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2-11(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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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한국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1위를 차지하는 가수가 나타났습니다. ‘골든(Golden)’을 부른 “이재”가 그 주인공인데, 지금까지는 그 누구도 그녀가 공개적으로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애니메이션에 쓰인 주제곡으로 실제 영상에서는 ‘헌트릭스’라는 가상의 걸그룹이 노래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빌보드뿐만 아니라 이미 미국의 스포티파이, 아마존, 애플뮤직에서도 1위를 휩쓸었는데, 이는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도 이룩하지 못한 초유의 업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재”에 쏠리는 시선이 뜨겁습니다. 지금 예측하기로는 아카데미상 영화주제가 후보에도 올라서 내년 3월 열리는 시상식에서는 관례대로 원곡자인 이재가 등장해 직접 ‘골든’을 부르는 장면을 우리 모두 목격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그녀는 영화 속 다른 노래들과 함께 이 노래 ‘골든’의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실로 엄청난 일을 저질러버린 이재(본명 김은재)는 그런데 알고 보니 대형기획사(SM)의 연습생 출신으로 십여 년 동안 가수로 데뷔하고자 무진 애를 썼지만 결국 실패하고 작곡과 프로듀서의 길을 걸어가는 비운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처음 작곡을 의뢰받고 이 노래를 지으면서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말이 통하지 않아도 그런 이재의 개인적인 서사와 감정을 느꼈기 때문에 나라와 세대를 초월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호응하지 않았나 합니다.

 

워낙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다 보니 하나씩 밝혀지는 비사들이 있습니다. “루미의 정체, ‘케데헌’ 이재, 신영균 외손녀였다.”(서울신문 2025. 7. 18) 신영균 씨는 1960~70년대 충무로를 이끈 한국영화계의 산증인인입니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연산군’, ‘빨간 마후라’ 등 총 294편에 영화에 출연했으며 특히 ‘빨간마후라’로 아시아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훨씬 더 놀라운 이력이 있지요. 2010년 명보극장(명보아트홀)과 제주 신영영화박물관 등 500억 규모의 재산을 한국 영화 발전에 써달라며 쾌척해 화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모교인 서울대에도 시가 100억 상당의 대지를 발전기금으로 기부했습니다.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평생 피땀을 쏟아부으며 얻은 재산을 그렇게 내놓는 이유를 묻자 또 돌아온 대답이 충격 자체였습니다. “굳이 답을 하자면, 고린도전서 15장 10절이에요.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다.”(중앙일보, 2019. 11. 12) 어느 기독교 잡지와 대담에서는 역시 같은 질문에 다음과 같은 답을 남겼습니다. “이런 질문을 드리고 싶군요. ‘세상을 떠나는 그 날, 당신의 관 속에 무엇을 넣고 싶습니까?’ 나는 눈을 감으면 내 관 속에 낡은 내 성경책만 넣어달라고 자식들에게 부탁했어요. 50년 손때 묻은 성경책이 천국 가는 길에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아요. 여러분은 무엇을 갖고 가시겠습니까?”(빛과 소금, 2020년 1월)

 

1955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에 입학해서 의사가 되었다가 배우로 전향한 인물로 이후에는 사업가로도 성공가도를 달렸던 지금은 이재의 할아버지로 또 유명해진 신영균은 1928년 황해도 평산 출생으로 교인 가정에서 태어나고 성장하여 훗날 자신도 장로로 교회를 섬긴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런데 성공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어머니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서른셋의 나이로 남편을 여의고 홀로 3남매를 키우는데, 먹고 살기 위해 서울로 이사했지만 식량을 구하러 38선을 수도 없이 넘나들었다고 했습니다. 전쟁이 터지자 부산까지 피난 가 고생하면서 공부도 잘하는 아들로 만들었지만 무엇보다 바른 삶을 가르친 어머니셨다고 했습니다. “기도하는 어머니가 워낙에 올곧은 삶을 강조하셨어요. 술, 담배를 비롯해 당시 연예계 사람들이 빠질 수 있는 유혹에 대해서 엄격하셨지요. 그래서 저도 일부러 사람들을 멀리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저라고 왜 흔들리지 않았겠습니까마는, 하나님 말씀을 지키려고 했더니 그 말씀이 저를 지켜주더군요. 어머니의 기도가 아마 제 인생을 꽉 잡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증조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그런 신앙이 이제 이재에게도 전수되었기를 바랍니다. 어둠의 세력을 물리치는 진정한 능력인 하나님의 말씀과 찬양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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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이재(E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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