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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미세먼지
2019/03/14 10:0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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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진 목사.jpg
 
“오늘 어떤지 한 번 보렴.” “지금 93인데 오전엔 더 나빠진데요.” “그래? 마스크 꼭 챙겨 나가라. 80말고 99제품 써야 된다.” 요즘 어떤 가정에서 일어날 법한 대화입니다. 바로 미세먼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앞선 수치는 미세먼지 농도를 가리킵니다. 일반적으로 30마이크로그램까지는 좋음, 80까지는 보통, 150까지 나쁨, 그 이상 수치는 매우 나쁨으로 봅니다. 93이라면 ‘무리한 실외활동 자제, 최소한의 환기, 마스크 필수’의 권고사항이 따라붙는 수준입니다. 대화 뒷부분에 나오는 수치는 마스크와 관련 있습니다. 일반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걸러주지 못하므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마크가 붙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데, KF80이라는 표시는 미세먼지를 80% 이상 차단하며, KF94는 94% 이상, KF99는 99% 이상이라는 뜻입니다. 왜 이렇게 유난 아닌 유난을 떨어야 하는지는 집을 나서서 희뿌연 하늘을 바라보면 금방 알 수 있고, 혹 가까운 산이라도 올라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더 절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해마다 3, 4월이면 우리는 ‘황사(黃砂)’에 익숙했습니다. 중국 고비·타클라마칸 사막, 네이멍구(內蒙古) 고원, 황하 유역의 황토 고원에서 발생한 모래 먼지가 제트 기류를 타고 한반도를 뒤덮을 때 우리는 이를 황사 현상이라고 불러 왔습니다. 최근의 일만도 아닙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흙비가 내리고 연기 같은 안개가 사방에 끼었는데 쓸면 먼지 되고 흔들면 날아 흩어졌다는 기록이 있습니다(태종 6년 2월, 성종 9년 4월, 연산군 3월 등). 황사가 백해무익한 것만도 아니었는데, ‘흙비가 내리면 소나무가 무성해진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소나무를 해치는 송충이의 숨구멍을 황사가 막아버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황사는 입자가 1,000마이크로미터로, 10 혹은 심지어 2.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내려가는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와는 크기 면에서 다르고, 성분 또한 칼슘,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 일반적인 토양 성분 중심이라 황산염, 질산염과 같은 금속화학물질 중심인 미세먼지와 질적인 면에서 다릅니다.
1952년 영국 런던은 미증유(未曾有)의 먼지 속에 갇혔습니다. 자동차가 뿜어내는 아황산가스와 공장 굴뚝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황에 미세분진이 겹쳐서 발생한 짙은 먼지 때문에 도시에는 한낮인데도 운전이 불가능할 정도였고 공장 지대에서는 자신의 발등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12월 5일부터 발생한 이 먼지로 인해 1주일 간 4,000명이 사망하고 그 후 2주 동안 8천 명이 추가로 사망하는 미증유의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런던 대(大) 스모그(London Great Smog)’라고 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영국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기청정법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1900년대 초에도 벌써 스모그로 인한 피해가 빈번했음을 고려할 때 늦은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어느새 ‘세계의 굴뚝’이라 불리는 중국에서 불어오는 미세먼지까지 이중의 위험에 노출된 우리는 영국과 같이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우를 범하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창세기 2장 7절은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라고 기록합니다. 여기서 “흙”은 히브리어 ‘아파르’로 입자가 더 가늘고 고운 티끌이나 먼지를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이처럼 먼지로부터 지어진 인간은 본래 먼지와 분리할 수 없습니다. 집을 치우다보면 구석구석 어쩌면 그렇게 먼지가 많은지 모릅니다. 먼지는 인간 존재의 증거일 뿐 아니라 인간이 활동하고 있다는 흔적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먼지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인하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임종한 교수팀과 아주대 환경공학과 김순태 교수팀은 미세먼지 때문에 서울과 경기지역에서만 한 해 30세 이상 성인 15,000명이 기대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대가 더 무서운 법, 벅찬 상대 미세먼지를 그러나 먼지와 같은 우리가 이제 다스려야 합니다. 중지(衆志)를 모으고 창조의 원리와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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