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3-05(금)
 
 본지에서는 3월 개편에 맞춰 9면을 ‘문화’로 기획 했습니다. 지난 호에 게재된 ‘최병학 목사의 문화펼치기’에 이어 이번 호에는 ‘기독교 교양 읽기’를 새롭게 선보입니다. ‘기독교 교양 읽기’는 김길구 부산YMCA 사무총장과 김수성 교수(경성대 신문방송학과 외래교수), 김현호 대표(기쁨의집)가 모여 사회적 이슈 및 교회가 직면한 현실과 과제에 대해 책, 전문가 등을 통해 알아보는 자리입니다. 매회 주제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며, 목회 및 설교에 접목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이 제공될 계획입니다. <편집자 주>
 
 세 남자가 의기투합했다. 〈한국기독신문〉에서 멍석을 깔아준다는 데 어찌 마다하겠는가. 책을 읽고서 허심탄회하게 우리나라 교회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다.
 이 세 남자의 조합이 재미있다. 김길구. 부산YMCA 사무총장. 명실 공히 부산 시민운동의 대표이다. 신학에 청소년지도, 사회복지 등 다양한 공부를 했다. 백양로교회 안수집사다. 이 모임의 좌장이다. 김수성. 경성대 외래교수. 신문기자 생활을 했다. 멀티미디어를 전공했지만, 독서지도사 자격을 따는 등 ‘책읽기와 글쓰기’ 보급에 여생을 걸었다. 교회에 잘 나가지 않아 항상 야단맞는다. 김현호. 기쁨의 집 기독교서점 대표. 엄청난 독서가로서 20년 이상 독서운동을 하고 있다. 책 이야기만 나오면 밤을 새울 기세다. CBS에서 ‘행복한 책읽기’를 8년째 진행. 부산행복한교회 안수집사다.
 지난 3월 13일 저녁 김 사무총장 집무실에 모였다. 선택한 책은 《나이 드는 내가 좋다》였다. 둘러앉자마자 저마다 이야기 한 가닥씩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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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사회’ 진입 - 교회 기로에 서다!
김길구 : 이 책을 읽다 보니, 부산이 광역시 중에서 맨 먼저 ‘고령사회’가 된다는 최근 기사가 기억났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적으로는 65세 이상 비율이 12.7%인데 비해, 부산은 13.98%였습니다. 3월에는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접어든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교회의 고령화는 이보다 좀 더 심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현호 : 그래서 요즘 ‘노년목회’ ‘사별목회’ ‘저출산 고령화사회’와 같은, 노년을 위한 목회 세미나가 많이 열리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아름다운 노년을 준비하도록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죠. [뉴스앤넷, 2014년 6월 25일; 10월 28일; 11일 18일 기사 참조]
김길구 : 이 책도 궁극적으로는 ‘나이 듦을 회피하려고 하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습니다.
김현호 : 교회에서 노인대학을 운영하는 곳이 많습니다. 1주일에 한 번 건강 체조와 특강, 레크리에이션, 외부인사 특강 등을 진행하고 점심을 제공합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자칫 시간 때우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교회가 어르신들에게 시혜(施惠) 차원에서 운영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김수성 : 어르신들이 자존감을 가지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자기도 사회에서 무언가 역할을 하는 주체적인 존재라는 자존감이죠. 그런데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적용하기에 조금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현호 : 맞습니다. 그래서 노인대학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의식을 일깨우고 품위 있는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베풂을 받기보다 베푸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전인적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합니다.
 
#노년층과 젊은이 연결 방안 모색해야
김길구 : 이 책에 어느 교회가 도입한 ‘짝기도’라는 예가 나옵니다. 서로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이지만, 어르신과 10대를 한 사람씩 짝지어 매일 서로를 위해 기도하도록 한 것이죠. 그리고 1년 후 만남의 자리를 가졌더니 어르신과 10대 사이에 진실하고 훈훈한 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교회에서도 도입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아닐까요?
 
김수성 : 현재 우리나라 젊은 층에게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가 인터넷에 너무 의존하는 것입니다. 인터넷이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노년층과 청년층을 기도로 연결함으로써 교회에서부터 인간과 인간의 관계 회복의 중요성을 깨우쳐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은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김현호 : 가톨릭교회에서 하고 있는 대부(代父)·대모(代母) 제도를 도입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부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우리 서점에서 운영하는 독서캠프 중에 ‘이야기 회복’이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동화는 물론이고 사라져가는 우리 옛이야기를 서로 공부하고,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어린이집 등을 방문하여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입니다. 잊혀져가는 옛이야기를 직접 쓰기도 합니다. 참가하는 분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김길구 : 부산YMCA가 운영하는 한 복지관에서 평범한 어르신들의 자서전을 발간하는 사업을 하였습니다. 어르신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구술(口述)하면 젊은 자원봉사자들이 그것을 받아 적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어르신들의 기쁨은 말할 것도 없고, 자원봉사자들도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김현호 : 교회에서도 어르신들이 돌아가면서 서로 살아온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 자녀들에게 전달한다면, 자녀들은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부모들의 인생역정을 깨닫게 되어 존경심이 더해질 것입니다.
 
김수성 : 저는 그동안 어린이주일학교처럼 노인주일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령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이 때, 교회가 적극적으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노인주일학교를 운영한다면 이런 프로그램을 쉽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현호 : 자체적으로 인력을 개발할 수도 있겠죠.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 땅을 떠나기 전에 노년의 지혜를 다 풀어놓고 갈 수 있도록 하는 어르신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독서캠프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주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체험했습니다.
 
#교회가 노년공동체 디딤돌 역할해야
김길구 : 시민운동이라는 측면에서도 이런 경험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얼마 전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하다가 은퇴하는 분이 재직 당시의 경험과 노하우를 젊은 공무원들에게 전수했더니 너무 좋아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투명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도 은퇴한 어르신들의 사회를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큰 작용을 할 것입니다.
 
김현호 :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교회가 홀로된 어르신들의 케어타운(care town)이랄 수 있는 ‘우정공동체’ 같은 것을 설립하는데도 도움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함께 살면서 서로 돕고 말벗도 하고 할 일도 찾는 공동체라 할 수 있죠. 그러면 노년층도 품위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어렵다면 지역의 어르신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수성 : 부산의 경우, 앞으로 7년 후인 2022년쯤이면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가는 것이죠. 현재 직장에서 은퇴하는 나이가 60세를 넘기지 못하는데 비해 평균수명은 80세를 넘어가는 현실에서, 교회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하루 빨리 교회가 대책을 세우고 시스템을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김길구 : 이 책에서는 어르신들이 자기 역할을 찾고, 남을 도우면서 남은 생을 보람차게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스마트 시대에 노년층은 구시대의 유물쯤으로 취급하는 잘못된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의 노노(老老)케어, 홀로된 어르신과 결연사업 추진 등 사목적(司牧的) 역할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된다 하겠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두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다음에는 크리스토퍼 스미스와 존 패티슨이 쓴 《슬로 처치(Slow Church)》(새물결플러스)를 읽고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번역 출간된 책입니다. 수고했습니다. [정리 : 김수성]
 
 
나이 듦…인생의 깊이를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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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나이 드는 내가 좋다》는 나이 드는 것이 서러움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희망을 이야기한다. 노년에 겪게 되는 두려움, 외로움, 상실, 고통, 질병과 죽음의 문제를 주 안에서 힘차게 딛고 새롭게 일어설 것을 주문한다. 저자는 건강을 우상화하면서 수명 연장에만 집착하는 현실을 꼬집으면서, 하나님의 관심은 수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깊이를 더하는데 있음을 강조한다. 인생의 깊이를 더하다! 이보다 귀한 삶이 어디에 있을까?
 저자는 늙는 것도 고통도 슬픔도 다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건강이 나빠지는 가운데서도 모험심을 시험할 줄 알고, 육체적으로는 기꺼이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면서도 젊은이들에게 부족한 지혜를 기꺼이 베푸는 삶을 누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겸손하게 일상에서 맞이하는 작고 아름다운 것에 대해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고통조차도 하나님의 찬양으로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앙금을 씻어버리고, 용서하고 용서받아야 한다. 그러면 이렇게 얻은 평화를 다시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고 슬픔이 덮칠지라도, 슬퍼하지만 말고 다른 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며 새로운 기쁨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면서 끝까지 신뢰하는 것이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그럴 때 죽음도 인간이 겪는 경험의 일부로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저자인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Johann Christoph Arnold)는 기독교 공동체 부르더호프의 목사이자 평화운동가이다. 원제 Rich in Years. 원마루 역. 포이에마. 11,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할아버지의 기도》 레이첼 나오미 레멘 지음 / 문예출판사
《나이 든다는 것》 헨리 나우웬 지음 / 포이에마
《빛 색깔 공기》 김동건 지음 / 대한기독교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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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양 읽기 ①] 디지털 시대에 교회가 노년층의 자존감 세워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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