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1-2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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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가 칼빈(1509-1564)이 꿈꾼 교회는 권징(勸懲)을 시행하는 교회였다. 이를 위해 교회의 영적 정부인 치리회를 별도로 구성했다. 그리스도가 주신 명령(마태 18장)을 따라 교리와 생활에서 과오를 범할 때 처음에는 두 번까지 은밀하게 권하고 훈계하지만 계속 자기 죄를 고집할 경우 세 번째는 모든 회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출교해야 한다고 했다. 칼빈은 출교가 교회에 유용하며 필요하지만 엄격한 권징은 반대했다. 이 때문에 그는 당시 재세례파를 논박하는 글을 썼다. 그는 왜 엄격한 권징을 반대했을까?

 

재세례파의 지도자 메노 시몬스(1492-1559)의 주장을 직접 들어보자. 그는 네덜란드 사람으로서 본래 교회의 신부였다. 개혁가들의 저술을 읽고 영향받지만 재세례파의 지도자가 된다.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자로 알려졌지만, 출교에 대한 입장은 아주 엄격하다. 그의 저술 『출교에 관한 문답』에서 이를 볼 수 있다. 교회에서 출교를 당해야 하는 사람을 마태복음 18장과 고린도전서 5장에 근거해서 공개적이고 부끄럽고 육체적인 생활을 좇는 사람, 이단적이고 부정한 교리에 빠진 사람(딛 3:10) 등은 교회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분리’할 것을 명령했다. 남편과 아내, 부모도 그렇게 해야 하고 그렇게 하지 않을 때 그들도 교회에서 출교와 ‘분리’를 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들로부터 오염되기 때문이다. 다음을 보라: “어떤 사람이 이런 출교(명령)를 지키지 않았음에도 경건한 자라고 불린다면, 그 역시 징계를 받아야 하는가? 아무리 경건한 자라 하더라도 경건을 순종 속에서 보여야 할 것이고.....만약 어떤 사람이 의도적으로 성경에 금지된 것을 행한다면, 우리는 그가 하나님 말씀을 멸시하고 공개적으로 반항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우리가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회중에서 분리될 수밖에 없다. 이것을 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남편과 아내가 출교 때문에 서로 분리할 수 있느냐? 아버지와 자식 간도 마찬가지인가? 먼저 징계의 법칙은 보편적이다. 누구도 예외가 없다. 남편과 아내 사이에도, 아비와 자식 사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우리는 추방이 배교자의 거짓 교리와 육체로 더럽혀지는 것을 막아 준다고 말한다. 누구도 우리를 더럽힐 수 없기에 성령은 그들을 차단해서 우리가 그들 때문에 더럽혀지지 않도록, 그리하여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도록 하신다. 남편 또는 아내, 그리고 자녀를 그리스도 이상으로 사랑한다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없다.”

 

이에 칼빈은 『재세례파 논박』(1544년)에서 첫째, 권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말씀과 성례가 시행되고 있는 것을 본다면 그곳을 교회라고 부를 수 있으며, 따라서 성찬에 참여하지 못할 이유가 없고. 둘째, 그러한 ‘오염된’ 교회에서 자기를 ‘분리’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했다. 지상교회는 알곡과 가라지가 섞여 있는 교회여서 “누구든지 하나님에 의해 제정된 성례에 사악한 사람들과 함께 참여할 경우, 자신이 깨끗하고 청결한 양심을 갖기만 한다면 그들의 무리에 오염되지 않는다”고 했다. 고린도 교회와 갈라디아 교회를 예로 들며 “광신자들이 도입하기를 원하는 것처럼 참 신자는 교회의 악한 자들로 인하여 자신이 오염될 것이 두려워 무리로부터 자신을 분리했다고 읽지 않으며 도리어 자기가 나무란 잘못을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고치라고 충고하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하였다(고전 5:1이하, 갈 5:4 이하). 칼빈은 “우리가 성찬에 참여할 때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분리’는 우리를 교만에 부풀게 하고 위선으로 미혹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양무리를 버리게 하는 마귀의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천사보다 더 거룩한 모습을 갖고, 만약 그러한 자만으로 그리스도의 회중에서 우리를 분리하는 것으로 나아간다면 우리는 마귀가 된다.” 이러한 칼빈의 교훈은 큰 의미가 있다. 권징이 사라지는 것도 문제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엄격하게 권징을 하는 것 역시 잘못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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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법특강]종교개혁가 칼빈은 왜 엄격한 권징을 반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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