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2-1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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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인공지능(AI)'이라는 큰 물결 앞에 서 있다. 물론 우리가 오늘날 주로 이야기하는 AI는 엄밀히 말해 거대 언어 모델(LLM)이라는 특정 기술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프롬프트(prompt, 사람이 AI에게 원하는 작업을 지시하는 질문이나 문장)에 내가 원하는 것을 입력하면 그 요청을 바탕으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단순히 정보를 찾아주는 수준을 넘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동영상 제작이나 작곡 등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 준다. 최근에는 AI가 에이전트(agent)처럼 작동한다고 말한다. 이는 사람이 모든 단계를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목표를 이해하고 과정을 스스로 연결해 수행하는 지능형 대리인에 가깝다는 뜻이다.

 

이런 시대에 교회가 취할 몇 가지 태도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AI 문화와 트렌드를 이해하자. 새 기술이 나올 때마다 ‘안 쓰면 뒤처진다’는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모든 목회자와 성도가 AI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AI가 아무리 탁월해도 우리의 신앙과 사역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AI 문화를 이해하려는 수고는 필요하다. 이미 많은 성도가 일상에서 AI를 사용한다. 양 떼의 형편을 살피는 목자의 마음으로, 성도들이 실제로 접하는 문화의 언어와 사용 맥락을 알기를 힘써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문화 속에서 겪는 신앙적 고민과 유혹을 식별하고,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다. AI 문화를 아는 것은 기술 박식함의 문제가 아니라, 그 문화를 살아내는 사회와 공동체 구성원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애씀이라 여겨진다.

 

AI를 목회 조력의 도구로 활용하자. 하나님께서 문화를 우리에게 주실 때에는 그 문화를 통해 이루시고자 하는 복음적 목적이 있음을 우리는 인정한다. AI가 가진 기능들은 복음전달과 목회사역을 풍성하게 하기 위한 조력적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말씀연구를 돕는 도구로서 AI가 가진 정보력을 바르게 활용하면 더 깊이있는 말씀 전달이 가능하다. 설교 내용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이미지나 동영상 등을 제작하여 말씀의 전달력을 높일 수 있다. 사역적인 측면에서도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재정적 한계나 인력 부족으로 시도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가능하게 돕는다. 작은 예로 디자인 전문인력이 없는 소교회의 경우 아이디어만 있으면 간단한 AI툴을 이용하면 전문가 수준의 디자인을 얻을 수 있다. AI는 저비용 고효율의 결과물을 제공하므로 목회 조력의 도구로 잘 활용한다면 사역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AI에 의존하거나 종속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AI를 사용하다 보면 편리함으로 인해 내가 해야할 부분까지 의존하기 쉽다. AI를 사용하되, 사용자보다 AI가 앞서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AI를 사용할 때 최종 권위는 AI가 아니라 사람, 바로 사용자 자신에게 있다. AI를 통해 얻은 풍성한 자료와 아이디어들을 복음의 본질에 비추어 검증하고 선별해야 한다. 특히 사실 오류의 가능성이나 알고리즘 편향 문제에 대한 문제가 있음을 알고 유의해야 한다. 아울러 '과정의 영성'을 잃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여야한다. AI가 조력 이상의 역할을 하지 않도록 조절하여 사용하는 것이 이 시대적 영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앞에 펼쳐진 AI 시대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다. AI가 일상이 되는 사회는 인간의 가치를 업무의 효율성이나 능력으로만 평가하는 비성경적인 관점이 만연할 수 있다. 그런 시대 속에서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인간 고유의 가치와 존엄성을 바르게 세우는 일에 힘쓰는 역할을 바르게 감당해야 한다. 기술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그 기술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두려움이나 맹목적인 기대로 대하기보다 각자의 소명과 필요에 따라 지혜롭게 사용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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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목사]AI시대, 슬기로운 사용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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