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사역하는 성민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평북노회에 속해있습니다. 이중 영남시찰에 속한 교회학교 교사들이 매년 여름성경학교를 앞두고 성민교회에 모여서 교사강습회를 열어 그해 여름성경학교의 주제부터 공과, 프로그램, 찬양, 환경구성, 컨셉 등을 배우고 익히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런데 독특한 것은 담임목사인 분홍목사가 부임이후로 7년째 매년 직접 주제강의와 기획특강을 직접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흔히 성경학교 강습회에서 담임목회자의 역할은 개회예배 설교나 격려사, 또는 축사나 축도 정도일 때가 대부분인데요, 그런데 왜 분홍목사는 담임목회자이면서 매년 교사강습회의 주제강의를 직접하는 걸까요? 거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1. 담임목사가 이해하는 만큼 여름행사가 준비되기 때문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교회학교에 있어서 여름행사의 중요성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흔히들 1년 농사가 걸려있다고 할 정도로 여름행사를 통한 다음세대 교육과 어울려 함께하는 시간들, 은혜 받고 그 은혜를 나누는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교회교육의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총회교육자원부에서는 매년 여름성경학교를 앞두고 1년 전부터 주제를 연구하고 공과학습과 프로그램을 만들 필진을 구성하여 교재 제작에 들어갑니다. 이를 위해서 그해의 총회의 주제를 아동부와 청소년부, 유치부 등 각 부서에 맞게 변형하고 구조화하여 다음세대에게 효과적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춥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교회학교의 여름행사가 과연 총회에서 준비한 대로, 공과 집필진이 고민하며 제작한대로, 그해 교회학교 현장에 보급되고 전해져야 할 내용대로 각 교회의 현장에 전해지고 그만큼의 효과를 거두고 있을까요?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각 부서의 교역자의 역량에 따라, 또는 부장이나 총무 교사의 경험치에 따라서 여름행사의 주제를 이해하고 교육내용을 소화하는 정도가 너무나 천차만별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총회에서 아무리 좋은 주제를 내놓는다고 해도 현장에서는 형식적으로 사용되거나 그 깊은 의미를 놓치기 쉽습니다. 여름행사는 그냥 잘 먹이고 잘 놀게 해주면 그만이라는 식의 교육관을 가진 현장 사역자들이나 교사들도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분홍목사는 담임목회자임에도 매년 총회에서 주최하는 여름지도자강습회에 참여해서 올 여름 교회학교가 중점을 두고 있는 주제가 어떤 내용인지, 그리고 그 주제를 각 부서는 어떻게 소화하고 이해해서 교재에 반영했는지를 배우고 함께 연구하면서 이를 교회 현장에 전해주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담임목사의 역할은 교회 전체의 여름행사 분위기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반드시 그해의 여름행사의 주제를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해서 각 부서의 교역자들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고 전체의 의견을 조율할 수 있기 때문에 담임목사는 그해의 교육주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성민교회의 강습회 현장은 이미 그해 여름의 환경구성을 모두 마친 상태에서 진행됩니다. 이는 담임목사가 직접 나서서 교회 전체를 그해 주제에 맞게 꾸미고 준비하는 일에 선두에 서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2. 담임목사가 나서야 온 교인이 나서기 때문입니다.
각 교회의 여름행사가 지향하는 바는 교회에 나오는 다음세대들의 신앙을 복음과 성경 말씀, 찬양과 기도, 하나되는 시간을 통해 향상시키고 그들이 교회공동체의 모든 멤버들에게 충분히 사랑받고 존중받고 있음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다음세대는 교회에 더욱 애정을 가지고 그 교회의 중심멤버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 중요한 것은 다음세대 여름행사에 온 교회 교인들이 모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각 교회의 여름행사는 각 부서의 교사들이나 학부모들에게는 중요한 행사지만 그 외의 성도들에게는 별로 관심이 가는 행사가 아닙니다.
그래서 담임목사의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담임목사가 주제 강의를 하면서 관심을 보이고 깊숙이 관여되어 참여할 때 성도들도 이 일을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할 일로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교회학교만의 일로 외면하거나 버려두지 않고 각 선교회와 자치단체도 참여해서 후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협력해서 행사가 잘 진행되도록 돕습니다.
교회 안에서 담임목사의 한 마디가 갖는 무게감은 참으로 큽니다. 앞으로 모든 교회가 담임목사가 주일예배 시간 사이에 교회학교를 방문해서 아이들을 만나고 교사들을 축복하는 교회, 담임목사가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고 불러주며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는 교회, 담임목사의 집무실 벽을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이 가득 채우고 있는 교회, 담임목사가 여름성경학교 주제강의를 하는 교회의 모습을 만들어가야 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