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은 결혼한 부부의 관계를 어떻게 가르치는가? 그리스도 안에서 결혼한 남편과 아내의 관계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성경본문은 아마도 창세기 2장이나 에베소서 5장이다. 요즘처럼 이혼과 비혼이 비정상으로 취급되지 않는 이 시대에는 교회에서도 남편과 아내의 정상적인 관계에 대한 설교를 듣기가 쉽지 않고 에베소서 5장은 가부장적인 것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에베소서 외에 부부 관계를 묘사하는 특별한 성경 구절이 있는데 그것은 고린도전서 7장 3-4절이다. “남편은 그 아내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아내도 그 남편에게 그렇게 할지라. 아내는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오직 그 남편이 하며 남편도 그와 같이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오직 그 아내가 하나니...”
부부관계를 이 성경구절에 호소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위 본문은 분명 그리스도인 부부관계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가르침이다. 이 말씀에서 “의무”는 “빚”을 의미한다. 따라서 “의무를 다하라”는 명령은 “빚을 갚으라”는 의미다.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사실상 서로에게 빚진 자다. 그렇다면 부부는 서로에게 진 빚을 평생 갚으며 살아야 한다.
서로에 대한 부부의 채무관계는 둘 중 하나가 죽을 때 끝난다. 과연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어떤 “빚”을 졌다는 것일까? 빚에 해당하는 내용을 4절에서 찾는다면 그것은 “몸”이다. 그렇다면 부부가 서로에게 “몸”을 빚졌다는 말인가? 바울에 따르면 대답은 ‘그렇다.’ 왜냐하면 부부는 둘이지만 한 몸을 이루어야 한다고 성경이 가르치지 때문이다.(창 2:24)
바울은 남편과 아내의 관계 즉 부부관계를 성경의 가르침대로 “한 몸”을 이루는 관계로 본다. 그것은 부부관계의 “한 몸”을 단순히 정신이나 영혼뿐만 아니라, 육체까지도 포함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울에 따르면 성경이 가르치는 부부관계의 “한 몸”이란 정신적이고 영적인 의미에서만 하나가 아니라, 서로의 육체까지도 하나라는 의미다.
그래서 바울은 아내와 남편이 각자 자기 몸을 결코 자신만의 것인 양 주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가르친다. 여기서 바울은 확실히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 서로에 대한 권리의 동등성보다는 의무의 동등성을 강조하고 있다. 바울이 가르치는 부부관계란 결코 권리의 상호성이 아닌, 의무의 상호성을 의미한다.
부부관계에서 서로 자신의 권리를 내세우면 다툼과 불화는 불가피하고 이혼의 위기를 안고 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서로 자신의 의무를 고려하면 일어날 갈등도 다툼도 사라진다. 그래서 바울은 부부관계란 의무의 상호성으로 맺어진 관계라고 강조한다. 부부가 되기 전에는 각자 독립된 인격체이지만 부부가 되면 둘이 한 몸, 즉 하나의 새로운 공동 인격체로 거듭난다.
따라서 남편의 잘못은 곧 아내의 잘못이고 아내의 실수도 남편의 실수다. 함께 권리를 나누고 의무와 책임 역시 함께 져야 한다. 그러므로 결혼한 남편과 아내는 결코 각기 독립된 인격체가 아니다. 부부는 한 몸, 즉 불가분리의 관계이다. 따라서 남편이 자신만의 권리를 아내에게 주장한다거나 반대로 아내가 자신만의 남편에게 주장하는 것은 결코 성경적이지 않다.
남편은 아내를 자기 자신보다 더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래서 목숨 걸고 아내를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 아내 역시 비록 남편이 부족할지라도 얕보거나 무시하지 말고 절대 복종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에베소서에서 가르친 남편과 아내의 관계다. 창세기와 에베소서, 그리고 고린도전서에서 가르친 부부관계는 어떤 상충도 모순도 없다.
부부는 “한 몸”이라는 사실, 그리고 “한 몸”으로 서로에게 평생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채무관계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예외적인 극단의 경우 외에는 이혼할 일이 없을 것이다. 특히 ‘성격차이’라는 이유로 이혼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부부 사이도 성추행이 성립 가능하다’는 해괴망측한 세상 법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적용 불가능할 것이다.
이 글의 제목인 “결혼한 부부의 성경적 관계”를 영적인 의미로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고 명령하신다. ‘거룩’은 단순히 영적인 것에만 해당하는 요구가 아니다. 구약이든 신약이든 육체적인 거룩을 매우 강조하다. 간음하지 말라, 이웃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 등의 명령을 보라. 바울은 우리의 몸이 성령의 전이라고 가르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