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3-1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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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첫 달 9일,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한국판 ‘나사’(NASA, 미국 항공우주국)의 설립을 준비하는 이 법안은 4개월 후 시행하도록 하고 있어 올 5월에는 경남 사천에서 청(廳)이 설치될 예정입니다. 정부는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 도약을 향한 위대한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다”는 논평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로 유명한 황정아 박사는 정부의 과학 예산 삭감을 지적하면서 “우주개발전문가들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우주항공청을 신설하겠다고 나섰다. 한국판 나사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현재로서는 컨트롤타워 역할이 불가능하다. 그런 우주청은 전세계 우주기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무게감이 없다”고 비판하며 뜻밖에 정치 일선에 뛰어들어 화제를 남겼습니다.

 

황 박사는 한국을 우주 7대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한 누리호 개발 성공의 주역이기도 하지만 국내에 아직 생소한 우주방사선 안전관리 분야의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지난 해 10월 6일 의미 있는 산업재해보상판정이 하나 있었는데, 항공기 승무원으로 25년 간 종사한 송 모씨가 걸린 위암을 ‘우주방사선’으로 인한 업무상재해로 인정한 경우입니다. ‘우주방사선’으로 인한 산재 사건의 시발점은 32년 간 근무하다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던 조종사에게 업무상재해가 인정된 지난 2021년이었는데 이 때 앞선 황 박사의 연구 결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이후 몇 건의 유사한 사례(혈액암)를 지나 이번에는 위암이라는 고형암에 대해서도 ‘우주방사선’의 영향을 인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우주방사선’에 관한 관심과 연구가 활발합니다. 작년 12월 5일부터 사흘 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페서디나에서는 우주방사선 시뮬레이션 및 해석 모델링 기술 워크숍이 나사의 우주방사선 책임자인 전인수 박사의 주도로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우주방사선에 대해 사람들이 이처럼 지대한 관심을 보이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두 차례의 발견 때문입니다. 2021년 5월 27일 미국 유타에 설치된 관측기를 통해 현대물리학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큰 에너지를 보유했지만 어떻게 생겼으며 어디로부터 왔는지 알 길이 없는 극단적 초고에너지 우주선(UHECRs, Ultrahigh-energy cosmic rays)이 또 다시 발견되었는데, 주도한 과학자의 명명에 따라 ‘아마테라스 입자’(Amaterasu particle)로 불리는 이 우주방사선은 측정 결과 244EeV(엑사전자볼트, 10의 18제곱)의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인간이 상정할 수 있는 최대치가 50EeV라고 하니(빛의 속도일 때 양성자가 가질 수 있는 이론상의 에너지) 얼마나 가공할 크기인지 가늠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결과가 30년 전 이미 있었습니다. 1991년 발견된 우주선으로 그 크기가 무려 320EeV, 당시 과학으로서는 도저히 존재할 수 없는 입자여서 사람들을 경악에 빠뜨렸고 누군가 내뱉었던 단말마(斷末魔) 그대로 ‘오마이갓’(Oh-my-God)이 되어 버린 존재입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결과에 반신반의하다가 사장되어 버렸던 ‘오마이갓’이 ‘아마테라스’ 덕분에 재조명을 받고 화려하게 부활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이제는 잘 알려졌다시피 성경은 근대과학이 겨우 밝혀낸 우주의 신비를 무심한 듯 묘사하곤 했습니다. 욥기 38장 32절이 대표적인 경우인데, “네가 묘성을 매어 묶을 수 있으며 삼성의 띠를 풀 수 있겠느냐”는 구절은 생각할수록 신비하기만 합니다. 전자는 오늘날 플레이아데스(Pleiades) 성단(星團)으로 밝혀졌는데 육안으로는 절대 볼 수 없는 별무리라는 사실을 욥은 어떻게 알아서 “매어 묶다”라는 표현을 썼을까요? 후자는 오리온 별자리의 세 별인데 한 줄로 나란히 있어 마치 허리띠처럼 보여도 사실은 제각각 엄청나게 떨어져 있는 별이라는 사실을 “띠를 풀다”라는 말이 설명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당시 인류가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는 진실을 성경이 적시하고 있는 것처럼, 현재 과학자들조차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충격에 빠지게 한 극단적 초고에너지 우주선의 진면목 역시 성경의 저자는 다 꿰뚫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라도 상기한 두 입자의 이름이 못내 거슬립니다. “오마이갓”과 “아마테라스”라니, 이 둘이 동일한 선상에서 공존해야 쓰겠습니까? 일본 신화 속의 주신(主神)으로 일본 신도(神道)의 시조이자 자칭 일본 황실의 황조신(皇祖神)이라 일컬어지는 “아마테라스” 따위가 어찌 만물의 근원이신 하나님(GOD)과 나란히 한단 말입니까? “오마이갓”과 “아마테라스”는 공존할 수 없습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발견이지만 에너지의 차이보다 더 큰 위상의 차이만큼은 분명히 해 두고 넘어갑시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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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하나님과 아마테라스가 공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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