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4-2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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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세대 이전이 되어버린 1985년에 이런 가사를 가진 노래가 나왔습니다. “사랑 없는 마음에 사랑을 주러 왔던 너 너의 작은 가슴 그러나 큰 마음, 정이 없는 마음에 몸 바쳐 쓰러진 너 너의 작은 손으로 그러나 큰 슬픔, 내가 헤매어 찾던 나라 맑은 햇빛과 나무와 풀과 꽃들이 있는 나라 그리고 사랑과 평화가 있는 나라 그러나 그곳은 갈 수 없는 낙원 네가 가 버린 갈 수 없는 나라”(‘갈 수 없는 나라’ 중에서). 조해일이 쓴 동명 소설에 등장하는 작중 가수이자 주인공인 배수빈이 작품 속에서 부른 노래의 가사 일부를 바꾸고 해바라기라는 팀이 곡을 붙여서 발표한 노래라고 합니다. 소설은 1970년대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는 가운데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을 그렸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복수의 화신이 되어버린 주인공은 결국 형장의 이슬이 되어 사라지지만 그가 남긴 말이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나는 완전히 절망할 순 없었다. 무언가 우리에게 구원의 여지가 있다고 믿고 싶었다. 무언가 우리에겐 희망이 남아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평화의 나라를 꿈꿉니다. 한국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팀으로 불리던 비틀즈(The Beatles)의 리더였고 그룹 해체 후에는 독자적인 활동들을 펼쳐갔던 존 레넌(John Lennon, 1940-1980)은 1971년 의미심장한 노래 하나를 발표합니다. ‘이매진’이었습니다. 후반부에 이런 노랫말이 등장합니다. “Imagine all the people Livin’ life in peace, You~!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be as one(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삶을 생각합니다. 당신은 아마 나를 몽상가라고 부를 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나 나는 혼자가 아닙니다. 언젠가 당신도 우리와 함께 할 줄 믿습니다. 그리고 온 세상도 하나가 될 것입니다).” 그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적어도 그가 모든 이들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상을 소망했다는 사실만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극단적인 광신도였던 한 남자에 의해 목숨을 잃었을 때, 타임지는 “When the Music Died(음악이 죽은 날).”이라 썼지만 혹자는 “The Dream is Over(꿈은 끝났다).”라고 했지요.

 

그는 과연 좌절하고 만 몽상가였을까요? 누가 알겠습니까마는,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바로 이 순간 우리 사는 이 세상에 기이한 몽상가들이 판을 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는 이상한 망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도처에 널린 모습을 목격합니다. 우리도 꿈을 꿉니다. 결코 헛되지 않을 꿈을 말입니다. 모든 이들이 평화롭게 사는 나라를 향한 꿈입니다. 우리는 노래를 부릅니다. 온 세상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나라에 관한 노래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부질없는 몽상가가 아닙니다. 우리의 꿈은 결코 망상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노래를 사랑하고 부르려고 하는 나도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함께 꿈꾸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 노래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사랑과 평화와 정의의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그래도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세상도 우리와 하나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모두 함께 아름답고 평화로운 그리고 영원한 완전히 새로운 나라에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 소망을 성경에서 발견합니다. 이사야는 몇 차례나 평화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처음 노래에는 살상용 무기를 평화의 농기구로 바꿔달라는 염원이 담겼습니다(사 2:4). 그리고는 이리와 어린양이 표범과 어린염소가 송아지와 사자가 곰과 암소가 그리고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진 나라를 꿈꿨습니다(사 11:6-9).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았습니다. 첫 번째 노래에 담긴 꿈은 아람과 북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습니다. 두 번째는 앗수르의 발흥으로 무참하게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선지자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평화의 왕’(사 9:6)을 예언하고 ‘고난의 종’(사 42, 49, 50, 53장)을 노래하며 마침내 이루어질 ‘새 하늘과 새 땅’(사 65, 66장)을 선포하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세 번의 반복은 평화의 나라를 향한 이사야의 ‘꺾이지 않는 마음’을 보여줍니다. ‘언젠가는 진정한 평화의 나라가 도래하리라, 우리 사는 날 동안 그렇지 못해도 그날이 오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그리고 그 일을 이루시기 위해 마침내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우리도 같은 꿈을 꿉니다. 부디 주 안에서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지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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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평화의 나라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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