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2-0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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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매력적인 선교지이다. 오늘날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사회 속에서 감당해야 할 사명 중 하나는 다음 세대에 신앙을 전수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매우 중요한 선교지 중 하나이다. 학생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며, 지식과 인성을 형성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학교는 신앙의 가르침이 배제된 채, 세속적인 가치관과 인본주의적 교육이 주된 흐름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를 선교지로 바라보는 시각은 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의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2008년부터 브니엘고등학교에 교목으로 부임하여 17년의 시간이 흘렀다. 17년 학교 사역 기간동안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놀라운 사역의 결과물들이 있었다. 하지만 사역의 결과들은 교목실 단독으로만 해낼 수 있는 일들이 아니었다.

 

2008년 학교 부임과 동시에 이삭교회 교육 목사로 고등부를 맡아서 겸직을 하게 되었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의 사역기간동안 이삭교회는 본교회 교역자요, 지역학교 교목인 나를 전적으로 믿고 최선의 후원을 해주었었다.

 

당시 이삭교회 담임목사님이셨던 정진섭 목사님은 당회와 교회의 허락을 얻어 매년 4천만 원(?)여의 재정을 들여서 이삭교회와 금정구 자원봉사센터와 브니엘고등학교가 연합으로 지역의 홀로 어르신들의 도시락 반찬을 매주 배달해 주는 봉사 프로그램을 운영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재정과 반찬 만드는 봉사는 이삭교회가 맡아 주었고, 홀로 어르신들 선정과 봉사 시간 부여 행정은 금정구 자원봉사센터가, 그리고 만들어진 도시락 배달은 브니엘고등학교 1학년 60명, 2학년 60명 학생이 격주로 홀로 어르신들을 찾아서 배달해 주는 봉사를 7년 동안 후원해 주었다. 이를 통해 브니엘고등학교 사랑의 도시락 봉사자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평균 120시간 정도의 봉사 시간을 부여받아 졸업하게 되었다. 단순히 봉사 시간만 부여받은 것이 아니다. 이것은 단순히 인성교육과 입시결과에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교회에 대한 시각변화와 나아가서는 기독교에 대한 자세가 바뀌어지는 결과들로 이어졌다.

 

사랑의 도시락 봉사를 했던 학생 중 서울대에 합격한 제자가 자신이 받은 장학금을 불교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대학 진학이 이삭교회 사랑의 도시락 봉사로 인한 것이라는 고백을 담아 편지까지 적어서 교회에 헌금을 한 일도 있었다.

 

2018년부터는 브니엘예술고등학교에 전보 와서 7년째 근무하고 있다. 이 기간에 브니엘예술고등학교는 학교 채플 장소를 학교 인근 함께하는교회(담임 황동한 목사)당에서 3년간 장소사용허락을 얻어 사용했었다. 이유는 교회를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아이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서라도 교회를 출입해 보는 경험을 주고자 함이었다. 교회가 공간을 내어주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월요일 같은 경우는 모든 교역자가 쉬는 날인데 휴일을 반납하고 뒤처리할 것이 많은 학생 채플 공간으로 대여하는 것은 교회의 결단이 아니면 쉬운 일은 아니었다.

 

2024년 우리 학교 채플은 지역교회인 제자들교회(담임 김규환 목사)와 연합으로 진행하고 있다. 월간 채플이라는 이름으로 드려지는 매월 첫 주 채플에 제자들교회는 청소년부 사역자를 메신저로 그리고 매월 아이들의 먹거리를(매월 30여만 원 지출) 우리 학생들에게 조건 없이 제공해주고 있다. 채플을 섬긴다고 해서 우리 학교 아이들이 제자들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아님에도 지역교회의 사명이 지역 미션스쿨을 돕는 것이라는 사명으로 섬겨주고 있다.

 

우리 학교 비전 홀에서는 주일마다 2021년에 개척한 브릿지교회(담임 이성근 목사)가 예배를 드리고 있다. 브릿지교회 역시 우리 학교가 필요한 것들을 언제든지 채우기 위해 살피고 있다.

 

 

 

 

결국 미션스쿨은 혼자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지역교회와 지역학교가 함께 할 때 미션스쿨들이 버틸 힘을 가지고 버텨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랑과 섬김을 받은 아이들은 개독교라고 부르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개독이 아니라 기독으로 바뀌게 된다. 복음은 말로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 아이들에게 더더욱 그렇다. 복음은 말이 아니라 삶이며, 복음은 들려지는 소리로 인해 그 영향력은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지역교회들이 눈을 조금만 돌려서 주변의 미션스쿨들과 교회 안의 기독교사들을 잘 격려해 주었으면 한다. 다음 세대가 없다고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가 일어날 수 있는 근원지인 학교를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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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헌 목사] 지역교회와 미션스쿨의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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