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학원에 대한 언론들의 문제제기와 팩트 체크
‘개방감사’, ‘이사임기’, ‘고급차량 구입’에 대한 진실은...?
학교법인 고려학원(이사장 이상일 목사)에 대한 일부 언론들의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말부터 8월 중순까지 3곳의 언론사에서 총 13차례 보도가 되고 있다. 이들 언론사가 제기하는 핵심 내용은 크게 3가지 나눌 수 있는데, ‘개방감사 선임’, ‘이사 임기’, ‘전직 이사의 고급차량 구입’ 등이다. 학교법인 이사회는 지난 8월 25일 이사회에서 이들 언론들의 보도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하고, 법인 차원에서 대응을 예고했다.
1. 개방감사 문제
최근 고려학원 관련해서 언론에서 가장 많이 다뤄진 내용이 ‘개방감사’에 대한 내용이다. A 언론이 3차례, B 언론이 3차례, 그리고 C 언론이 7차례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특이한 점은 A, B 언론의 경우 ‘특별기고’나 ‘나의주장’ 등 기고와 투고의 형식으로 보도된 반면, C 언론은 기사와 사설, 기획 등 다양한 보도형태를 취하고 있다. 공통점은 3곳 모두 고려학원 이사회가 개방이사추천위원회로부터 추천받은 감사를 선임하지 않고, 법률이 정한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사건의 시작은 이렇다. ▲지난 1월 14일 개방이사추천위원회가 개방이사 2명, 개방감사 1명을 추천하면서 시작됐다. 이때 개방감사로 단독 추천된 인물이 이준형 장로(구미온누리교회). 그런데 ▲2월 10일 74-1차 정기이사회에서 개방이사는 선임되었지만, 개방감사는 의결정족수인 과반수 득표를 얻지 못해 선임이 무산됐다. 이후 ▲74-2차 정기이사회(4월 23일)에서는 안건채택 당시 이상일 이사장이 ‘개방감사 선임의 건’을 제외하기로 의견을 제시하면서 투표가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번(2월 10일) 투표에서 부결되었기 때문에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된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논란 끝에 ▲6월 18일 제74회 제4차 임시이사회에서 다시 ‘개방감사 선임의 건’이 상정됐지만, 이날도 투표에 의해 부결됐다. 이사회는 투표결과에 따라 개방감사 선임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에 개방이사추천위원회에 새로운 개방감사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하게 된다. ▲개방이사추천위원회는 지난 8월 11일 개방감사 취소와 함께 개방감사 후보 지원자들을 면접한 후 법인 이사회에 전 개방감사인 박종흔 장로(서울영동교회)를 단독 추천하게 된다. ▲이사회는 8월 25일 이사회를 열고, 단독 추천된 박종흔 장로를 투표 끝에 개방감사로 선임하고, 현재 절차를 이행하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이준형 장로가 1차 투표(2월 10일)에서 부결된 이유는 개방이사추천위원회에 대한 이사회의 경고성 의미가 담겨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사실은 (1차 투표)당시 법인 이사들이 이준형 장로에 대해 잘 몰랐고, 특별한 감정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모 이사는 “아마 그 사건만 없었으면 다음 이사회에서 이준형 장로가 개방감사로 선출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사건이란 ‘내용증명’과 '경북서부노회'라는 공문형식을 갖춘 개인서신이다.
이준형 장로는 1차 투표에서 부결되고, 다음이사회에서 안건상정이 취소되자, 전현직 법인이사들(16명)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내용증명에는 개방감사 미선임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면서 “5월 15일까지 선임 및 명확한 답변(문서)이 없을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용증명을 받은 일부 목사들은 “살면서 내용증명이라는 것을 처음 받아봤다”며 크게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증명 파급 효과는 컸다. 1차 투표 때보다 2차 투표에서 더 많은 반대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개방이사추천위원회가 추천한 개방감사 1인은 법인 이사회가 무조건 선임해야 한다는 강제조항으로 해석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립학교법 제20조(임원의 선임과 임기) ‘임원은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회에서 선임한다’와 고려학원 정관 제20조(임원의 선임방법) ‘이사 및 감사는 총회에 속하는 해당 부문의 전문인과 총회 소속의 목사와 장로 중에서 총회 또는 총회운영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이사회의 선임 의결을 거쳐 관할청의 승인을 받아 취임한다’는 내용과 같이 선임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 총회가 선임해서 파송한 이사들도 법인 이사회에서 투표를 거쳐야만 관할청(교육부)에서 승인을 받을 수 있다. 말 그대로 법인의 임원(이사, 감사) 선임은 이사회에 있고, 선임 의결 절차는 이사회만 할 수 있다는 것. 만약 ‘학교법인 운영지침’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임원을 강제로 선임해야 한다면, 임원 선임권이 이사회가 아닌, 개방이사추천위원회에 있다는 큰 오류를 낳게 된다.
‘학교법인 운영지침’의 정확한 해석은 개방이사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를 아무런 이유없이 반려하거나 재추천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고려학원 이사회는 이유 없이 반려하거나 재추천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투표에 의해 두 차례 부결되었고, 개방감사 선임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에 개방이사추천위원회에 새로운 개방감사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 과정에서 개방이사추천위원회는 지난 7월 21일 이준형 장로에게 ‘학교법인 고려학원 개방감사 후보자 추천 취소에 관한 통지문’도 전달했다. 더 이상 후보자 자격이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일부 언론에서는 ‘헌법재판소 결정문(2007헌마1189)’을 근거로 개방감사를 강제성을 띄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내용은 ‘사립학교법 제14조 3항에 대한 위헌확인’ 내용이다. 사립학교법 14조 3항은 ‘학교법인은 제1항에 따른 이사 정수(定數)의 4분의 1(소수점 이하는 올림한다)에 해당하는 이사(이하 "개방이사"라 한다)를 제4항에 따른 개방이사추천위원회에서 2배수 추천한 인사 중에서 선임하여야 한다’는 내용인데, 이 판결의 핵심 내용은 개방이사(감사)제도 자체가 학교법인의 사학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다. 헌법재판소는 “개방이사제도가 사립학교의 자유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하고 있다.
최근 이준형 장로는 교육부 진정과 함께 법원에 ‘직무이행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 29일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본안소송으로 갈 것인지 여부에 대해 이준형 장로는 “본안소송으로 간다면 결국 손해배상으로 가야 하는데, 내가 돈이 목적이 아니지 않느냐? 나는 명예회복을 하고 싶을 뿐이었다”며 본안소송을 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이 장로는 “법인 감사 안 해도 된다. 하지만 실추된 내 명예만큼은 되찾고 싶을 뿐이다”고 심정을 전해왔다.
2. 시무정년 문제
B언론과 C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고려학원 모 이사의 생년월일이 1958년생인데, 은퇴이후에도 고려학원 이사로 시무하게 된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B 언론의 보도를 보면 “해당 이사의 생년월일은 1958년생인데 임기의 시작이 2025년 4월 17일부터 끝은 2029년 4월 16일로 되어 있다. 은퇴한 후에도 이사 임기를 계속한다는 말이다”며 “고신총회 선거관리위원회 선거조례 제3장 입후보자의 자격 제6조 자격에 보면 ‘모든 입후보자는 임기 중에 항존 직원의 시무 정년(교회헌법 정치 제 32조)을 넘지 않는 자라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한 마디로 입후보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C 언론도 “현직 이사 중 한 명은 퇴임 시점까지 이미 정년(70세)을 초과하는 나이여서 원칙적으로 선출이 불가능했음에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걸러내지 못한 채 선임이 진행됐다. 이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이며, 해당 이사는 규정을 존중해 자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지 아니한가?”라고 보도하고 있다.
이 내용은 언론의 지적이 사실에 부합한다. 언론에서 지적하는 해당 이사는 작년 총회에서 교육이사로 선출된 A 장로다. A 장로는 언론의 주장대로 1958년5월 생으로, 금년 4월 17일부터 2029년 4월 16일까지 고려학원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금년 나이로 계산하면 생일 전 만 66세, 생일 후 만 67세다.
고신총회 정년은 ‘만 70세의 연말’로 규정되어 있다. A 장로는 2028년 5월에 정년이 되며, 그 해 연말에 은퇴해야 한다. 총회 규정대로 한다면 법인 이사 임기 4개월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려학원 정관이나 사립학교법에는 나이제한 자체가 없다. 다만, 총회규칙 제6조(임기)에 의해 ‘임원과 각 법인, 이사, 감사(유지재단, 학교법인)는 임기 중 70세 정년에 해당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총회법에 의거 정년을 70세로 못 박고 있다.
이 부분을 걸려내야 하는 1차적인 책임은 총회선거관리위원회다. 총회 선거관리위원장 오병욱 목사는 “작년 선거하는 그 때만 살피다보니, 오류가 있었다”고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지금 선관위가 당사자를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본인 스스로 결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금년 경남노회가 ‘시무정년’에 대한 헌의안을 총회에 상정했다. 경남노회는 기존 고신총회의 시무정년이 모호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예장합동측 시무정년을 따르자는 헌의안을 상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동측의 시무정년은 ‘71세 하루 전날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만약 이 헌의안이 금년 총회에서 받아들여진다면, A 장로의 경우 5월생이기 때문에 이사 임기(2025.4.17. - 2029.4.16.)가 가능해진다.
3. 고급차량 문제
C 언론사는 지난 8월 12일 ‘아간의 외투, 개방감사 거부와 카르텔’ 제목의 사설을 보도한 바 있다. 이 내용에는 “감출 것이 많은 카르텔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불러 일으킨다”며 앞에서 언급한 개방감사 문제와 모 이사의 정년문제 그리고 ‘A 전직 퇴임이사가 수억 원대의 고급 차량을 운행한다’며 의혹까지 제기했다. 사설은 “교회형편상 그 차량을 마련해 줄 능력이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그러니 당연하게 자금 출처에 의문이 생기는게 과한 상상인가?”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실 이 문제는 해당 당사자에게 전화 한통이면 의혹을 풀 수 있다. 사설에 나온 A 전직 퇴임이사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타고 다니던 그랜저 차량이 고장이 났다. 수리비가 너무 나와서 신형 그랜저를 알아보던 중 신차가 출고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아는 장로님이 ‘제네시스 G80’을 추천해서 차량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모 언론에서 이 차량 구입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질문하자 “(웃으며)처음에는 대응을 안 하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이상한 말들이 들려와서 교회차원에서 대응(고발)을 고민 중이다. 이 차량은 언론에서 말한 수억 원대의 차도 아니고, 가격이 7천만 원 수준이다. 또 교회에서 전액 현금을 주고 교회 명의로 구입했기 때문에 관련 자료도 교회에 있다”며 “본인에게 확인도 안하고 의혹을 보도하는게 너무 황당할 뿐이다”고 입장을 전해왔다.
이번 고려학원 관련 언론사들의 보도형태를 살펴보면, 외부의 기고나 투고 형식의 보도가 많다. 언론사의 경우 보도 말미에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다’는 문구를 삽입하지만, 내용이 사실과 다르고 특정 개인이나 기관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그 책임은 언론사에게 돌아간다. 언론중재위원회는 “보도는 언론사가 하기 때문에 언론사를 상대로 반론, 정정,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 언론사는 기고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살펴서 신중하게 보도하는게 좋다”고 말한다. 고려학원 이사장 이상일 목사도 “그동안 법인과 관련 많은 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그 많은 보도를 하면서 법인에 한 번도 사실 확인을 하거나, 문의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침묵했었지만, 앞으로는 사실과 다른 와전된 내용들을 바로 잡아 나가는 노력을 할 생각”이라며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