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1-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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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디에이터 Ⅱ   

감독 : 리들리 스콧

출연 : 폴 메스컬(루시우스), 덴젤 워싱턴(마크리누스), 페드로 파스칼(마커스 아카시우스), 코니 닐슨(루실라)

 

리들리 스콧 감독이 24년만에 귀환했다. 글래디에이터 2편으로 복귀했다. 2000년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었고, 리들이 스콧 감독의 영화 글래디에이터가 전 세계의 영화 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화적 스케일, 스토리, 연기, 연출 무엇하나 나무랄 것 없이 평단과 팬들의 마음을 설레기에 충분했다. 글래디에이트- 로마 제국 시절 원형경기장에서 싸웠던 검투사들이다.

 

서기 180년경 로마 제국의 동북부 변방, 최고의 지혜의 황제로 일컬어지는 아우렐리우스가 숲 속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명장 막시무스는 게르만 족과의 혈투를 앞두고 있다. 전쟁터에서 잔뼈가 굵은 막시무스는 부하들에게 싸워야 할 이유와 명분을 제시하며 사기를 돋운다. 위대한 로마제국의 승리를 위해, 그리고 전쟁 후 사랑하는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우자고 독려하고 본인이 앞장 서 돌격한다. 뛰어난 지략과 용맹으로 막시무스 장군이 이끄는 군단은 게르만족을 물리치고 로마의 평화를 가져온다.

 

황제는 로마의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황제의 일인 권력이 가져오는 폐단을 꿰뚫어 보고 로마를 공화정 체제로 바꾸려 한다. 그리고 그 일에 막시무스가 적임자라는 판단을 한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비밀리에 막시무스와 독대하고 자신의 뜻을 피력한다. 하지만 막시무스는 정중하게 거절한다. 이제는 로마의 전쟁터에서 벗어나 고향에서 가족과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간청한다.

 

한편 아우렐리우스의 아들 코모두스는 야망이 지나치게 크다. 그는 아버지의 사후 당연히 황제 자리를 이어 받으리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아버지의 의중을 알아차리고 난 뒤 비열한 계획을 세운다. 아버지가 공화정 체제로 전환하기 전에 그는 아버지를 몰래 암살하고 권력을 차지한 후 원로원을 해산하려 한다. 물론 눈엣가시인 막시무스를 몰래 처단하라고 명령한다.

 

영문도 모른채 처형장으로 끌려가던 막시무스는 구사일생으로 탈출하고 본능적으로 가족의 위협을 느껴서 집으로 향하지만 그가 도착했을 땐 이미 아내와 아들은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 있었다. 코모두스의 지시인 것을 직감하지만 막시무스는 삶의 의미를 상실했다. 가족의 무덤에서 오열하다 쓰러져 있던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노예의 몸이 되어 있었다. 길을 지나던 무역상이 그를 노예로 삼았고 결국 검투사들을 거느린 주인에게 팔렸다.

 

신분을 속인 채 막시무스는 살기 위해 싸움을 했다. 전쟁터가 아닌 작은 경기장에서 목숨을 건 싸움을 했다. 그의 실력과 남다른 품격에 검투사 주인은 보통 인물이 아닌 것을 직감하고 로마의 원형경기장으로 향한다. 우여곡절 끝에 막시무스는 원형경기장에서 자신의 원수인 코모두스와 결전을 벌이게 되고, 코모두스는 독이 발린 칼 끝으로 막시무스를 찔렀고, 막시무스는 마지막 일격을 코모두스에게 가한다. 결국 두 사람은 경기장 내에 쓰러진다.

 

세월이 흘러 북아프리카 나미비아 지역에서 로마의 거대한 군함들이 견고한 성을 향해 돌격한다. 로마 군단을 이끄는 장군은 아카시우스, 나미비아 군을 이끌고 저항하는 사람은 루시우스, 결국 로마의 화력 앞에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은 루시우스는 로마에 전쟁포로로 잡혀간다. 예상했듯이 그는 검투사가 되었고 치열하게 싸우다 검투사계의 대부인 마크리누스의 눈에 뛴다. 마크리누스는 루시우스를 앞세워 돈과 권력을 쥐려 했고, 루시우스는 마크리누스를 통해 자신의 아내와 동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아카시우스 장군과 로마의 황제에게 복수를 하고자 한다.

 

이러한 사건들이 진행되는 로마는 혼란과 격동의 세월이었다. 코모두스이 죽음 후 피비린내 나는 권력 다툼이 있었고, 내전을 평정한 세베리우스 황제, 그리고 세베리우스 황제의 죽음 후 쌍둥이 아들인 게타와 카라칼라가 통치하지만 두 황제는 탐욕과 육욕에 쌓여 있다. 자극적 검투 대회를 앞세워 향략에 빠져 있다. 이런 로마제국의 운명을 걱정하며 제국을 바로 세우려는 사람은 다름 아닌 모든 군대의 존경을 받는 아카시우스다.

 

글래디에이터 2는 로마의 혼란기에서 각자 자신의 길을 걸었던 세 인물에 초점을 맞춘다. 우선 아카시우스 장군이다. 그는 전 황제의 딸이자 공주였던 루실라와 결혼을 해서 로마 제국을 위해 싸운다. 뛰어난 장군이자 원칙주의자이지만 권력에서 멀어진 상태다. 로마는 권력욕이 강한 쌍둥이 황제와 야비한 원로원 의원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실라와 함께 아카시우스는 파멸로 치닫는 로마 제국을 바로 세우고자 힘쓰는 인물이다. 그는 대의와 명분을 따라 움직인다.

 

또 한 명의 인물은 마크리누스, 한때 아우렐리우스 황제와 더불어 스페인 지역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치열하게 싸웠다. 하지만 지나친 정복욕과 야망 때문에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신망을 얻지 못했다. 그 또한 도덕군자 같은 황제에게 불만이 많았다. 아우렐리우스가 꿈꾼 공화정은 지나치게 이상적이라 여겼다. 그래서 자신의 길을 갔다. 검투사들을 이끌고 돈과 권력을 사들였다. 원로원들의 정치인들도 매수했다. 곳곳에 자신의 심복을 심어 놓고는 게타와 카리쿨라를 제거하고 자신의 로마의 황제가 되고자 한다.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적들을 제거한다.

 

마지막 루시우스, 실은 공주 루실라와 막시무스 사이에 태어난 신분이었으나, 로마 제국의 혼란기에 어머니가 변방으로 보내버렸다. 루시우스는 자신의 신분을 알지 못한 채 변방에서 자랐고, 로마의 적대국에서 뛰어난 장군으로 성장했다. 운명에 따라 노예 검투사가 되었고,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로마제국의 황제 후보로 급부상한다. 당연히 마크리누스의 견제대상이 된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모든 장애와 위협을 물리치고 마침내 원형경기장에서 위대한 승리를 이룬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통해, 아니 루시우스의 길을 통해 한 가지 생각해 볼 중요한 주제가 있다. 결국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루시우스의 길이다. 그는 처음에 복수심에 불타 있었다. 자신의 아내와 동료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아카시우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모든 것을 견디며 한 발씩 다가갔다. 하지만 진실의 실체를 발견한 그는 갈등한다. 단순히 사람에게 복수하는 것이 최선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아카시우스 역시 로마 황제의 명령에 따랐던 장군이었을 뿐임을 알게 된다. 결국 그가 택한 복수는 로마의 황제라는 자리 자체였다. 로마 제국 자체가 그의 복수 대상이었다. 전쟁을 감행해야 하고, 사람을 죽여야 하고, 또한 검투사처럼 누군가를 죽여야 내가 살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 자체에 대한 복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그는 원형경기장에서 관중들을 향해 소리친다. “이것이 당신들이 원하던 것인가? 언제까지 이런 죽고 죽이는 짓을 일삼을 것인가?”

 

루시우스의 외침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외침과 닮았다. 예수님 역시 로마 제국에 저항하셨다. 무력이나 전쟁이 아니라 자신의 목숨으로 저항하셨다. 십자가라는 로마를 상징하는 끔찍한 무대에서 예수께서는 소리치셨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하니이다.” 폭력 자체에 대하여 소리치셨고, 죽음 자체에 소리치셨다. 예수께서는 죽음 그 자체, 폭력 그 자체에 대하여 복수하셨다. 르네 지라르의 말을 빌리면 “폭력을 폭로하고 폭력의 사슬을 끊으셨다.”

 

그렇다. 그리스도인의 싸움은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니다. 사도 바울도 당대의 검투시합을 보면서 외친다. 우리의 싸움은 타인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싸움은 살리는 싸움이다. 진리의 띠를 띠고 의의 흉배를 붙이고 평안의 복음의 신을 신고 성령의 검을 들고 싸우는 싸움이다. 비진리에 사로잡힌 자들의 심령을 꿰뚫는 싸움이다. 하나님의 진리를 선포하는 싸움이다. 자기 희생으로 이 땅에 참된 평화를 가져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싸움이다. 곧 비진리를 끝내는 싸움이고 어둠을 몰아내는 싸움이고 사람을 살리는 싸움이다. 그것이 진정한 복수요, 우리가 싸워서 승리해야 할 목표다. 이런 싸움에 헌신한 그리스도의 참된 군사들, 글래디에이터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김양현 목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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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글래디에이터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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