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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독교인문학] “ ‘붓을 든 신학자’들의 그림읽기 ”
    구미정의 《그림으로 신학하기》 최근 인문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교계에도 기독교 인문학과 관련된 책들이 심심치 않게 출간되고 있다. 그동안 《구약성서: 마르지 않는 삶의 지혜》, 《교회 밖 인문학 수업》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기독교인문학자인 저자는 교리나 신학의 내용을 서양종교화의 거장들의 작품을 매개로 쉽게 풀어놓고 있다. 성서에서 죽음등 12개의 꼭지로 나눠 성서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210여 쪽의 이 책에는 1080년작 치마부에의 작품부터 1951년 피카소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서양미술사에 길이 남을 명작 139점이 동원되어 눈을 즐겁게 한다. 그동안 신앙적인 그림에 목말랐다면 갈증을 해소하는 청량제가 될 것이다. 그림을 보는 안목을 키울 뿐 아니라 쾌도난마식 경쾌한 글솜씨는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 저자소개 ∥ 구미정 이화여대 철학과, 동 대학원 기독교윤리학 박사. 신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세상의 다채로운 풍경에 신학적 사유를 덧입혀 재미있게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이은교회 담임목사로 재직 중이며,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편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전임연구원, 문화예술 계간지 『이제 여기 그 너머』 편집인이다. ◇ 저서∥《한 글자로 신학하기》와 《두글자로 신학하기》, 성경 속 여성 인물들을 새롭게 조명한 《성경 속 세상을 바꾼 여인들》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교회 밖 인문학 수업》 구미정 지음 / 옥당 / 2019 《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이 입 맞출 때》 김학철 지음 / 비아 / 2022 《인문학은 성경을 어떻게 만나는가》 박양규 지음 / 샘솟는 기쁨 / 2021 기독교인문학 〈44〉 “ ‘붓을 든 신학자’들의 그림읽기 ” -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 - 붓을 둔 신학자들 “밀레는 하얀 빛을 가진 사람이고 어느 누구보다 훌륭해, 밀레에게는 복음이 있거든, 밀레가 그린 그림이 훌륭한 설교와 무엇이 다르랴? 제법 괜찮다는 설교도 밀레의 그림과 비교하면 검게 보여”(빈센트 반 고흐의 편지에서) 김길구 지리한 장마가 할퀴고 간 자리에는 물폭탄으로 인한 피해로 농민들의 탄식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구촌 기후위기의 여파로 우리나라도 온대의 장마가 아닌 잦은 비와 국지성 호우가 일상화되는 아열대성 우기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이 실감 납니다. 빨리 정상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책 다 보셨지요. 139점의 거장들의 걸작들을 명쾌한 해설과 함께 사랑에 빠진 요 며칠 간은 눈이 호사를 누릴 수 있었는데 여러분들도 여름휴가 때 한번 읽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현호 저도 즐거웠죠. 성서화를 접할 기회가 적은 개신교도로서 그림에 담긴 사연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화폭 담긴 화가의 붓질과 색상 못지않게 내면의 신앙과 사상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그것을 읽어내는 작업에서 얻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류지원 저자 구미정 목사는 신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글 쓰고 강의하는 기독교 인문학자로 진지하고 심각한 우리의 신학 풍토 속에서 그녀의 이야기 신학은 자유롭고 경쾌한 놀이 같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요. 말과 글로 삶의 지혜를 나누는 이런 창조적 시도가 기존의 틀을 넘어 하늘에 잇대어 세상을 꿈꾸고 있는 자유인? 이번 책은 대학의 서양종교화 교재로 기획되어 출간했다는데~분량에 비해 내용이 풍부하고 편집도 짜임새가 있어 종교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는 생각이 듭니다. 김길구 제목이 《그림으로 신학하기》 입니다. 그림과 신학의 결합이지요. 작년인가요 우리가 다룬 박양규의 《인문학은 성경과 어떻게 만나는가》란 책이 떠오릅니다. 우선 미술에 대한 얘기로 시작해서 그림에 담겨 있는 메시지를 통해 저자의 신학을 알아보는데 12꼭지를 다 다룰 수 없고 그중 2~3꼭지의 맛만 보겠습니다. 지면 관계로 작품들을 게재치 못해 의미 전달이 잘 될지 모르겠네요? 나그네-자발적 유목민이 된다는 것 김현호 이 장에서는 아브라함의 도시문명탈출기를 얘기하고 있어요. 하나님은 아브람을 선택하시고 이름을 바꾸라고 하십니다. 히브리어로 ‘아브’는 아버지, ‘람’은 높다는 뜻이고, 그의 아내 사래는 ‘공주’ 또는 ‘귀부인’을 뜻하는데 두 이름 다 부귀영화를 간절히 바라는 부모의 열망이 담겨 있는 이기적인 이름을 ‘만인의 아버지’를 뜻하는 아브라함과 ‘만인의 어머니’ 를 뜻하는 사라의 이타적인 의미를 담은 새 이름을 줍니다.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사사로운 개인에서 공공의 사람으로 거듭난다는 의미로 이러한 존재론적 혁명을 거치지 않고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없다며, 극단적인 자기 중심의 이기적인 기복신앙을 질타하고 있습니다. 류지원 아브라함의 사례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복의 전제는 갈대아 우르에서 하란으로, 도시 문명과 단절하라는 것입니다. 창세기 12장부터 끝까지 사막의 여기저기를 식솔들과 함께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 인생이 펼치는 얘기 중에 그림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 아브라함과 사라와 하갈 얘기 그리고 이삭을 번제 제물로 드리는 〈이삭의 희생〉 등의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같은 듯 다른 이미지 김길구 모리아산의 〈이삭의 희생〉을 소재로한 거인 3인의 작품을 비교한 적이 있는데 개신교도인 렘브란트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어린양 예수를 떠올리게 된다면, 가톨릭 신자인 카라바조 작품에서는 ‘은총’의 교리를 기반으로 한 개신교를 비웃는듯한 해석이, 그리고 유대인의 시각에서 샤갈은 울부짖는 이삭의 어머니 사라를 등장시켜 이삭, 예수,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을 모두 우리의 사랑하는 자녀임을 표현한 작품이 기억납니다. 류지원 일반적으로 가톨릭 미술은 종교적 메시지와 상징성을 중시한다면, 개신교는 종종 개인의 신앙경험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어요. 물론 획일적으로 그렇다기 보다는 개인의 스타일이나 시대적인 요소 등에 영향을 받지요. 김현호 일반적으로 가톨릭 그림은 과도한 장식과 화려한 스타일을 보여주는데 이는 고대 로마 예술 전통과 결합하여 피렌체, 르네상스, 바로크 등의 작품에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그에 반해 개신교는 실용적이고 소박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죠.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류지원 이번에는 가난을 소재로 한 얘기를 해 볼께요. 가난하면 떠오르는 화가가 있지요? 밀레와 빈센트입니다. 〈씨뿌리는 사람들〉과 흔히 만종으로 알려진 〈삼종기도〉의 작가 밀레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평화로운 농촌의 아늑한 풍경을 떠올리겠지만 이 작품이 충격적인 이유는 이전에는 화폭의 주인공들이 권세 있고, 돈 많은 사람 들이였는데 처음으로 힘없고 가난한 농부를 주인공으로 그것도 살롱에 전시까지 했으니, 혁명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요. 김길구 시기가 묘해요. 민중화가 밀레의 〈씨뿌리는 사람〉이 1850년, 영국 런던 다락방에서 그 유명한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과 자본론 출간된 해가 1848년이었으니 사회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었죠. 김현호 구약성경에서 ‘가난’은 칭찬받을 대상이 아니였어요.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나니’라고 선언하지요. 저자는 팔복의 첫 복, 가난을 설명하기 위해 조용필의 〈칼리만자로의 표범〉, 가난한 전도자 빈센트, 밀레의 〈씨뿌리는 사람〉과 〈삼종기도〉, 빈센트의 〈감자 먹는 사람〉들을 등장시킵니다. 밀레와 빅토르 위고를 좋아했던 빈센트는 문명을 일으킨 네피림 같은 소수의 엘리트들이 세상을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작고 힘이 없지만 가난한 ‘씨 뿌리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일구면서 이 세상을 살만한 세상으로 만든다고 증언합니다. 김길구 평생 동생 테오에 기대어 가난과 고독에 시달리며 빈센트가 간 길은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었어요. 사진기가 발명되고 더 이상 사진찍듯이 묘사하던 시대가 저물어가던 시기에 ‘자기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게 아니라 자기가 보는 대로 그리는 게 진짜 화가’라는 발상의 전환이 현대회화의 길목에 서 있었던 화가로 평가받는 이유이지요. 하나님을 말하는 것은 사람을 말하자는 것이다 김길구 감정편에는 헤롯왕에 의한 자행된 유아학살을 그린 조토의 〈무구한 이들의 학살〉, 스페인 낭만주의 화가 고야의 나폴레옹 군대가 자행한 마드리드 시민들의 학살을 다룬 〈1808년 5월 3일의 학살〉, 그리고 1937년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여 유명한 〈게르니카〉의 작가 피카소가 1951년 한국전쟁의 참상을 그린 〈한국에서의 학살〉 등을 통하여 전쟁으로 인한 국가폭력의 참상을 고발한 내용도 있어요. 김현호 회화에 얽힌 깨알 상식도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미켈란젤로의 〈모세〉라는 조각상과 〈모세가 자기 백성의 고난을 보다〉는 그림, 그리고 샤갈의 〈십계명 돌판을 부수는 모세〉란 작품을 보면 모세의 머리에 뿔이 두 개가 소처럼 솟아있어요. 그러나 개신교도인 렘브란트의 작품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을 던지는 모세〉라는 작품에는 뿔이 없어요. 이는 성경의 오역에서 비롯된 실수 때문인데요, 초기 기독교 교부 히에로니무스가 히브리어 성서를 라틴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일어났어요. 고대 히브리어는 모음이 없고 자음이 있는데 모음을 어떻게 발음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데 카란(빛이 났다)을 케렌으로 잘못 읽어 코르니타(뿔이났다)라고 옮긴데 따른 착오 때문입니다. 류지원 수박 겉만 핥다가 만 느낌입니다. 저번에 다룬 박양규의 〈인문학은 성경을 어떻게 만나는가〉에 나오는 대목을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할께요. ‘한국의 기독교 집단이 성경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이 인문학과 관련하여 대담하게 던지는 질문이다. 성경적이지 않다면 인문학으로 성경을 읽는 태도가 필요한 이유이다. 태도에 강조점을 두는 이유는 인문학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든지 밀레와 고흐의 시선은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인간을 향한 ‘시선’이지, 인문학 ‘지식’이 아닌 이유이다.’ 김길구 우리만의 게토에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능력을 잃어가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에 응답할 영적감수성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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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7-21
  • [영화] 한류열풍 속 K-기독교 영화를 꿈꾸다
    한류열풍과 기독교 정신 한류문화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위주로 불었던 한류열풍이 아니라 유럽과 북남미를 비롯하여 아프리카와 중동지방까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할 만큼 그 영향권 또한 세계적이다. 한류 문화의 내용 또한 몇몇 대중가수나 드라마에 국한된 지난날과 달리 매운맛 라면에서 K9자주포에 이르는 각양각색의 한류문화가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음악만 하더라도 클래식에서 퓨전국악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노래와 춤을 즐기는 데 현대와 고전 가리지 않는다. 어떻게 세계에 한국문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는지 한국인조차 놀랄 정도다. 새로운 한류의 현상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아래 감춰진 한국인의 문화유전자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화여대에서 한국학을 가르쳐 온 최준식 교수는 한류문화를 발전시켜 온 한국인의 특성을 문(文)과 신(神)에서 찾았다. ‘문’은 학문을 좋아하고 한국인의 성향을 뜻한다. 서양의 문화혁명을 일으킨 구텐베르크의 활판인쇄술(1445) 보다 금속활자로 인쇄한 고려의 직지심체요절(1377)이 빠르고, 인류 최초로 생일을 가진 문자인 ‘한글’(1443)을 만든 일 등은 한국인이 ‘문’을 좋아하는 기질적 특성을 보여준다. 최준식 교수가 말하는 한류열풍을 일으킨 한국인의 또 한가지 특성인 신(神)은 한국인의 가장 오래된 종교적 성향인 샤마니즘, 즉 무교적 성향을 말한다. ‘신명난다’는 말은 무엇에라도 홀린 듯 한마음 한뜻을 이루어 외국인이라면 감히 생각지도 못한 일을 이뤄내는 한민족의 성향을 말한다. 돈이나 기술, 시설 등 아무것도 갖춰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거북선이 그려진 5백원 지폐를 들고 영국의 투자자를 찾아가 마침내 세계최대의 조선사를 일으킨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 같은 사람은 ‘신명’나게 일을 한 사람이었다. BTS와 블랙핑크, 백남준과 임윤찬, 김연아와 손흥민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한류문화의 주인공들에게서 우리는 신명나게 몰입하는 한국인들만의 기질적 특성을 읽을 수 있다. 신(神)에 대한 최준식 교수의 해석과 적용에 백퍼센트 동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국은 종교박람회장이라 부를 만큼 다양한 종교들이 존재하지 않았는가! 대신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기독교가 나라와 민족을 부흥 발전시킨 원동력의 역할을 해왔음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즉 기독교는 서양의 선교사들이 내한한 이후부터 한민족의 문화역량을 발전시킨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따라서 오늘날 문화 유전자적 요소인 신(神)은 샤머니즘이 아닌 기독교가 되어야 한다. 프로테스탄트 정신에 입각해서 검약과 절제, 저축의 정신을 키웠고, 신분차별을 폐지하고 서구식의 근대교육의 길을 연 것도, 민주주의제도를 정착시킨 것도 우리나라에 들어온 기독교 덕분이다. 특히 세상을 보는 시각을 자국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를 바라보도록 시선을 넓힌 일은 한국교회와 기독교 정신이 한류문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영화 <아버지의 마음>은 이 사실을 감동적으로 깨우치게 만든다. 우리에겐 ‘아버지의 마음’이 있는가? 7월 개봉을 앞둔 김상철 감독의 신작 <아버지의 마음>(2023)은 미국의 기독교 영화시장 진출을 생각하면서 만든 작품이다. 지금까지 미국 극장에서 상영된 한국의 기독교 영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객들은 재미교포들이나 한인 후손들로 대개의 경우 한인교회를 대상으로 한 홍보의 결과였다. 김상철 감독이 원하는 바는 외국의 영화상영 방식을 그대로 따라서 외국의 기독교인들을 만나는 일이었다. 즉 주목할 만한 기독교 영화로 인정받아서 소니나 디즈니 같은 메이저 영화사들이 갖고 있는 배급 경로를 따라 미국의 기독교 영화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의지가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아버지의 마음>은 우리에게는 빈곤아동구호단체인 ‘컴패션(Compassion)’의 설립자 에버렛 스완슨(Everette Swanson, 1913~1965) 목사와 컴패션의 후원자와 결연을 맺은 아동들의 성장한 일화를 보여주는 선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의 절반은 한국전쟁 당시 비참한 고아들의 실상과 선교사로 내한한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너는 무엇을 하겠느냐?(What are you going to do?)’주님의 음성을 듣고 전쟁고아들을 돌보기로 결심하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게 해서 1952년 컴패션은 시작되고 폐허가 된 상황에서 국가도 하지 못했던 전쟁고아들을 돌보는 사역을 소개한다. 영화의 또 다른 절반은 현재의 시점에서 컴패션을 후원하는 인플루언서 황태환과 그와 결연을 맺은 필리핀의 엄마를 잃은 소녀 나탈리, 그리고 컴패션의 도움으로 르완다 내전의 대학살을 견디고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메소드 등 에버렛 스완슨 선교사의 사역의 열매들을 영화는 제시한다. 특히 유튜브 채널 ‘비글부부(Bgeul Bubu)’를 운영하며 유명해진 ‘하준파파(황태환)’의 출연은 이 영화의 제목인 ‘아버지의 마음’을 매우 감동적으로 관객에게 전하고 있다. 다복하기만 한 이 가정의 6개월 된 둘째 아이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인해 하늘나라로 가버린 상황에서 아버지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미처 언급하지 못했지만 ‘세바시’에 녹화된 딸을 잃은 아버지 황태환의 마음은 이러했다. 아빠가 너의 죽음이 그냥 죽음이 아닌 희생이었다는 것을 반드시 증명시켜줄게. 너가 그냥 왔다간 것이 아니라, 너는 분명히 너의 사명을 끝냈다라는 것을 아버지의 인생을 통해서 반드시 보여줄게. 관객들은 황태환이 먼저 간 어린 딸과의 약속을 컴패션을 통해 지키고 있음을 바라볼 수 있다. 딸을 잃기 전만 하더라도 이해할 수 없었던 컴패션의 사역은 이제 고아와 과부를 돌보시고 사랑하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이 자신의 마음 속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딸을 잃어버린 아픔은 부모가 없는 고아들의 처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헨리 나우웬이 얘기한 ‘상처입은 치유자(Woonded Healer)’처럼 자신이 입은 상처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주는 역할, 즉 예수님이 하셨던 일을 자신이 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첫 번째 K-기독교 영화를 꿈꾸다 김상철 감독은 미국의 기독교 영화 시장에 진출하는 첫 한국인 감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영화 기획의 단계부터 미국영화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하나님이 새롭게 주신 소명으로 인식하며 제작을 해왔기 때문이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스완슨 선교사와 컴패션을 알게 되었고, 스완슨 선교사의 전기를 쓰는 작가와 주변 인물들이 영화처럼 나타났으니 말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 가운데서 황태환 출연자를 제외한다면 대부분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용하는 언어도 영어가 주를 이룬다. 영화 흥행에 있어서 언어의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문화가 다른 대중들에게 영화의 언어가 모국어인지 아니면 외국어인지는 파급 효과면에서 차이가 있다. 내레이션 또한 해외 상영물의 경우 할리웃의 유명 배우를 섭외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미션 임파서블7>과 마블 시리즈 등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급 영화에서 항공촬영을 담당한 스티븐 오가 스탭으로 참여하여 메이저급의 영상을 제공한 면도 영상미를 높이며 높아진 대중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세대와 문화를 초월한 선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점은 이 영화가 대박이 나더라도 국뽕에 취할 염려를 갖지 않게 만든다. 빈곤과 고통에 빠진 어린이들과 결연을 맺고 아빠처럼 엄마처럼 돕는 일은 세계 구석구석 영화가 개봉되는 곳마다 오히려 확산될 필요가 있다. 전쟁의 처절한 상처를 보듬고 일어나 아버지의 마음으로 세상의 어린이들을 품는 영화를 보는 일은 자기만족이 아닌 이웃 사랑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을 기준으로 전국에는 414개의 고아원 시설이 있었다. 이 가운데 기독교 계통의 선교사와 후원단체가 운영하는 고아원의 수가 266개 시설에 이르렀고, 이곳에는 28,748명의 고아들이 돌봄을 받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특히 미국의 선교사들은 미군의 협조와 본국의 교회와 긴밀히 연계하면서 다른 단체들보다도 더 많은 구호 물품과 재정, 구호 인원들을 통해 구호활동에 나섰다. 한국의 컴패션은 1952년 스완슨 목사가 전쟁고아들을 향한 간절한 사랑으로 시작되었지만, 2003년부터 한국의 컴패션은 수혜를 받는 국가에서 후원을 베푸는 국가로 전환되는 기적을 보여주었다. 기독교 한류가 번쩍하는 스파크를 일으키는 순간이다. 유엔 가입국 가운데 역사상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다른 나라에 원조를 주는 유일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연 <아버지의 마음>은 최초의 K-기독교 영화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인가? 이를 위한 팁이 있다면, 모든 한류문화 대열에 편승한 콘텐츠들은 일단 국내에서 사람들의 관심과 인기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개봉되는 7월 뜨거운 극장가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승부수를 띄운 <아버지의 마음>의 성공여부는 우리들 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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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6-29
  • 이종민 교수, ‘6.25전쟁기 부산지역 기독교의 공존과 갈등, 1950~1953’ 출간
    6.25전쟁기 부산지역 기독교의 공존과 갈등, 1950~1953 이종민 지음 /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 2023.6.9. / 272쪽 / 22,000원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지 73주년이자, 휴전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에서는 1950년 6.25전쟁 73주년을 맞아 연구총서 스물일곱 번째 책으로 이종민(부산장신대 겸임교수)의 <6.25전쟁기 부산지역 기독교의 공존과 갈등, 1950-1953>을 발행했다. 1950년 6월 북한군의 거센 공격으로 남한지역 대부분이 순식간에 점령당했을 때, 낙동강을 따라 방어망이 형성된 부산지역은 유일하게 점령당하지 않은 지역이었다. 이후 부산은 1,023일 동안 대한민국 정부의 임시수도 역할을 했으며, 갑자기 몰려든 피난민들이 생명을 지킬 수 있었던 최후의 도피처였다. 피난민 가운데는 서울 경기지역을 비롯한 남한지역 기독피난민을 비롯해 평안도·함경도 등 북한지역 기독피난민도 부산으로 유입되었다. 특히 평양을 중심으로 한 서북지역 기독교인들의 유입은 한국교회사에서 ‘복음의 중심 이동’을 이루었다. 이 책은 6.25전쟁기 부산지역 기독교의 실상과 변화, 피난민의 유입, 이로 인한 기존 교회와의 공존과 갈등, 피난민 교회의 설립, 그리고 전쟁기 장로교회의 대립과 갈등을 신학적으로, 교회사론적으로 그리고 사회사적으로 분석한 연구서로서 지역교회사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였다. ‘불교의 땅’이자 ‘피난의 땅’이었던 부산에서 6.25전쟁이 복음 확산과 부산지역 교회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 오랜 동안 부산지역 교회사를 연구한 이종민 박사의 성실한 연구와 명쾌한 분석은 이런 과정에서 기독피난민과 지역교회와의 공존과 갈등이 어떻게 전개 해소되었는지를 밝히고 있다. 저자 이종민 교수는 부산장신대학교 일반대학원(Ph.D) 교회사 전공으로, 지난 2021년 전국신학대학협의회(KAATS)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부산장신대학교 부설 부산경남교회사연구소 상임연구원, 부산장신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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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6-14
  • [기독교인문학] “자 이제 결혼, 하나님 나라로 리모델링하자”
    서상복의 《결혼 플랫폼》 저자는 교회사역을 하면서 깊은 신학적 배경을 통하여 결혼에 관해 이해하기 쉽게 풀이하고 있으며 30년간의 풍부한 경험을 녹여 내어 가정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룩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가정에 많은 문제로 인해 흔들리는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문제의식은 느끼지 못하고 관심조차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이 책은 결혼을 앞둔 청년들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나가는 하나의 지침서가 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결혼 플랫폼이라는 제목에서 이 책의 방향을 볼 수 있는데 하나님이 바라는 결혼의 개념 제시와 천국 같은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삶은 이 세상의 결혼에서 느끼는 약간의 감동이 아닌 차원이 다른 감동이 있고 숨겨져 있는 의미를 재발견하게 된다. 결혼 플랫폼에서는 세 가지 환승을 제안하고 있으며 이런 과정을 통해 결혼의 감동적 의미를 되찾게 해 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 저자소개 ∥ 서상복 전문가정사역자(한국가정사역협회)로 전문상담가로 치유사역자로 31년 활동하고 있다. (사)해피가정사역연구소(해가연상담센터) 소장으로 사역하고 있으며 반디제자교회와 새로운교회 외 다수 교회에서 가정, 상담목사로 사역 중이다. 성경적 상담학교를 통해 성경과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의 전문상담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CCC전문인 간사로 대학교에서도 연애, 성, 진로, 심리상담 등을 강의하고 있다. (사)새로운가족지원협회에 입양전문상담가로 부산가정위탁기관의 상담가로, (사)보물상자와 (사)만사소년 청소년전문상담, 성전문상담가로 초중고에서 성교육을 하고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결혼 수업》 게리 토마스 지음 / 윤종석 역 / CUP / 2021 《결혼을 말하다》 팀 켈러, 캐시 켈러 공저 / 최종훈 역 / 두란노 / 2022 기독교인문학 〈43〉 “자 이제 결혼, 하나님 나라로 리모델링하자” - 나의 나라에서 하나님 나라로 환승하기- 결혼은 하나님 나라 꽃 피우기 “하나님께서 세우고자 하시는 하나님 나라를 우리의 결혼생활로도 걸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걸작품의 가치는 작가의 영광을 가장 잘 나타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작품인 세상도 하나님의 영광으로 충만하다. 최고의 걸작품인 인간은 결혼에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낼 때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결혼은 하나님 나라 꽃 피우기이다.” 류지원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사회적 잇슈가 많은 결혼과 가정에 대해 부산에서 가정사역을 하고 계신 해피가정사역연구소 서상복 소장께서 새 책을 출판하신 소식을 듣고 저자를 직접 모셨습니다. 서상복 목사님 반갑습니다. 서상복 반갑습니다.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가정사역자로서 결혼예비학교와 부부상담을 해오면서 강의로 젊은이들과 사역자들을 만나는데 한계가 있어서 이번에 ‘결혼 풀랫폼’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김길구 오늘 우리가 직면한 많은 문제 중에 가장 심각한 문제를 들라면 ‘국가소멸’이 우려 되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이고, 그 근저에는 가정을 이루는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사회적 풍조의 만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이 문제는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복합적인 요인의 결과 입니다만, 이 책은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인 결혼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를 맛보려면 성경적 지식과 이에 따른 노력이 필요함을 말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김현호 그러면 성경에서는 가정과 결혼은 뭐라고 제시하는지 제대로 알게 되면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서상복 이번 책을 발행하게 된 동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결혼은 정말 어떤 비밀이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있던 중 바울이 결혼 주례를 하면서 중간에 스스로 하나님의 진리를 깨닫고 감동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비밀이 크다”라는 부분입니다. 한국교회에서는 이 비밀을 알고 감동하는 것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결혼은 세상 사람들 누구나 다 아는 감동과 행복감이 아닌 결혼 자체가 예수님과 예수 믿는 성도와의 관계로 십자가의 은혜를 통하여 하나됨으로 이해하고 그의 대한 감동으로 접근하면 우리의 가정과 청년들의 결혼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가지게 됩니다. 류지원 청년들의 결혼에 대한 무기력증이나 그리스도인의 가정에서 소망을 찾지 못하는 이유 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의견이 있을까요? 서상복 청년들에게 전통적 방식으로 ‘결혼은 당연히 누구나 해야 되는 것이야’처럼 막연한 제시보다는 결혼의 당위성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면 먼저는 부모가 행복한 가정의 삶으로 모범을 보여주어야 하고 두 번째로는 결혼이라는 비밀을 깨우치고 그에 대하여 응답하는 것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프랫폼을 통한 삶의 방향 전환을 김현호 책의 제목에 플랫폼이라고 제시하고 있는데 열차를 환승하는 장소인 이 단어를 제목으로 사용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서상복 결혼이라는 개념도 환승하지 않으면 죄의 속성을 가진 사람이 그 죄성을 그대로 가지고 삶을 영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인간의 노력으로 결혼생활이 조금은 좋아질 수 있겠지만 참 행복으로 연결되지 못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의 삶을 버리고 바른 길로 가는 열차로 갈아타는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단어가 이 책의 핵심 포인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류지원 그러면 가던 길을 멈추고 어떤 열차로 환승을 해야 할까요? 서상복 환승의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내 나라에서 하나님의 나라로 환승, 둘째로, 내 중심에서 상대방 중심의 환승, 셋째로는 계약 결혼에서 언약 결혼으로 환승입니다. 내 나라에서 하나님의 나라로 환승입니다. 이는 십자가 복음을 기본으로 하는 레드카펫으로 예수님의 피를 통하여 결혼의 배경을 가져야 하고, 신앙생활의 기본과 마찬가지로 결혼도 바로 십자가가 기본 배경입니다. 내 중심에서 상대방 중심의 환승의 기본 배경은 피가 흐르는 곳에 치료의 기름이 필요하듯이 상대에게 치료해 주는 즉, 성령의 은혜가 바탕이 되는 환승입니다. 세 번째의 의미인 계약 결혼에서 언약 결혼으로 환승은 손익계산으로 가능한 것이 계약 결혼이라면 상대방의 존재만으로도 행복해하는 언약적 결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혼 의식 속의 의미 김길구 결혼 의식 속에 있는 레드카펫, 검은 양복, 흰색 드레스 등을 색깔별로 의미를 부여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소개를 해 주세요. 서상복 이것은 언약 신학의 배경에서 나오는 내용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레드카펫의 의미는 옛 교회당의 내부 통로 바닥에는 레드카펫이 깔려 있는 경우를 보았을 것인데, 이것은 아브라함이 하나님과의 언약 중에 짐승을 잡아 반으로 쪼개어 제물을 드릴 때 바로 그 피가 바로 레드카펫의 원조라고 보면 됩니다. 더 나아가 신약에 와서 예수님의 피를 믿는 것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피로 언약을 맺어가는 것을 결혼식에서 레드카펫을 사용하는 의미로 볼 수 있겠습니다. 검은 양복을 입고 신랑이 입장하는 것은 예수님 죽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으며, 자신은 죽고 가정이 살아나는 의미로 볼 수 있겠지요. 이와 같은 의미들이 한국교회가 부흥과 성장에 관심을 두고 있어 현재에서 잘 다루지 않은 부분이긴 하나 실제로 신학적으로 이미 연구되어있는 부분이며 이것을 이 책에서 다루었다는 의미로 볼 때 재발견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류지원 이 책의 세 번째 중요한 의미로 제시한 계약 결혼과 언약 결혼을 제시하셨는데 언어적으로 어쩌면 같은 의미로도 볼 수 있는데 계약과 언약으로 구별한 의도를 알려주세요. 서상복 하나님 입장에서는 사랑의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에 모압 계약에서부터 언약의 요소가 가미되기 시작하였으며 다윗의 언약에는 점점 더하여졌으며 새 언약인 예수님이 오시면서 계약적인 요소는 전혀 없고 언약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결혼도 초기에는 계약을 통해 성사되지만 행복한 가정이 이루어지려면 계약은 옅어지고 언약의 요소로만 남아야 행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계약이라는 것은 철저한 문자적 약속을 의미하고 언약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표현한다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계약과 언약으로 문자적으로만 이해하려면 언어적 한계가 있습니다. 교회의 치유사역 김현호 교회에서 실천적 의미에서 가정을 바로 세우는 일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실제적인 도움이 될만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요? 서상복 결혼 예배학교 진행이나 상담을 통해 봉착하게 되는 문제들은 대부분 사회학적 접근을 해야 해결될 문제들이었지만 교회가 사회를 향해 결혼이나 저출산 등 다양한 영역의 문제점들을 아젠다로 설정하고 발 벗고 나서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접근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 성경적 결혼관으로의 의식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이것조차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김현호 대부분 교회에서는 가정의 각종 어려운 사안들을 전문가들이 직접 상담하여 주거나 치료하는 사역이 턱없이 부족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의견이 있나요? 서상복 교회에서 재혼, 이혼에 관한 부분 등을 실제적이고 어려운 부분들을 접근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며 목회 상담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다 상처만 받고 눈을 피해 타교회로 이적하거나 교회를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대안으로는 지역단위나 노회 차원에서 가정사역을 맡아 할 수 있는 국내 선교사제도를 마련하여 지역을 순회하면서 직접 상담하거나 또는 지역의 전문가 인력풀을 형성하여 도움을 주고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됩니다. 류지원 비혼선언, 저출산 문제, 1인가구 등과 같은 현실에서 교회의 역할과 결혼 및 가정의 건강한 리빌딩을 위하여 애쓰고 계시는 서상복 목사님의 결혼 플랫폼을 통하여 진지하게 대화하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결혼, 따뜻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어 가는데 좋은 지침서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정리: 류지원】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23-06-09
  • [영화] 죽음이 서툰 남자가 남긴 사랑
    캐릭터로 승부하는 영화의 구조 못된 캐릭터가 변하여 선한 영향력을 주는 인물이 되는 이야기는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 형식으로 자리 잡으며 기독교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죄와 은혜라는 성경이 말하는 인간관과 구원관이 내재해있기 때문이다. 죄를 저지르는 밉상의 행동과 성격은 대중의 관심을 끄는 역할을 한다. 자신이나 이웃과 평화를 누리며 살아가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중의 기대는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죄에 대한 징벌로서 심판을 받는 캐릭터의 모습이다. 못된 성격에다 이상한 짓을 한 사람은 그에 대한 대가로서 벌을 받아 마땅하다는 논리가 여기에는 깔려있다. 다른 하나는 은혜라 말할 수 있는, 예상치 않는 누군가의 도움과 친절로 인해 밉상이던 캐릭터가 선한 이미지로 변하게 되는 일이다. 예수님을 만난 세리장 삭개오 이야기(눅19:1-10)는 캐릭터의 변화를 통해 감동을 주는 이야기의 원형적 성격을 보여준다. 삭개오는 로마의 식민지였던 이스라엘에서 자기 백성의 돈을 뜯어다가 로마에 바치는 세리였던 까닭에 대중들의 비난을 받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작은 키가 주는 외모 등은 그가 부정적 이미지가 잔뜩 묻어나는 캐릭터의 소유자란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예수님을 만난 뒤 그는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다’(눅19:8)는 폭탄 발언을 하는 등의 대중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선한 캐릭터로 변신한다. 이것은 교훈과 재미가 공존하는 이야기의 본래적 성격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된 사건’(요2:1-10)처럼 인생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능력과 변화된 인간이 보여주는 선한 삶의 가치는 대중이 선호할 뿐만 아니라 성경적 가치를 품은 행복한 이야기인 셈이다. 마크 포스터 감독이 만들고 톰 행크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오토라는 남자>(A Man Called Otto)는 전형적인 꼰대 기질의 남성이 같은 주거 단지에 이사 온 멕시코 출신의 가족과 조우하면서 겪게 되는 인생 변화를 그리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를 암으로 떠나보내고 삶의 의욕도 잃어버린 채 신경질만 살아있는 오토(톰 행크스)는 자신의 앞집으로 이사 온 마리솔(마리아나 트레비노)과 그의 남편 토미(마누엘 가르시아롤포)네 가족을 귀찮은 사람들로 여기기 시작한다. 주차를 제대로 할 줄도 모르고 사다리며 공구를 빌려달라고 부탁하는 등 조용하기만 했던 오토의 일상은 이사 온 사람들로 인해 흔들리기 시작한다. 다만 마리솔이 감사의 뜻으로 놓고 간 음식들이 오토의 마음을 흡족하게 만드는 바람에 그나마 굳어 있던 마음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비록 남의 집에 세 들어 이사를 왔지만 자녀가 있는 시끌벅적한 마리솔 가족이 오토의 고독한 인생에 큰 변화를 주게 될 것이란 점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누가 죽음을 멈추는가? 임신한 아내가 교통사고로 인해 유산의 아픔을 경험하고, 장애를 갖게 된 아내마저 세상을 떠난 뒤 외로운 오토의 선택은 아내의 뒤를 따라가는 일이었다. 철두철미한 성격의 오토는 전기도 전화도 끊으며 죽음을 기획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오토가 기획하는 네 번의 죽음을 보여준다. 첫째는 밧줄에 목을 매는 방법, 둘째는 엽총을 이용하기, 셋째는 차고에서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자동차 안으로 유입시켜서 질식사를 도모하는 방법, 그리고 마지막에는 철길 위로 뛰어 내려 달려오는 기차와 마주치는 방법 등이다. 물론 네 번의 서로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는 것은 앞의 방법들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음을 의미한다. 이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네 번째 자살시도를 제외한 나머지 방법들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 결정적 이유가 바로 마리솔과 이웃들의 등장 때문이란 사실이다. 주택단지를 매일 순찰하며 분리 수거로부터 주차 문제까지 속속들이 간섭을 해온 오토는 이웃주민들에게는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제공받을 수 있는 해결사였던 것. 성격은 까칠해 보여도 도와달라는 이웃의 청을 거절 못하는 착한 마음씨의 소유자가 바로 오토라는 남자라는 사실은 이웃들이 그를 내버려 두지 않는 결정적 이유가 된다. 오토의 자살 시도가 이웃에 의해 거듭 실패하게 되는 일은 OECD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행복지수가 59위(2022 세계행복보고서)에 불과한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면 눈여겨볼 만한 시사점이 있다. 첫째는 이웃과의 소통이 죽음을 중지시킬 수 있으며, 둘째는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행동이야말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멀리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죽고 싶을 만큼 외로운 상황이란 아무도 자신을 찾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 남을 도울 수 있는 여력의 상실에서 오는 진공의 상태라 할 수 있다. 마리솔은 남편이 다치는 바람에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가자 오토를 찾아가 차로 거기까지 데려다 달라고 요청한다. 그것도 모자라 운전연수를 해달라고 부탁하고 남편과 데이트를 하기 위해 아이들을 봐 달라고까지 한다. 그런데 툴툴거리고 퉁명스럽기 이를 데 없는 오토는 그러면서도 이러한 부탁들을 외면하지 않는다. 죽음을 내쫓는 중이다. 인간은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주어질 때 숨쉬기를 포기하지 않는 법이다. 고독한 죽음의 현장과 유품정리사 마리솔은 어느 겨울 아침, 오토의 집 앞에 눈이 치워지지 않은 채로 덮여있는 것을 보고는 오토의 집을 향해 슬리퍼 차림으로 달려간다. 부지런하고 깔끔한 성격의 오토가 집 앞의 눈을 치우지 않는다는 것은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뜻하는 메시지인 까닭이다. 아니나 다를까 오토는 침대 속에서 영면한 채 발견되고 마리솔 가족을 위한 유서를 남겨 놓는다. 한국 같았으면 또 하나의 고독사(孤獨死)로 남을 뻔했다는 생각에 따뜻했던 영화는 어느새 마음을 얼리고 만다. 죽은 후 몇 달이 지난 뒤 백골 상태로 발견된 독거노인의 주검 이야기가 불현듯 생각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최근 사회적 고립도 조사에 따르면 전국민의 1/3은 사회적 고립의 상태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회적 고립도는 인적·경제적·정신적 도움을 구할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이 얼마인지 나타내는 지표로서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고독사의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사회에서 낯설지 않은 고독사는 유품정리사라는 신종 전문가들을 매스미디어 안으로 소환시키기 시작했다. 유품정리사는 한국사회가 겪는 비극이라 할 수 있는 고독사가 낳은 신종 직업이다. 높은 자살률과 낮은 출생률,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르는 가족공동체의 붕괴, 경제적 독립이 불가능한 독거노인의 증가 등 최근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심각한 사회현상들은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이 남긴 흔적을 지울 사람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었다. 고독사는 가족이나 주변인들과 단절된 채 아무도 모르게 홀로 생을 마감한 후 일정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발견되는 죽음을 의미한다. 보통 좁은 방안에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와 배달된 음식물들 찌꺼기들이 썩어 있고, 술병들이 널부러져 있는 경우는 고독사 현장의 공통된 풍경이기도 하다. 2021년 5월에 공개된 넷플릭스의 10부작 드라마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는 유품정리사의 모습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유품정리사 그루(탕준상)와 그의 후견인 상구(이제훈)가 그루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아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도우며 그들이 유품을 통해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은 이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무브 투 헤븐>은 주요 국가에서 넷플릭스 인기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는가 하면, 2021 아시안 아카데미 크레이에티브 어워즈(Asian Academy Creative Awards, AACA)에서 각각 최고의 드라마 시리즈상과 남우주연상(이제훈)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품정리사 김새별이 쓴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속에는 고독사를 방지할 수 있는 조언이 담겨있다. 귀를 기울이면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을 수 있다. “내 가족, 내 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만 있다면. 안부를 묻는 전화 한 통, 따뜻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살아갈 힘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모른다. 포기하려던 삶을 부여잡고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거창한 도움이 아니다.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작은 배려와 친절을 통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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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19
  • [기독교인문학] “바로 여기,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신 하나님”
    윌리엄 스트링펠로우 <사적이며 공적인 신앙> 흑인민권운동이 한창이던 미국 뉴욕에서 비폭력 흑인운동과 여성운동을 도운 인권변호사이자 사회운동가. 교회일치운동에도 앞장 선 평신도 신학자 윌리엄 스트링펠로우의 1962년에 출간한 첫 번째 책이다. 이 작은 책의 부제는처럼 오늘날 교회가 복음을 어떻게 외면하는지를 진단하고 있다. 전후 승전국 미국의 고도성장기와 함께 교회의 외적 성장과 물질주의에 가려 개인이 우상화되는 사적 신앙과 복음의 본질을 잃은 채 종교화 되어 점차 생명력을 잃어가는 교회의 위기를 말씀과 성례전을 포함한 공동체적 실천방안의 모색을 통하여 사적신앙에 머문 우리의 신앙을 공적신앙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1960년대 미국의 상황이 오늘 우리의 문제임을 깨닫게 된다. ◇ 저자소개 ∥ 윌리엄 스트링펠로우 미국의 평신도 신학자이자 변호사 겸 사회운동가로 1928년생. 베이츠 칼리지와 런던 정경대학교, 하버드 로스쿨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뉴욕 빈민가에서 흑인들과 라틴계 사람들에게 법률상담을 했으며,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체포된 이들을 변호하는 등 인종차별운동 등을 한 인권운동가이다. 평신도로서 교회일치운동 등에 참여하면서 칼바르트, 쟈크엘렘 등과 교유하면서 수많은 신학교와 교회관련회의에 참석 강연한 평신도신학자로 이름을 떨쳤다. 신학자 스텐리 하우워스는 그를 두고 ‘칼 바르트의 글을 현실에서 구현해 낸 인물’이라고 평했다. ◇ 저서 《죽음을 대신해서》, 《순종 안에서의 자유》, 《신앙의 단순함》, 《영성의 정치》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어서와 공공신학은 처음이지》 황경철 지음 / 세움북스 / 2022 《공공신학의 눈으로 본 성경》 최경환 지음 / 지우 / 2020 《하나님나라와 공공선》 천종호 지음 / 두란노 / 2022 기독교인문학 〈42〉 “바로 여기,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신 하나님” - 문화를 변혁하는 그리스도 - 우리의 삶에도 하나님의 생명이 “복음은 하나님이 멀리 동떨어진, 우리 손에 닿지 않은 곳에 계신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 지금, 이 세상에서 우리와 함께하고 계심을 증명합니다.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가 한때 이 세상, 역사 가운데 평범한 인간의 삶에 참여했기에 이 세상, 우리 삶에도 하나님의 생명이 분명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김길구 이 시리즈 Ⅰ이 2015년 3월부터 45회, 필진을 바꿔가며 시리즈 Ⅱ가 2023년 4월까지 42회 연수로는 벌써 8년 1개월에 걸쳐 통산 87회가 게재되었습니다. 이 책은 1960년대 자본주의의 심장 미국에서 평신도 신학자인 저자가 직면한 미국교회 위기의 원인과 대책을 보면서 우리의 위기를 반추해 보자는 취지로 선정되었습니다. 김현호 칼 바르트의 글을 현실에서 구현해 낸 인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평신도신학자 월리엄 스트링펠로우는 변호사로서 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미국 뉴욕의 빈민가에서 흑인과 라틴계 사람들에게 법률 자문으로 활동하면서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체포된 이들을 변호한 인권운동가로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도왔으며, 교회일치운동에 힘쓴 기독교운동가입니다. 류지원 1960년대부터 그리스도의 신앙에 대한 글을 쓰며 수많은 신학교와 교회 관련 회의에서 강연활동으로 유명세를 탄 그가 교우한 당시의 인물만 봐도 그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어요. 당대 최고 신학자 칼 바르트, 부의 불평등 문제에 천착했던 프랑스의 신학자 자끄 엘뤌, 베트남전을 반대한 미국의 반전·평화 운동가 대니얼 베리건 신부 등 인데요, 이들의 공통점은 개인의 신앙문제를 넘어 공적 영역의 사회적 문제들을 붙들고 성경에서 언급하는 이상적인 그리스도의 삶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고민했던 분들 입니다. ‘종교화’한 교회 김길구 본문으로 들어가 보죠. 이 책은 가로㎝12 ×세로18㎝의 170여쪽에 불과한 작은 책인데요. 윌리엄 스트링펠로우의 신학을 잘 보여주는 책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1960년대의 미국에서 첫 출판된 이래 지금까지 절판되지 않은 꾸준히 팔리는 책입니다. 김현호 오늘날 교회는 복음을 어떻게 외면하는가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책의 첫머리에 골로새서 2:8절을 인용 그리스도의 신앙과 종교를 구별합니다. 종교는 자기 자신을 위해 하나님을 대체할 어떤 관념을 찾고 그 관념을 숭배하고 이를 교리와 규율로 포장하는 반면 그리스도교는 우리 가운데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자신을 드러내시고 인간의 삶에 참여하였듯이 우리의 삶에도 하나님의 생명이 자리 잡고 있다는 믿음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이 창조한 이 세상에서 참된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는 것입니다. 류지원 그러나 오늘날의 교회들은 ‘복음’을 마다하고 ‘종교’가 되려고 하는데 이러한 현상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 정치와 종교를 나누려는 세상의 흐름과 하나님이 아닌 자기 스스로 신이 되려는 인간 특유의 종교성이 맞물린 결과라는 것입니다. ‘신’이 된 개인 김길구 저자가 얘기하는 ‘종교화’가 왜 나쁘냐 하면 자기가 필요로 하는 하나님 - 나의 불안을 진정시켜주고, 나의 필요를 채워주는 하나님, 그 신은 나만을 위한 신이기에 나 외의 타인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 결과 우리의 이웃, 우리 교회, 우리가 사는 지역공동체와 분리된 채 고립된 세상에서 삽니다. 그 결과 신과 나도 분리되어 개인의 신앙을 넘어 공적영역으로 나아가지 못하니, 사회도 교회를 외면한다는 논리지요. 이런 논리로 복음 떠난 신앙은 정치와 종교 등 모든 면에서 분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김현호 이 책의 편집자는 저자를 참 가톨릭신자이자 참 프로테스탄트라고 했어요. 저는 그 평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이러한 분리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공동체의 가치를 중시하고 성사 등 교회의 실천을 전폭적으로 긍정하는 면에서 가톨릭적이라면, 자유와 개인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면에서는 참 프로테스탄트”이라는 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적절한 표현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류지원 저자는 세례를 중시했는데 그 의미는 하나님이 그를 위하여 은총을 베풀어서 그가 죽음의 권세에서 해방되었음을 세상에 알리는 공적 선언의 의미를 지닌 의식으로 다른 모든 세례받는 이, 교회, 교회의 모든 구성원과 함께 이 세상에 임한 하나님을 기리며 세상을 섬길 것을 서약하는 의식이죠. 공적영역의 필요성 김길구 이 책에서 말하는 공적신앙이란 무엇일까요? 김현호 저자 자신은 1960년대 마틴루터 킹 목사 등 사회운동의 거두들과 함께 인권운동과 기독운동을 하였기에 공공신학 같은 거대담론을 기대했던 독자들도 있었을거예요.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그런 대목은 없어요.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가가 자선과 봉사활동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류지원 지은이는 봉사를 해도 죽기까지 자신의 몸을 내어주신 예수님처럼 나의 생명을 내어주는 것처럼 성심성의를 다하는 것이 진정한 사적이며 공적인 신앙이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성서적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이 세상에서 살면서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정의로운 삶을 말합니다. 공공신학에 대하여 김길구 공공신학 하면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론이 생각이 나요. 학문, 예술, 교육 전반에 국가의 획일적인 주도하에 인본주의적이고 무신론적 세계관으로 팽배했을 때 국가, 교회, 정치, 경제 등 모든 영역에 고유한 주권이 있고, 그 중심에 하나님이 다스린다는 것으로 국가 차원에서 이를 구현하려 했으니까요. 김현호 스위스의 칼빈도 마찬가지였지요. 사실 사적 영역과 공적영역의 분리, 정치와 종교분리 등은 근대의 산물이지요. 신·구교의 긴 전쟁과 극심한 대립 속에 얻어낸 타협책이었으니까요. 다원화, 다양화 된 현대사회에서는 다른 선택이 없어 보여요. 일부 이슬람권 말고는…. 김길구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우리사회가 극단화되어서 갈등의 골이 깊어 사회가 한동안 시끄러워질 전망입니다. 참그리스도인들은 개인적인 사적영역을 넘어 공적인 영역까지도 선한 영향력을 주어야 하는데, 한국교계가 지금 멘붕에 빠진 상태입니다. 코로나19의 사태가 진정되기도 전에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나는 신이다’ 란 다큐멘터리가 사이비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준데 이어, 공공연히 특정 정당의 200백만 명 당원 가입을 호언하며 정치판을 갈아엎겠다는 극우세력도 있어 그 어느 때 보다도 공공영역의 기독교 참여를 어떻게 하여야 할까? 에 대한 고민들이 깊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김현호 최근에 출간된 황경철의 《어서와, 공공신학은 처음이지?》를 참고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독일의 하이리히 베드포드-슈트롬는 공공신학의 특징을 여섯 가지로 제시하고 있어요. 성경과 신학에 기초해야 한다. 세상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이중언어로 소통해야 한다. 신학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학문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드러내야 한다. 그리고 부당하고 불의한 정책들을 성경적 가치와 윤리를 따라 안내하고 시정하려는 선지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 특정 정당활동이 아닌 시민사회에 방향성을 제시하여 담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상호맥락성 입니다. 운동의 방식이 지역과 나라의 현지 사정에 따라 문화와 정서의 차이로 적용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 입니다. 류지원 이밖에도 이미 고전이 된 리처드 니이버의 그리스도와 문화에 관계에서 문화와 대립하는 그리스도로부터 문화를 변혁하는 그리스도까지 5개로 분류하는 방법이 있어요. 황경철은 반드루넨(나그네), 스미스(변혁가), 헌터(신실한 함께함) 세 학자의 유형 중 저자 황경철은 반드루넨의 나그네 유형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참고해 보시면 유익할 것 같습니다. 김길구 다행인 것은 최근 공공신학에 대한 교계의 관심이 깊어지면서 논의가 활발해 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적신앙에 안주하지 않고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성숙된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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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02
  • [영화] 안중근의 신앙이 빛난 영화 ‘영웅’
    예수의 수난과 기독교 영화의 시작 레아르(Léar)라는 예명으로 더 유명한 사진작가이자 영화제작자인 알버트 키르히너(Albert Kirchner,1860-1902)는 1897년 최초의 기독교 영화라 할 수 있는 예수의 고난을 묘사한 5분짜리 영화 <수난>(La Passion)을 발표했다. 1895년 12월 28일 뤼미에르 형제가 그랑 카페에서 상영했던 영화를 현대영화의 출발점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불과 1년여 만에 이루어진 일이다. <수난>은 현재 필름이 남아있지 않지만 당시의 기록을 살펴보면 예수의 탄생에서 부활에 이르기까지 생애의 주요 사건을 다룬 12장면으로 이루어졌다. 연극배우들이 동원되었고 파리에서 촬영되었지만 키르히너가 예루살렘을 여행하는 동안 촬영된 영상물 <Scenes de la vie du Christ>의 장면 일부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난>을 관람한 사람들 가운데는 예수가 도발적으로 묘사되었다며 비판을 하기도 했지만, 영화 제작자들에게 미친 영향은 매우 컸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을 뿐만 아니라 뤼메에르 형제조차도 그다음 해인 1898년 11분 분량의 영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수난>(La vie et la passion de Jésus-Christ)을 내놓았을 만큼 성경의 예수 그리스도를 묘사한 영화의 인기는 대단했다. 키르히너가 만든 첫 기독교영화는 파리에 있는 가톨릭 출판사인 파리의 본느 프레스(Bonne Presse)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다. 가톨릭의 교세가 강한 프랑스의 지역적 특성과 가톨릭 교회가 영화예술에 대해 갖고 있는 관심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는 물론 한국기독교 영화사를 논할 때 가톨릭 교회의 역할과 영향을 무시하기란 쉽지 않다. 오늘날의 영화 이전에 빛을 렌즈에 투과시켜 생성된 이미지를 가지고 성경을 가르친 환등의 기술을 개발한 사람도 예수회의 사제이자 기술자였던 아타나시우스 키르허(Athanasius Kircher 1601-1680)였다. 안중근 의사의 열정을 담은 영화사 2022년도가 지나가기 전 한국의 가톨릭 교인들은 가슴 뿌듯한 영화 두 편을 맞이할 수 있었다. 한 편은 한국인 최초의 사제 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탄생>(2022.11.30. 개봉)이었고, 다른 한 편은 안중근 열사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저격 실화를 다룬 <영웅>(2022.12.21. 개봉)이었다. <탄생>과 <영웅>은 모두 고난의 역사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주인공의 가톨릭 신앙이 주는 의미와 역할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탄생>이 가톨릭 교회 내부의 지원에 힘입어 제작될 수 있었다면, <영웅>은 2009년도에 막을 올린 동명의 뮤지컬의 인기에 힘입어 같은 내용을 스크린에 옮긴 상업영화란 점에서 제작 목적의 차이를 엿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가톨릭 교회에서 <탄생>을 추천할 때는 김대건 신부의 신앙과 순교를 강조하기 보다는 외세의 침략 속에서 조선 근대화의 길을 연 청년의 모험담이라는 역사성을 강조한 반면, <영웅>의 경우는 일반영화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안중근 의사와 어머니 조마리아의 신앙에 나름 무게를 두며 관람을 권했다는 사실이다. 가톨릭 영화의 특성이 강한 <탄생>의 경우는 일반인들의 관람을 권장하고 싶은 한편으로 일반영화로 분류되는 <영웅>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가톨릭 신앙이 안중근 의사에게 끼친 영향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가톨릭 교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흥행 결과는 영화에 대한 제작 의도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 <탄생>은 공식기록으로 344,714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150억 원의 개인 후원을 받아 제작비에 투입하고 교황청 시사회를 비롯하여 감상문 공모전 1등에게는 성지순례 티켓을 수여하는 등의 각종 이벤트를 생각할 때는 기대에 못 미친다고 볼 수도 있지만, 대중의 관심이 크지 않은 종교영화라는 장르를 생각할 때는 그리 나쁘지 않은 스코어이다. 어차피 각 교구와 성당별로 별도의 관람이 이루어지는 까닭에 실제 관람객은 늘어날 것이고 가톨릭 신앙인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영웅>의 스코어는 3,266,045명(2023.03.26. 기준)으로 손익분기점에는 약간 못 미치는 기록이지만 주인공 안중근 의사로부터 신앙의 면모를 기억할 수 있는 관객의 숫자를 생각한다면 가톨릭 교회의 입장에서는 의미있는 스코어라 할 수 있다. 한국영화의 최고 인기 콘텐츠 ‘안중근’ 안중근 의사는 한국영화가 사랑한 최고의 소재이다. 한국영화사에 가장 많이 제작된 영화도 안중근 의사에 대한 것이다.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로서 을사늑약의 중심인물이자 초대 총독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일은 민족의 원한을 푸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했고, 이토의 격살이 단순히 민족적 감정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큰 그림 가운데 일어난 일이란 점은 그가 감옥 있을 때 쓴 〈동양평화론 東洋平和論〉과 더불어 그가 행동가였을 뿐만 아니라 사상가로서의 면모를 가지고 있음을 세상에 알리었다. 또한 어머니 조마리아와의 친밀한 모자지간의 애정과 고난을 이기도록 만든 그의 가톨릭 신앙 등 그의 삶 요소요소에 박혀있는 격정적이며 애잔한 페이소스는 대중들이 좋아하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한국 영화사에 안중근 의사가 등장한 일은 해방 직후인 1946년 부터다. 영화가 민족의 역사의식을 일깨우는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바람과 그에 따른 상업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함께 하는 것은 해방 이후의 영화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영화 제작자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즉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어야 한다는 영화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뮤지컬 영화 ‘영웅’과 역사물을 통해서 그리는 신앙 영화 <명량>이나 <한산>이 그러하듯이 한일관계의 현실적인 이해 속에서 일본과의 역사를 다룬 영화들은 새롭게 읽히며 흥행에도 영향을 받는다. <국제시장>을 만든 윤제균 감독이 특유의 유머 감각까지 동원하며 만든 <영웅>이 손익분기점에도 못미치는 결과를 낳은 것은 어쩌면 지금의 대일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는 상황과 관련이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미 오리지널 뮤지컬로 100만 명이나 본 유명한 극을 영화화한 까닭에 익숙함이 영화관으로 향하는 관객의 발걸음을 뜸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혹자는 코로나 이후 비싸진 영화관람료를 원인으로 돌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웅>은 주인공의 종교적 성격을 일반 대중들에게 거부감없이 어떻게 다가설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영웅>의 가치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안중근은 세례명이 ‘도마’로 알려져 있듯이 영화는 그의 행적 곳곳에 가톨릭 신앙의 면모를 심어 놓았다. 안중근 의사(정성화)가 집을 떠나기 전 어머니 ‘조 마리아’(나문희)가 묵주를 건네고 힘들 땐 언제나 주님께 의지하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나, 안 의사가 이토를 격살하기에 앞서 용기를 달라며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는 장면, 오랜 친구 마두식(조우진)의 장례를 성당에서 치른 후 십자가에 달린 예수상을 보며 조국이 우리에게 무엇이냐고 울부짖는 장면 등은 거부감없이 주인공의 신앙이 어떠하며 그것이 민족의 거사를 앞두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일반 대중들에게 전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죽음을 앞둔 결사의 비장감이 휘몰아치는 장면에서 아무리 세속적인 사람일지라도 신앙의 가치를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영화에 등장한 안중근 의사의 법정에서의 마지막 변론은 신앙적 가치와 애국적 행동 사에서 갈등이 어떻게 중재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이토를 살해한 것을 하나님의 이름을 사죄드리오. 하지만 개인이 아닌 대한의용군 참모중장으로서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이유를 밝히고 싶소.” 당시 로마의 대주교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를 저격 살해했다는 이유를 들어 가톨릭 신자 자격을 박탈했었다. 안 의사에 신자 자격이 복원된 것은 2010년에 와서였다. 가톨릭 교회가 적극적으로 안중근 의사를 연구하고 미디어를 통해 그의 신앙의 됨됨이가 의거에 미친 영향을 알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훌륭한 역사의 인물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마음에는 그 인물이 가진 신앙적 면모에 대한 거부감은 줄어드는 반면, 수난을 이기는 힘으로서 신앙을 새롭게 이해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영웅>으로부터 기독교 영화인들이 가장 크게 배우는 덕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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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05
  • [기독교인문학] “우리는 하늘의 시민이다”
    톰 라이트의 바울 평전(Ⅱ) 성서의 인물 중에 바울처럼 논쟁의 한 가운데 선 인물도 드물다. 현존하는 최고의 바울해석자가 쓴 최고의 바울평전이란 평을 받고 있는 이 책은 역사가이자 신약학자인 저자가 1세기 초기기독교의 역사적 탐구를 통하여 얻은 해박한 지식과 안목으로 바울의 생애와 사상을 생생하게 구현하고 있다. 학문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춰 출간 초기부터 큰 반향을 일으킨바 있는 저자는 지금의 시각이 아닌 타임머신을 타고 2,000년 전으로 돌아가 한 인간이자 유대인이며 기독교인인 인간 바울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때 비로서 예수에 대한 그의 새로운 틀과 사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와 함께 선교 여정을 걷다 보면 온갖 고난을 이겨내며 꿈꿨던 새 폴리스, 새로운 인류의 인간을 향한 불굴의 의지를 가진 이방인의 사도, 바울을 만날 수 있다. ◇ 저자소개 ∥ 톰 라이트 저명한 신약학자이자 초기 기독교 역사에 정통한 역사학자. 1948년 생으로 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에서 수학하고 케임브리지, 맥길,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신약학을 가르쳤으며, 웨스트민스터 참사회원, 영국 성공회 사제로 더럼 주교를 역임했다. ‘기독교의 기원과 하나님의 문제’를 다룬 6부작 시리즈로 학계에 큰 영향을 끼치며 ‘역사적 예수 연구’와 ‘바울신학’ 분야의 독보적인 학자로 인정 받았다. ◇ 저서∥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 《광장에 선 하나님》, 《이것이 복음이다》, 《혁명이 시작된 날》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단숨에 읽는 바울》 존 M.G. 바클레이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8 《신약학 강의노트》 니제이 K. 굽타 지음 / 감은사 / 2020 《로마세계의 초기 기독교 이해》 브루스 W.롱네커 / 새물결플러스 / 2022 “우리는 하늘의 시민이다” - 메시아 안에 있는 아브라함의 새로운 백성 - 새 세상을 꿈꾸며 “바울과 그밖의 모든 초기 그리스도인이 중요하게 여긴 것은 ‘구원받은 영혼’이 이 세상에서 건짐을 받아 저 먼 ‘천국’으로 옮겨지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 자체가 온 우주의 갱신이라는 위대한 행위를 통해 하나가 되고 이 온 우주의 갱신 안에서 인간의 몸도 다시 새롭게 되어 새 세계에 자리하게 되는 것이었다.” 김길구 지금은 사순절 기간입니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때 옷깃을 여미고 예수의 고난과 부활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경건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사를 바꾼 바울의 일대기를 다룬 《바울평전》을 읽으면서 사도 바울이 발견한 복음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이 책은 아마존 베스트셀러 종합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영국 기독교서점협회 선정 ‘올해의 책’에 오를 정도로 호응이 컸던 책입니다. 독자가 느끼는 740쪽의 두께에 대한 부담감도 크지요. 그러나 저명한 학자요, 국제적인 강연자이자 대중적인 작품과 주석들을 쓴 저술가로 타임지의 표지 인물로 나온바 있는 톰 라이트의 내공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지난 호에는 지면 관계로 다 못한 얘기를 오늘 이어가 보기로 하겠습니다. 10.19.(제37호)자에 게재된 바울평전 제1부는 바울을 둘러싼 몇 가지 오해와 편견을 중심으로 얘기해 봤는데, 이번 호에는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김현호 이 책의 특징 중에 하나는 라이프스토리 중심의 전기에 비해 논증과 추리가 많이 들어가 있어 독자들의 인내심을 시험을 하는데, 이런 면이 이 책이 주는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류지원 이런 대작을 쓰기 위해서는 바울 당시의 자료와 시대상을 반영하는 종교사회적 자료가 많아야 하는데, 부족한 자료의 빈 공백을 논증과 추리로 고대 1세기 그 역사의 현장을 재현한 것은 톰 라이트라서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다메섹의 회심- 개종 VS 소명 김길구 교회의 박해자 사울이 사도바울이 된 계기가 다메섹 도상에서의 회심입니다. 서양회화에서 카르바조를 비롯한 많은 대가들이 그 역사적 현장을 그림으로 남긴 유명한 장면이죠. 김현호 바울에 대한 논란 중에 하나는 바울의 회심을 어떻게 보느냐 논쟁이 있어요. 개종이냐 아니면 유대교의 전통을 계승한 소명이냐는 문제인데, 이 책의 서론 격인 제1부 시작의 첫 제목이 열심입니다. 하나님과 율법을 열렬히 따랐던 3명의 인물을 소개하지요? 비느하스, 엘리야, 유다 마카베오입니다. 류지원 비느하스는 음란한 짓을 한 시므온 지파의 시므리와 미디안족속의 수르왕의 딸 고스비를 창으로 찔러 죽여 레위지파의 저주를 사라지게 했던 대제사장, 혼자서 이세벨 왕비가 데려온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는 사제 850명과의 갈멜산상의 대결에서 승리한 엘리야 선지자, 그리고 유다 마카베오는 박해에 저항하여 이민족 군대와 셀레우코스 군대를 격파하고 형제들과 함께 성전을 봉헌, 수전절의 유래가 된 인물입니다. 김현호 이들은 힘으로 이방인들을 무찌른 민족의 영웅들 입니다. 바울이 예수따름이들을 열심히 핍박한 것도 그 열심의 연장선상에서 한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구약에 충실했던 바울의 이러한 열심은 다메섹 도상의 회심을 통해서 구약의 모든 약속이 예수 안에서 성취되었다는 깨달음을 얻은 순간 박해자에서 이방인의 사도로서의 급격한 소명의식은 개종이 아니라 사도적 사명에 대한 위임이라는 확신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새 관점 학파에 대하여 김길구 이 책은 ‘새 관점 학파’의 시각으로 집필된 책이라 이에 대한 선이해를 가지고 책을 대하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류지원 〈바울에 관한 새 관점〉(NPP)이란 어구는 1983년 제임스 던의 같은 이름의 강연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이전인 1977년에 샌더슨이 〈바울과 팔레스타인의 유대교〉란 책에서 바울 당대 유대교는 선행을 축적하는 데에 기초한 율법주의적인 종교를 가리키고 있지 않았으며, 오히려 ‘언약적 율법주의’-“유대교가 율법주의에 관심을 둔 것은 율법주의나 행위에 의한 의의 문제가 아니라 은혜 안에서 하나님에 의해 이미 주어진 언약의 틀 안에서 보아야 한다”고 주장 하였는데 이를 동조하는 일군의 학자들을 ‘새관점 학파’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저자인 톰 라이트도 주요 멤버입니다. 김현호 율법에 대한 바울의 부정적 진술들은 16세기 종교개혁자 루터로 하여금 ‘율법’과 ‘복음’이라는 대립적 관계로 보게 되었어요. 이러한 이분법의 부작용으로 마틴 루터의 유대인 혐오는 히틀러의 홀로코스트에 불을 붙였고, 왜곡된 이신칭의 값싼 은혜는 영화 ‘밀양’에서 보듯 우리 사회에 만연한 기독교 희화화의 단골 메뉴가 되었으니까요. 물론 그것이 팩트가 아니라도요. 김길구 〈새 관점 학파〉의 출현 배경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사회적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어요. 1947년에 발굴된 사해사본의 연구성과를 비롯한 고고학적 성과를 통해 고대 유대교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시작했고,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의 실상이 밝혀지면서 인간의 야만성과 유대인에 대한 일종의 죄책감 같은 분위기도 한몫 했으니까요. 김현호 그 결과 아우구스티누스→마틴 루터로 이어지는 정통 개신교의 지금의 시선이 아닌 고대 1세기 팔레스타인 지역을 중심으로 바울 당대의 종교사회적 환경 내에서 이해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이 이 작품에 충실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류지원 오늘 이 자리가 신학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지만, 바울의 새 관점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아요. 그러나 니제이 K. 굽다처럼 “유대인들의 초기 유대 문헌에도 여호와가 자신의 백성들에게 보이는 자비와 헌신된 사랑의 요소가 강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과 바울이 “신학자일 뿐 아니라 사회적인 옹호자 및 대리자로 하나님의 백성, 곧 하나님의 구원 계획 안에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의 연합을 주요한 관심사 부각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어요. 기억에 남는 대목이 있다면 김길구 “유대인과 이방인이 함께 어우러진 공동체, 한 분 예수님의 아들인 예수 안에서, 예수를 통해 그리고 영의 능력 안에서 한 분 하나님을 예배하는 공동체”를 꿈꿨던 거인. 류지원 “바울과 그 밖의 모든 초기 그리스도인이 중요하게 여긴 것은 ‘구원받은 영혼’이 이 세상에서 건짐을 받아 저 먼 ‘천국’으로 옮겨 가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 자체가 온 우주의 갱신이라는 위대한 행위를 통해 하나가 되고 이 온 우주의 갱신 안에서 인간의 몸도 다시 새롭게 되어 새 세계에 자리하게 되는 것이었다. (바울은 ‘우리는 하늘의 시민입니다’라고 말한 뒤, 곧바로 예수가 하늘에서 오시지만, 우리를 거기로 다시 데려가시지 않고 현재 존재하는 세계와 우리를 함께 변형시키리라고 말한다)는 대목인데 온 우주와 온 역사를 아우르는 21세기 현재에도 호출되는 사회, 문화 비평가로서의 사도 바울을 생각하며^^ 김현호 “하나님은 마지막에 온 세상을 바로잡을 것이다. 그는 예수 안에서 그리고 그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이미 그 일 가운데 큰 작업을 마치셨다. 이제 하나님은 복음과 영을 통해 사람들을 바로잡으심으로써, 이 사람들이 복음을 행하는 일의 본이 되게 하시고 하나님의 세계를 더 깊이 있게 변화시켜 가는 대리인이 되게 하신다. 이것이 바울의 유명한 ‘칭의론’의 핵심이다.”라는 대목이 인상 깊어요.. 김길구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바울은 신학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윤리와 부부생활 등 거의 모든 영역으로 오지랖을 널폈던 큰 산맥이란 생각이 들어요. 바울 선생님이 오늘 이 자리에 오셔서 지금 우리 모습을 본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까? 고린도후서에서 회고한 그가 겪은 수많은 고난을 초인적인 힘으로 견뎌내며 이루려고 했던 새 백성, 새 공동체, 새 세상에 대한 비전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호에는 칼바르트의 글을 현실에서 구현해낸 인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평신도신학자 월리엄 스트링펠로우의 《사적이며 공적인 신앙》이란 책을 통해 우리의 신앙을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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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3-06
  • [문화] 과이불개(過而不改), 혼용무도(昏庸無道)한 세상에 사람들과 교회(목회자들)에 하고픈 말
    1. 착하게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 새해, <교수신문>은 지난 한 해를 대표할 ‘올해의 사자성어’로 “잘못을 범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라는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선정했다. 신문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지금까지 이태원 참사와 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해도 책임지려는 정치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 또한 작년 2022년 한해를 돌아보니, 우리는 혼용무도(昏庸無道), 곧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무도”한 세상을 살아왔다. 이 말은 ‘혼용(昏庸)’과 ‘무도(無道)’의 합성어이다.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일컫는 말이며, 무도는 『논어』(論語), ‘천하무도(天下無道)’, 곧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행해지지 않는다.”에서 나온 말이다. 이렇게 우리는 2022년 한해 ‘과이불개’와 ‘혼용무도’한 세상을 살아왔다. 따라서 2023년은 이러한 잘못이 열매를 맺어 경제위기는 물론, 정치와 외교 등 모든 부문에 있어서 엄청난 고난과 고통이 닥칠 것이다. 최근 각종 물가가 치솟고 있다. 전기 요금부터 버스, 지하철 요금까지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서민들은 죽어 나가지만 재벌 법인세는 깎아주고 있다. 이것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혼용무도와 과이불개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왜 세상이 이렇게 바뀌었을까? 진화심리학적으로 인간은 집단 내에서 힘을 합쳐 다른 집단을 공격하여 이긴 부족이 살아남았기에, 이러한 싸움의 과정에서 쾌감을 느끼도록 진화해 왔다. 초등학교 가을운동회 청백전 때 왜 그리 투쟁심이 솟았는지, 또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결정할 지난 대통령 선거에는 왜 그리 관심이 많았는지, 모두 진화심리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극우 유튜버가 계속해서 살아남는 방법, 현재 정치가 양극단으로 치닫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진화의 산물이다. 결국 현실은 ‘공감’과 ‘소통’이 아니라, ‘공격’과 ‘혐오’를 부추기는 것으로 진화한 것인가? 아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고 협력할 때 즐거움을 느끼도록 진화됐다. 싸움을 통해 최강 제국을 세워 온 인류의 역사는 항상 그 끝이 좋지 않았다. 결국 협력과 공감이 마지막에는 승리한다. 처음에는 싸움의 과정에서 느끼는 승리하는 쾌감이 좋지만 결국은 협력할 때의 쾌감과 결과가 더 좋았다는 것을 우리 인류는 체득한 것이다. 유전자의 관점에서 인간을 보아도 인간이란 수십억 개의 세포가 연합된 다세포 생명체이기에 이미 그 자체가 하나의 협력이다. 오산 임마누엘장로교회 주용태 목사의 책, 『착하게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따뜻한 힘의 원리』(트러스트북스, 2023)는 ‘착함’이라는 거대한 물줄기가 이루는 굵은 흐름을 주목하고 우리에게 착하게 사는 것이 맞다고, 틀린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던져 준다. 주용태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착한 사람과는 절대 결혼하지 마십시오. 착한 사람은 죄인입니다. 호구, 이 사회의 천덕꾸러기입니다.’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 영상의 내용에 내 귀를 의심했다. 어떻게 저런 말을 버젓이 할 수 있지? 댓글들을 살펴보니 더욱 놀라웠다. 수많은 사람이 맞장구치며 동의했다. ‘정말 그래요! 저도 많이 당했어요, 결혼 완전히 잘못했어요. 제 남편은 사람은 착한데 답답하고 무능해요.’ 정말 이 말들이 사실일까? 아니, 절대 그렇지 않다! 이 세대의 영웅들을 생각해보라. 김연아, 유재석, 손흥민, 김연경, 박항서 감독… 착한 사람들이 성공 반열에 오른다. 그들에게서 조금의 악의라도 엿보였다면 그처럼 큰 대중의 호응이나 인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반대로 착하지 않은 행동 때문에 자기 분야에서 퇴출당한 사람은 얼마나 많은가. 영화감독, 유명작가, 운동선수, 정치인, 유명 배우 등이 한순간 저지른 잘못 때문에 낙인찍혀 사회에서 퇴출당하였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우리는 이 엄청난 변화를 실감하고 그에 맞춰 살아야 한다. 물론 착한 사람이 모두 잘되고 성공하지는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착하지 않으면 성공도 없다. 성공은커녕 착해지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 착한 사람이 손해를 보고, 못된 사람이 잘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 이유는 ‘당장 보기에’ 그렇기 때문이다. 결국 착한 사람과 못된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기간’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착한 사람이 불리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착한 사람이 성공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나중을 보지 않고 당장 좋으면 다 좋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착한 사람은 늘 손해 보고 악한 사람은 늘 이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치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공격’과 ‘혐오’를 부추기는 이들이 잘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은 ‘공감’하고 ‘소통’하고 ‘배려’하고 ‘연대’하는 이들이 이긴다. 이것은 진화심리학의 관점만이 아니라, 역사의 교훈이며 성서의 진리이기도 하다. 착하지만 바로 그 착한 것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 착해서 손해만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착한데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힘들어하는 사람들, 착한 것을 약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심지어는 착하기 때문에 인생을 비관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진정 놀라운 세상의 맛을 보여준다. 예수님의 십자가도 어쩌면 ‘착함의 결정체’가 아닌가? 따라서 결론은 우리 모두 “착하게 삽시다!” 2. 교회에게 하고픈 말 『교회에게 하고픈 말』(두란노, 2020)이라는 책이 있다. 전 백석대 신대원 교수인 류호준 교수의 책이다. 이 책에서 류호준 교수는 오늘날 교회의 핵심적인 문제에 관해 이렇게 지적한다. “목회자는 성경을 무시하고, 교인들은 성경에 무지하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서 한국교회에 온갖 문제가 생겼다!” 그렇다. 보수적인 교회들은 성경 자체(문자 자체)를 우상화하여 ‘성경 문자 우상주의자’가 되었고, 진보적인 교회들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이데올로기를 중시한다. 또한 신학교와 교수들은(아닌 분들도 많지만) 단지, ‘(서양)신학 지식 소매상’으로 전락했다. 이러한 무지와 무시 속에서 성경의 본질은 희석되었다. 말씀을 무시하기에 ‘실천적 무신론자’가 되어버린 목회자와 말씀에 무지하기에 맘몬을 추구하는 중직자들이 이끄는 교회 안에서 성도들은 말씀에는 무지하지만, 싸움에는 유능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에는 무관심하지만 자기 이익에는 밝다. 이러한 교회의 신앙 적폐 목록을 류호준 교수는 이렇게 나열한다. “자기중심적 신앙, 종교적 열정 강조, 구원의 사회성에 대한 무지와 외면, 무차별적 고소·고발, 사회로부터 지탄받는 도덕성, 기업화된 교회, 시대착오적 성경해석 등등….”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류호준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종교개혁의 후예라면 성경을 무엇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말씀을 무겁게 여기며 매일 그리스도와 죽고 사는 일에 천착한다면, 한국교회에 실천적 무신론자나 ‘카더라 신앙생활’ 성도가 없어질 것이다.” 결국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ad fontes)’이다. 그 근본은 성경이다. 류호준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성경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말씀처럼 닮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 한국교회 구성원 모두가 말씀대로 빚어진다면 우리 사회에서 극단주의나 근본주의 구호를 외치는 그리스도인, 무례한 기독교인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목사에 관해서도 류호준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목사는 죽음과 삶, 이생과 사후, 시간과 영원, 비참과 구원, 심판과 회복 사이에 서서 그 다리를 이어 주고 건네주는 사람입니다. 달리 말해, 이쪽에 있으면서 저쪽을 가리키는 손가락 끝입니다. 인간의 진정한 본향을 사모하도록 자극하고, 삶의 충만한 의미를 어렴풋하게나마 느끼도록 도와주는 ‘보혜사’(파라클레토스)가 목사이며 설교자입니다.” 목회자에 관한 류호준 교수의 말을 한 구절 더 인용해 보자. “목회자가 교인들을 진정으로 존중하지 않거나 그들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귀한 존재로 인식하지 않는다면, 그는 종교적 사업에 종사하는 직업인에 불과할 것입니다. 한 영혼, 한 영혼에 대한 영적 부담감, 다시 말해 하나님의 값진 구원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이 없는 사역자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 거룩한 제사장으로 부름을 받은 목회자가, 제사장의 나라로 부름을 받은 교회가, 또한 천국의 열쇠를 받은 교인들이 제대로 서지 않는다면 한국교회는 물론 한국 사회 전체가 불행해질 것이다. 따라서 류호준 교수는 교회가 ‘환대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한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부단히 세상의 경계를 넘어 약자를 찾아가고 이들을 섬겼다. 오늘날 교회 공동체도 약한 이를 보살피는 환대의 정신을 갖추자.” 그렇다. 이것이 택하신 족속의 사명이고 왕 같은 제사장의 직분이며 거룩한 나라의 마땅히 행할 바요,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의 할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인용해 보자. 류호준 교수의 고백에서 기독교 신앙의 참뜻을 깨닫게 된다.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불평과 불만이 가득합니다. 건드리면 터질 것만 같은 세상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그런 분위기 안에 ‘은혜로 가득한 환대’를 불어넣는 사람으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그 부르심에 순종하며 나아갈 때, 환대를 통해서 기쁨이 흘러넘칠 것입니다. 마치 철철 넘쳐흐르는 물 대접처럼 말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흘러내리는 눈물 속의 포옹, 숨 막히는 기쁨, 잃어버린 양을 찾아 어깨에 둘러메고 외치는 기쁨의 소리, 다른 사람을 섬기는 그리스도의 손들…. 우리가 은혜로 가득한 환대를 베풀 때, 우리는 환대받는 사람의 얼굴에서 그리스도를 보게 될 것입니다.” 혐오와 차별에 앞장서고,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는 목회자와 그리스도인들이 넘쳐나고 있다. 택하신 족속, 왕 같은 제사장, 거룩한 나라,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으로 우리 교회가 환대의 공동체가 되고, 또한 우리를 통하여 환대받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그리스도를 발견하여야 한다. 과이불개(過而不改)와 혼용무도(昏庸無道)한 세상에 사람들과 교회, 그리고 목회자들에게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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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10
  • [기독교인문학] “용서를 향한 제3의 길”
    데즈먼드 투투의 《용서 없이 미래 없다》 이 책은 남아공의 그 악명 높은 흑백인종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을 폈던 소수 백인들이 지배하던 정권이 물러나고 흑인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 정권이 들어선 지 1년 후 과거 역사의 잔악행위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조직된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인 투투대주교가 쓴 남아공의 화해와 평화의 발자취를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당한 만큼 갚아주는 응보적 정의나 일괄 사면 혹은 국민적 망각이 아닌 ‘제3의 길’을 제시한다. 과거의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인정하면 가해자들과 국민들이 사면해 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고백과 용서와 배상의 진실화해위원회의 회복적 정의는 남아공을 파국에서 구해냈으며, 갈등의 끝을 분열이 아닌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갈등 수준 세계 1위의 우리에게 ‘용서 없이 미래 없다’는 투투가 던지는 새해 화두이다. ◇ 저자소개 ∥ 데즈먼드 투투 성직자, 인권운동가, 노벨평화상 수상자. 세계교회협의회(WCC부위원장)과 요하네스버그 대성당 수석사제와 1984년 흑인 최초로 케이프타운 대주교가 되어 남아프리카공화국 성공회 수장으로 활동했다. 1980년대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성공회 수장으로 활동했다. 1980년대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교회협의회에서 인종차별 반대운동을 이끌어왔고, 흑백연합정부가 수립된 다음 해인 1995년 진실과 화해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되어 남아공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헌신했다. 화해와 평화를 위한 그의 노력이 공적을 인정받아 198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2021년 12월 26일 90세에 하나님 품에 안기었다. ◇ 저서∥강의 모음집《하나님의 뜻》과 설교모음집《희망과 고통》, 논픽션《하느님의 무지개 백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넬슨 만델라 어록》 넬슨 만델라 / 알에이치코리아 / 2013 《마이클 K의 삶과 시대》 J.M. 쿳시 지음 / 문학동네 / 2021 《회복적 정의, 세상을 치유하다》 이재명 / 피스빌딩 / 2020 기독교인문학 〈40〉 “용서를 향한 제3의 길” -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통해 사람이 된다 -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꿈 “화해를 위해 일하는 것은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꿈을 실현하고자 애쓰는 일이다. 그럴 때 우리는 우리가 긴밀한 상호의존성으로 연결된 한 가족의 일원임을 알게 될 것이다.” 용서가 세상을 바꾸다 김길구 즐거운 설날입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매년 교수신문에서 천여 명의 교수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22년도 대표 사자성어는 잘못한 것을 고치지 않는다는 의미의 과이불개(過而不改)였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올해에는 잘못한 것은 바로 고쳐서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호에는 남아공 투투대주교의 《용서 없이 미래 없다》는 책을 통하여 우리 사회의 첨예한 갈등을 푸는 해법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류지원 재작년 영국 킹스칼리지에서 세계주요 28개국을 대상으로 빈부, 정치, 이념, 세대, 교육 등 12개 분야의 갈등수준을 비교해 본 결과 7개 부분에서 우리나라가 제일 높게 나와서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많은 나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의 기존 상식을 뒤집는 놀라운 책입니다. 종교적 용어인 용서가 세상을 바꾼다니 놀랍지 않으세요? 김현호 저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매우 힘들었습니다. 지금도 기독교 국가 안에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무자비한 고문과 살육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과 복음주의 교회를 표방한 개신교 목회자들이 정치권에 앞서 혐오와 차별을 조장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종교의 본질과 역할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인종차별의 흑역사 김길구 그러면 먼저 간략하지만 남아공의 역사를 알아볼까요? 류지원 1948년 국민당이 집권하면서 아파르트헤이트 즉 흑백인종분리정책을 실시했는데 유색인과 백인을 분리하고, 흑인 등 토착민의 직업을 제한하는가 하면, 노조결성을 금하고, 도시외곽지역의 토지소유를 못하게 하고, 심지어 공공시설사용을 제한하는가 하면 흑인과 백인의 결혼뿐 아니라 성관계도 금지하고, 버스 승차를 분리하는가 하면 통행법도 강화해서 이동의 자유도 제한하여, 분리가 아닌 철저한 차별정책을 강요합니다. 김길구 이런 정책이 전 국민의 84%가 흑인이고 16%만이 백인인 상태에서 실시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일부 양식 있는 백인들의 반대도 있었고, 국제적인 연대로 막아보려고 했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항의표시로 남아공이 1992년까지는 미수교, 1994년까지 여행금지국이었지요. 김현호 1970년대, 남아공 백인 정부의 아파르트 헤이트 정책으로 인해 UN이 남아공에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으며, 영연방에서도 남아공을 축출하기로 결정하기도 하고, 남아공 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하기도 했어요. 넬슨 만델라 대통령 취임 김길구 오늘의 주제로 들어가고 있는데 남아공의 변화의 주인공은 넬슨 만델라로부터라고 할 수 있겠죠? 우리나라의 김대중 대통령과 비교되는 남아공 하면 떠오르는 인물 만델라에 대해서 얘기해 보죠. 1960년대부터 민권운동을 하다 1960년대부터 교도소를 전전하다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1990년에 석방되기까지 총 27년간의 길고 긴 수형생활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압력과 민권운동의 승리로 소수인종인 백인 지배를 벗어나 다수인종인 흑인들의 통치체제가 되자 국민들은 흑인들의 영웅인 그를 대통령 후보로 세워 65%의 지지율로 무난히 당선됩니다. 그동안 남아공을 옥죄었던 46년간의 철권정치 아파르트헤이트 시대가 비로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기대와 희망 속에 새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김현호 이 책에 보면 이날의 감격을 투투 주교는 이렇게 썼어요. “넬슨 만델라가 남아공 최초의 민주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으로 취임하던 1994년 5월 10일, 아마 세계가 멈추었을 것이다. 거의 모든 국가원수와 여러 지도자가 프리토리아로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쁨도 잠시 정권은 바꿨으나 남아공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각은 여전히 불안했지요. 선진문화와 제3세계가 공전하는 남아프리카의 기형적 구조를 만델라가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소수의 백인들은 ‘억압과 불의의 열매를 누렸다’는 죄책감에 눌린 채 보복이 두렵고 피해자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로 인한 원한으로 잠을 이룰 수 없는 형국이 계속되면서 자칫 나라가 둘로 쪼개질 수 있다는 위기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류지원 이러한 위기의 순간에 만델라의 리더십이 빛을 발합니다. 남아공 사람들은 만델라를 간디와 비유할 정도로 카리스마 있는 리더예요. 그 해법은 용서와 포용이었습니다. 집권 내내 백인들에 대한 보복은커녕 지나칠 정도로 인종화합에 집착한다는 비난을 받을 정도였으니까요. 본문에는 취임식날 그가 갇혀있던 교도소의 백인 교도관을 귀빈으로 초청하는 기막힌 아량과 용서의 정신을 보인 만델라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어요. 그뿐인가요 백인 통치시대에 대통령을 하고 있던 De Klirk을 부통령으로 영입하여 행정의 연속성과 정국의 안정을 도모했으니까요. 진실화해위원회의 활동과 제3의 길 김길구 백인 소수파의 통치의 종식을 상징하는 첫 민주주의 선거가 치러지고 대통령이 취임한 1년 후 투투는 과거 역사의 잔악행위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조직된 진실화해위원회(약칭 TRC)의 의장으로 임명됩니다. 이런 일은 강온파로 나뉘게 되지요. 과거에 잘못된 적폐를 뿌리 뽑고 나라의 정기를 바로 세워 다시는 그러한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피해자 측, 응보적 정의론자라고 합시다. 당한 만큼 갚아 주자는 부류가 있고, 류지원 또 다른 부류는 인과응보의 공포정치를 하면 나라가 혼란에 빠져 결국 나눠지니 과거는 잊고 나라의 통합을 위해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하자는 가해자의 시선으로 본 온건론자의 입장이 있겠죠.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나요? 김현호 TRC를 이끄는 투투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아라파트헤이트에 연류된 백인을 일방적으로 가해자와 죄인으로 규정하여 심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들이 스스로 양심에 따라 죄를 자백하게 한 후 사면을 허용함으로써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평화의 공동체를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제3의 길이죠. 회개하면 용서해 준다는 기독교의 교리와도 일맥상통해요. 그가 심판자인 법관의 입장이 아니라 목회자인 사제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아이디어겠지요. 이러한 방식을 투투는 2차대전 전범자를 가혹하게 처벌한 뉘른베르크 패러다임과 일괄 사면 혹은 국민적 망각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은 ‘제3의 길’이라고 불렀습니다. 김길구 물론 이런 방식은 백인과 흑인 양쪽에서 격렬한 논란에 휩싸였지요. 가해자인 백인은 너무 급진적인 마녀사냥이라고 반대했고, 피해자인 흑인은 너무 온건하다고 반대했습니다. 류지원 TRC는 대통령 만델라의 전 부인 위니 만델라도 살인교사 혐의로 소환하는 등 흑인인사의 범죄 행위도 최대한 공정히 처리하려고 노력했어요. 김현호 그 결과 조사대상자 7,112명 중 5,392명이 처벌을 받았고, 849명이 사면을 받았습니다. 1998년 이 위원회는 3,500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활동을 마쳤는데 전 세계적으로 범죄적 과거에 대해 공정한 청산을 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드는 생각 김길구 저는 이 책에는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청문회를 통해 밝혀진 인간이 서로에게 어떤 악행까지 저지를 수 있는가의 구체적 사례를 보면서 다시금 평범한 인간들의 악의 보편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류지원 진실화해위원회를 조직하고 가해자를 용서하고자 아픔을 치유해 가는 일련의 활동들이 가슴아프면서도 한편으론 부럽기도 해요. 우리 정치가들과는 대조적이죠. 정쟁에만 몰두하여 이전투구식 싸움으로 일관하는데 비해, TRC는 서로 양보하고 평화롭게 화해하여 민족의 아픔을 싸매고 치유해 가도록 노력했으니까요. 김현호 종교가 타락하면 정치화되어 정권을 위해 신학까지 변질시키며 혐오와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죠. 이러한 혁명의 시기에 종교의 역할은 무엇일까를 성찰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김길구 매우 긴 토론이었습니다. 많은 것을 시사케 하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가고 한 치 앞도 나갈 수 없는 갑갑한 우리사회에 교회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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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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