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21(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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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학 목사

 

새해 인사 부탁드립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은총의 하나님이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2023112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72회 정기총회에서 암브로시우스 정교회 대주교가 지구촌의 세 가지 위기를 소개했는데, ‘기후 위기’, ‘팬데믹 위기’, ‘AI위기등입니다. 최근 WCC는 물론, NCCK도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가지고 신앙적인 대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총회 기타 안건 토의 가운데 노동의 위기가 언급되었고, 폐회 예배를 통해서는 전쟁의 위기가 염려되었습니다. 저는 여기에 하나 더 문화와 다음 세대의 위기를 보충해 봅니다. 2024년이 이 여섯 가지 위기를 잘 극복하는 단초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부산NCC가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역 교계에서 크게 부각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동안의 부산NCC 활동과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NCCK는 올해 10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기구입니다. 부산NCC도 이러한 역사를 이어받아 37회기를 맞이합니다. 보수적인 부산지역의 깨어있는 부산NCC가 민주, 진보정부가 들어섰을 때는 정부의 복지정책과 평등이념에 밀리고, 또 보수적인 정부가 들어섰을 때는 맘몬을 추구하는 보수적인 교회들에게 헤게모니를 빼앗긴 적이 있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한 생명, 평화, 정의를 외치고 있습니다. 드넓은 바다가 고작 3%의 소금으로 인해 썩지 않듯이, 부산NCC의 작고 적은 이들의 외침이 부산 지역과 교회를 그나마 맑게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37년의 활동과 성과를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제가 회장이 된 이후만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37차 정기총회에서 특별행사로 다중위기의 시대, 기도하오니: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언론 등의 제안 및 기도 요청을 진행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고통받고 있는 부산 어민들의 목소리, 탄압받는 언론의 목소리, 경제 위기에 관해서, 또한 위기의 한반도 평화 문제를 듣고자 등 생태(전국어민총연맹), 언론(부산cbs), 경제(부산경실련), 평화(부산평통사) 분야의 대표자들을 초청해 참석해 각각 제안사항과 기도내용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0231225일 성탄절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 성탄 평화기도회로 모여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침략 및 폭격에 반대하고 전쟁의 원인과 참상을 특강을 교육훈련위원장 최광섭 목사와 유세프 다허 WCC 예루살렘 현지 코디네이터로부터 듣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131일까지 헌금을 집계하여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해 전달하고자 합니다. 또한 18일에는 부산 YWCA강당에서 부산기독시민사회단체연합 신년 하례회를 가지고 2024년 한해 동안 부산지역의 기독교시민단체들의 각오를 다져보았습니다.

 

2024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118~25)에는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는 주제로 전국의 NCC회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기도로 힘을 모았습니다. 매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에는 다양한 전통과 신앙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친교하며 그리스도의 뜻인 완전한 일치를 지향하며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한국천주교회(이용훈 주교)와 한국정교회(암브로시오스 대주교)는 물론 대한성공회(이경호 의장주교),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기독교한국루터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한국구세군 등 한국의 대표적인 교단과 소속 목회자들이 함께 같은 시간, 같은 기도 제목으로 기도하였습니다.

 

대사회적 활동으로는 19일에는 부산시가 황령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스노우캐슬에는 리조트를 건설한다고 하여 황령산지키기 범시민운동본부에 참여하여 황령산 정상에서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돈이라면 무엇이든 집어삼키고 무너뜨리는 천민 자본과 그 이해를 대변하는 부산시의 파괴적 행정에 의해 벼랑 끝에 선 황령산을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또한 116일에는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서 부산NCC 대구NCC 공동주최로 사드반대 평화기도회: 평화를 준비하라!’를 오전 630분에 개최하였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주셨습니다. 한반도 평화 위기의 상징인 소성리 할머니들에게 다시 평화가 찾아오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정권심판총선대응부산시민회의에 공동대표로 참여하여 정권심판 정치사회대개혁을 위한 부산시민총선토론회(1228, 부산YMCA강당)’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기 움직임에 대한 부산-울산-경남 시민사회 긴급입장발표 합동기자회견(125)’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기는 국힘에게 면죄부를 주고, 정치개혁을 향한 국민적 열망을 짓밟는, 거대양당의 역사적 퇴행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함께 소리를 높였습니다.

 

그 외 조희연 교육감 무죄 판결 촉구 전국목회자 100인 탄원서 연명과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 책임자 7인에 대한 엄중처벌을 촉구하는 단원서(202416~119)에 서명하였습니다.

 

금년도 부산NCC의 중점 사업이 궁금합니다.

 

부산NCC는 위원회 사업으로 진행이 됩니다. 기존의 성탄평화기도회’, ‘기독시민단체연합신년하례회’, ‘그리스도인일치기도주간 일치기도회를 진행했었고, ‘2024년 부활절 연합예배(44)’‘4.19혁명 63주년, 민주정신 계승과 영호남 화합을 위한 4.19연합예배(419)’가 계획 중에 있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2024년 환경주일 연합예배(6)’가 환경선교위원회 주관으로 있으며 그 외 문화선교위원회 주관 문화선교음악회(3)와 선교위원회 주관 선교세미나(4), 인권위원회 주관 인권세미나(5), 신학위원회 주관 신학세미나(6)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부산NCC는 위원회(상임, 특별) 중심으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위원회들이 활동하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상임위원회로는 교회와사회위원회(위원장 안하원 목사), 교회일치위원회(이성호 신부), 선교위원회(최인석 목사), 신학위원회(김광호 목사), 여성위원회(황영주 목사), 인권위원회(원형은 목사), 평화통일위원회(김경태 목사), 환경선교위원회(박 철 목사) 등이 위원회 이름대로 활동하고 있으며 특별위원회로는 장애인위원회(박서근 목사), 다문화위원회(최인석 목사), 종교대화위원회(방영식 목사), 노숙인사회복귀지원위원회(손규호 집사), 역사편찬위원회(김해몽 집사), 생명사랑위원회(오흥숙 원장), 청년위원회(장기준 목사), 교육훈련위원회(최광섭 목사), 조직강화특별위원회(원형은 목사), 문화선교위원회(성경원 신부) 등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정서가 강한 곳에서 진보적인 색채를 내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곳 부산에서 활동하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난 후, MZ세대는 두광 로또, X세대와 86세대는 태신 분노, 태극기 부대는 의성과 한규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노래했다고 합니다. 물론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들은 남성들만의 팔루스 대전을 보았다고 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고려거란전쟁>과 작년 1220일 개봉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가 외세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구했다면, 영화 <서울의 봄>은 그렇게 구한 나라를 군대 사조직이 장악한 역사의 비극입니다. 거기서 로또를 꿈꾸는 이들에게서 다시 한번 절망을 발견합니다. 그러기에 오늘 대한민국 현실이 지금과 같은 것 아니겠나요! 부산의 정서가 보수적에서 극우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개신교도 마찬가지고요. 진보 역시 극단을 달립니다. 부산NCC가 말씀에 기초하여 한 손에는 성경, 한 손에는 신문!”을 가지고 균형 잡기를 소망하는데, 전반적으로 부산 교계 분위기가 극우로 치우치고 상식에 기초하지 않아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진리의 길은 넓은 곳에 있지 않고 좁은 곳에 있다고 믿으며 절망하지 않고 나아갑니다.

 

끝으로 부산교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사회학 계보에 부르디외의 구별짓기아비투스’, 벡의 위험사회위험사회’, 기든스의 3의 길3의 길’, 바우만의 유동적 근대유동성을 종합하고 새롭게 넘어선 21세기 사유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조명되고 있는 개념이 있습니다. ‘단독성(Singularität, 특이성)’이라는 말입니다. 베를린대학 사회과학연구소 교수인 독일의 사회학자 안드레아스 레크비츠의 책 단독성들의 사회: 과잉히스테리 사회(새물결, 2023)에 나오는 말입니다. 레크비츠는 책의 핵심을 후기근대에 들어와 보편성의 사회논리가 특수성의 사회논리에 지배권을 내주는 사회적 구조 변경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 특수성의 사회논리는 단독성이라는 개념으로 포착된다.”라고 말합니다. 단독성이란 개념은 보편성에 대립하는, 개별적이고 특수한 것들의 독특성을 뜻합니다. 이 단독성이 21세기 서구 사회에서 보편적 현상이 되었고 이러한 단독성이 주류가 된 사회를 레크비츠는 단독성들의 사회라고 부릅니다.

 

이제 개인의 취향은 물론, 소비에서부터 정치와 경제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단독성이 주류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개인나라사회라는 범주로 사유하는 사람은 더 이상 미래와 시대를 읽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목하 단독성들의 예측불가능한 미래가 도래한 것입니다.

 

이러한 단독성들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일반 대중의 주목과 인정을 얻기 위해 인정 투쟁을 벌입니다. 더 많이 주목받고 더 많이 보여주기 위한 투쟁 속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상투적이고 평범하게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여줘야 합니다. SNS는 자신의 특수성을 보여주는 훌륭한 무대가 됩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각각 한 명의 큐레이터가 되어 자신의 단독성을 전시하는 것입니다. 주목할 것은 단독성 사회에서 개인들만 단독화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들도 단독화한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대한민국은 대졸=실업과 빈곤층‘MZ세대와 꼰대들의 세대 전쟁으로, 교사들은 내 새끼 지상주의부모들에게 고소당하고 폭력의 대상이 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회사에서는 회식 문화가 사라지고, ‘2년 차 사표 증후군무조건 녹음주의문화가 팽배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공동체성은 무너지고 신뢰와 믿음은 불신의 장벽에 갇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합니다. 목회를 지망하는 이들도 감소하고 담임-부교역자문화는 꼰대-갑질관계로 변질되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단독성 사회는 정치의 위기를 야기합니다. 문화적·종교적·정치적 집단이 자신들만의 신념으로 무장해 종교 근본주의나 우익 포퓰리즘으로 내달리는 것입니다.

 

최근 서울 곳곳에서 발생한 살인, 흉기난동, 또 부산에서 일어난 정치인 테러 사건 등도 단독성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모두 어떤 목적을 위한 폭력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인 폭력입니다. 이러한 폭력의 과시는 실시간 방송 매체·SNS 등 단독성을 위한매체들이 없다면 불가능합니다. 폭력의 행위를 바라봐주는 대중이 없으면 이러한 폭력은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디지털화로 대표되는 기술의 발전은 이제 뉴노멀이 된 단독성들의 사회를 촉진시킬 것입니다. 부산 교계가 말씀에 깨어있고 시대 정신에 깨어있어서 새로운 변화에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참 진리를 증거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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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관장 인터뷰(4)】“작고 적은 이들의 외침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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