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4-2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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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법은 장례에 대해 무어라고 말할까? 대부분 한국장로교회 헌법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시나 찬송을 부르고 합당한 성경을 낭독하며 설교를 하고, 특별히 비참한 일을 당한 자로 하나님의 은혜를 받게 하며 저희의 슬픔이 변하여 영원한 유익이 되게 하며, 위로를 받도록 해야 한다. 또 유족들을 위로하는 데 힘쓰고 신앙이 없이 생활하다가 별세한 자에 대한 소망은 언급하지 않아야 한다.”

 

첫째, 장례에서 먼저 생각할 점은 찬송을 부르며 성경을 읽고 설교를 통해 슬픔을 당한 이들이 위로와 은혜를 받게 하는 일이다. 성도에게 죽음이 복된 것이고 또 고인이 장수하여 치르는 호상이라 할지라도 장례식은 유족에게 애도와 위로의 시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둘째, 신앙이 없이 생활하다가 별세한 자에 대한 소망은 언급하지 않아야 한다. 고인의 지난 삶이나 죽음에 관해 판단하는 자세를 가져서는 안 된다. 자살했으니 지옥에 갔다고 섣불리 말해서도 안 되지만 거꾸로 성도는 자살해도 천국 갈 수 있다는 말도 쉽게 해서는 안 된다.

 

셋째, 고인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세상의 관습이나 미신이 들어오는 것을 피해야 한다.

 

한국 장로교회의 예배지침의 원형인 <웨스트민스터예배지침>(16456)이 이에 대해 잘 지적했다: “누가 이 세상을 떠나면 시신은 장례식 날 집에서 매장지까지 규율에 따라 옮겨가고 즉시 묻을 것이다. 시체 앞에 무릎을 꿇거나 그 옆에 서서 시신을 향하여 기도하는 것은 미신적이며, 찬송이나 기도, 성경을 봉독하는 것도 불필요하게 남용되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을 떠난 사람의 친구나 친척들과 함께 말씀을 상고하고 위로하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목사가 참석하였으면, 그런 경우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자주 찾아 그들의 상처를 씻고 그들이 맡겨진 의무를 잘 이행하도록 인도한다.”

이런 규정은 모두 미신적인 관습을 염두에 두고 제정되었다. 과거 교회에서 시신 앞에서 죽은 자의 영혼 안식을 위하는 기도를 하고 소위 거룩한 물과 함께 축성된 땅에 매장하는 일이 있았다. 장례식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감사하는 것보다는 죽은 자를 칭송함으로 사람의 영광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죽음의 엄숙함이 살아 있는 자들에게 선포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런데 종교개혁을 통해 이 모든 미신이 개혁되었다.

고인을 위해 기도하거나 고인의 무덤이나 관 앞에 촛불을 켜거나 향을 피우거나 배례하는 행동은 경계해야 할 세상 관습이다. 입관 시에 고인의 부장품을 넣지 않는 것이 좋으며 고인이 사용하는 찬송가나 성경 등 유품은 잘 보관하고 고인을 추모함이 좋다. 화장의 경우 화장을 한 후 분골은 납골당이나 기타 적당한 장소에 안치하면 되나 이 경우는 가급적이면 가족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넷째, 장례식 때 기도와 설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교회 역사에서 많은 토의가 있었다. 17세기 웨스트민스터 총회는 이 문제를 가지고 6일 동안 토의했다.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기도는 원칙적으로 출생 이후 지금까지 고인을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드리는 감사의 기도와 유족을 위로하는 간구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설교는 주일설교에 부담이 가지 않는 범위에서 준비하도록 했고, 특별히 부자와 가난한 신자를 구별해서 부자를 위해 설교를 남용하지 말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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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법 특강] 교회법과 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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