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1-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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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교회

 

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바다 끝에 옹기종기 모여 이룬 마을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바다를 눈에 가득 담을 수 있는 절경으로 관광명소가 된 부산 영도 흰여울문화마을이다. 이 곳은 해안가 절벽을 따라 좁은 골목길에 작은 집들이 모여 있다. 피난민들의 고된 삶을 엿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2011년 12월 공·폐가를 리모델링해 문화 예술 마을로 재탄생했다. 특히 영화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 많은 작품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아름다운 절경으로 소문나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흰여울문화마을에는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의 모델로 소문난 금성교회가 있다.

   

영향력 있는 교회의 능력 이야기

금성교회는 불신자의 요청으로 시작됐다. 1953년 영도 피난민수용소 소장이었던 노흥준 씨는 불신자였지만 수용소 안에 교회를 세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노흥준 씨와 차원여 장로는 김봉준 장로를 찾아가 교회 설립을 부탁하게 됐고 마침 “어디 가서 전도하여 교회를 세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김봉준 장로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1953년 3월 1일 차원여 장로, 김봉준 장로, 최창진 집사 3가족이 모여 예배를 드린 것이 금성교회의 시작이다. 지역에 새벽 별처럼 빛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지어진 ‘금성’교회는 이름의 뜻대로 지역의 어둠을 밝히는 새벽 별이 되었다.

교회 50주년 행사가 마친 후 2003년 11월 김병호 목사가 제12대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사회복지학과 상담학을 전공한 김병호 목사는 ‘솔선수범하는 목회, 섬기는 목회’라는 그의 목회 철학에 따라 지역 섬김을 실천했다.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섬기면서 성도들이 신나게 신앙생활을 했고, 그 결과 짧은 기간 내 교회가 빠르게 성장했다. 섬김의 본을 보여 준 금성교회가 지역주민들 사이에 소문이 나면서 처음 교회를 방문한 이들이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금성교회는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이웃돕기 유공자로 선정돼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로부터 표창패를 받기도 했다.

올해 금성교회에 부임한지 20년째가 된 김병호 목사는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은 인생, 쇠처럼 녹슬어 없어지기보다 연장처럼 닳아 없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신의 몸을 태우고 녹여서 날마다 교회를 새롭게 이끌고 있다. 또 지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예수님의 사랑으로 교회와 지역을 헌신적으로 섬기고 있다.

김병호 목사는 간암으로 8년째 4번의 수술과 시술을 받으며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을 ‘행복한 목회자’라고 소개한다. “좋은 교회에 와서 좋은 성도들과 함께 즐겁게 목회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역 특성상 작은 건물을 하나씩 하나씩 사서 교회 시설로 이용했다. 오래된 건물로 균열이 생기고 물이 새기도 하면서 위험과 안전에 문제가 있었다. 교회가 미로 같다는 말을 들으면서 ‘성전 건축’을 늘 마음에 품고 있었던 성도들은 지난 2017년 마침내 신축 기공예배를 가졌다. 그리고 2년간 공사를 거쳐 2019년 9월 교회 신축 입당예배를 가졌다. 진경열 안수집사는 입당식을 기억하며 “당시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른다. 눈물이 울컥 쏟아졌다. 여러 가지 힘든 조건으로 교회 건축을 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교회 건축이 하나님의 은혜로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셨다”고 회상했다.

김병호 목사는 “교회 건축을 하면서 걱정이 많았다. 제가 은퇴하기 전 건축 부채를 다 갚을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완공 후 3년이 넘으면서 지금까지 부채 중 약 90%를 갚았다. 그야말로 하나님의 은혜이다. 우리 모두 하나님이 하셨다고 고백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금성교회는 3월 5일(주일) 교회 창립 70주년 기념주일로 지킨다. 이날 7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금성교회 행복한 이야기’ 출판기념회를 갖고, 장기기증운동본부와 MOU를 체결한다. 또 창립 특별감사헌금은 장기기증운동본부와 튀르키예 지진피해 복구 지원비로 그리고 금성교회 협력 선교지 선교비로 사용해 전액 이웃을 섬기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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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창립 70주년 기념 ‘금성교회 행복한 이야기’ (좌)와 담임 김병호 목사(우)

 

영향력 있는 성도들의 행복한 이야기

교회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금성교회 행복한 이야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느 교회 70년사 책을 보면 교회의 역사를 담은 사진들을 주로 구성한다. 그런데 금성교회가 이번에 발간한 책을 살펴보면 ‘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금성교회의 발자취는 물론 교회가 신축하며 했던 간담회, 협조문, 소감문 등이 담겨있고 금성교회를 부임하며 썼던 김병호 목사의 편지, 20년간 목회하며 성도들에게 썼던 이야기, 칼럼, 시 등이 담겨 있다. 또 교회를 섬긴 부교역자들의 글, 임직을 받으며 했던 다짐, 혼인서약서를 비롯해 수련회, 졸업 소감문 등을 담은 금성교회 교회학교 이야기, 전도대와 단기선교를 겪으며 담은 선교 이야기,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된 새가족들의 이야기,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던 성도들의 간증문 등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김병호 목사는 “20여 년간 행복을 찾고 만들었던 내용을 모아보니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작지만 여기에 실린 짧은 글들을 다시 펼쳐보니 행복했던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힘든 날도 있었고 아픈 날도 있었다. 괴로운 날도 있었고 눈물 나는 날도 참 많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고 하나님의 도우심과 함께하심도 경험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초읍교회 원로 김정광 목사는 축사를 통해 “금성교회가 흰여울문화마을 중심 언덕배기 현 위치에 아름답고 멋지게 건축된 것도 특별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특별한 것은 금성교회 70년사는 교회의 걸어온 발자취를 단순한 화보와 기념집으로 끝나지 않고, 교회가 걸어온 부흥의 발자취와 아름다운 섬김의 사역, 그리고 많은 성도들이 몸소 체험하고 경험한 간증들을 모아 문집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라면서 “성도들 모두가 저자가 되어 행복했던 시간들을 중심으로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되어 감동했다”고 말했다. 또 “김병호 목사님의 20년 목회를 압축한 것으로 목회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목회 로드맵과 교과서와 같은 책으로 아주 유익하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흰여울문화마을이 관광명소가 되면서 마을이 변화되고 있다. 새로운 발걸음이 이어지는 한편 지역 개발로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다. 변화에 맞추어 교회도 어떻게 복음을 전할지, 어떻게 지역을 더 섬길지 고민하고 있다.

70주년을 맞은 금성교회는 내일도 행복하기 위해 오늘을 섬기고 있다. 감동과 행복의 바이러스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금성교회. 김병호 목사는 “작은 꿈이 있다면 전공인 상담학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다. 그동안 복지적인 측면으로 삶을 돌보았다면 이제 사람들의 마음을 돌보는 일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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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와 금성교회는 지난 2017년 교회 내 부지를 문화예술공간(문학관)으로 20년 무상 제공하는 협약(MOU)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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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 있는 ‘금성교회’의 70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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