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3-1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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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 찬양예배 시간에 성만찬 예식이 있었습니다. 부목사님의 설교가 끝나면 제가 성만찬 예식을 집례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설교 시간에 갑자기 삶의 의미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 와서 몇 십 년 동안 살다 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3부 예배가 끝난 후 한 가족이 다가와 인사를 나누었는데, 제가 목회하던 부산 땅끝교회 성도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분들이 찾아온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신앙 생활하던 목사가 옮겨서 목회하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저를 한 번 만나기 위함이었습니다. 식사라도 대접해야 하지만, 곧바로 다음 예배를 준비해야 하는 저는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반가운 인사만 나누었을 뿐입니다. 제가 그분들의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분들은 저를 통해 말씀을 받았습니다. 제가 집례하는 자리에서 성찬에 참여했습니다. 저는 그분들의 인생에 그 정도의 의미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분들이 그 의미를 소중하게 여겼기 때문에 찾아오신 것이었습니다.

 

제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하늘나라에 가신 부모님께는 웃음을 드리고, 의지가 되는 아들이었겠지요. 혹은 우리 아들이 목사라며 자랑하셨을는지도 모릅니다. 또 저는 아내의 인생에 수십 년을 동행하는 중입니다. 아내는 부모님과 산 세월보다 더 긴 세월을 저와 살고 있습니다. 아내 역시 제게 그런 의미로 다가와 있습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먼저 떠나면 남은 사람은 그런 의미에서 힘들 것이라 여겨집니다. 또 저는 자녀들의 인생에도 어느 정도의 의미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자라게 하신 분은 하나님이시지만, 저도 옆에서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고, 좀 도왔습니다. 아직도 제게 용돈을 받는 자녀도 있지요. 제 자녀들이 제게서 태어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자녀로 태어날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하나님께서는 제게 맡기셨습니다. 이런 생각이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졌습니다. 한 사람이 세상에 와서 살다가 가는 의미는 이렇게 보면 남의 인생에 미친 영향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영향은 긍정일 수도 있고, 부정일 수도 있겠습니다.

 

결국 이런 이야기를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인생의 의미는 <사랑>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을 위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본문은 예수님께서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고 말씀합니다. 우리 역시 사랑을 위해 지음 받았습니다. 돈 벌려고, 권세를 누리려고 태어난 존재가 아닙니다. 사랑하고 사랑받으려고 태어났습니다. 사람이란 존재는 사랑에서만 그 의미가 확보됩니다.

 

그리스도인의 소원은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사랑받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과의 관계에는 매우 관심이 있고,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실제로 노력하는 이들 중에 의외로 다른 사람에게 매정하고, 끊어내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초대교회 당시에 유대인과 이방인의 갈등은 매우 심각했습니다. 유대인 성도들은 복음이 유대인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랬기에 베드로가 이방인인 로마 사람 백부장 고넬료의 집에 가서 말씀을 전한 일에 충격을 받고 베드로를 비방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멸시하는 이방인 고넬료의 집에도 하나님의 성령님께서 오순절 다락방에서 자신들에게 임하신 것과 똑같이 임한 것을 들었을 때에야 비로소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죄인을 사랑하는 분이시며, 유대인과 이방인을 똑같이 사랑하는 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세상의 비극은 연결을 끊어내는 데서 발생합니다. 미국 대통령은 다른 나라와 민족을 향해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릅니다. 그 타당성을 이해는 하지만, 아쉬움을 떨쳐 낼 수 없습니다. 국익, 민족 이익, 집단 이익, 자신이 속한 공동체 이익 앞에서 사랑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임영수 목사님은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비로소 행복을 알게 되었다>고 적었습니다. 우리 모두 사랑의 관점으로 세상과 이웃을 바라보길 원합니다. 그게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부디 사랑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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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연구] 사랑을 위해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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