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1-23(금)
 

홍융희 목사.jpg

오늘은 방황하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뭐라고 해줘야 할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지금 방황하고 있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헤맨 만큼 내 땅이다”라고 말해주세요. 혹시 이 말에 동의가 되십니까? 우리는 보통 헤매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잖아요. 우리는 어디를 갈 때면 항상 네비게이션을 켜서 ‘최단 거리’ 길을 찾고, ‘최소 시간’으로 가는 길을 찾지요. 그리고는 정신없이 달립니다. 우리가 결과 지향의 사회를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험 보고 온 자녀에게 늘 이렇게 묻죠. “몇 점 받았어?” 우리에게는 결과가 중요해요. “그거 얼마 만에 이루었어?” 누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쉽게 그 자리에 올라갔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결과는 중요하지만 과정은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인생은 실은 때로는 헤매고 때로는 돌아가고 때로는 멈춰 있고 때로는 주저앉는 시간들로 이루어져 있잖아요. 우리는 어느덧 그 시간과 그 과정들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우리는 이제껏 과정은 무시하고 “무조건 결과!”만을 외치면서 살아오지 않았냐는 거에요. 우리가 오늘 말씀 앞에서 이것을 함께 성찰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선교사님이 인도네시아의 어느 산속에 학교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 학교에서 시험을 보는데 답지에 군데군데 답을 안 쓰고 낸 녀석들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선교사님이 화를 냈습니다. “야! 이놈들아! 몰라도 객관식인데 답을 써야지! 찍기라도 해야지! 이놈들아!”라고 했더니 애들이 눈이 이만큼 커지더래요. 그러면서 선교사님께 얘기하더랍니다. “선교사님! 모르는데 어떻게 써요? 그거 찍었다가 혹시 맞으면 어떻게 해요? 그건 내가 아는 문제가 아닌데 모르는 걸 맞춰놓으면 그것은 실제로 제 점수가 아니잖아요. 그러면 그것은 안 되는 거잖아요.” 맞을까 봐 못 찍었다는 거예요. 그것을 보면서 이 선교사님이 굉장히 놀라면서도 겸연쩍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자랐으니까요. 우리 사회는 몰라도 써야 하고, 몰라도 찍어야 하고, 찍어서 맞으면 감사한 거고. 할렐루야죠. 그렇게 살아왔던 우리가 볼 때 그 순박한 아이들. “모르는 데 맞으면 어떡해요?”라고 하는 그 아이들이 이해가 안 되었던 거죠. 이 아이들은 인생을 돌아가도 바르게 가는 법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한 문제 더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르더라도 못 맞추더라도 하나하나 알아가는 그 과정에서 자기들은 더 성장해 갈 것이라는 것을 이 아이들은 믿고 있었습니다.

 

우리 인생을 보면 참 여러모로 우리는 헤매고 있어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헤매고 살아가는 인생이 헤맨 만큼 손해 본 게 아니고, 헤맨 만큼 남 좋은 일을 시킨 게 아니고 알고 보면 그 헤맨 만큼 우리는 더 넓게 살았고, 더 깊게 살았고, 더 천천히 음미하면서 우리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아! 저 사람들은 참 빨리 가는 것 같다. 저 사람은 좋은 길로만 가는 것 같다. 저 사람은 정말 쭉쭉 뻗은 길로 가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돌아가고 있지? 왜 이렇게 나는 헤매고 있지? 우리 아이들은 왜 이렇게 남들보다 더 천천히, 남들보다 더 엉뚱한 길을 가고 있는 거지? 이리로 가면 빠른 길인데 왜 저렇게 돌아가는 것 같지?’ 하면서, 우리 마음이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그런 마음이 다가올 때, 세상은 “야! 그거 그냥 잊고 살아!”라고 말합니다. “그냥 술을 마시든지, 노래를 크게 부르든지, 하면서 함께 모여 떠들면서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괜찮은 것처럼 지나가면 돼”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쇼핑을 하기도 해요. 명품을 사서 그것으로 만족을 얻으려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은 세상의 목소리가 아니잖아요. 우리에게 그렇게 말하는 그 세상 사람들은 세상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에요. 인생을 깊이 있게 성찰하며 살아본 사람들이 아니에요. 우리 인생을 누가 정확하게 아십니까? 바로, 하나님이 아십니다. 하나님께서 인생을 지으셨고, 모든 인생을 오늘까지 이끌어 오셨고 마침내 우리 인생이 완성되는 되는 것도 오직 하나님의 손에 있는 줄로 믿습니다.

 

지금 헤매고 계십니까? 네, 저도 헤매고 있습니다. 그런데 헤매는 게 억울하지 않습니다. 그 헤매는 자리가 남들보다 더 천천히, 남들보다 더 넓게, 남들보다 더 음미하며 가는 시간인 줄 믿기 때문입니다. 헤맨다고 하는 것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포기했으면 헤맬 일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헤매는 방황을 통해 우리를 지금 예수 그리스도께로 자라게 하고 계신 줄로 믿습니다. 우리 안에 인내가 싹 트고, 그 인내가 온전해지고, 온전한 기쁨으로 우리를 오늘도 빚어가시는 하나님의 은혜 말입니다. 그 은혜가 오늘 우리 스승의 주일을 맞이하는 모든 선생님들과 또 부모님들과 우리 양육자분들, 그리고 우리 모든 독자분들 가운데 온전히 임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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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목사의다음세대이야기]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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