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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 난민을 바라보는 그리스도인의 시각 (2)
2018/09/21 15:1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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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범 목사.jpg
 
지난 2009년 한 난민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이런 자조적인 말을 했다. "지난 1994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난민신청자는 약 2336명 정도인데, 우리는 이보다 적은 숫자의 한국인만이 재한 난민의 존재를 알고 있을 거라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이만큼 난민문제에 관심이 없던 우리나라에 갑자기 변화가 일어났다. 제주도에 밀어닥친 500여명의 예멘 난민들로 인해 중요한 사회적인 이슈가 된 것이다. 이들에 대해서 긍휼의 마음을 갖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자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민신청자 다수가 이슬람이다 보니 극단적인 이슬람국가나 테러범들을 연상하면서 아예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사람들도 많다.
분명 난민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난민정책에는 그들을 잘 선별하는 일과 정착과정 그리고 다시 되돌려 보내는 일등 고려해야할 많은 사안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큰 그림에서 본다면 우리나라는 이제 난민 수용에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우리는 과거 남의 원조를 받는 가난한 나라에서 이제 원조하는 나라가 되고 세계경제대국으로 국제 위상이 높아진 만큼 이런 문제에서 보다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를 경험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세상적인 이유와는 다른 차원에서 난민문제를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하나님은 이 어둠의 나라에 속하여 멸망할 수밖에 없는 우리를 살리기 위해 그의 독생자를 아낌없이 내어주셨다. 그래서 그의 십자가 은혜로 말미암아 우리는 값없이 하나님나라 백성으로 받아들여졌고, 하나님의 자녀로 입양되었다. 그렇다면 우리야말로 세상 사람들보다도 더 긍휼을 실천해야 할 사람들이 아닌가?
나 역시 난민에 별 관심이 없었으나, 이 문제를 숙고하게 한 몇 가지 인상적인 일들을 경험했다. 독일에서 쾰른의 한 오래된 교회를 방문하여 건물들을 둘러보다가 친교관 지하에서 나오는 역한 냄새를 맡았다. 안내하는 목사님이 이곳에는 난민들이 살고 있는데, 그들이 자신의 토속적인 음식을 만들다보니 나는 냄새라고 설명해주었다. 이들이 난민보호소가 아닌 교회에 있었던 것은, 독일정부가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쫓아내려는 사람들을 독일교회가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교회에 압력을 가했지만, 목사들은 꿈쩍하지 않고 이들을 지켜주려고 했다. 그 독일 목사에게 깨끔한 독일인인데 이런 냄새가 역겹지 않냐 고 하니, 정색을 하면서 아무 문제없다고 대답한 것이 기억난다. 그들은 이런 수고가 신앙인으로서의 책무라고 생각한 것이다.
2년 전 종교개혁 499주년 때에 독일에서 논문을 지도하신 링크(C. Link)교수를 제자들이 모셨다. 서울에서 여러 차례 세미나를 갖고 부산에도 내려와 우리 교회에서 주일예배 설교를 했다. 본래는 사모님도 같이 초청했는데, 사모님이 그 도시에 온 난민들을 돌보기 바쁘다면서 정중히 거절하셨다. 나는 그것을 이해했다. 독일 있을 때에 교수님 부부가 아프리카 난민을 자기 집 지하에 데리고 있는 등 난민문제에 열정적이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교인들은 사모님이 이 좋은 여행의 기회를 난민 때문에 포기하셨다는 말을 듣고 감동을 했다. 그래서 사회선교위원회에서 즉시로 회의를 열어 난민 돕는 일에 동참하겠다면서 교수님에게 100만원을 전달했다. 교수님은 감격해서 받아가셨고, 이것을 그 도시의 난민단체에 전달해서 난민 지위 취득에 필요한 변호사비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교수님은 이 사실을 자신이 몸담고 있는 독일교회에 자랑했는데, 잔잔한 감동과 함께 몇몇 사람이 자신도 기부하겠다며 헌신했다는 흐뭇한 일화도 전해주셨다.
물론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도 난민수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늘어나는 외국인으로 인해 겪는 갈등을 침소봉대하며 극우정당들이 지지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의식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이 연약한 사람들을 섬기는 일에 헌신한다. 특별히 교회들이 하나님의 긍휼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한국교회성도들도 앞으로 전개될 난민 문제를 보다 열려진 자세로 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저들을 섬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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