목회와 관련해 다른 목회자 혹은 신학생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A. 공동목회만이 성경적인 목회의 전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독목회가 되었든 공동목회가 되었든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교회를 하나님의 뜻에 맞게 바르게 세워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희 교회가 공동목회라는 방법을 선택한 것은 한사람의 부족함을, 서로 도움으로 채워가면서 우리 낮은울타리교회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건강한 교회로 세워나가는 것이 목회자로서 꿈입니다.
전4:12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중요한 것은 목사들만 공동목회, 즉 동역의 관계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를 목회자들의 능력만으로 세워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모든 성도들과 함께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로 세워가는 것이 진정한 공동목회의 목적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때문에 단순히 목사들만 마음이 맞다고 공동목회를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교회를 목회하는 목사가 한사람이라 할지라도 성도들과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세워갈 수 있다면 그러한 성도들이 동역자요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 공동목회, 동역사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 교회는 낮은울타리교회의 모든 성도들이 동역자들이며 이들과 함께하는 공동목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