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1-2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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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사역을 하다 보면 매달 백 명이 넘는 새로운 아이들을 만난다. 그중 어떤 아이는 단 하루 스치듯 지나가고, 그중 어떤 아이는 몇 달 혹은 몇 년을 함께하며 마음의 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그 아이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날 때, 우리가 전하지 못한 복음이 얼마나 무겁게 마음에 남는지 사역자는 모두 알고 있다. 최근 나는 그런 아픔을 겪었다. 열 달을 함께했던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 그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해 주었던 시간, 함께 밥을 먹으며 웃었던 순간들이 떠오를 때 ‘내가 복음을 조금만 더 서둘렀더라면…’ 하는 자책이 길게 남았다. 그리고 결심했다. “만나는 아이마다 복음을 미루지 말자.”

 

■ 청소년 사역은 ‘수많은 만남’ 위에 세워진다. 아이들은 사역자의 마음을 흔든다. 어떤 날은 기쁨으로, 어떤 날은 걱정과 속상함으로, 어떤 날은 전혀 예상치 못한 감사로 마음이 가득해진다. 만남은 단순한 접촉이 아니라, 그 아이의 삶에 들어가는 순간이다. 때로는 그 아이의 ‘가장 힘든 이야기’를 처음 듣는 사람이 사역자일 때도 있다. 이 과정 속에서 나는 성경 속 모세의 인생이 문득 청소년 사역과 닮아 있다는 사실을 보게 된다. 모세의 삶도 만남의 연속이었다. 믿음의 부모와의 만남, 애굽 공주와의 만남, 동족과의 갈등이라는 만남, 광야에서 십보라를 만난 사건까지 모든 만남이 그의 인생을 준비시키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모세의 인생은 ‘사명’이라는 방향을 갖게 된다. 광야에서 보낸 40년은 허무한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모세를 빚어가는 시간이었음을 알게 된다.

 

■ 사역 현장에서 일어나는 ‘하나님과의 만남’ 우리는 청소년 사역을 하며 아이들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장면을 종종 맞닥뜨린다. 얼마 전 밤 11시에 한 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목사님, 며칠 동안 꿈에서 목사님이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고 했어요. 하나님… 정말 계신 것 같아요.” 또 다른 아이는 제주 한길학교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새로운 진로, 새로운 꿈,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두 해 만에 교회에 다시 찾아왔다. 이 아이들의 고백은 사역자의 피곤을 단번에 녹여내는 은혜였다. 그리고 동시에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내가 이미 그 아이들을 향해 일하고 있었다.”

 

■ 아이들과의 모든 만남은 ‘하나님의 퍼즐 조각’이다 청소년 사역이 어렵게 느껴질 때, 나는 다시 이 사실을 붙든다. “우연한 만남은 없다. 사역자에게 주어진 모든 만남은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다.” 어떤 만남은 우리를 웃게 하고, 어떤 만남은 마음의 짐처럼 느껴지고, 어떤 만남은 오랫동안 가슴을 울린다. 그러나 결국 이 모든 조각이 아이 한 명을 세우고, 사역자를 빚고, 공동체를 성장시키는 하나님의 손길이다.

 

■ 오늘도 나는 기도한다. 새로운 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올 때, 나는 묵상처럼 이 기도를 드린다. “주님, 이 아이의 인생을 준비하신 당신의 이유를 보게 하소서. 그리고 이 만남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게 하소서.” 사역은 만남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만남 속에서 하나님은 여전히 아이들의 마음을,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빚어가고 계신다. 그 사실을 잊지 않는 모든 청소년 사역자와 교회 위에 하나님의 위로와 지혜가 함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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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칼럼]“만남은 사역의 시작이자 은혜의 통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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