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뇌병변)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나는 스무 살 때에 왼쪽 팔과 다리가 마비되는 편마비장애를 하나 더 갖게 되었다. 즉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장애를 갖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 당사자로 살아간다고 해서 누구나 장애(인)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내가 그러했다. 그러다가 경기도 의정부에 있을 때에 장애인교회를 섬기면서 장애(인)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관련 책들을 통하여 스스로 배웠고, 여전히 책을 통하여 배우고 있다. 그런데 이론 관련 책은 대부분 평균값이기에 이론만을 가지고 현실과 접목시키는 일에는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최근 몇 달 사이에 내가 알고 있는 장애(인)와 관련된 올바른 지식을 얻고 확인하기 위해서 두 가지 활동에 참여했는데, 하나는 ‘장애인식개선교육’ 강사양성과정 수강이었고(현재는 강사로 위촉), 또 하나는 ‘누누서포터즈’ 활동이다. ‘장애인식개선교육’은 내게 있어서 장애 이해에 대한 부족함이 있음을 알게 해주었으며, 장애인 당사자이면서도 장애인 차별을 뜻하는 용어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있는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그리고 서포터즈 활동은 현재진행형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하는 활동인데,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책에서는 알지 못하고, 발견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것들을 이들과 교제를 나누며 알아가고 있고, 발견하고 있고, 느끼고 있다. 그러면서 이론도 중요하지만 함께 하는 삶이 더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다.
현재 규모가 있는 교회들은 교회 안에 ‘장애인부’서가 있는데, 그 교회와 부서들에게 궁금한 것이 있다. 장애인부서를 맡고 있고 함께 하는 교역자나 교사들은 그(장애인)들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그(장애인)들에 대해서 알려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또한 장애인부서를 둔 교회 성도들은 그(장애인)들을 볼 때에 여전히 불쌍한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그들을 향한 섣부른 위로로 그들에게 오히려 상처를 주고 있지 않은지, 그도 아니면 그들이 교회 안에는 있지만 아예 그들에게 관심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지... 만약 그리하고 있다면 목사이자 장애인 당사자로서 마음이 무거울 것 같다.
세상은 장애인의 대한 차별적인 용어나 편견을 줄이고 모든 사람이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이론교육을 하고 체험교육을 시행한지 오래되었다. 그런데 교회는 여전히 '장애인식개선교육' 의무대상에서 제외되어있으니, 이러한 교육에 대해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고, 그저 매년 4월 20일을 전후로 장애인주일을 지키는 것으로, 또는 부활주일이나 성탄주일에 물질로 돕는 일을 함으로 교회가 그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을 다 했다 하며 스스로 만족하는 선에서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물론 이런 것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할 때라 생각한다. 그들에 대해 일반적이고 주관적으로 생각하고 때에 맞춰 물질로만 돕는 방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들에 대해 올바르게 알아 실수를 줄여가고 그들과 함께 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가 아닌지 교회와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깊게 생각해 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