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1-29(금)
 
박영희 장로.jpg▲ 故 박영희 장로
 존경했던 박영희 장로님! 이렇게 마지막 인사도 없이 총총히 가셔야 했습니까? 거동이 여의치 않으신 지난 몇 년 방문 할 때마다 헤어지시기를 그렇게 아쉬워하시던 장로님을 혼자 두고 방문을 나서기가 너무 미안하고 안쓰러워 하다가 저도 이제 은퇴했으니 시간 여유가 생겨 금년부터는 조금이라도 더 오래 함께 있어 외로움을 덜어 드려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렇게 총총히 떠나시니 더 잘해 드리지 못한 죄송한 마음 가슴이 저밉니다. 장로님과 함께한 영락에서의 40여년 동거동락한 수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지나갑니다.
박장로님은 제 인생의 맨토였고 삼촌같고 형님같은 소중한 분이셨습니다. 젊은 시절 불우한 청소년들의 교육을 돕겠다고 아무 연고도 없는 부산에 내려와서 영락교회에 출석하던 저를 처음부터 불러 곁에 두시고 교회의 제반 출판과 교회지 편집 교계 문화보급운동 등에 동참하게 해 주시고 30년 전에 부산기독교문화회를 창립하시면서 교파를 초월한 부산기독교계의 유명 목회자와 인사들을 두루 섭렵하시며 모임을 이끌어 가시어 부산기독교문화 창달에 큰 이정표를 세우셨습니다.
장로님은 사재를 털어 기독교문화의 불모지 부산에 서울의 이름있는 김형석 김동길 조동진 김진홍 등 강사들을 초청하시어 정기강좌를 개설했고, 훌륭한 교수 신학자들을 대거 초대하여 교회행정. 교회법. 회의진행법 등을 보급하는데 진력하셨습니다. 저는 장로님 덕분에 훌륭한 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장로님은 미시적인 의학박사답게 매사에 너무나 치밀하셔서 조금도 빈틈이 없으셨으며, 일류학교를 나오신 명석한 두뇌만큼 쏟아내시는 일과 업무의 욕심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장로님은 글쓰기를 무척 좋아하시어 교계신문 잡지 등에 칼럼을 기고하셨고, 문단에 수필가로 등단하시어 두 권의 책을 내셨으며, 제1회 한국장로문학상을 수상하시기도 했습니다. 또 부산기독교문화에 기여한 공로로 부산 크리스챤 21세기포럼이 제정한 제1회 부산기독교문화대상을 받기도 하셨으며 상금 일천만원을 기독교문화회에 쾌척 하셨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했던 박영희 장로님! 지난 반세기 장로님이 계신 곳에 어디나 그림자처럼 항상 함께했던 세월 정말 즐거웠습니다. 하늘나라에서도 또 함께할 일이 있으면 기꺼이 돕겠습니다
박 장로님! 장로님은 참 많은 일을 하고 가셨습니다. 천성적으로 착한 성품탓도 있지만 귀가 얇고 마음이 여리셔서 이웃의 사정에 항상 말려들어가 여러번 어려운 일을 당하셨지만 누구를 원망하거나 욕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만년엔 무척 힘드셨지만 특유의 성품으로 극복하시는 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주 한번 목욕을 도우면서 날로 수척해 가시는 모습이 안스러웠습니다. 그러나 효성스런 자녀들의 힘겨운 도움과 격려로 그래도 안락한 여생을 보냈으니 감사할 뿐입니다. 장로님! 이제 질병도 걱정도 없는 천국에서 편히 쉬십시오, 저희들도 곧 뒤따라 가겠습니다. 장로님께서 그렇게 자부심을 가져셨던 효성스런 두 아드님, 따님, 든든한 사위 그리고 착한 두 며느님, 또 그렇게 사랑스러워 하셨던 손주 손녀들 장로님의 신앙과 성품을 본받아 자랑스런 후손으로 잘 살아가는 것 지켜 보시고 늘 기도해 주십시오.
여기 모인 우리 영락의 권속들도 인자했던 장로님의 열정과 품성을 기억하며 교회를 지켜갈 것을 다짐하며 장로님을 마지막 보내드립니다. 장로님 편히 가십시오. 천국에서 다시 뵐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2016년 이월 열아흐렛날
못난 후배장로 안상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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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故 박영희 장로님을 하늘나라로 보내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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