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1-26(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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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좌담] 기울어진 운동장, 지역에서 청소년사역을 생각한다!

다음세대를 위하여 김길구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오늘은 신년특집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지역에서 청소년사역을 말한다!」는 주제로 청소년관계자들을 모시고 얘기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새해인사와 소망, 그리고 하시는 사역을 소개해 주시죠. 임윤택 하나님의 은총이 온 누리에 가득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분들은 아픈 이야기들은 안 읽고 안 보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외면한다고 사라지는 아픈 현실이 아니기에 직면하여 그들의 아픔을 보고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껏 꿈을 펼치고 날아올라야 하지만 가정 형편과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날개를 접고 있거나 날개를 다쳐 혼자 힘들어 하는 많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사회가 학교가 모든 아파하는 아이들을 품고 사랑하는 한 가족이 되길 기도합니다. 김길구 목사님은 지난 성탄절 사역과 관련된 책을 내셨어요. 부제가 비행(非行)청소년들의 행복한 비행(飛行)을 응원하는 이야기인데. 주신 책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오셨으니 책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임윤택 지난 2014년 봄 둥지청소년회복센터를 시작해 지금까지 170여명의 아이들이 둥지를 거쳐 갔습니다. 이들의 목소리를 담고자 2년 전부터 틈 나는대로 글을 모아 《다시 아빠 해주세요!》란 제목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되 신상이 노출되지 않도록 사건과 내용을 재구성한 현장의 기록입니다. 김길구 주신 책에 ‘사랑하다가 지치지 않도록 함께해 주셔서 감사’ 하다는 글을 보고 울컥했어요. 그동안 청소년사역의 어려움에 대한 감회가 이 한마디에 다 녹아있다고 생각해서죠. 박목사님의 청소년사역도 임목사님의 권유로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박목사님은 현재 목회도 접고 청소년 사역에 전념하고 계시고요… 박용성 새해에도 축복의 통로가 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올 한해는 다음세대를 살리는 사역에 헌신하는 교회와 헌신자들이 많이 일어나게 되길 소망합니다. 저는 작년까지는 부산진구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 1일 자로 구 조례가 개정되어 「부산진구 부전청소년센터」로 이름이 바꿨습니다. 부산진구에서 관리, 감독하고 (사)틴스토리에서는 수탁받아 운영하는 공공 청소년수련시설입니다.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이용시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일을 준비하는 아름다운 청소년’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핵심가치로는 ‘활동, 나눔, 보호/돌봄’을 목표로 청소년 자율 활동과 참여 활동, 그리고 건전육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작년 팬데믹 상황에서도 연간 3만여 명의 지역청소년들이 이용할 만큼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불교단체들이 압도적으로 많아 김길구 오늘의 주제로 들어가 볼까요? 저는 후배들의 간청으로 본의 아니게 청소년단체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부산시 청소년 시설 현황을 알아보니, 예전부터 부산시 관내의 규모가 큰 청소년수련원들이 불교계가 싹쓸이하여 수탁 운용 중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 시설의 종류도 다양해 각 구별로 문화의집, 상담복지센터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그 현황과 원인을 알아보죠. 임윤택 청소년사업은 크게 청소년활동, 보호, 복지로 구분할 수 있고요, 2005년부터는 새로 제정된 청소년활동진흥법에 의해 청소년수련시설 6종류(청소년수련관, 청소년수련원,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특화시설, 청소년야영장, 유스호스텔)와 청소년이용시설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박용성 현재, 부산에는 청소년 활동을 주도하는 청소년수련시설(수련원, 수련관, 문화의 집)이 22개 시설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 시설들은 부산시나 관할구청에서 민간단체에게 위탁운영 중인데, 그중에서 불교 관련 법인이 운영하는 기관은 14개 시설이고, YMCA 3개 시설, 틴스토리 1개 시설, 나머지 시설은 구나 시에서 직영합니다. 청소년 보호를 주도하는 청소년 쉼터는 6개 중에서 두 개 기관을 불교에서 나머지 4개 시설은 신라대학교가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상담 영역을 주도하는 시설은 부산시내에 총 16개 시설 중에서 8개 기관을 불교계에서 운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길구 그런 청소년기관들이 하는 일이 무엇이지요? 임윤택 이용시설인 수련관, 문화의집 등은 지역청소년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시설 등을 갖추고 자유롭게 시설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고요, 문화의 집 프로그램 중에는 지역아동센터와 비슷한 방과후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박용성 최근에는 청소년 상담과 복지를 담당하는 청소년 상담복지센터가 있습니다.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 및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상담·교육·보호·자립지원 등 청소년을 위한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복지지원법을 근거로 설립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청소년 안전망을 운영하는 중심기관으로서 지역사회내 학교, 교육청, 경찰청, 고용노동청, 의료기관, 쉼터 및 복지시설 등 다양한 자원을 연계하여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시설입니다. 김길구 언뜻 드는 생각이 해방 후 미군 등의 원조로 교계는 학교와 복지시설 등의 사업들을 선점함으로써 한국사회발전과 선교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개교회주의에 몰두하여 우리마을의 앞 마당을 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윤택 불교는 그렇지 않아요. 종파와 관련 없이 협력하여 위·수탁을 받을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고, 자신들의 포교 활동에 좋은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회에 대한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도 합니다. 박용성 기독교계는 개교회 중심으로 교회 조직을 운영하는 일 혹은 각 개체교회 중·고등부에만 관심을 가지는 정도에 그칩니다. 따라서 교회는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잃어가고 다음세대 전도에 대한 전략을 세우지 못합니다. 큰 교회 중심으로 혹은 일부 선교단체 중심으로 중·고등학교 학원사역을 진행해 왔으나 그것마저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더 이상 캠퍼스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임윤택 물론 이 기관들이 시설과 인건비 등을 제공 받는 공공재라 특정 종교의 포교활동이라고 단언할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종교의 파워게임으로 보아서도 안 되고요. 다만 국가의 세금이 투입되고, 국가가 추진하는 청소년정책을 반영하는 사업에 참여치 않음으로서 청소년지도자 육성과 정보에 어두워 교회가 스스로 고립되어 교회의 게토화, 사사화(私事化)를 가속화 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고, 교회내 지도는 가능하나 청소년 전문사역의 전문성을 가진 청소년지도자를 육성치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길구 요즘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데요, 사회복지에서 사례관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돈 없는 사람에게 돈만 주는 것이 아니라 유관기관 끼리 서로 협력하여 주거제공, 취업알선, 의료지원은 물론 정신건강관리를 위한 상담 등 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계시스템을 말하는데 교회는 청소년 분야도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연계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있다는 뜻이군요. 교회 담을 넘어 지역목회로 김길구 문제의 심각성을 살펴 보았습니다. 그러면 그 대책은 무엇일까요? 박용성 개교회 중심에서 벗어나 대 사회적인 관심을 가지고, 각자 고군분투하시는 청소년 사역자들의 연합과 연대를 통해 지역사회를 섬기고, 지역사회의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윤택 국가나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시설뿐만 아니라 위기에 선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에 교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저 역시 청소년기에 심하게 방황하며 결국 고등학교마저 짤린 중퇴자로... 밑바닥의 인생을 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이렇게 목사가 되어 청소년사역자로 살아가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이 땅의 모든 교회와 성도들이 주변의 마음이 힘들고 방황하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품어 저와 함께 이 아이들의 큰 아버지, 삼촌, 고모, 이모가 되어 주십시오. 이 사회가 학교가 모든 아파하는 아이들을 품고 사랑하는 한 가족이 되길 기도합니다. 김길구 신년벽두에 기울어진 운동장 지역에서 청소년사역을 생각한다는 제목으로 지역 청소년문제를 다뤄봤습니다. 기존교회가 개교회의 높은 담을 넘어 지역으로 사역터를 넓히는 의식의 변화와 지역의 문제를 교파를 떠나 서로 연합하는 섬김의 자세가 필요함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의 지역사회가 청소년이 행복한 도시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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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아이들을 품을 수 있는 둥지가 되겠습니다”

Q. 둥지청소년회복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매년 10만건에 이르는 소년범죄를 저지르는 소년범들의 대부분은 초범이거나 위반 정도가 경미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가정환경은 저소득층,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으로 보호환경이 열악하거나 보호력에 한계가 있어 재비행할 우려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회복센터는 사법형그룹홈으로 법원에서 처분받은 보호소년들에게 보호환경을 제공하면서 학업과 자립을 돕는 대안공동가정입니다. 청소년회복센터는 가정이 해체되었거나 기능을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여 양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소년들을 부모와 가족을 대신하여 보살피고 훈육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뜻한 가정이라는 기본 환경을 제공함으로 보호소년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치유가 일어나는 회복의 울타리가 됩니다. 지난 2010년부터 천종호 판사에 의해 시작되어 현재 부산 지역 4곳, 경남지역 5개에 이어 전국적으로 총 17개의 센터가 있습니다. 현재 둥지청소년회복센터에는 11명의 여자 보호소년들이 저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Q. ‘둥지 아빠’로 알려져 있으신데, 둥지청소년회복센터를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지요? A. 사단법인 보물상자를 통해 복지사각지역에 있는 위기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던 중, 2013년 소년재판을 담당하던 천종호 판사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비행과 범죄에 노출된 청소년들에 대한 마음을 나누면서 열악한 현실의 민낯을 보게 되었고, 점점 삶의 무게 중심이 비행 소년들에게 기울어져 갔습니다. 당시 부산경남 지역에 10개가 있던 청소년회복센터를 지원하는 일을 하다가, 여자아이들을 위한 운영자가 필요한 상황에 2014년 봄부터 둥지청소년회복센터를 직접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저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기존 4명의 자녀 외에 수많은 딸이 생긴 것입니다. 그것도 평범하거나 모범적이지 않은 말 그대로 범죄 청소년, 위기나 비행을 넘어선 범죄로 소년법정에서 처분을 받은 아이들이 우리집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 것입니다. 10년 전 아내와 저는 넷째를 입양했습니다. 저희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셋만 해도 사실 버거웠을 수 있지만 넷째로 인한 즐거움은 비교할 수 없습니다. 피 한 방울 안 섞였어도 함께 만나서 식탁공동체를 이루면 가족이 됩니다. 저희 넷째는 장기입양하였고, 둥지센터의 아이들은 단기로 입양하여 가족을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가족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가족이 되어 주고, 부모가 되어주는 것일 뿐입니다. Q. 2014년부터 그동안 센터를 거쳐 간 여자 보호소년들은 몇 명입니까? 그 중 기억에 남는 친구가 있으십니까? A. 저는 둥지에서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지난 2014년 봄 둥지청소년회복센터를 시작해 지금까지 170여명의 아이들이 둥지를 거쳐 갔습니다. 대부분은 6개월의 처분 기간 동안 함께 지내지만, 가장 짧게는 1박2일 하룻밤 자고 나서 사라진 아이부터 2년 가까운 긴 시간을 함께 한 아이도 있습니다. 반복된 가출과 절도, 폭행, 사기, 성매매 등 각종 비행에 노출된 아이들부터 떠들썩하게 언론에 보도되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사건의 주인공도 있었습니다. 보호자 없이 보육원에서 성장한 돌아갈 가정이 없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입양가정에서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방황한 아이도, 모르는 가운데 탈선하여 입양부모의 애를 태우는 아이도, 둥지에 들어와서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알게 된 아이도 있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들어온 부모를 따라 중도입국한 외국인 아이도 있었습니다. 정신과의 치료를 요할 만큼 분노조절장애, 행동장애, 자해 등의 문제를 가진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아직 비행청소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린 초등학교 6학년부터 21살의 성인이 되어 자립지원을 해야 할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6개월 처분 기간을 잘 마치고 가정으로 돌아가서 지금도 잘 지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가정으로 돌아갔지만 다시 문제를 일으킨 경우도 있습니다. 이탈과 재비행으로 처분변경이 되어 6호 시설이나 소년원으로 보내진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더 좋은 모습으로 잘 지내며 가끔 찾아오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각기 다른 상황과 사건으로 재판을 통해 저와 둥지를 만나게 되지만 모두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이라는 것은 똑같았습니다. 그리고 나쁜 아이들이 아니라 아픈 아이들이었습니다. 바로 변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은 점점 자라고 있었습니다. Q. 목사님께서 최근 책을 출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그동안 둥지에서 함께 지내온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출퇴근도 없이 24시간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상황에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2년 전부터 틈 나는 대로 하나씩 하나씩 쓰던 글이 모아지게 되고 이렇게 책으로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실제로 일어난 경험한 일을 기록했습니다만 특정 인물로 실제 아이가 노출되지 않도록 사건과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또한 책을 읽으시는 분들이 아이들의 실상을 좀 더 잘 알 수 있도록 가능한대로 아이들의 모습과 목소리를 그대로 생생하게 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하여 소년재판을 받는 아이들의 사건보다는 아이들이 처한 현실이 좀 더 잘 이해되길 바랍니다. 이 아이들이 사건을 저지른 가해자가 아니라 이 사회가 만들어낸 또 다른 피해자이기에 함께 안타까워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흥밋거리가 아닌 우리가 함께 품어가야 할 자녀들의 신음과 한숨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이웃으로 살아가야 할 소외된 아이들의 아픔이 전달되기 바랍니다. 비행청소년들의 이야기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열악한 상황에서 몸부림치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책 제목은 긴 시간 동안 계속 약속을 지키지 않고 실망을 주다가 결국 소년원에 갔던 아이로부터 받은 편지의 내용 중 한 구절입니다. 소년원에 처음 가서 자신의 삶을 비관하며 저를 원망하는 편지를 보내며 절교를 선언했던 아이가 6개월 가까운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아빠해주세요’라며 편지를 보내온 것입니다. 아이들은 춤을 춥니다. 아이들이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며 인생의 춤을 출 때 방황하다가도 불쑥 ‘다시 아빠해주세요’라며 다가옵니다. 그때 우리 어른들이 각 가정에서 학교에서 현장에서 품어낼 수 있는 사랑의 실력이 넓은 품이 되길 기대합니다. Q. 둥지청소년회복센터와 더불어 부산가정법원 소년보호재판 국선보조인으로 활동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국선보조인이 생소한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A. 소년보호사건에서의 보조인은 형사소송에서의 변호인에 해당합니다. 보조인으로서 변호사가 선임된 경우에도 변호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보조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합니다. 보조인은 소년을 위한 변호인으로서 소년사건 절차 전반에 걸쳐 소년에 대한 보조자가 되어 소년의 반성의 정도, 보호자의 보호력과 보호의지, 피해자의 입장과 피해회복, 합의유무 등의 내용을 판사에게 전달하여 적절한 처분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현재 부산가정법원에서는 매주 두 차례 소년보호재판이 열립니다. 재판이 열리는 날은 어떤 가슴시린 사연을 가진 아이들을 만날는지 일찌감치 부터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합니다. 소년법정에서 처분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참혹한 현실, 부모들의 무력감, 안타까움, 탄식과 한숨, 흘러내리는 눈물....... 꿈도 희망도 사라진 것 같은 아이들.... 어떠한 처벌이나 조치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은 기세의 안타까운 현장인 법원에서 목사가 아닌 국선보조인으로 재판받게 될 보호소년을 접견하고 가정환경을 조사해 정상참작 사유 및 적절한 처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판 후에도 정기적인 만남과 상담을 통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후견인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요즘은 설교준비하기 위해 책상에 앉기보다는 아이들과 부모들을 부지런히 만나러 다니고 자료를 정리하고 의견서를 다듬는 일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어떤 분들은 이런 마음 아픈 이야기들은 안 읽고 안 보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외면한다고 사라지는 아픈 현실이 아니기에 직면하여 그들의 아픔을 보고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둥지의 아빠로서 아이들을 계속 사랑하며 품어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마음껏 꿈을 펼치고 날아올라야 할 아이들이 가정 형편과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날개를 접고 있거나 날개를 다쳐 혼자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 날개에 다시 힘을 실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더불어 이제는 날기를 시도할 생각조차 못하도록 둥지를 잃어 방황하는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둥지를 제공하고 날개의 힘을 키워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가정을 제공하고 품을 수 있는 둥지가 되고 큰 꿈을 가지고 비상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습니다. 둥지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함께 비행(⾮⾏)청소년의 아름다운 비행(⾶⾏)을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주변의 마음이 힘들고 방황하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품어 저와 함께 이 아이들의 큰 아버지, 삼촌, 고모, 이모가 되어 주십시오. 이 사회가 학교가 모든 아파하는 아이들을 품고 사랑하는 한 가족이 되길 기도합니다.

CBMC부산총연합회 회장 김현수 장로

Q. CBMC부산총연합회 제27차 정기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되심을 축하 드립니다. 먼저 소감 부탁드립니다. A.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2년여 계속되어 온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었고, 우리 회원들과 지회 또한 힘든 상황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선 조직 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그동안 미루어져 왔던, 전국의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국대회가 부산에서 개최됩니다. 기대가 큰 만큼,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서, 조직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 올리려고 합니다. 이 2가지 목표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Q. 기독실업인회(CBMC)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기독실업인들과 전문직업인들이, 비즈니스 사회의 동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구주이심을 증거하고, 그들의 영적성장을 도와서, 그들도 복음의 증거자로서 일할 수 있도록, 보살피고 이끌어 주는 국제적인 복음단체입니다. 1930년대 대공황 때 미국에서 시작되었고, 한국에서는 6.25동란 때 시작되었습니다. “비즈니스 세계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게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90여개국에서 일터를 통한 하나님 나라의 건설을 위해 사명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 사역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실업인과 전문인들은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Q. CBMC부산총연합회 규모(몇 개 지회와 몇 분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지 )가 궁금합니다. A.부산총연합회 조직은 동.서.남.북 4개연합회와 27개 지회로 구성되어 있고, 현재 500여명의 회원들이 매주 지회별로 조찬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주제가 ‘은혜의 70주년, 여호와께 돌아가자(호세아 6:1~3)’라고 들었습니다. 특별히 이렇게 주제를 정한 이유가 있습니까? A. 2021년은 한국CBMC가 설립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세월, 여러 가지 어려움 가운데도 이 사역이 이어지도록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초심을 잃지 말자는 다짐입니다. Q. CBMC부산총연합회가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해 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총연합회의 주요 사업들을 소개해 주십시오. A. CBMC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행사를 하는 단체가 아닙니다. 일터에서 만나는 동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변화된 그들이 성경적 리더십을 가진 영적비즈니스리더로 육성되어, 궁극적으로는 일터현장에서 성경적 경영을 적용하여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일터변화를 도모하는 것입니다. 모든 행사와 교육, 모임은 회원들이 이와 같은 사역의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독려하고 이끌어 가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구제사업이나, 봉사활동, 사회에서 리더로서 감당해야 할 여러 가지 일들도 포함됩니다. Q. CBMC 한국대회가 내년 부산에서 3년만에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준비되어 가는지 궁금합니다. A. 예기치 않았던 코로나로 인해 2000년에는 한국대회가 열리지 못했고, 올 해는 줌(ZOOM)과 유투브를 이용해서 온라인으로 한국대회가 열렸습니다. 적어도 내년에는 제대로 된 한국대회를 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2년 8/15~17까지 2박3일동안 부산벡스코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부산의 지역특성상 여러 가지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의 편의성과 수려한 주변 환경 때문에, 예년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2년전부터 부산총연합회 전회원이 한마음으로 착실히 준비해 오고 있습니다. Q. 끝으로 CBMC 산하 회원들에게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A. 사랑하는 CBMC부산총연합회 회원 여러분께 당부드립니다. 2022년도 부산총연합회 제일 큰 사업은,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48차 한국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루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 회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합니다. 잘 감당해서 부산총연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새롭게 도전합시다. 기독교는 종교개혁 자체가 도전이었습니다. 기본 사명인 전도와 선교도 도전정신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청교도들이 May Flower호를 탔던 개척정신이 도전정신이며, 신사참배를 거부할 수 있었던 원천이 도전정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이런 도전정신으로, 코로나팬데믹 상황을 잘 극복하고, 내 일터를 더 든든히 세워서,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힘있게 감당하는 회원 모두가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근로‧봉사‧희생 정신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습니다”

Q. 먼저 대림절을 지내고 있는 한국교회 성도님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메시아가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던 이들에게 메시아 그리스도가 친히 동정녀 마리아를 통해 아기 예수로 이 땅에서 오셨습니다. 그는 죄악 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시고 부활 승천하셔서 하나님 우편에 계십니다. 이 기쁨, 이 소망을 함께하시며 믿음으로 준비된 하나님의 사람으로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천국을 사모하는 천국 백성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Q. 오랜만에 뵙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A. 시대가 코로나로 예측불허의 시대였고 특히 모일 수 없는 시대였기에 의식을 개혁하고 인성을 다룬 교육기관인 가나안농군학교는 학생, 공직자, 기업에서 와서 교육을 받았는데, 모일 수가 없었기에 휴업을 해야 했고 해외가나안농군학교도 코로나 때문에 현지인 직원들에게 맡겨놓고 철수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기에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가나안의 정신, 개척을 외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기도하며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보자>고 외치며 뛰고 또 뛰었습니다. 그 결과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Q.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가나안농군학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가나안은 1931년 일제치하에서의 압박과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일가 김용기 장로님께서 황무지를 옥토로 만드는 이상촌운동, 곧, 농촌계몽운동을 시작으로 1962년 가나안농군학교를 설립하여 우리나라의 사회를 변화시키는 최초의 사회교육기관이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새마을 운동의 기초를 만들었고, 생활개선과 의식개혁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루고 선진국으로 우리나라가 발돋음 하는데 앞장선 곳이 가나안농군학교입니다. 지금은 지구촌의 정신빈곤과 생활의 빈곤을 깨우기 위해 UNNGO로 해외15개 학교가 세계가나안운동본부에 소속이 되어 활동하며 가나안의 복민 운동인 개척정신으로 그들을 깨우고 있습니다. Q. 일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라는 교육 이념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청소년, 대학생, 직장인 비기독교인도 많이 찾는 곳이죠? 학교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A. 가나안의 이념인 근로 봉사 희생이 가나안의 개척정신입니다. 개척은 못 쓰는 땅을 쓸모 있는 땅으로, 황무지를 옥토로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으로 말하면 쓸모없는 사람을 쓸모 있는 사람으로, 필요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근로는 곧, 일을 말하는데 일을 떠나서는 성공도 행복도 없다는 말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일을 사랑하지 않고는 가정을 책임질 수도 없고, 자녀들을 제대로 양육할 수도,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도 없고 오히려 이웃의 걱정거리가 되고 맙니다. 그러므로 근로 곧, 일을 주어진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기쁨으로 감당하면 이웃과 나눌 수 있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기에 행복한 인생, 성공한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Q.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인성교육 전인교육을 위해서 계속해서 노력해오고 계신데 최근에 인성, 인간성을 상실한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A. 작금의 시대를 인간성이 상실한 시대라고 말합니다. 나밖에 모르는 시대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봉사하고 희생하는 삶이 가정을 살리고 사회를 살리고 나라를 살리고, 교회를 살리는데 이것이 무너진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서로를 믿지를 못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사고가 팽배해진 세상입니다. 온 사회와 국가가 법으로만 억지로 규제하려 해서는 결코 해결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성을 회복하는데 교육과 훈련을 통해 스스로 할 수 있게 하고 옳고 바르게 사는 길을 찾아줄 때 삶에 소망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Q. 최근 영남가나안농군학교에서 ‘가나안글로벌스쿨’을 출범하였습니다. 글로벌스쿨의 설립 목적은 무엇인지요? A. 각종 지식과 기술을 교육하는 곳은 많지만 우리 사회와 기업들은 인성을 갖춘 사람이 없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정직하고 올바른 인성을 지닌 한 사람이 가정과 사회를 살리는 원동력이 됩니다. 사랑과 희생을 바탕으로 하는 참된 지식인, 뚜렷한 목적과 행동하는 체험에서 나오는 지혜인, 해외가나안농군학교 현장에서의 배움과 봉사를 통한 차별화 된 삶으로 살아가는 글로벌 개척자를 양성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가나안농군학교(영남)는 제가 이미 재단법인으로 설립했기에 어느 개인의 소유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가나안농군학교와 함께하는 이들과 힘을 다해 2022년 한 해 동안 30억 모금운동과 일만원 만구좌 운동을 벌여 역사에 남을 수 있는 가나안글로벌 미션스쿨과 가나안 사이버인성대학원을 세우려고 합니다. 해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Q. 가나안글로벌 스쿨에 대한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참여 방법 및 커리큘럼 등에 대해 궁금합니다. A. 가나안농군학교의 교육이념이 근로 봉사 희생입니다. 대체로 미션대안학교는 신앙과 지식교육에 치중하다보니 세상을 이기고 리더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나안농군학교에서는 근로 곧 일속에 행복이 있고 성공이 있음을 깨닫게 하는 일사랑 교육을 통해 진정한 삶을 아는 리더로, 봉사정신을 통한 나눔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리더로, 희생을 통해 자신이 있는 공동체를 살리고 좋은 관계를 통해 큰 꿈을 꾸는 리더로, 말씀을 통해 어디에서나 필요한 사람이 되는 세계관을 가진 리더로 키우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온전히 말씀을 배우는 말씀교육, 가나안의 개척자로 키우는 리더십교육, 자신의 꿈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지식교육과 비전교육, 해외문화와 국제적 감각을 키우는 세계관교육, 프로젝트 수업으로 협업을 수행하는 4차 산업의 융합교육, 기업가정신으로 인재를 양성하는 의식교육을 함으로 가나안만이 추구하는 인재교육을 하려고 합니다. Q. 목사님께서는 세계가나안농군운동본부 총재로도 섬기고 계신데요, 목사님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A. 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가나안과 함께하며 가나안을 배우는데 40년, 작은 기업가로 40년, 장로 20년, 목사 13년을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위기 때는 자리에서 내려와 현장에서 몸소 뛰면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압니다. 문제들이 도처에서 일어났습니다. 국내가나안농군학교 교육은 코로나로 중단되었고, 해외농군학교는 현지인 직원들에게 맡겨놓고 철수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만나서 의논하고 비대면 온라인으로 교육하고 소통하며 문제들을 풀어갔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50개 해외가나안농군학교를 세우는 꿈을 꾸게 되었고, 국내 가나안농군학교(영남)은 가나안글로벌스쿨과 인성대학원을 세우는 꿈을 구체적으로 꾸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꿈을 주시고 앞에서 이루시기 위해 끌고 가고 계심을 보고 느낍니다. 모든 것이 많은 분들의 기도와 가나안과 함께하는 가나안 식구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Q.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인생의 삶에는 인성이 무너지면 관계가 무너지고 삶의 의미를 상실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의 거울로 나를 돌아보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나를 찾고 바른 삶으로 회복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인생의 성공과 진정한 행복은 나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며 어려운 이웃과 나누며 배려하며 살 때 참 가치가 있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이라는 것을 알고 살아냄으로 모두가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받고 행복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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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관계를 재구성하는 변화의 심리학”

문요한의 《관계를 읽는 시간》- 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바운더리 심리학 -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민이다.”는 초기 심리학자인 아들러의 말처럼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더구나 나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는다면 더욱 더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에 빠져든다. 그렇다고 사회를 등지고 혼자 살아갈 수 없는 노릇이다. 저자는 ‘치유’는 물론 ‘성장’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계발과 상담의 통합에 힘쓰고 있다. 이 책은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자아와 대상의 경계이자 통로인 ‘바운더리’ boundary가 어릴적 애착손상으로 자아 발전과 인간관계의 교류에 영향을 미쳐 자신도 모르게 형성된 미숙한 바운더리의 관계 습관을 보다 더 성숙한 관계의 틀 재구성하는 해법을 제시한다. 인간관계에 미숙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 ◇ 저자소개 ∥문요한 정신과 의사이자 상담과 코칭을 아우르는 퓨전형 카운슬러. 전남의대를 졸업 후 국립서울병원에서 정신과 의사로 재직하였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는 태릉선수촌 인근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면서 국가대표 선발을 앞둔 당시 예비 선수들의 멘탈 트레이닝 방법에 대해 연구하였다. 현재 상담전문 클리닉 「더 나은 삶 정신과」와 성장리더십 및 정신훈련 전문교육기관인 「정신경영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 저서∥《굿바이, 게으름》, 《천개의 문제, 하나의 해답》, 《스스로 살아가는 힘》, 《여행하는 인간》 등이 있다. 더 퀘스트 간 / 2018. 8.10. / 16,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성경 속의 심리학》 / 이재헌 / 장로회신학대학교출판부 《적정심리학 당신이 옳다》 / 정해신 / 해냄 《마음아, 넌 누구니》 / 박상미 / 한국경제신문 “관계를 재구성하는 변화의 심리학”- 바운더리, 건강한 거리두기 - 바운더리, 인간관계의 시작 “바운더리란 인간관계에서 ‘나’와 ‘나 아닌 것’을 구분해주는 자아의 경계이자, 관계의 교류가 일어나는 통로다. 자아의 진짜 모습은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관계 안에서 바운더리라는 형태로 그 실체를 드러낸다.” 심리학의 흐름김길구 오늘은 심리학에 관한 책입니다. 심리학 하면 왠지 교회가 불편하게 생각할 것 같은 선입견이 드는데 왜죠?박영규 우선 다른 학문에 비해 역사도 짧고, 그 출발선에 있던 프로이트를 비롯한 초기심리학자들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요? 종교란 단지 내적, 심리적 과정인 환상에 불과하다고 폄훼했으니까요.김현호 무의식에 억압돼 있던 것을 움직여서 의식으로 나오는 게 하는 프로이트 같은 관점을 정신역동이론이라고 해요. 이를 비판하고 나온 것이 심리학이 학문이 되려면 눈에 안 보이는 무의식 대신 검증 가능한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행동에 주목하자는 것이 행동주의 이론이고요, 이 둘을 다 부정하며, 인간은 스스로 자기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라는 관점에서 인본주의 심리학이 출현합니다.김길구 이러한 분위기에서는 신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을 여지가 좁지요. 1960대에 이르면 분위기가 조금 달라져요. 미국을 중심으로 일반심리학을 수용하면서 목회신학을 연구하기 시작하는데, 그 배경에는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인지심리학의 영향이 컸습니다. 박영규 지금은 과학의 발달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인간의 뇌를 통하여 심리를 스캔하여 마음→뇌(머리)→신경세포, 신경전달 물질 등으로 전달되는 생물학적 시스템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김현호 실제 목회현장에서 심리학을 적용하려는 분들도 많아요. 이제는 일반화 된 C.G.융의 심리유형론을 근거로 만든 MBTI를 활용하기도 하고요. 신앙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그 마음과 생각을 배워가는 과정이라면 하나님은 성서 속 사람들의 인생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시니 인간에 대하여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하여 더 깊이 알려는 것은 자연스런 것이죠. 고슴도치 딜레마 - 관계의 심리학김길구 오늘은 서론이 길었습니다. 이 책은 기독교 서적은 아닙니다. 정신과 의사로 매스컴에 많이 알려진 문요한의 《관계를 읽는 시간》이라는 책을 가지고 얘기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어려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을 읽은 느낌은? 박영규 건강한 대인관계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 같아요. 알면 알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니까요.김현호 우리 사회가 과거에 비해 경제적으로 나아졌지만 마음은 피폐해지고 그로 인한 인간관계는 더 메말라 가는 느낌이 들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란 책이 떠올랐어요. 인간본성의 메카니즘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유익한 책입니다. 김길구 본서의 제목이 《관계를 읽는 시간》이고 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바운더리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어요. 인간관계의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상관계심리학이나 자기심리학 등과 연계해서 얘기하면 좋겠네요.박영규 이 책은 우리가 잘 아는 고슴도치 딜레마에 대한 원인과 해법의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너무 가까이 하면 서로 찌르고 찔리니 아프고, 그것이 두려워 거리를 두면 서로의 온기를 느낄 수 없으니 서로에게 찌르지도, 찔리지도 않는 ‘접근’과 ‘회피’의 건강한 적정 거리를 두자는 저자의 주장을 자아의 경계이자 관계의 통로인 ‘바운더리’ 개념으로 풀었습니다.김현호 저자는 우선 관계가 깨어질 때 흔히 하는 얘기로 ‘내 맘 같지 않다’며 투정을 부리는사람의 그 이면에는 “내가 너에게 얼마나 잘해줬는데 … 너는 뭐니~”하는 보상심리가 자리하고 있어 관계가 먼 사람보다는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받기 쉽다고 지적합니다. 관계의 재구성 - 자기결정권김길구 그럼 건강한 관계는 어떤 것인지 알아보죠. 첫째는 ‘나와 상대가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진 개별적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김현호 두 번째는 자신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의 마음에 대한 관심을 두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마음을 헤아리는 대화를 하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자신의 주장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라고 조언합니다. 박영규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자아와 대상과의 경계이자 통로인 바운더리라는 개념으로 얘기하는데, 자신을 보호할 만큼 충분히 튼튼하되 동시에 다른 사람과 친밀하게 지낼 수 있을 만큼 개방적인 바운더리가 필요한데, 건강한 사람은 내적상태를 반영해서 외부로 표현하지만, 건강치 못한 사람은 내적상태와 외적표현이 크게 어긋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김길구 저자는 「자기결정권」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남의 눈치를 너무 보는 타인중심적 태도나 관계에 연연하는 관계중심적 태도를 버리고 스스로 살아가라는 것이지요.김현호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인간관계를 잘못하는 사람들은 어릴 때의 ‘애착손상’과 관련이 있는데, 그 시기에 대상을 동일하게 지각하는 능력인 대상항상성이 형성되어 혼자 있는 능력, 좌절과 불안을 다독일 수 있는 정서조절 능력, 자기 욕구에 기반한 자기 세계를 구축하는 능력을 가집니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과분화된 자아-경직된 바운더리로 나타나거나 미분화된 자아-희미한 바운더리 형태로 나타나 커서도 대인관계가 어렵다는 것입니다.박영규 아이는 태어나 엄마와 가족 등을 통해서 나, 너, 우리라는 관계를 통하여 심리학에서 말하는 ‘기본믿음’을 익혀가는데 이 과정이 순탄치 않으면, 애착손상으로 자아발달의 왜곡과 인간관계의 문제로 방어기재가 발동하여 커서도 요청의 거절과 존재의 거절을 구분 못 하는 순응형, 공존의존과 상호의존을 구분 못하는 돌봄형, 불신으로 인한 방어형, 병적인 자기애인 지배형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어릴 적 기억이 마음의 문신처럼 새겨져 우리의 마음을 지배한다는 것입니다.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알아야 할 대목입니다. 바운더리를 세우는 자기표현 훈련김길구 책 속에서 가슴에 와 닿는 대목 하나씩 말해보지요. 저는 “건강한 자기세계를 가진 이들은 ‘지금’ 행복할 수 있다. 행위의 보상이나 결과에 상관없이 그 행위자체가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을 라틴어로 오티움(Otium)이라고 한다.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인 여가’를 뜻한다. 오티움은 내일이 아닌 오늘의 행복이며, 기쁨과 의미를 주는 진정한 행복이다. 자기세계를 세우고 그곳을 걸어 나갈 때 우리는 자아와 관계의 균형을 맞춰 갈 수 있다.”박영규 “영어 frank와 honest라는 둘 다 ‘솔직한’이란 뜻을 가진 단어이다. frank는 때로는 남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거친 솔직함이다. 그에 비해 honest는 상대의 기분을 고려한 부드러운 솔직함이다. 거친 솔직함에는 없는 상대에 대한 판단이 중심이 아니라 나의 마음이나 상황을 표현하되 이성과 감성이 연결되어 말하는 것이다.” 김현호 저는 칼림 지브란의 시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를 춤추게 하라’입니다. 김현호 끝으로 저자는 끝으로 건강한 자기표현은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한 4단계 훈련을 소개했는데, 자동적인 반응을 멈추는 P(pause), 감정과 욕구, 책임을 자각 A(awareness)하고, 안팎의 상황을 파악 C(control)한 뒤 솔직하지만 절제된 표현 E(expression)을 하라고 권합니다.박영규 이런 훈련을 통하여 감성과 이성의 균형있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재구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길구 새해에는 암투병 중인 이어령의 삶과 죽음에 대한 라스트 인터뷰 열림원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 김길구 】

[기독교인문학] 거룩한 분별력과 명확한 통찰력으로 교회의 위기 극복해야

홍석진의 《시선》- 세상을 향한 따뜻한 통찰 - 보수교단의 중견교회 목회자인 저자가 그동안 한국기독신문에 게재한 시사컬럼을 발췌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은 사회비평 에세이이다. 어거스틴을 전공한 저자답게 “글은 단지 소통의 필요를 채우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되며 영혼을 살찌우는 유익함이 있어야 한다”는 어거스틴의 수사학에 부합하는 글이라는 은사 문병호 교수의 평대로 시대와 공감하는 시의적절한 예화와 원전에 대한 해박함, 법대 출신다운 날카로움과 정연한 논리, 무엇보다 군더더기 없는 정갈한 글솜씨가 읽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편을 갈라야 속이 풀리는 이 세태에 양심과 성서의 가르침 따라 어느 한쪽의 진영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그의 시선은 교회를 넘어 우리 사회의 작은 이들을 향하고 있다. ◇ 저자소개 ∥홍석진 목사 부산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학교 법괴대학에서 공법을 전공했다. 사법, 행정, 외무고시를 준비 중 척추 뼈가 터져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주님의 강권의 힘에 굴복, 뒤늦게 총신신학대학원에 입학,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저자는 대전 서문교회와 부산 사랑의 교회를 거쳐 현재 온천제일교회의 담임목사로 재직 중이다. 목회 기간 중 세상과 소통하기 위하여 매주 주보에 칼럼을 쓰기 시작, 호응을 얻으면서 교계신문의 칼럼리스트로 이어졌다. 출판사의 간곡한 요청으로 출간된 이 책 《시선》은 저자의 첫 저서이다. 프로테스탄트“우리는 먼저 스스로에게 항의해야 합니다. 혹시 잘못 걸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부지불식 간에 본질에서 멀어져 버린 것은 아닌가, 성경에 투사하여 자문해 보고 고칠 부분이 있으면 과감하게 고쳐서 다시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개혁주의의 본령입니다.” 사회비평에세이김길구 이 책은 한국기독신문에 게재된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칼럼 중에서 뽑은 50편의 칼럼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책표지에는 ‘목사가 쓴 사회비평에세이’라는 소제목이 우선 눈길을 끕니다. 읽고 놀란 것은 중견교회 목회자가 성경 원어부터 자크 라캉, 칼 폴라니 같은 사상가들을 넘나드는 박학다식함 때문입니다. 독서의 폭과 깊이를 가름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김현호 저도 복음주의 목회자들이 인문학적 글이나 설교에 약해 사회와 소통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그 편견을 깬 책이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홍석진 우여곡절 끝에 목회를 결심하고 다시 만난 주님을 접하곤 기존의 인간과 사회, 그리고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마치 색깔 있는 안경을 쓴듯한 느낌? 새로운 시선 말입니다. 이런 관점을 한 길가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생각을 주보와 신문에 썼는데, 책으로 이어질 줄 몰랐습니다. 이 책을 읽고 단 한 분이라도 주님 안에서 거룩한 분별력과 명확한 통찰력, 그리고 새로운 혜안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김길구 아무리 에세이라 해도 사회비평이라면, 우선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해야 하고 개개인의 삶의 모습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역사적 과정에 대한 관계적, 구조적인 종합적 사고가 필요할 텐데‥ 글을 쓸 때 어떤 기준으로 쓰나요?김현호 우리 사회가 극심한 진영논리에 빠져있잖아요? 그 관점에서 본다면 저자가 바라보는 시선은 중립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홍석진 우선 저는 이 방면의 전문가가 아닙니다. 말씀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는 목회자예요. 교회와 세상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을 극복해야지요. 그래서 제가 느낀 세상을 글을 통해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같은 사물을 바라볼 때도 저마다의 시선이 다르겠지요. 저의 글쓰기 작업은 우선 양쪽의 입장을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게 소개하고, 과연 성경 원문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를 판단한 후 글쓰기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교회의 오적(五賊)김길구 그럼 본문 속으로 들어가 보지요. 시인 김지하의 시 제목을 딴 한국교회의 오적을 얘기했는데 한국 교회가 세상을 논하기에 앞서 자성의 뜻으로 우리 문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보죠? 교계의 오적이 무엇인지?홍석진 편의상 오적을 ABCDE로 구분했어요. 우선 부재(Absence)의 문제입니다. 성서 텍스트 해석 부재, 공시적인 통찰력의 부재, 통시적인 역사의식의 부재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후자의 두 가지가 젊은이들이 교회로부터 멀어지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독재(Bonapartisme)입니다. 권위적인 목회자와 조직, 그리고 우매한 평신도들의 맹종이 어우러진 결과입니다. 셋째는 상업주의(Commercial)입니다. 한국교회는 경건이 아닌 「돈」에 물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넷째는 이원론(Dualism)입니다. 교회와 일상을 구별하는 이중적인 삶이죠. 마지막으로 이기주의(Egoism)입니다. 우리집 뒷마당은 안된다는 님비(NIMBY)현상을 넘어 우리 교회만 아니면 된다는 개교회주의인 님시(NIMCY)현상으로 인해 교회가 위기에 처했지요.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차별금지법에 관하여김길구 살기가 각박해져서 그런지 혐오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지구촌의 중요한 화두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기독교와 혐오 일견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역사를 돌이켜보면 혐오를 자양분으로 성장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혐오의 늪에 빠진 한국 교회’라는 분들도 계십니다. 본문 중에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언급도 있는데‥김현호 묻지마 반대를 외치는 우리 지역 교계의 풍토에서 이런 주장은 의외인데요?홍석진 저의 주장은 단순합니다. 한자 모순(矛盾)처럼 논리의 모순이죠. 교계의 주장은 “우리는 차별주의자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 이런 논리로 우리 교회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면서, 동시에 차별금지법에 대해 반대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잖아요. 성경은 차별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주님은 막힌 담을 허무신 분이시니까요. 아젠다 설정을 다시 해야 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국가김현호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사회는 분명 다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대응을 잘한 편인데, 앞으로의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홍석진 우리는 팬데믹의 상황 속에서 희미하게나마 그에 대한 답을 얻었다고 봅니다. 첫째, 민주주의적 가치와 절차를 존중하는 나라가 살아남고 발전하리라고 봅니다. 둘째, 형평과 선을 실천하는 나라가 살아남고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형평과 선은 국제법상의 원칙입니다. 창18:19의 하나님 나라의 핵심 원리인 ‘의와 공도’와 무관치 않습니다. 성경은 나그네와 이방인, 고아와 과부, 가난한 잔에 대한 돌봄과 배려를 ‘공의와 정의’라고 부릅니다. 이 원리가 잘 작동되는 나라는 흥하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쇠퇴하리라고 봐요. 셋째는 신뢰를 소중히 여기는 나라는 틀림없이 생존하고 발전합니다. ‘포노사피언스’ 세대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 나라와 비밀주의로 은폐와 조작을 일삼는 나라와는 신뢰면에서 차이가 있겠죠. 신뢰지수가 국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죠. 환경은 교회 본연의 사명김현호 이 책의 내용 중 공감 가는 것 중에 하나는 환경문제에 대한 교회의 대응에 대한 것인데요? 요즘 이상기후에 대한 위기의식이 예전에 비해 많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가 우리가 피부로 느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는 방증이겠죠?김길구 2019년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멸망의 위기 앞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세계 정상들에게 경종을 울린 당시 16세의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눈물어린 UN기후행동정상회의의 연설은 인류의 대홍수를 예언한 성경의 인물 노아를 빗대 ‘노아방주급 예언’으로 회자 되고 있습니다.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홍석진 하나님이 주신 창조세계의 모습을 간직하는 일은 교회의 당연한 일입니다. 우선 기후위기를 보는 시선의 차이가 문제입니다. 인류생존의 문제이지, 좌·우 진영의 이념적 문제가 아닌데, 환경문제를 얘기하면 좌파라는 딱지를 부치는 것이 문제예요. 저희 교회가 지금 건축 중이잖아요? 생태적인 교회로 살기 위해서 세 가지를 제안했어요. 첫째는 교회 십자가 색을 붉은 것이 아닌 초록십자가로 하자, 두번째는 지붕을 태양열 집열판으로 하자. 세 번째가 교회 용수를 빗물재순환 분리시스템으로 하자는 것이었는데, 이러 저런 현실적인 이유로 무산되고 말았죠. 아쉽지요. 김길구 길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만, 저자의 진리에 대한 갈구와 복음의 진정성을 느끼기에는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매 주제 하나 하나가 여운을 주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책들을 기대해도 좋을 것 깉습니다. 다음 호에는 꽤 알려진 분이죠? 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바운더리 심리학’의 저자 정신과 의사인 문요한의 《관계를 읽는 시간》을 가지고 얘기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기독교교양읽기]“우리는 모두 주님 앞에 서 있습니다”

김응교의《손 모 아》 -시련 앞에서의 시 이야기- 기도하는 손의 모습을 책 제목으로 하였다. 저자 김응교 시인 겸 평론가는 활발한 매스컴 활동으로 대중에게 친근한 문학인이다. 기독교문학을 포함하여 문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그가 2016년 겨울 KBS국제부 라디오에서 북한에 보내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소개된 시편과 2017년 《월간 목회와 신학》 세계기도시에 연재한 내용 중 팬데믹 시대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하여 수정 보완하여 엮은 시 해설서이다. 츠빙글리로부터 기형도, 칼 바르트, 릴케, 까뮈, 윤동주, 디킨스, 톨스토이 등 국내외의 유명 문학인과 종교인 등 50여 편의 시편들이 수록되었다. 중학교 졸업식 때 저금통을 깨 기타를 사줬던 저자의 누이가 팬데믹 기간 중에 죽은 개인사도 있어 질병과 슬픔 앞에서란 부제가 더 공감이 간다. 늦가을, 시가 그리운 교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 저자소개 ∥김응교 시인, 문학평론가 문학과 종교는 본래 하나로 출발했다고 믿고 있는 저자는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분단시대에 시 발표를 시작으로 1990년 한길문학 신인상을 받았다. 1991년 《풍자시, 약자의 리얼리즘》을 실천문학에 발표하면서 평론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1996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하였고, 1998년 와세다대학 객원교수로 10년간 강의하였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로 있으며, 트위터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 저서∥ 《씨앗/통조림과 평론집 한일쿨투라》, 《한국시와 사회적 상상력》, 《박두진의 상상력 연구》등 많은 저술이 있으며, 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비아토르 간 / 2021. 5.25. / 16,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그늘-문학과 숨은 신》 / 김응교 / 새물결플러스 《처럼-시로 만나는 윤동주》 / 김응교 / 문학동네 《곁으로- 문학의 공간》 / 김응교 / 새물결플러스 #기도는? “기도(祈禱)는 첫째 ‘나’를 잘라내는 영적인 도끼질이다. 내 정욕과 욕망과 고집을 쳐내는 대화의 시간이다. 둘째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깨닫게 해 달라는 말씀을 듣는 시간이다. 셋째 그 힘으로 노력하며 살겠다고 다짐하고 고백하는 시간이다.” 김길구 휴가가 예상보다 길어졌네요. 그 사이 박 관장께서는 제8대 부산복지개발원장에 취임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공직에 있어 바쁘실 텐데 이 코너를 계속하기로 하셨습니다. 참가자들의 자원하는 마음이 이 코너가 장수하는 비결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인사 한마디~ 박영규 복지개발원은 부산광역시의 사회복지정책개발과 시민에 대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증진시키는 일을 하는 기관입니다. 시민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현호 3개월을 쉬었다 다시 시작하려니 새로운 느낌이네요. 심기일전해서 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팬데믹 시대의 성찰과 위로의 메시지 김길구 오늘은 계절에 어울리는 가벼운 주제로 정했습니다. 흔히들 가을을 사색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이번 호에는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인 김응교의 《손모아》로 정했습니다. 이 책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죠? 김현호 요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매스컴들이 팬데믹 소식을 우선해서 다루잖아요? 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는 저명한 분들의 기도문과 시편 등 50여 편을 묶어 해설한 책입니다. 박영규 그동안 코로나19는 많은 신조어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코로나 블루’는 우울한 일상을 표현하며, ‘코로나 레드’는 장기화에 따른 분노를, 그리고 분노를 넘어 폭발해 버린 현대인들의 심리상태를 ‘코로나 블랙’이라고 한다더군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인데요. ‘질병과 슬픔 앞에서’라는 부제가 상징하듯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고난에 대한 깊은 성찰과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김길구 저도 다양한 저자의 이력 그리고 시에 대한 해제까지 있어 한편 한편이 많은 것을 생각게 하여 오랜만에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월별로 4~5편씩 구성되어 있는 50여 편의 전 작품을 다 다룰 순 없고 오늘은 가을 편을 중심으로 몇 편만 소개해 보지요. 저는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마지막 시가 여운에 남습니다. 「(중략) 아버지여, 생명의 근원이시여, 우주의 영이시여, 생명의 근원이시여, 날 도와주소서. 내 인생의 마지막 며칠, 마지막 몇 시간이라도 당신에게 봉사하며 당신만 바라보며 살 수 있도록 날 도와주소서」 이 시를 읊조리다 보면 생의 마지막을 시골의 작은 역에서 객사한 노 사상가가 떠오릅니다. 그 무엇이 이 거인을 거리에서 헤매게 하였을까? 기성교회를 거부하고, 그가 배회하며 그토록 찾으려고 했던 것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궁금했는데, 이 시를 보고 깨닫게 되었어요. 우리 교계도 거목들의 마지막 모습이 구도자로 보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마지막 며칠, 몇 시간이라도 하나님을 바라보고 봉사하겠다는 거인의 간절함이 우리를 숙연케 합니다. 김현호 그의 일대기를 보면 유서 깊은 백작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군복무 중인 24살에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는데, 당시만 해도 그는 권위와 폭력에 길들여 있었고, 40대까지 방탕한 생활을 했어요. 결혼 후 그의 대표작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등을 통해서 명성도 얻었지만, 그의 인생관이 바뀐 것은 그의 나이 42세 때 시작해 50세에 마친 안나 카레리라 집필 시기인 8년여의 기간이라고 해요. 국가와 권력과 종교에 대한 깊은 회의로 자살을 생각했을 정도의 고뇌 끝에 50대에 이르러 그는 회심하게 되었고 58세 때 ≪바보 이반≫이란 작품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박영규 이 단편에서 톨스토이의 분신인 바보 이반은 톨스토이의 좌우명을 그대로 실천합니다. 영리한 사람들은 손으로 일하지 않는다는 악마의 유혹에 “손과 등은 일하라고 주어진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반처럼 우직한 바보들이 모인 나라야말로 누구도 정복할 수 없는 건강한 나라라고 말합니다. 농노해방운동에도 기여한 그는 기독교인의 실천적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잘 보여 주고 있어요. 김길구 저자의 전작인 ≪그늘≫을 보면 톨스토이는 헨리 조지가 쓴 베스트셀러 ≪진보와 빈곤≫이란 책을 읽고 큰 영감을 받습니다. 그 결과 당시의 농노제도에 가까운 토지제도를 신랄히 비판합니다. 헨리 조지의 토지 사상을 건너뛰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그의 대표작 ≪부활≫에 서 “땅은 사람의 소유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것입니다.”라는 것을 보면서 이 시대 젊은이들의 좌절과 ‘대장동 사건’으로 시끄러운 우리나라를 보면서 톨스토이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요? #선한 힘들에 관하여 김현호 지난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제일 많이 읽힌 책은 알베르트 카뮈의 <페스트 La Peste>라는 소설이라고 하는데, 저는 기도문에 실린 네 명의 인물에 주목하는데 도그마에 싸인 교리의 기독교와 부조리한 세계에 맞서 예수의 삶과 변혁적 기독교에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졌던 인물들이죠. 의사 리유, 반항하는 인물 장타루, 성실한 임시직 공무원 그랑, 참혹한 현실 속에서 새롭게 깨달은 인물, 기자 랑베르를 통해 이상적인 ‘선한 사마리아인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김길구 책에는 널리 알려진 곡들의 일화를 소개 하고 있는데, 디트리히 본회퍼의 기도문 <그 선한 힘들에 관하여>이 가스펠 <선한 능력으로>로 번안되어 교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독재자 히틀러 암살운동에 가담한 죄목으로 체포된 후 수감, 종전을 코앞에 두고 1945년 4월 9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 죽음을 예감하고 그의 약혼자에게 전한 편지에 쓰인 기도문으로 그의 마지막 유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0년 작곡가 지그프리 트피치가 곡을 붙인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마틴 루터의 ‘내 주는 강한 성이요’라는 찬송가 못지않은 감동을 느끼곤 합니다. 전편에 흐르는 신앙의 확신과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던,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잔혹한 낙관주의’가 가슴을 여미게 합니다. 박영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슈렉>에 삽입되어 화제가 된 곡이며, 2008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과 2010년에는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던 2016년 82세로 작고한 캐나다의 다재다능한 시인이자 싱어송 라이터, 배우인 레너드 코헨의 중독성이 강한 노래 <할렐루야>에 대한 얘기도 흥미로운데, 다윗과 밧세바의 금지된 사랑을 노래한 곡인데, 가사가 많은 것을 생각케 합니다. 「(중략) 사랑은 승리의 행진이 아니야 사랑은 차가운 것 사랑이란 부서진 할렐루야~」나 「그래서 내가 사랑으로부터 배운 것은 그대보다 총을 빨리 뽑는 사람을 먼저 쏘는 방법이었죠」라는 노랫말이 부서질 줄 알면서도 사랑하고 욕망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와 성서기자의 한 인간의 실수를 눈감지 않고 굳이 다윗의 아내가 아닌 우리아의 아내로 표현한 강직한 역사관, 그리고 부정한 가계에서 태어날 수밖에 없었던 예수의 피할 수 없는 운명 등의 얘기가 흥미롭게 이어집니다. 김길구 50여 편을 다 들려드리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한편 한편이 다 귀한 글들 입니다. 이 짧은 가을날 독서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호에는 도서출판 엠마우스에서 펴낸 홍석진 목사의 세상을 향한 따뜻한 통찰 《시선》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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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종교적 판타지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종교와 판타지 영화 극장이나 OTT 서비스를 통해 보는 일반적인 드라마들은 상상력이 동원된 상업예술이다. 가장 높은 상상력과 상업성이 결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장르가 판타지이며, 종교가 지닌 초월성이 드러난 영화들은 일반적으로 판타지(fantasy) 장르로 분류되고 있다. 신이나 악마, 귀신, 요정, 마법, 기적, 영혼 그리고 천국과 지옥, 구원에 대한 묘사가 영화를 끌어가는 이야기의 중심이 되거나 중요 소재로 등장할 때 현대인들은 이를 판타지로 부르고 있다. 이 안에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세상의 현실과 다르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나 워쇼스키 자매(원래 ‘워쇼스키 형제’ 감독으로 알려졌으나 성전환 수술 후 이들은 자매 감독이 되었다) 감독의 <매트릭스> 시리즈는 종교적 비유와 은유 그리고 상징들을 풍부하게 사용한 판타지 영화의 전형이다. 2021년 11월에 연상호 감독이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인 6부작 드라마 <지옥> 또한 지옥의 사자가 현실 세계에서 죄인을 심판하는 등 종교적 표현이 생생히 살아있는 판타지 장르에 해당한다. <반지의 제왕>이 ‘신화적 판타지’라면 <매트릭스>는 ‘SF 판타지’이며 <지옥>은 판타지 드라마로 보다 세분화 시킬 수 있다. C.S.루이스의 원작 동화를 바탕으로 만든 <나니아 연대기> 영화 시리즈 역시 기독교의 상징과 은유가 짙게 깔린 ‘아동 판타지’ 혹은 ‘가족 판타지’ 영화로 불리운다. 최첨단 컴퓨터 문명으로 둘러싸인 세속적인 사회에서 종교가 지닌 초자연적 이미지와 상징으로 무장한 판타지 영화의 흥행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즉 영화를 통해 종교의 이미지를 보는 관객과 사회는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종교가 스크린 위에 등장할 때 판타지 장르를 통해 종교성이 깊이 깔린 주제를 표현하는 영화에 대한 종교학자들의 태도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종교가 대중의 무대 위에 등장한다는 것은 곧 그 종교의 쇠락 또는 소멸을 뜻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사도 바울이 아덴에서 보았던 많은 그리스의 우상들(행17장)은 신화와 연극무대 위에 등장할 뿐 지금은 사라져버렸다. 북유럽의 주신(主神) 오딘(Odin)과 토르(Thor)는 온라인 게임과 넷플릭스 드라마 제목인 라그나로크(Ragnarok)로 부활했지만, 인간의 경배를 받는 거룩한 신성을 가진 존재로서 신앙하는 사람은 없다. 1980년대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무당으로 알려진 김금화 만신이 한미수교 100주년기념사업 문화사절단에 포함되어 굿을 한국 전통무용의 하나로 미국에서 공연했을 때 종교학자들은 무교의 소멸을 예단하기도 했다. 굿이 한이 맺히거나 복을 비는 사람들을 참여시키기보다는 입장료를 받고 즐기는 구경거리가 되었다는 것은 그 종교가 성(聖)스러움의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금화는 그 뒤로 뉴욕 링컨센터 공연 등 세계적인 무대 위에 올라섰고 대동굿을 통해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인정받기도 했다. 무대 위에 등장하는 종교에 대한 또 다른 입장은 앞과는 정반대로 종교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고 내부 신앙인의 결속력을 강화시킨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아데네 시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었던 그리스 연극들이 신들을 향한 제의로부터 나왔고, 기독교 영화와 성경의 내용을 담은 뮤지컬들이 신앙인들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강화시키는데 한몫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화선교의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이를 보여준다. 무교의 경우 무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예술공연의 형식으로 시연될 때마다 사람을 모으고 또한 무당을 찾는 단골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사회적 인정을 받는 것에 대한 증거로 보는 시각이다. 지옥과 메시아를 다룬 판타지 영화들의 등장 판타지 영화에 등장하는 종교적 이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 제작자의 의도와 관객의 시선이 어떠한지를 먼저 파악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상업적인 영화에서 종교적 이미지나 상징의 사용은 해당 종교를 위한 것이기보다는 관심을 끌고 그럴듯한 이야기 전개를 위한 도구에 불과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객은 상업적 의도와 상관없이 자신의 세계관에 맞춰 의미있는 해석을 내놓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매트릭스> 처음 개봉되었을 때 기독교와 불교계에서는 저마다 <매트릭스>를 자신의 신앙적 전통을 반영하는 영화라는 상반된 해석을 내놓은 일이 있었다. <매트릭스> 시리즈가 보여주는 이 세상을 창조한 존재의 설정과 인간의 위기, 그리고 인간을 구원할 메시아의 출현이란 구도는 성경의 흐름과 상당히 유사하다. 메시아의 출현을 예언한 오라클이 등장하고 예수의 사역을 준비한 세례 요한과 같은 역할로서 모피어스가 존재한다. 이번에 개봉된 <매트릭스-리저렉션>(The Matrix Resurrections)은 이전 시리즈의 내용을 그대로 이어받아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제목 자체에서부터 네오의 부활을 설정함으로써 이 영화가 성경의 메시아 사상을 일부 패러디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나 흥미로운 사실은 불교계에서도 영화 <매트릭스>를 불교의 철학이 담긴 자신의 영화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매트릭스>를 끌고 나가는 가장 중요한 요체인 가상의 공간에서 실제처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바로 이 점이야말로 불교가 그토록 주장하는 공(空)의 세계를 가르쳐주는 것이란 해석이다. 공이란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뜻하지만, 이 세상의 바른 모습이고 사람들은 세상이 공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눈에 보이는 세계(色)에 너무 집착해있기 때문이란 것이 <매트릭스>에 대한 불교적 해석이다.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가 불교의 지옥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켰다면, 연상호 감독의 <지옥>은 기독교 계열의 사이비 종교에서 말하는 지옥에 가깝다. 흥미롭게도 두 작품 모두 웹툰이 원작이다. <지옥>은 죄인에게 내리는 초월적 존재의 죽음에 대한 고지가 이루어지고 예정된 시간에 나타나 죄인을 찢고 불태워 죽이는 초자연적 존재를 등장시킨다. 또한 이것을 ‘시연’이란 이름으로 생중계하며 회개와 심판을 강조하는 ‘새진리회’라는 사이비 집단과 죄인의 신상을 털고 린치를 가하는 ‘화살촉’이라는 이름의 강성 집단을 묘사하는 방식은 최첨단 디지털 문명 속에 사는 종교인들의 교활함과 물질세계를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현대인 모두의 어리석음을 비판하는 우화로도 읽혀질 수 있다. 지옥과 심판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는 한편 이를 시연하는 댓가로 금전을 제공하고 사람을 규합하는 등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새진리회의 모습은 정통 교회가 아닌 이단의 모습을 연상시켜서 그나마 다행이다. 종교적 판타지를 보는 사회의 의미 <지옥>과 <매트릭스>와 같은 종교적 이미지와 은유가 살아있는 영화들을 즐겨보는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무종교인 혹은 무신론자들이 다수인 사회란 점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한국갤럽이 최근에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 조사에 따르면 무종교인의 비율이 1984년 첫 조사 이후 처음으로 60%를 넘었음을 알 수 있다. <표>한국갤럽의 ‘'한국인의 종교’ 2021년 조사(%) *그 외의 다른 종교: 1984년 3%, 1989년 2%, 19972004년 1%, 그 이후는 1% 미만. 한국갤럽은 무종교인 비율이 증가한 결정적 원인을 청년들의 종교인구가 감소한 데서 찾아냈다. 2004년 조사를 할 당시 20대 종교인구는 45%였는데, 2014년에는 31%, 2021년에는 22%로 조사되었다. 15년 만에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전통적 가치관으로부터 벗어나 물질의 풍요로움과 세속적 문화에 세례를 받고 자란 청년들은 뜻밖에도 판타지에 익숙하다. 인기있는 온라인 게임의 이미지와 스토리는 신화나 종교적 성격을 가진 판타지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청년 세대는 판타지 게임에 매일 빠져들고 있지 않은가! 교회와 예배에 관심 없는 현대인들이 지옥, 영혼, 심판, 부활과 같은 초월적인 주제를 다루는 영화를 본다는 사실은 적어도 두 가지의 해석을 필요로 한다. 첫째 그들은 무종교의 세계관을 가진 사람으로써 영화의 종교적 메타포에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고 다만 판타지 영화에 등장하는 원초적 액션과 새로운 이미지에만 관심을 두고 있을 뿐이라는 해석이다. <매트릭스>의 네오가 예수를 모형으로 삼았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았고, 다만 중국 무협지에 나올법한 액션이 재미있어서 본다는 뜻이다. 다른 한 가지는 인간이 가진 원초적 종교성 혹은 영적인 욕구를 교회가 아닌 판타지 영화를 통해서 해소하고 만족을 얻으려는 태도가 이 같은 현상을 낳았다고 보는 해석이다. 한 교회의 교인으로서 교리를 지키며 신앙생활을 하는 일에는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잊어버린 채 기계로 둘러싸인 물질세계에 만족하며 살 수 없는, 뭔가 허전함과 허망함이 마음에 솟구치는 것을 느낄 때 종교적 판타지 영화들은 잠시 마음에 위안을 제공해줄 수 있는 까닭이다. 이것은 자석의 원리처럼 극단적인 물질주의와 세속주의에 물든 현대인들은 무엇인가 초월적이며 영적인 대상에 마음이 끌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다면 교회가 종교적 판타지 영화에 심취한 무종교인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은 조금 더 선명해질 수 있다. 교회는 세상에서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물질문명에서 결코 체험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해주는 일이 필요하다. 교회는 세상이 필요로 하는 영적인 지식과 이해를 상업영화에 맡겨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자녀들은 장래 일을 말하고, 늙은이는 꿈을 꾸며 젊은이는 이상을 보는’(욜2:28) 교회를 세상은 찾고 있다. 새해에는 성령의 역사가 교회마다 임하시기를 기도해 본다.

[영화] 복수의 세상에서 용서를 외치다

상실을 대하는 태도가 믿음을 결정한다 현대영화에서 기독교 영화와 세속적인 영화를 결정짓는 요인 가운데 하나는 상실(喪失)에 대응하는 태도에 달려있다. 건강과 재산을 잃어버린 상황이 전개된다면 세속적인 영화는 욥의 아내처럼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욥2:9)라는 식의 분노로 화면을 채우기 십상이다. 그러나 기독교 영화라면 욥이 말한 것처럼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욥23:10)는 주인공의 고백과 함께 상실과 고난의 의미를 발견하려는 의지를 화면 가득 펼칠 것이다. 그런데 건강과 재산 정도가 아니라 부모나 자식, 형제를 불의한 자들의 손에 의해 잃어버린다면 어떨까? 드라마의 대중적 인기 요소가 ‘갈등’에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영화는 주인공의 갈등이 크면 클수록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은 까닭에 주인공을 극한의 상황으로 내모는 경향이 있다. 이때 기독교 영화가 아닌 세속적인 영화라면 갈등은 분노와 더불어 복수로 이어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복수는 대중영화에서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인기있는 방법이다. 관객은 복수를 보여주는 영화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영화 제작자는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아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까닭에 관객이나 제작자 모두 복수극을 마다할 필요가 없다. 특히 복수극에 자주 나타나는 폭력성에 대해서도 윤리적 비판을 비켜갈 수도 있다. 왜냐하면 액션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복수는 정의로운 심판으로 위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에 등장하는 복수의 가장 큰 위험성은 그것이 ‘인간다운 행동’으로 인식되거나 예술의 차원에서 미학의 한 부류로 취급될 때 일어날 수 있다. 박찬욱 감독의 소위 말하는 ‘복수 3부극’은 인간다운 행동으로서의 복수를 묘사한 영화들이다. <복수는 나의 것>(2001)과 <올드 보이>(2003)에 이어서 <친절한 금자씨>(2005)에 오면 복수는 그 잔인성이 사회의 규범적 가치를 초월하여 영혼에 대한 속죄의 방법으로 발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복수가 인간의 가장 종교적 차원으로 승화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 <친절한 금자씨>에서 아이들을 유괴 살인한 백선생(최민식)에 대한 집단적 복수 살해 장면은 종교의례를 방불케 한다. 그들은 일상생활을 영위하던 도시를 떠나 한적한 시골의 폐교의 한 교실 한가운데 백선생을 묶어 놓고 한사람씩 차례대로 잔인한 보복행위를 가한다. 피가 튀지 않도록 우비를 입고 연장을 손에 들고 살해방법에 대한 절차와 방법을 의논하고 들어가는 이들의 모습은 마치 신의 제단에 제물을 바치는 예식행위를 연상시킨다. 죽은 아이들을 위한 속죄 행위로서 벌이는 백선생에 대한 복수는 이미 보복살인이 인간적인 행동으로 정당화하는 수준을 넘어 경건한 예식을 통한 예술적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비나 웜브란트는 달랐다 <사비나:그리스도를 위한 고난, 나치시대>(Sabina: Tortured for Christ, the Nazi Years , 2021)는 루마니아의 공산정권에서 기독교 신앙을 지키다 14년간이나 옥살이를 했던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와 그의 아내 사비나 웜브란트의 사랑과 용서를 그린 아름다운 영화다. 영화의 전반부는 유대인이었던 두 남녀가 만나서 결혼을 하고 기독교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었다. 마르크스의 책을 가까이했었던 남편 웜브란트는 결핵에 걸려 요양생활을 하던 중 성경을 접하고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다. 유대교와 마르크스주의는 역사적으로 기독교와 갈등 관계에 있었다는 점에서 웜브란트의 회심은 진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이 겪게 될 고난과 순교적 신앙을 예고하는 일이나 다름없었다. 영화의 후반부는 루마니아를 점령하며 유대인 사냥에 나섰던 독일군이 소련군에 의해 퇴각당하는 상황에서 일어난 일을 묘사하고 있다. 숨은 유대인을 찾아 나섰던 독일군은 상황이 역전되어 유대인이었던 웜브란트 목사 부부의 도움으로 소련군의 눈을 피해 숨을 곳을 찾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사비나 웜브란트(Raluka Botez)와 유대인 도살자로 불리며 사비나의 가족을 학살한 당사자 보릴라(Gabriel Costin)와의 만남에 있다. 어느 날 밤, 잠을 자던 사비나는 남편으로부터 자신의 가족을 학살한 바로 그 독일군이 소련군의 눈을 피해 자신의 집 거실에 있음을 듣게 된다. 학살자를 눈앞에서 마주한 사비나는 어떻게 행동할까? 분노와 복수의 마음이 머리끝까지 올랐을 것 같지만 영화는 그 반대의 장면을 보여준다. 사비나는 자신의 가족을 죽인 학살자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며 복음의 핵심이 용서임을 말한다. “복음의 핵심은 용서입니다. 제가 용서받은 것처럼, 당신도 용서를 구하면 주님께서 용서해주실 거에요.” 그리고 배고픈 그를 위해 먹을 것을 준비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한 장면처럼 느껴져야 하지만 낯설게 보이는 것은 우리가 대중영화 속 복수의 논리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이리라. 사비나 웜브란트는 철저히 성경적인 사람이었다. “네 원수가 배고파하거든 음식을 먹이고 목말라하거든 물을 마시게 하라. 그리하는 것은 핀 숯을 그의 머리에 놓는 것과 일반이요, 여호와께서 네게 갚아 주시리라”(잠25:21-22)는 성경의 말씀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 않은가! 사비나 웜브란트는 예수님이 가르쳐 준 용서를 실천한 사람이었다. 분노와 복수가 넘쳐나는 영화세상에 기독교 영화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웜브란트와 ‘순교자의 소리’ <사비나:그리스도를 위한 고난, 나치시대>는 교회가 주목할 만한 매우 특별한 제작과정을 보여주었다. 일반적인 상업영화의 제작 수순을 밟지 않고 <순교자의 소리>라는 선교단체의 후원 속에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독교 전문 영화연출자와 교회 혹은 선교기관이 특별한 목적을 두고 극장용 영화제작에 나서는 선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연출을 맡고 스태프들을 통솔한 존 그루터스(John Grooters)감독은 ‘순교자의 소리’와 깊은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지속적인 영화제작에 나선 사람이다. <사비나:그리스도를 위한 고난, 나치시대>를 제작하기 직전에는 웜브란트 목사의 고난과 신앙을 주제로 한 책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Tortured for Christ)을 영화로 만들기도 했다.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은 공산치하의 루마니아에서 핍박받는 웜브란트 목사와 동료 그리스도인이 고난받는 충격적인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고, 한국의 경우 2020년 부활절을 앞두고 유튜브로 공개되어 2만3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관람을 한 기록을 갖고 있다. 또한 2019년에는 한국을 방문하여 북중접경지대에서 선교활동 하다 북한에서 순교한 한충렬 목사와 그의 영향으로 예수를 믿게 된 북한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영화 <상철:북한>(Sang-chul: North Korea, 2019)을 제작하기도 했다. 모두 제작을 지원한 선교단체의 특성을 보여주는 영화들이다. ‘순교자의 소리(The Voice of the Martyrs)’는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Richard Wurmbrand, 1909~2001)가 공산주의 국가의 지하교회를 돕기 위해 설립한 선교단체로 출발하여 현재는 전세계 70여개국에서 핍박받는 그리스도인을 돕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풍선에 성경책을 담아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운동을 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순교자의 소리’는 웜브란트 목사 부부의 순교적 신앙을 한국교회에 전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여기서 ‘순교적 신앙’이란 자신의 가족을 학살하거나 그리스도인을 핍박하는 사람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일을 뜻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할 때 만일 정부나 권력기관과의 갈등이 빚어진다면 처벌을 감수하더라도 성경 말씀을 따라 살아야 함을 뜻하기도 한다. 일제강점기 때 신사참배를 반대하던 그리스도인들은 옥고를 치러야 했고, 주기철 목사님 같은 분들은 순교로서 신앙을 지키기도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그리스도인들은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누리고 살고 있지만, 차별금지법 문제나 대북선교, 코로나 시대의 예배의 자유 등 세속적 정부나 권력기관과의 갈등을 경험하고 있어서 순교적 신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웜브란트 목사 부부는 예수님이 가르쳐 준 용서를 실천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분열과 갈등이 넘쳐나는 시기에 이 영화를 우리가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화]‘서울극장’의 종료와 ‘오징어 게임’의 시작

영화의 역사를 새로 쓸 시간 서울극장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8월 31일을 끝으로 한국영화계에 짙은 발자취를 남긴 채 문을 닫았다. 1960, 70년대 영화의 배급과 제작으로 한국영화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합동영화사의 곽정환 회장은 종로3가에 있던 재개봉관 세기극장을 인수하여 새롭게 단장한 뒤 1978년 현재의 자리에서 서울극장의 시대를 열었다. 오직 한 개의 상영관만을 갖고 있었던 당시의 극장문화에서 서울극장은 종로3가 교차로를 앞에 두고 단성사와 피카디리와 마주하는 위치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극장가를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 서울극장은 기독교 영화계의 발전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2011년 제9회 서울국제기독교영화제(현. 서울국제사랑영화제)가 서울극장에서 열린 일을 비롯하여 2019년 ‘모두를 위한 기독교영화제’와 2020년 한국기독교영화제 등 한국 기독교계의 영화인들이 모이고 기독교 영화들을 교회와 대중에게 선보이는 사랑방 기능을 수행해 왔다. 이것은 서울극장을 이끌어 온 곽정환 장로와 그의 부인 고은아 권사의 영화선교에 대한 믿음과 의지의 결과이기도 했다. 비즈니스 마인드가 지배하는 상업영화계에서 돈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기독교 영화를 상영하고 기독교 영화계를 알게 모르게 지원했던 일은 대중문화의 영향을 일찌감치 간파한 덕분이었다. 곽정환 장로는 합동영화사를 설립하여 한국영화사의 중요한 작품들을 만든 제작자로도 유명했지만, 영화배우이자 아내인 고은아 권사와 함께 기독교 전문 영화사인 은아필름을 설립하여 한국 기독교 영화발전에 의미있는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1994년에 서울극장에서 개봉한 <무거운 새>는 곽정환 감독이 직접 연출한 작품으로 기독교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위인전 형식의 기존 기독교 영화의 틀을 깨고 재미교포사회를 배경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가지고 인생의 위기에 임하는 하나님의 역사를 영상에 담아서 기독교 영화의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은아필름의 고은아 권사는 <무거운 새>를 시작으로 10편의 기독교 영화 제작에 대한 신념을 밝혔지만, 교회 성도들은 뜻대로 움직여주질 않았고, 기독교 영화의 부흥과 발전에 대한 소망은 새로운 세대에게로 넘어갔다. 아날로그적인 정서가 물씬 묻어나던 서울극장의 페이드 아웃(fade-out, 영화 장면에서 밝았다가 차츰 어두워져서 사라지는 기법). 그것은 어쩌면 기독교 영화의 변신을 요구하는 신호탄인지도 모른다. 코로나19로 인해 가뜩이나 관객을 잃어버린 영화관의 현실은 넷플릭스와 왓챠, 웨이브 같은 인터넷이 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개인 관람 시스템으로 영화를 몰아가고 있는 중에 있다. 서울극장이 사라진 한국 기독교 영화계가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 시스템에서 어떻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기대와 걱정이 뒤섞여 있다. 세계인의 마음을 훔친 ‘오징어 게임’ 지난 9월 1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불과 4일 만에 미국을 비롯해 대륙을 가리지 않고 세계 22개국 넷플릭스에서 시청자 조회 수 1위에 올랐다. 최근 <살아있다>와 <승리호>, <킹덤:아신전> 등의 한국영화가 세계 1위에 오른 적은 있지만 9편에 이르는 한국의 시리즈형 드라마가 미국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기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넷플릭스가 2백억을 투자한 몰입도 높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말의 뜻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영화 <남한산성>과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의 재능은 이정재와 박해수, 정호연 등 연기력을 검증받은 유명 배우들의 캐릭터를 잘 살려낼 뿐만 아니라 인간의 가치와 사회 문제를 일깨우는 의미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특히 한국인 감독과 배우가 참여하고 한국의 문화가 두텁게 입혀진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열광할 만한 보편적 주제를 제시함으로써 한류문화가 어떻게 세계인의 눈높이에 다가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즉 <오징어 게임>이 단지 한국인들의 호응만을 기대한 것이라면 넷플릭스는 결단코 2백억을 쏟아붓지는 않았을 것이란 뜻이다. <오징어 게임>은 빚에 허덕이며 절박한 상황에 처한 456명의 사람들이 최종 우승자 한 명에게 총상금 456억을 몰아주는 데스 게임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생존한 사람은 막대한 우승 상금을 가져갈 수 있지만, 나머지 455명은 목숨을 잃게 된다. 이 드라마에 대한 찬사와 비난은 한 명을 제외한 참가자 모두의 죽음이 전제되었다는 데 집중되어 있다. 게임 참가자들이 경험하는 6가지 게임의 성격은 개인의 독립적인 능력에 따라 생존이 결정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설탕 뽑기’도 있지만, 상대의 희생이 있어야 하거나 상대를 희생시킴으로써 살아남아야 하는 ‘줄다리기’나 ‘구슬치기’ 같은 게임도 있다. <오징어 게임>에 대한 찬사는 기성세대가 어린 시절 골목에서 놀았을 법한 천진난만한 놀이가 목숨이 달려있는 잔혹한 게임으로 변할 때 일어나는 감정의 혼란으로부터 시작된다. 놀이동산으로 사용하면 딱 좋을 것 같은 그라운드는 피로 물들고 친분과 인간애로 돈독해진 관계는 하루아침에 피를 보는 사이로 전락하고 만다. 극한의 상황에 내몰릴 때 나타나는 인간의 본능과 욕망의 끝자락을 지켜볼 수 있는 점은 이 드라마가 문화를 초월하여 보편성을 갖게 만든 출발점이기도 하다. 문제는 명확했지만 정답은? 이 드라마가 물질문명을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한가지다.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지만, 인생을 한방에 역전시킬 수 있을 만큼 엄청난 돈을 가질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드라마는 자본주의 시대에 맞는 매우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대인들이 얼마나 돈의 유혹에 취약한지를 <오징어 게임>은 참가자의 자유의지와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즉 <오징어 게임>이 범죄드라마로 읽혀지지 않는 것은 게임이라는 형식을 빌려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 참가자들의 자발적 동의로 진행되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진행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가자 절반이 찬성하면 얼마든지 게임을 중단한다는 나름대로 계약도 맺고 있다. 드라마는 참가자들의 불안과 불만이 터져 나오면 숙소로 사용하는 체육관 천장에 달려있는 커다란 돼지저금통에 가득찬 5만원권 지폐 뭉치들을 보여주며 이러한 멘트를 스피커를 통해 흘려보낸다. “우리는 당신들에게 단 한 번도 강요한 적이 없다. 당신들은 모두 스스로의 의지와 선택으로 이곳에 왔다.” 사기꾼들이 피해자들에게 늘 하는 말이긴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인간의 욕망이 죽음의 위협에도 멈추지 않음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게임의 참가자들은 드라마 초반부에 살상의 현장을 목격한 후 게임을 중단하고 세상으로 복귀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돈에 쪼들리며 사는 세상이 더 지옥 같다는 말을 뒤로하고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다시 게임 현장으로 돌아오는 모습은 이 드라마의 주제 가운데 하나인 현대인의 돈에 대한 충실한 욕망을 드러낸다. 생존을 위한 서바이벌 게임이지만 우승자에게 거액의 상금이 배당되는 ‘오징어 게임’의 규칙이란 돈과 생명이 서로 맞바꿀 수 있을 만큼 균등한 교환가치를 지니는 자본주의 사회의 실상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은 기독교 가치관으로 들여다 볼 때 심각한 오류를 드러낸다. 첫째는 재미를 추구하는 목적으로 설정된 이 게임에서 과연 타인의 죽음과 죽음 앞에서 일어나는 타인의 욕망을 지켜보는 재미가 과연 인생을 만족시켜주는가에 대한 성찰의 부족이다. ‘오징어 게임’의 주최자이자 001번을 받은 첫 번째 참가자이기도 한 노인 오일남(오영수)은 죽음을 맞이하면서 ‘오징어 게임’의 생존자가 된 성기훈(이정재)에게 이 잔혹한 살상게임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즉 돈에 대한 욕망을 쫓는 사람들이 죽고 죽이는 모습을 지켜보는 데서 오는 즐거움, 그리고 더 나아가서 참여하는 데서 오는 재미를 느끼기 위함이라고. 둘째는 ‘오징어 게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온전한 자유에 대한 해답을 영화는 제시하지 못하는 점이다. 게임의 실무 책임자인 프론트맨(이병헌)은 이전 게임의 우승자로서 게임의 모순성을 직접 체험한 사람이지만 오히려 게임의 진행자로 남아 있다. 주인공 성기훈은 그 많은 돈은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게임 참가를 독려하는 전화를 뿌리치지 못한다. 결국 돈이 아니면 재미를 쫓는 인생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준다. 재미를 인생의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성경은 역사상 가장 럭셔리한 삶을 살았던 솔로몬왕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1:2) 넷플릭스와 기독교영화 인터넷으로 각종 영상물을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Netflix)는 관객이 사라진 코로나19의 세상에서 영화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자리매김을 하는 중이다. 극장 상영을 하지 않고 넷플릭스용으로 제작된 영화들에 대해서 과연 진정한 영화인지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현재의 추세는 일반 영화와 넷플릭스용 영화 사이에 차별을 두지 않는 분위기가 대세다. 작품의 질이 떨이진다고 보기 보다는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도록 제한을 두는 의미가 영화가 역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창작과 관람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넷플릭스의 입맛에 맛는 영화들이 제작되어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을 때 과연 영화의 생태계가 온전해질 수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상황은 오히려 넷플릭스와 같은 새로운 영화관람의 플랫폼이 영화인들에게는 구원자처럼 다가서고 있어서 넷플릭스의 영화를 기존의 영화계가 거부하기는 힘들게 되었다. 2021년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만 하더라도 넷플릭스용으로 제작된 영화들 가운데 <마이 네임>, <지옥>, <승리호>, <낙원의 밤> 등 4편의 한국영화를 포함한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들까지 총 7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국제영화제에서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영화란 이제 영화는 플랫폼에 상관없이 관객을 만나고 관객의 선택을 받는 일이 중요해지는 수요자 중심의 영화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넷플릭스에서 기독교 영화를 볼 수 있을까? 물론이다. 알렉스 켄드릭 감독의 순전한 기독교 영화 <오버커머>(Overcomer, 2019)는 극장 대신 넷플릭스를 선택했다. 단 일반 극장이나 넷플릭스 모두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따른다는 시장경제의 원리에 충실하다는 사실은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한다. 기독교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다면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보다 훨씬 많은 돈을 기독교 영화 제작에 투자할 것이다. 사실 <오징어 게임>에 투자된 200억원은 할리우드에서 납품하는 단가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9편에 이르는 시리즈물임을 생각할 때 편단 겨우 20억원이 조금 넘는 금액에 불과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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