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12-0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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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라이트의 <바울 평전>

성서의 인물 중에 바울처럼 논쟁의 한 가운데 선 인물도 드물다. 현존하는 최고의 바울해석자가 쓴 최고의 바울평wjs이란 평을 받고 있는 이 책은 역사가이자 신약학자인 저자가 1세기 초기기독교의 역사적 탐구를 통하여 얻은 해박한 지식과 안목으로 바울의 생애와 사상을 생생하게 구현하고 있다. 학문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춰 출간 초기부터 큰 반향을 일으킨바 있는 저자는 지금의 시각이 아닌 타임머신을 타고 2,000년 전으로 돌아가 한 인간이자 유대인이며 기독교인인 인간 바울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때 비로써 예수에 대한 그의 새로운 틀과 사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와 함께 선교 여정을 걷다 보면 온갖 고난을 이겨내며 꿈꿨던 새 폴리스, 새로운 인류의 인간을 향한 불굴의 의지를 가진 이방인의 사도, 바울을 만날 수 있다.

 

◇ 저자소개 ∥ 톰 라이트

저명한 신약학자이자 초기 기독교 역사에 정통한 역사학자. 1948년 생으로 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에서 수학하고 캠임브리지, 맥길,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신약학을 가르쳤으며, 웨스트민스터 참사회원, 영국 성공회 사제로 더럼 주교를 역임했다. ‘기독교의 기원과 하나님의 문제’를 다룬 6부작 시리즈로 학계에 큰 영향을 끼치며 ‘역사적 예수 연구’와 ‘바울신학’ 분야의 독보적인 학자로 인정 받았다.

 

◇ 저서∥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 《광장에 선 하나님》, 《이것이 복음이다》, 《혁명이 시작된 날》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PAUL-그의 생애, 서신, 신학》 브루스W.롬네커, 토드 D. 스틸 / 성서유니온 / 2019

《바울이라는 세계》 벤 위더링턴 3세, 제이슨 마이어스 / 이레서원 / 2022

《바울이야기》 제롬 머피 오코너 / 두란노 / 2006

   

 

                                     “새 백성, 새 공동체, 새 세상을 연 위대한 사도”

                                           - 최고의 바울해석자가 쓴 《바울평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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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 지오반니 프란체스코 17세기 경

 

 

새 백성, 새 공동체, 새 세상

“우리에게는 한 분 하나님과 한 주가 계시니 여러분은 그분을 사랑하십시오. 이것이 바로 바울을 바울로 만든 본문이다. 이것이 다메섹 도상에서 느닷없이 그를 덮친 실체다. 그는 논란도 많고 고통도 컸으며 무거운 요구를 동반했고 오해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는데도 결국 허사가 되지 않고 도리어 성장하여 ‘한 종교’를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나아가 새로운 인류의 인간-새 백성, 새 공동체, 새 세상-을 만들어 냈다.”

 

논쟁적 인물 ‘바울’

김길구 오늘의 책은 저명한 톰 라이트의 《바울평전》 입니다. 원제는 《PAUL: A Biography》 인데, 번역본에는 A Critical Biography-논평을 겸한 전기를 뜻하는 평전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성경의 인물 중 바울처럼 그 차지하는 비중만큼이나 논쟁적인 인물도 드문데, 읽어보신 소감이 어때요?

류지원 우선 700여 쪽의 분량에 압도되죠. 그러나 신약성서 최초, 최다 저자인 바울을 비껴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 읽었는데 생각보다 잘 읽혀 노작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서 속의 바울서신과 1세기 초기기독교 역사의 행간을 이해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김현호 저는 바울이 소위 이신득의(以信得義)의 교리로 범접할 수 없는 깐깐한(?) 교리적 인물이란 선입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떨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길구 제가 성서 아닌 책에서 바울을 접한 것은 오래전 두란노에서 펴낸 제롬 머피 오코너의 《바울이야기》였습니다. 정일형박사와 이태영 변호사의 아들로, 선친을 이어 종로 중구에서만 내리 5선을 지낸 정치인 정대철이 감옥에서 번역한 책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수형생활의 동병상련일까요? 흥미롭게 봤었는데, 이 책도 전기 또는 평론의 장점인 현장의 ‘생생함’을 재현한 거장의 손길이 느껴지는 잘 쓴 책이었습니다.

김현호 텍스트인 성서에 콘텍스트인 환경이나 상황이 가미되면 그 말씀이 더욱 생동감이 넘치죠. 거기에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거친 숨소리까지 더해지면 말씀은 더욱 살아납니다. 이것이 전기의 장점이지요.

류지원 대개 역사에 충실하면 신학이 깊이가 없고, 신학에 치중하면 역사가 부실하기 쉬운데, 역사학자요, 신약학자로 초기기독교 연구에 정통한 톰 라이트의 700여쪽에 달하는 이 평전은 이 둘을 다 아우르는 책 같아 좋았습니다.

 

바울에 대한 평가

김길구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당시의 역사·지리적 상황과 그를 둘러싼 환경, 이방선교사로서의 그의 불굴의 신념! 나아가 바울의 고뇌와 땀, 그리고 그의 희망과 좌절, 고난과 고독…그리고 무엇보다 깨어진 인간관계에서 오는 애증의 거친 화를 내는 옆집 아저씨 같은 친숙한 ’인간 바울‘을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류지원 저자 톰 라이트의 바울에 대한 평가가 나오는데요 ‘바울은 많은 사람이 주장하듯이 그저 이스라엘과 그리스와 로마 세계를 종합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가 제시한 제시한 그림은 이스라엘 고대사에 뿌리를 둔 것으로 유대다운 모습을 확고히 간직한 그림이었다. 이스라엘의 메시아가 그 중심에 있었으며 세계 열방과 그들이 가장 훌륭한 사상인 메사아를 중심으로 새로운 통일을 이뤘다. 그는 단순히 어떤 종교나 어떤 신학을 가르치지도 않았다.’고 말합니다.

김길구 이 책은 바울의 삶을 자세히 알려주기보다는 탐구와 추리와 논증으로 그 빈자리를 채워가는데 성서 외에 바울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서입니다. 책 내용이 많아 다 다룰 수는 없겠고 어떻게 진행할까 고민하다, 바울을 둘러싼 쟁점들을 중심으로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율법이냐 복음이냐

류지원 우선 톰 라이트는 소위 ‘새관점 학파’로 알려졌어요. 전통적인 기독교 교리는 인간이 구원을 받는데 행위가 필요 없이 오직 믿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죠. 저자는 이런 이신칭의 교리를 비판하고 현재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 대한 법정무죄가 아니라 미래의 종말에서 최종완성되기에 지속적인 행위와 종말론적 완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차이를 비교하면서 이 책을 보는 것도 좋은 독서방법이겠죠.

김현호 그런 관점에서 보면 율법과 복음은 상충 되죠. ‘사람이 의롭게 되는 것은 율법의 행위가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이니까요.

 

예루살렘교회와 바울

김길구 바울은 사실 예수의 제자가 아니죠. 바울은 예수의 죽음 이후에 그리스도의 사도가 되었으니까요. 바울의 최초서신은 예수의 죽음이후 10년이 지나서야 기록되었습니다. 더더구나 예수쟁이들을 핍박했던 바울의 입장에서는 제자들에게 프락치가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을거예요. ..

김현호 이런 오해를 풀고 바울과 바나바가 참석한 예루살렘 회의에서 이방인을 위한 선교대상 구분을 시작으로 음식과 할례 등의 갈등을 봉합하고 세계선교의 진용을 구축하게 됩니다.

류지원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겠다는 각오로 임한 사도 바울의 5차에 걸친 선교여행으로 기독교는 퍼져나가기 시작합니다.

 

말바꾸기에 대하여

김길구 이방인의 사도를 자청한 바울의 논란 중에 하나는 그의 일관 되지않은 유대인에 대한 입장의 변화일거예요. 오락가락 했지요? 특정 교회에 맞춘 상황성과 바울신학의 일관성의 불일치를 어떻게 보세요?

류지원 예를 들자면 데살로니가전서에 나타난 혹독한 비난이 고린도 후서에서는 조건부로 수용적인 태도를 보였다가 로마서에 와서는 우호적인 입장으로 변하지요. 그래서 그의 잦은 입장 변화를 두고 입방아에 오르내려요.

김현호 바울은 책만 파던 학자가 아니라 목회 현장에서 부단히 교인들과 부딪치면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처지라 실천목회적 차원에서 지역교회들이 처한 입장과 상황에 따라 처리방식이 달랐기 때문이예요.

 

권세와 복종

김길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유래가 드문 역동적인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계속된 전직 대통령들의 불행, 민주화 시위, 촛불혁명, 태극기부대에 이은 최근 집권 초기의 심상치 않은 시위 등에 교계는 직·간접적으로 관여하여 그 영향력을 키워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소환되는 바울의 성구가 있습니다. 로마서 13장에 ‘위에 있는 권세에게 복종하라’는 세속권력과의 관계입니다.

류지원 바울은 모든 성도가 통치권력에 복종하도록 요구하지만, 맹목적인 강요는 아니예요. 13장1절~7절을 보면 복종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면서 접속사를 7번 사용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써요. 요약하면 통치권력이 하나님에 의해 제정되었다는 것과 악을 징벌하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거예요.

김현호 여기서 바울은 권선징악의 기능을 수행하는 통치권력에 복종할 것을 요구한다면 당연히 그 권력에 순응해야겠지요. 그러나 악한 권력자 경우라면 그렇치 않겠죠?

 

여성의 침묵에 대하여

김길구 그렇게 혁신적인 바울도 여성문제에서 양면성을 보이고 있어요. 지금도 여성성직자의 진입을 막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는 ‘여자들은 교회 안에서 잠잠할지니’라거나 그에 반해 여성을 사도라고 부르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니까요.

김현호 바울은 일부 여성을 그의 동료이자 동역자로 포함시켰을 뿐 아니라 메시아 가족 안에는 결국 남자와 여자가 따로 없음을 알고 있었으며, 뵈뵈에게 로마서를 전달할 책임과 더불어 이 서신을 설명할 책임까지 주었을 정도로 개방적인 측면도 있었지요..

류지원 당시 바울이 전한 복음은 여성을 비롯한 가난한 사람들, 소수민족, 노예, 어린이 등 당시 고대 이교도들의 풍습에 반하여 좋은 소식, 복음임에 틀림 없었습니다. 비록 남성과 여성을 완전히 동등하게 보지는 않았서도 자신의 교회에서 여성들의 핵심적 역할뿐 아니라 지도자 역할까지 맡긴 사실에서 알 수 있지요.

김길구 쉽지 않은 글을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래서 다음 호에는 소책자를 준비했습니다. 본문이 150여쪽이니 부담스럽지 않죠? 저자는 스펄전 이후 가장 위대한 설교자인 독일 루터교회의 저명한 신학자인 헬무트 틸리케의 대표작 《신과 악마사이》입니다.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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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새 백성, 새 공동체, 새 세상을 연 위대한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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