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01-31(화)
 

 

가을이다. 풀벌레 소리와 함께 찾아 온 가을은 아침저녁으로 상크름해져서 책읽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이다. 서재에 앉아 서걱서걱 책 장 넘기는 소리에 가을도 깊어 가고 나의 지성도 영성도 함께 깊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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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발자취를 따라서

피터 워커 지음/25000원/CUP

 

이번주간에 맘에 쏙 드는 책 한 권이 도착했다. CUP에서 김혜정 편집장이 세심하게 가독성이 좋은 편집으로 신경 쓴 흔적이 돋보인다.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서>는 케임브리지에서 고전학을 공부하고 옥스퍼드에서 신약학을 가르쳤던 피터 워커 교수가 30년 이상을 성경의 땅을 탐구하고 스터디투어를 인도했던 경험으로 쓴 '성경지리 전문안내서'이다. 코로나여파로 그동안 여행이 쉽지 않았지만 이젠 이스라엘 성지순례도 다시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가이드의 질에 따라 여행의 품격이 달라진다. 특히 여행이 아니라 성경독자로서 스터디 순례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겐 철저한 고증과 성서배경의 연결점이 매우중요하다. 깐깐하기로 유명한 중동지역 문화선교사인 김동문 목사가 추천사를 썼다.

이 책은 누가복음서의 시간을 따라 역사와 지리, 고고학을 융합한 안내서이다. 근대 100년의 역사는 담지 않았고 베들레헴에서 시작하여 나사렛, 광야, 갈릴리와 예루살렘으로 이어지는 예수의 여정에 참여하여 순례자와 역사가들이 기록한 증거를 꼼꼼히 살펴보는 책이다.

이 전문서를 들고 친구 서넛과 같이 공부하는 순례자로서 팔레스틴으로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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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안 될 때, 하박국

황동한 지음/13000원/엠마우스

 

우리사회의 크리스천 청년들이 참 안쓰럽다. 학교를 마치고 사회에 나왔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돌파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성세대들이 가진 경험이 전무하고 디지털 문명시대에 조언도 쉽지 않다. 청년들이 신앙으로 버티기엔 단단하지 못한 의지, 일자리 부족,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도 어렵다. 특히 잘 나가는 듯 보이는 친구들의 성공소식에 주눅들기 십상이다.

이 사랑스런 청년들에게 다독이고 커피 사주고 격려해주지만 어디 그게 빨리 해결될 일인가.

이 긴 혼란기를 곁에서 지켜보는 청년목회자들도 자신감 상실...

부산에서 청년교회를 이끌어가는 황동한 목사가 쓴 이 책은 하나님의 사람 하박국 입장에서 당대의 고민을 이 시대의 고민으로 안고 답을 찾고자 한다. 스태디 교재로도 적합하다. 청년들의 심장으로 하박국을 설교하고 나눔을 한다면 이 책은 공감 100%일것 같다. 한숨 쉬는 의로운 청년들의 미래있음을 무엇으로 증명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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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의 언어

우숙영 지음/19000원/목수책방

 

"나도 가을 남자, 바람나고 싶다" 가을이 깊어지는 계절이다. 아침 책방으로 출근길에 남실바람이 찬 기운을 실어와 앞 단추를 채웠다.

-갈마바람, 가수알바람, 높하늬바람, 덴바람, 마파람...

간들간들 살랑살랑 필랑팔랑... 모두 바람을 표현할 때 시용하는 단어들이다.

나는 지금 「산책의 언어」를 읽고 있다. 자주 책방을 찾는 독자들에게 넌지시 종이 책만 보지 말고 산책독서도 좀 하라는 당부를 가끔씩 한다. 종이 책 독서는 산책 독서로 더욱 깊어지는 법, 길을 걷는중에 발견하고 경험하는 자연의 말들을 익히는 것은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조금더 가까이 발길을 옮기면 창조주의 섭리가 와락 다가온다. 이 책속에는 아름다운 우리 말로된 문장들을 만나게 되고, 산책중에 만나는 풍경과 느낌에 대한 단어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오늘은 이 책 들고 기쁨의집 문 닫고서 어슬렁 어슬렁 산보 다녀오고 싶다.

이 책 249~쪽에 실린 바람이야기가 재밋게 적혀 있어 잠시 옮긴다. 바람도 다 같은 바람이 아니어서...

바람의 세기에 따라 붙여진 이름도 있다. 실바람, 남실바람, 산들바람, 건들바람, 흔들바람, 된바람, 센바람, 큰바람, 큰센바람, 노대바람, 왕바람, 싹쓸바람이다. 실바람이 가장 약한 바람이고 싹쓸바람이 가장 강한 바람이다. 실바람과 남실바람이 실버들 가지를 가볍게 흔들고 나뭇잎을 살랑거리게 만드는 정도의 바람이라면, 노대바람과 왕바람, 싹쓸바람은 나무가 뽑히고 산더미 같은 파도가 일어나는 바람이다. 흔들바람까지는 산책과 여행길에 고마운 존재가 될 수있지만, 된바람부터는 오가는 길이 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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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악마사이

헬무트 틸리케 지음/10000원/복있는사람

 

오늘은 이 작은 책이 나의 사고를 흔들어 댄다. 헬무트 틸리케의 명문장이 번뜩이는 책이다.

1938년 틸리케가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가르칠 때 출간되었다고 한다. 나치정권에 의해 이 책이 출간 2년 뒤에 교수직을 박탈당했지만 책속엔 나치를 비난하는 문장은 단 한곳도 없다.

어찌 30살의 청년 신학자가 이런 강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글을 읽다가 자주 멈추고 쉼 호흡을 해야만 하는 번득이는 언어들이 빼곡하다. 오늘날도 여전히 참 신과 거짓 신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는다. 예수의 광야시험 같이 말이다. 이 작은 고전이 울리는 여운이 깊다.

한 부분을 옮겨본다.

어스름 빛 속의 하나님 말씀-이것은 이미 아주 오래된 이야기다. 우리가 말씀에 복종하는 종으로서 겸손히 말씀 아래 서지 않고, 악마의 행동 방식을 본받아 거꾸로 말씀을 우리 욕망의 종으로 삼으려 한다면(그 결과, 우리가 두려움과 떨림으로 행한 일이나 우리의 파우스트적인 충동으로 하나님을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사악한 손아귀 안에서 억압적이고 억지스러운 악령이 되어 버린다. 악령은 그 손을 잡아 강제로 들어 올려 결국 하나님을 대항하는 주먹을 쥐게 만든다. 행위를 통해 의로워지려는 우리, 프로메테우스처럼 온 힘을 다해 긁어모으는 우리,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 우리는 그렇게 치켜 올린 주먹으로 하나님에게 대들면서 스스로는 그 '하나님'을 섬기고(예배하고)있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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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때에 꽃을 피우다

베겐 구로얀 지음/10000원/kmc

 

이 책은 기쁨의집이 [9월의 책]으로 선정한 작품이다.

지금은 절판된 책이지만 구로얀의 '정원에서 하나님을 만나다'를 가슴 설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작가 구로얀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아르메니아 정교회의 신학자이다. 창조신앙을 교회력에 따라 안내하고 있는데 사순절 봄을 깃점으로 오순절시기의 찬란한 정원, 아무 공로 없이 성령이 비처럼 내리는 은총은 증언한다. 이 책에는 구로얀의 정원과 채마밭에는 성과 속을 가르는 경계가 없다. 정원의 거친 일과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지만 그는 하나님의 마음과 심정을 잘 펼쳐 보이며 힘찬 영성의 원천을 보인다. 우리 마음의 건기는 지루하고 고된 황무지의 등반 같지만 상쾌한 은총의 비를 통해 활기를 얻듯 우리의 정원들을 통해 하나님의 현존을 누려보기에 더없이 필요한 책이다. 특히 정교회의 풍성한 신학과 영성이 담겨 있는데 아담이 실패한 에덴동산의 선악과나무가 골고다에서 예수님이 달린 그 구원의 나무가 될수 있다는 추측도 재미있다. 구로얀은 이 작은 책을 통해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정원의 정원사로 부름받은 자들이라고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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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흥의 사도행전

박대영 지음/16000원/선율

 

기쁨의집 독서캠프에서 초청한 박대영목사의 사도행전 강해서이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하는 부흥은 무엇일까. 우린 <부흥>이란 단어에 대한 환상이 있다. 고형원의 가스펠송 '부흥'을 목이 쉬도록 불렀고, 로이드 존스의 <부흥>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 여의도 광장과 상암 경기장을 메웠던 추억을 회상하는 이 단어는 왜 더 이상 죽은 단어기 되어 버렸는가? 다시금 이 단어를 조용히 읍조리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게 할 수 없을까.

이 책에서 박대영은 우리시대의 참된 부흥이란 이런 것 아닐까를 적어 놓았다.

•성령에 사로잡힌 부흥의 사람들이 있는 곳에는 차별의 장벽이 무너지고 샬롬 평화가 펼쳐질 세상 •낡은 자아와 세계를 창조적으로 해체하고 거룩하게 전복하는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를 경험하게 될 것 •교인 수만 몽땅 많아지는 부흥이 아니라, 진짜 구원 받는 자가 많아지는 꿈

•나만 잘 되고 우리 교회만 잘 되는 부흥이 아니라, 우리 동네가 잘 되고, 이웃 교회가 함께 잘 되는 꿈 •믿는 자들만의 부흥이 아니라, 믿지 않는 자들에게도 이 생명의 기운이 흘러가고 스며들고 번지는 부흥 •그리하여 부흥의 사람들로 인해 세상이 변혁되는 통전적 역사속에서 대립과 경쟁이 극복되고 참다운 안식의 세상이 찾아 오는 것

박대영은 ‘성령의 숨으로 하늘의 쉼이 임하는 것’을 부흥이라고 정의한다. 빛고을 광주에서 전해지는 부흥의 기운이 다시금 한반도 구석구석 가을하늘빛처럼 번져가길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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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가을, 기독교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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