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락방을 떠난 분들에 관한 상담이 여러 차례 있었다. 내용은 다락방을 떠난 분들이 교회에 왔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질문이었다. 대부분 규모가 큰 교회들이었다. 아마도 작은 교회에서 불편하게 주목받기보다는, 익명성을 유지하고 정착하기 평안한 곳을 택했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다락방을 떠나 교회로 온 건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교회 처지에서는 기존 성도들을 생각해 혹시라도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지에 대한 염려도 있다. 물론 교회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왜냐하면, 이단을 떠나 올바른 신앙의 길로 돌아온 분들을 환영하는 것에 대해서 이견은 없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성도들과의 관계에 문제는 없을지 그리고 교회의 방침을 잘 존중할지 걱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락방을 떠난 평신도들이 가장 걱정이다. 각 교회가 문턱을 낮추고 마음을 다해 받아드리면 좋겠다. 혹시라도 다락방에서 왔다는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 비록 잘 정착할지 혹은 목회 방침을 잘 수용할지 걱정도 되겠지만, 새 신자 교육을 통해, 그리고 교회 봉사와 직분을 서서히 맡기는 등의 안전장치를 통해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다락방을 떠난 분들이 교회로 온다면, ‘받을까 말까’가 아니라 ‘받아드리되 어떻게 받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성경적이다. 한 마리의 잃어버린 양을 찾는 목자의 마음으로, 집을 떠났다 돌아온 아들을 품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다락방을 떠나 교회로 오는 분들을 따뜻하게 품에 안아야 한다.
다락방을 탈퇴한 목회자들의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오랜 기간 목회자로 몸담았던 다락방을 떠난 것도 힘든 결정이었지만, 앞으로의 일이 더 걱정이다. 목회를 그만두거나 독립교회로 남아있지 않는 한 새로운 소속 교단이 필요한데, 기존 교단의 가입이 쉽지 않다. 과거 소속을 드러내지 않고 신학교육 과정을 다시 밟은 후 기성 교단 목회자가 되거나, 류광수 측과 결별한 개혁 교단으로 다시 가입하기도 한다. 다락방 탈퇴 목회자를 받겠다는 교단들도 있었지만, 진행은 지지부진해 보인다.
지난날 전도에 대한 열정으로 다락방에서 활동하며 청춘을 바쳤던 속상함과 회한을 누구도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류광수의 사치와 다락방 일부 목회자들의 비윤리적인 행태가 노출된 PD수첩 방영 이후, 이들이 받은 상처와 충격이 어땠을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다락방을 떠난 것은 커다란 용기였고, 회복을 위한 새로운 출발이라는 사실이다.
이미 다락방을 떠났거나, 망설임 속에 떠날 계획을 세우는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교회가 선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다락방 탈퇴자가 다른 이단에 미혹되지 않도록, 그리고 다락방에 있을 때의 ‘열심’이 교회와 주님을 위한 ‘헌신’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다락방을 떠난 분들에게도 부탁하고 싶다. 다락방을 떠나 교회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정착 과정에서 다소 어색하고 불편한 마음이 들더라도, 혹은 다락방에서 보낸 세월이 속상해도,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 바라보며 겸손과 순종의 마음으로 어려운 시기를 인내하며 이겨내기를 기도한다. 교회의 본질은, ‘이단 정죄’를 넘어 ‘피해의 치유와 회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