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2-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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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라이트의 바울 평전(Ⅱ)

 

성서의 인물 중에 바울처럼 논쟁의 한 가운데 선 인물도 드물다. 현존하는 최고의 바울해석자가 쓴 최고의 바울평전이란 평을 받고 있는 이 책은 역사가이자 신약학자인 저자가 1세기 초기기독교의 역사적 탐구를 통하여 얻은 해박한 지식과 안목으로 바울의 생애와 사상을 생생하게 구현하고 있다. 학문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춰 출간 초기부터 큰 반향을 일으킨바 있는 저자는 지금의 시각이 아닌 타임머신을 타고 2,000년 전으로 돌아가 한 인간이자 유대인이며 기독교인인 인간 바울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때 비로서 예수에 대한 그의 새로운 틀과 사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와 함께 선교 여정을 걷다 보면 온갖 고난을 이겨내며 꿈꿨던 새 폴리스, 새로운 인류의 인간을 향한 불굴의 의지를 가진 이방인의 사도, 바울을 만날 수 있다.

 

◇ 저자소개 ∥ 톰 라이트

저명한 신약학자이자 초기 기독교 역사에 정통한 역사학자. 1948년 생으로 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에서 수학하고 케임브리지, 맥길,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신약학을 가르쳤으며, 웨스트민스터 참사회원, 영국 성공회 사제로 더럼 주교를 역임했다. ‘기독교의 기원과 하나님의 문제’를 다룬 6부작 시리즈로 학계에 큰 영향을 끼치며 ‘역사적 예수 연구’와 ‘바울신학’ 분야의 독보적인 학자로 인정 받았다.

 

◇ 저서∥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 《광장에 선 하나님》, 《이것이 복음이다》, 《혁명이 시작된 날》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단숨에 읽는 바울》 존 M.G. 바클레이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8

《신약학 강의노트》 니제이 K. 굽타 지음 / 감은사 / 2020

《로마세계의 초기 기독교 이해》 브루스 W.롱네커 / 새물결플러스 / 2022

 

 

 

   

 

                                                                “우리는 하늘의 시민이다”

                                                    - 메시아 안에 있는 아브라함의 새로운 백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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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회심〉-The Conversion of Saint Paul-, 루카 조르다노, 1690

 

새 세상을 꿈꾸며

“바울과 그밖의 모든 초기 그리스도인이 중요하게 여긴 것은 ‘구원받은 영혼’이 이 세상에서 건짐을 받아 저 먼 ‘천국’으로 옮겨지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 자체가 온 우주의 갱신이라는 위대한 행위를 통해 하나가 되고 이 온 우주의 갱신 안에서 인간의 몸도 다시 새롭게 되어 새 세계에 자리하게 되는 것이었다.”

 

김길구 지금은 사순절 기간입니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때 옷깃을 여미고 예수의 고난과 부활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경건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사를 바꾼 바울의 일대기를 다룬 《바울평전》을 읽으면서 사도 바울이 발견한 복음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이 책은 아마존 베스트셀러 종합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영국 기독교서점협회 선정 ‘올해의 책’에 오를 정도로 호응이 컸던 책입니다. 독자가 느끼는 740쪽의 두께에 대한 부담감도 크지요. 그러나 저명한 학자요, 국제적인 강연자이자 대중적인 작품과 주석들을 쓴 저술가로 타임지의 표지 인물로 나온바 있는 톰 라이트의 내공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지난 호에는 지면 관계로 다 못한 얘기를 오늘 이어가 보기로 하겠습니다. 10.19.(제37호)자에 게재된 바울평전 제1부는 바울을 둘러싼 몇 가지 오해와 편견을 중심으로 얘기해 봤는데, 이번 호에는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김현호 이 책의 특징 중에 하나는 라이프스토리 중심의 전기에 비해 논증과 추리가 많이 들어가 있어 독자들의 인내심을 시험을 하는데, 이런 면이 이 책이 주는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류지원 이런 대작을 쓰기 위해서는 바울 당시의 자료와 시대상을 반영하는 종교사회적 자료가 많아야 하는데, 부족한 자료의 빈 공백을 논증과 추리로 고대 1세기 그 역사의 현장을 재현한 것은 톰 라이트라서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다메섹의 회심- 개종 VS 소명

김길구 교회의 박해자 사울이 사도바울이 된 계기가 다메섹 도상에서의 회심입니다. 서양회화에서 카르바조를 비롯한 많은 대가들이 그 역사적 현장을 그림으로 남긴 유명한 장면이죠.

김현호 바울에 대한 논란 중에 하나는 바울의 회심을 어떻게 보느냐 논쟁이 있어요. 개종이냐 아니면 유대교의 전통을 계승한 소명이냐는 문제인데, 이 책의 서론 격인 제1부 시작의 첫 제목이 열심입니다. 하나님과 율법을 열렬히 따랐던 3명의 인물을 소개하지요? 비느하스, 엘리야, 유다 마카베오입니다.

류지원 비느하스는 음란한 짓을 한 시므온 지파의 시므리와 미디안족속의 수르왕의 딸 고스비를 창으로 찔러 죽여 레위지파의 저주를 사라지게 했던 대제사장, 혼자서 이세벨 왕비가 데려온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는 사제 850명과의 갈멜산상의 대결에서 승리한 엘리야 선지자, 그리고 유다 마카베오는 박해에 저항하여 이민족 군대와 셀레우코스 군대를 격파하고 형제들과 함께 성전을 봉헌, 수전절의 유래가 된 인물입니다.

김현호 이들은 힘으로 이방인들을 무찌른 민족의 영웅들 입니다. 바울이 예수따름이들을 열심히 핍박한 것도 그 열심의 연장선상에서 한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구약에 충실했던 바울의 이러한 열심은 다메섹 도상의 회심을 통해서 구약의 모든 약속이 예수 안에서 성취되었다는 깨달음을 얻은 순간 박해자에서 이방인의 사도로서의 급격한 소명의식은 개종이 아니라 사도적 사명에 대한 위임이라는 확신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새 관점 학파에 대하여

김길구 이 책은 ‘새 관점 학파’의 시각으로 집필된 책이라 이에 대한 선이해를 가지고 책을 대하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류지원 〈바울에 관한 새 관점〉(NPP)이란 어구는 1983년 제임스 던의 같은 이름의 강연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이전인 1977년에 샌더슨이 〈바울과 팔레스타인의 유대교〉란 책에서 바울 당대 유대교는 선행을 축적하는 데에 기초한 율법주의적인 종교를 가리키고 있지 않았으며, 오히려 ‘언약적 율법주의’-“유대교가 율법주의에 관심을 둔 것은 율법주의나 행위에 의한 의의 문제가 아니라 은혜 안에서 하나님에 의해 이미 주어진 언약의 틀 안에서 보아야 한다”고 주장 하였는데 이를 동조하는 일군의 학자들을 ‘새관점 학파’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저자인 톰 라이트도 주요 멤버입니다.

김현호 율법에 대한 바울의 부정적 진술들은 16세기 종교개혁자 루터로 하여금 ‘율법’과 ‘복음’이라는 대립적 관계로 보게 되었어요. 이러한 이분법의 부작용으로 마틴 루터의 유대인 혐오는 히틀러의 홀로코스트에 불을 붙였고, 왜곡된 이신칭의 값싼 은혜는 영화 ‘밀양’에서 보듯 우리 사회에 만연한 기독교 희화화의 단골 메뉴가 되었으니까요. 물론 그것이 팩트가 아니라도요.

김길구 〈새 관점 학파〉의 출현 배경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사회적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어요. 1947년에 발굴된 사해사본의 연구성과를 비롯한 고고학적 성과를 통해 고대 유대교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시작했고,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의 실상이 밝혀지면서 인간의 야만성과 유대인에 대한 일종의 죄책감 같은 분위기도 한몫 했으니까요.

김현호 그 결과 아우구스티누스→마틴 루터로 이어지는 정통 개신교의 지금의 시선이 아닌 고대 1세기 팔레스타인 지역을 중심으로 바울 당대의 종교사회적 환경 내에서 이해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이 이 작품에 충실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류지원 오늘 이 자리가 신학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지만, 바울의 새 관점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아요. 그러나 니제이 K. 굽다처럼 “유대인들의 초기 유대 문헌에도 여호와가 자신의 백성들에게 보이는 자비와 헌신된 사랑의 요소가 강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과 바울이 “신학자일 뿐 아니라 사회적인 옹호자 및 대리자로 하나님의 백성, 곧 하나님의 구원 계획 안에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의 연합을 주요한 관심사 부각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어요.

 

기억에 남는 대목이 있다면

김길구 “유대인과 이방인이 함께 어우러진 공동체, 한 분 예수님의 아들인 예수 안에서, 예수를 통해 그리고 영의 능력 안에서 한 분 하나님을 예배하는 공동체”를 꿈꿨던 거인.

류지원 “바울과 그 밖의 모든 초기 그리스도인이 중요하게 여긴 것은 ‘구원받은 영혼’이 이 세상에서 건짐을 받아 저 먼 ‘천국’으로 옮겨 가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 자체가 온 우주의 갱신이라는 위대한 행위를 통해 하나가 되고 이 온 우주의 갱신 안에서 인간의 몸도 다시 새롭게 되어 새 세계에 자리하게 되는 것이었다. (바울은 ‘우리는 하늘의 시민입니다’라고 말한 뒤, 곧바로 예수가 하늘에서 오시지만, 우리를 거기로 다시 데려가시지 않고 현재 존재하는 세계와 우리를 함께 변형시키리라고 말한다)는 대목인데 온 우주와 온 역사를 아우르는 21세기 현재에도 호출되는 사회, 문화 비평가로서의 사도 바울을 생각하며^^

김현호 “하나님은 마지막에 온 세상을 바로잡을 것이다. 그는 예수 안에서 그리고 그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이미 그 일 가운데 큰 작업을 마치셨다. 이제 하나님은 복음과 영을 통해 사람들을 바로잡으심으로써, 이 사람들이 복음을 행하는 일의 본이 되게 하시고 하나님의 세계를 더 깊이 있게 변화시켜 가는 대리인이 되게 하신다. 이것이 바울의 유명한 ‘칭의론’의 핵심이다.”라는 대목이 인상 깊어요..

 

김길구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바울은 신학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윤리와 부부생활 등 거의 모든 영역으로 오지랖을 널폈던 큰 산맥이란 생각이 들어요. 바울 선생님이 오늘 이 자리에 오셔서 지금 우리 모습을 본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까? 고린도후서에서 회고한 그가 겪은 수많은 고난을 초인적인 힘으로 견뎌내며 이루려고 했던 새 백성, 새 공동체, 새 세상에 대한 비전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호에는 칼바르트의 글을 현실에서 구현해낸 인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평신도신학자 월리엄 스트링펠로우의 《사적이며 공적인 신앙》이란 책을 통해 우리의 신앙을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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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우리는 하늘의 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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