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5-20(금)
 

전영헌 목사.jpg

Y대에 면접을 앞둔 O가 면접 지도를 해 달라고 요청이 왔다. 그래서 시간을 내어 O가 준비한 예상 질문으로 3~4시간 도움을 주었다. 이틀 뒤, 면접을 마친 O가 서울에서 전화를 했다.

“목사님, 면접 대박입니다. 진짜 대박입니다!”

“와 그라노? 준비한 것이 나왔더나?”

“아뇨. 하나도 안 나왔습니다. 내가 준비한 것도 안 나오고, 목사님이 예상한 것도 안 나왔습니다.”

“시끼야, 그런데 어떻게 면접을 잘 봤단 말이고?”

“어쨌든 잘 봤습니다. 그럼 내려가서 뵐게예. 내일 커피 한잔 사 주이소.”

그다음 날 부산대 앞 별다방에서 O와 만났다.

“자세히 말해 봐라. 어떻게 된 거고?”

“목사님, 면접관이 뜬금없이 ‘자네는 진리가 뭐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종교적인 답을 해야 합니까?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야 합니까?’하니까 면접관이 웃으시면서 ‘두 가지 다 해 봐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그냥 제 생각을 이야기 했습니다. ‘먼저 종교적인 답은 기독교라고 배웠습니다. 진리는 하나님께만 있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저는 기독교인이 아닙니다. 그리고 진리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통해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고, 돈 벌어서 남 주는 것이고, 공부해서 남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그랬더니 면접관이 웃으면서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고 물으시기에 그렇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면접관의 얼굴을 보는데 왠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면접만으로 합격을 한 것은 아니겠지만 O는 자신이 장담한 대로 Y대에 합격했다.

 

면접관의 질문은 무척 의미심장한 것이었다. ‘진리가 무엇인가?’ 누구나 생각해 볼 만한, 또한 생각해야만 하는 문제이다. 우리 학교 강당 입구에는 ‘진리가 자유케 하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아이들은 날마다 이곳을 오가며 어떤 생각을 할까? 사실 무언가를 생각하는 아이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며, 아이들에게 의미를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기독교인들이 생각하는 진리와 비기독교인들이 생각하는 진리는 다르다. 수업 시간에는 진리 문제를 종교적으로 해석해서 아이들과 시시비비를 따지지 않는다. 그렇게 할 상황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에 대해 가치를 두고 고민하도록 메시지를 던져 주는 것이다.

 

명절만 되면 먹을거리가 풍성해진다. 그중에서 빠지지 않는 간식이 바로 강정이다. 강정은 부드러워 먹기도 좋고, 맛도 달콤하여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 그런데 강정을 쪼개어 보면 그 속은 텅텅 비어 있다. 그래서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속 없는 사람을 일컬을 때 ‘속 빈 강정 같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속 빈 강정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잘못만은 아니다. 성형 신드롬, 외모 지상주의, 스펙 열풍 등 사회의 분위기가 온통 외적인 것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연약한 청소년들이 그 영향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인절미 같은 존재들로 자랐으면 좋겠다. 속이 텅 빈 강정 같은 인생이 아니라 속이 꽉 찬 인절미처럼, 사회 의식을 가지고 주님의 진리로 속을 꽉꽉 채워 이 시대를 바꾸는 프론티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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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칼럼] 진리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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