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0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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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개막한 '광복로 겨울빛 트리축제'

 

부산시 중구(최진봉 구청장)는 ‘2024년 광복로 겨울빛 트리축제’를 15일 오후 메인트리 점등식을 시작으로 내년 2월 2일까지 80일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금년 트리축제의 테마는 ‘광복라이트 [명작(名作)]’으로 중구의 역사, 문화 등이 어우러진 독창적인 빛 장식을 연출하여 부산 대표 겨울축제로 명성을 유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봉 중구청장은 “중구만의 특별함을 가득 담은 독창적인 빛 축제로 광복로에서 산복도로 일원까지 겨울밤 더욱 빛나는 빛의 도시로 만들고자 준비했다. 연말연시 부산시민과 국내·외 관광객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복로 트리축제를 바라보는 부산교계의 시선은 착잡하다. 트리축제는 2009년부터 부산교계가 운영해 오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 졌고, 세계축제협회 선정 TV프로모션부문 최우수 축제, 아시아도시연구소가 선정한 2014년 아시아 도시경관상까지 수상한 겨울철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 했기 때문이다. 해마다 500만 명 이상이 광복동 트리축제를 보러왔고, 타 도시들도 트리축제 벤치마킹을 통해 각 지역에 겨울철 트리축제가 붐을 일으킨 원조가 ‘광복동 트리축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1년 제13회 크리스마스 트리축제를 끝으로 더 이상 부산교계가 트리축제를 관여할 수 없게 됐다. 2022년 부산경찰청이 업무상횡령과 지방재정법 위반 혐의로 트리축제를 주관해 온 부산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강안실 목사, 이하 부기총) 관계자들을 검찰에 송치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주무관청인 부산중구청이 3년째 트리축제를 주관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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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계 13개 단체장들이 부산시장을 예방하고 있다.

 

최근 광복동 트리축제를 되찾아 오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트리축제가 단순한 축제를 뛰어넘어 복음전파와 기독교문화를 확산하는 중요 창구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부산교계가 트리축제의 주관을 다시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부산기독교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박선제 목사)는 지난 9월 ‘부산기독교단체장협의회’를 구성해 ‘크리스마스 트리축제 복원’과 ‘부산기독교근대역사박물관 건축’을 추진해 나갈 뜻을 밝혔다. 박선제 목사는 “우리가 주도해 나간다는 것이 아니라 단체장협의회를 구성해 현안문제에 대한 단체장들의 의견을 듣고 소통해 나가는 창구역할을 감당할 것”이라며 “지금은 어떤 문제든 부산교계가 하나 되지 않고는 트리축제를 가져오거나 근대역사박물관 건축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14일(목) 13개 부산지역 기독교 단체가 박형준 부산시장을 예방하고 왔다. 이 자리에서 ‘트리축제 복구’와 ‘근대역사박물관 건립’을 부산시장에게 정중히 요청했다. 박 시장은 트리축제 복구에 대해 “부산교계가 원한다면 금년은 늦었으니, 내년도에 주관하면 좋을 것 같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전하며 “단, 부산교계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반대하는 기관이나 단체가 없이 한 목소리를 낼 때 가능할 것”이라고 전제조건을 달았다. 근대역사 박물관 건립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근대역사박물관 건립을 찬성한다. 하지만 부산교계가 힘을 모아 부지 정도는 확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박시장의 발언은 지난 9월 부산교회총연합회(대표회장 문동현 목사, 이하 부교총)가 방문한 자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부교총도 트리축제 복원과 근대역사박물관 건립에 대해 부산시장에게 건의를 했었는데, 박 시장은 “부산교계가 한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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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계 단체장들과 박형준 부산시장

 

이제 공은 부산교계에 넘어왔다. 부산교계가 대화를 통해 하나된 목소리를 낸다면 트리축제 복원과 근대역사박물관 건립을 추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기총과 부교총의 입장은 조금 복잡해 보인다. (트리축제와 근대역사박물관)사업을 누가 주도하고, 관리하는지에 대해 예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부산시장 예방 때 두 기관(부기총, 부교총)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았던 것만 봐도 이 부분에 대한 해법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박선제 목사는 “오는 12월 3일 부산지역 각 기관장들이 모여 ‘트리축제 복원 위원회’와 ‘근대역사박물관 건립 위원회’를 구성 할 계획이다. 이때 두 기관장(부기총, 부교총)들이 꼭 참석했으면 좋겠다. 만약 참석을 하지 않는다면 나머지 기관장들과 함께 의논해서 두 사업을 추진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지금은 트리축제 복구와 근대역사박물관 건립추진이 중요하다. 기관들이 (욕심을)내려놓고 하나님의 영광과 부산교계만을 생각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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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로 트리축제’ 부산교계가 다시 가져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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