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일입니다. 한 아동부 전도사님이 여름성경학교를 앞두고 노방전도를 계획하여 부서 교사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리고는 우리 중 한 사람이 삐에로 복장을 하고 큰 북을 메고 둥둥 치면서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초청하면 온 동네 애들이 좋아하면서 다들 따라올 거라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한 여름이라 무척 덥기도 하고 삐에로 복장이 좀 우스꽝스러워서 누구도 쉽게 나서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 교사가 순종하는 마음으로 마지못해 자원을 하고 나섰습니다.
드디어 이 청년교사가 삐에로 복장을 하고 북을 치며 나갔습니다. “오세요, 오세요. 여름성경학교 오세요!” 자, 어떻게 되었을까요? 온 동네에 아이들이 순식간에 다 사라져버렸습니다. 아이들이 몰려오기는커녕 다 도망가고 멀리서 숨어서 하나도 안 보이는 겁니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자기를 보고 웃는 것 같고 날은 더워 땀은 뻘뻘 나는데 같이 나간 교사들마저도 창피하다며 다른 길로 빙 돌아가는 걸 보고는 이 교사가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가까스로 동네 한 바퀴를 다 돌고 교회에 도착하자 이 청년교사는 북을 내던지고 삐에로 옷을 하나하나 벗으면서 다짐을 합니다. “내가 다신 이런 전도 하나 보자. 전도사님이 하자고 하는 거 절대 안 해. 봐, 아무도 안 오잖아.”
그런데 그때, 교회 예배실 문을 빼꼼히 열며 한 꼬마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더니 “와, 삐에로가 옷을 벗으니 그냥 못생긴 아저씨다.” 그럽니다. “나 아저씨 아냐. 형아야, 형아.” 청년 교사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합니다. 그런데도 아이는 여전히 말했습니다. “자기는 형아라고 하는데 그래도 그냥 아저씨다.” “근데 너 처음 보는 아인데 어느 부서야?” “부서가 뭔데요?” “부서도 몰라? 너 우리 교회 애 아냐?” 그랬더니 “교회가 뭔데요?”라고 어리둥절합니다. “너 교회 처음 온 거야? 그럼 여기 어떻게 왔어?” “아저씨가 오라면서요. 둥둥 여름이 어쩌고 저쩌고 오세요, 오세요. 했잖아요.” “너 정말 나를 따라 온 거야?” “그럼요. 진짜 이상한 아저씨네. 자기가 오래 놓고.” 청년교사는 이 아이를 한참 물끄러미 보더니 말없이 아이를 꼭 끌어안았습니다. 그리고는 흐르는 눈물을 참으며 감사의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잘못했어요. 저는 아무도 없다고 아무도 안 올 거라고 불평만 했는데 하나님이 이 어린 생명을 보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그 아이를 여름성경학교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1학년 삭개오 반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아이에게 열심히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아이가 성경학교를 개근했습니다. 그리고는 2학년이 되고 3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고 중등부 총무가 됐습니다. 고등부에는 고등부 회장이 되더니 고3이 돼서 신학을 하기로 마음먹고 장신대 신학과를 갔습니다. 그리고는 장신대 신대원을 가고 대학원을 가고 전도사님이 되어서 사역을 하다가 목사 안수를 받고 부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지금은 부산의 성민교회 담임목사가 되어서 큰 사랑을 받으며 다음세대를 살리는 목회를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어떻게 이렇게 잘 알까요? 예, 바로 제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 꼬마입니다. 이때 처음 나간 교회를 열심히 다니다가 예수님을 만나 천국복음을 듣고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신학을 전공하고 목사가 되어 지금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그 삐에로 선생님이 참 고맙습니다. 그 선생님 덕분에 교회를 가서 하나님을 만나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세대와 교사들에게 사랑의 빚을 안고 분홍목사가 되었습니다. 분홍목사란 “다음세대를 사랑하는 분, 그 분을 전하는 홍목사”의 준말입니다. 이제부터 분홍목사의 다음세대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