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제579주년을 맞으며
한국교회언론회 논평
훈민정음 반포 579주년을 맞는다. 한글(훈민정음)을 만든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쉽게 배우고 매일 쓰게 하려는 목적’으로 창제하였다. 당시 양반(兩班)들은 중국의 한자를 사용함으로 일상생활에서 크게 불편하지 않았으나, 백성들은 한자를 배우기도 힘들고, 사용하기도 어려웠다.
그런데 세종대왕은 중국의 5만 자를 가지고도 표현할 수 없는 것을 28자(모음 자음 포함, 현재는 24자)로 11,000개 이상의 음절을 표현할 수 있는 위대한 문자를 만든 것이다. 훈민정음(이하 한글)은 과학적이며, 창의성과 합리성을 곁들였기 때문이다.
당시에 사대부(士大夫)들과 지식인들은 ‘한글’이 없어도 잘살 수 있었다. 그들은 한자(漢字)로 글을 쓰고, 시문을 짓고, 상소문을 올리는데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성들의 글은 없었다. 이에 세종대왕이 백성들을 어여삐 여겨,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한글을 만든 것이다.
세계인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문자들은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나, 세월 속에서 변형되고 분화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한글은 창제한 사람, 창제한 시기, 그리고 창제 원리가 명확하게 밝혀진 거의 유일한 문자이다. 이는 인류 문화사적 가치와 학문적 연구에 긴요하게 활용되는 유산이다.
이에 유엔의 유네스코에서는 1989년 문맹 퇴치와 교육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여 “세종대왕 문해상”을 만들었고, 1997년에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였다. 한글 열풍은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데, 현재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정규 교육과정으로 한국어 과목이 개설되어 있다. 2023년 6월 현재, 한글을 배우는 ‘세종학당’은 전 세계 88개국에 256개소가 있다.
한글에 대하여 영국의 언어학자 제프리 샘슨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자 발명’이라고 지극히 높이 평가한다. 디지털 시대에도 한글은 조합형 구조 덕분에 전산 처리와 인코딩(encoding-데이터를 변환하는 과정)이 용이한 문자로 크게 각광(脚光) 받을 것이다. 즉 한글은 농경사회로부터 고도화된 현대의 정보화 시대를 아우르는 혁신적 문자가 될 것이다.
한글과 기독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글(훈민정음)은 1443년 세종대왕에 의하여 창제되기 시작하였고, 우여곡절 끝에 3년 후인 1446년에 반포가 되었으나, 약 450년간 홀대를 받은 문자이다.
그런데 이 땅에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비로소 그 우수성과 아름다운 문자로써 빛을 보게 된다. 1876년 만주에서는 스코틀란드 출신 존 로스 선교사가 한글로 성경을 번역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음 해인 1877년에는 중국 상해에서 ‘한글 문법서’를 간행하였고, 1882년에는 한글 성경이 조선에 들어오게 된다. 1885년 조선에 들어오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는 한글을 배우고 들어오게 된다.
1887년에는 조선에 들어온 선교사들은 “성서번역위원회”를 구성하여 본격적으로 한글로 성경을 번역하게 된다. 1889년 주시경은 기독교에서 설립한 배제학당에서 한글 문법 연구를 시작한다. 1892년에는 “장로교선교공의회”가 ‘모든 문서는 한자가 아닌 한글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선포한다. 그 이후에 기독교의 성경, 찬송가, 신문, 문서 등은 모두 한글로만 사용하게 된다.
그러므로 사장(死藏)되어 있던 한글을 새롭게 사용하게 된 것은 우리 기독교의 역할이 매우 지대했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한글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고, 지금은 세계인들도 쉽고 빠르게 배우는 훌륭한 문자가 되었다.
한글은 매우 우수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당시 세종대왕이 백성들을 사랑한 ‘애민정신’으로 창제되었고, 그것이 오늘날 문맹 퇴치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로 인하여 전 세계에 귀중한 문화유산이 되었으며, 이제는 세계적 확산으로 인하여 세계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도 크게 사용될 것을 천명(闡明)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