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12-08(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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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내전은 전 국민의 1/3이 넘는 900만 명에 이르는 난민을 만들었고, 그 불똥이 유럽으로 튀면서 유럽의 정치지형도까지 바꾸었다. 시리아 난민들 중 일부는 우선 레바논과 요르단 등 중동지역의 난민촌에 수용되었지만 더 많은 이들이 유럽으로 가기 위해 터키와 그리스로 몰리게 되었다. 그들은 그리스를 넘어 동유럽을 통과해서 서유럽으로 가기 위해 사력을 다했고, 동유럽제국들은 국경을 통제하면서 이들을 거부하고 냉대했다. 유럽연합 내에서도 난민을 놓고 각 나라 간의 긴장과 갈등이 커지는 등 시리아 난민문제는 유럽의 골칫거리가 되었다.

그러는 가운데 2015년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난민 100만 명을 수용하겠다고 전격선언하면서 ‘우리가 해낸다!’(Wir schaffen das)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유럽연합의 수장격인 독일이 총대를 메지 않는다면 다른 나라들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다. 메르켈의 이 선언은 우선 독일 내에서 큰 찬반을 불러일으켰다. 난민에 대해 우호적인 사람들은 그녀의 이 통 큰 정책을 두 손 들고 환영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녀가 인기영합의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며 비판했고 이것은 지지율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런 메르켈 정책에 부담을 느낀 주변국에서도 충분한 논의과정이 없었음을 인해 독일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충분한 논의가 불필요해서가 아니라, 서로 뒤로 빠지려는 상황에서 그녀는 불도저처럼 밀고 나간 것이다.

결국 독일은 메르켈의 선언대로 2015년~2016년에만 약 120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였고, 유럽의 제국들도 뒤따라 난민 수용을 선언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는 또한 결과적으로 독일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에서 난민반대정책을 앞세운 극우정당들이 득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8월 독일국영방송(ZDF)은 메인뉴스에서 이들 난민을 추적한 결과 2015년 이후 다른 나라로 간 30만 명을 제외한 남은 난민들은 독일 사회에 잘 정착했고 이들 중 50%가 이미 산업전선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우리가 해낸다!’라는 메르켈의 구호가 결실을 보았다고 했다. 물론 난민으로 인한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으나, 그들이 잘 정착하도록 국가가 체계적으로 교육하였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우면서, 결과적으로는 부족한 노동인력을 채우는 등 난민과의 상생이 가능함을 독일 사회는 보여준 것이다.

유엔난민기구에 의하면 지난해 말 기준 세계난민은 8,240만 명으로, 지구촌 인구 100명 중 1명이 난민인 셈이다. 오늘날 한국인들 모두가 영화와 드라마 K-pop과 음식 등 우리 고유의 문화가 세계 속에 받아들여지고 보편화되기를 원하듯, 우리 역시 세계가 직면한 보편적인 문제들을 외면하지 말고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 성경은 ‘너희는 나그네를 사랑하라’(신10:19)고 명하고 있고, 그리스도인은 세상에서 근본 외국인과 나그네임을 가르치고 있다.(히11:13) 예수님도 태어나면서부터 애굽으로 난민의 길을 떠났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가족과 고향을 잃고 타지로 떠도는 이 난민들에 대해 누구보다도 긍휼함을 갖고 끌어안고 돌보는 데 앞장서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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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야기] “난민의 나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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