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15(화)
 
1. 다섯 세대의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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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대 간 가치관과 환경의 차이(주거는 물론, 디지털 환경)가 심각한데, 크게 보면 5세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베이비붐세대(1955∼63년생)’와 그 윗세대, 크게 보면 60대 이상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산업화세대’가 들어 있습니다. 70대 이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둘째 ‘N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로 현재 50대 초반부터 60대 초반입니다. 셋째 ‘X세대’는 삐삐와 워크맨을 사용했던 개성 넘치는 세대로 서울대 인류연구소에 의하면, 1974~1983년생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현재 40대가 여기에 해당이 됩니다. 급속도의 경제 발전 속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구세대와는 달리 청소년 시절 풍요로움을 누린 첫 세대에 해당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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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Z세대로 묶어 부르고 있지만, 넷째 ‘M세대’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로 X세대의 뒤를 잇는 인구 집단입니다. 1980년생부터 1995년생까지, 혹은 1982년생부터 2004년생까지로 봅니다. 대부분 베이비붐세대와 N86세대의 자녀들입니다. 유소년기부터 정보통신기술(IT)의 과도기를 겪은 세대로서, IT 활용력이 다른 세대에 비해 탁월하며 대학 진학률도 높습니다. 이 세대의 특징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과도기 세대이며 앞뒤 세대의 특성을 모두 공유한 폭넓고 다원적인 가치관을 가진 세대입니다. 특히 이들의 가치관을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라고 합니다.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라고 생각하며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소비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Z세대(Generation Z)’는 1995년~2010년에 태어난 세대입니다. 현재 20대 중반부터 10대들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Z세대를 가르는 기준은 모바일 네이티브 여부입니다. 곧 태어났을 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IT 기술이 존재했던 세대가 바로 Z세대입니다. 따라서 서양에서는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2000년대 후반부터 10대 시절을 보낸 세대를 Z세대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비슷합니다.
 
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어려서부터 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이동식 기기(스마트폰, 태블릿 PC)를 접한 세대라는 것입니다. 자라면서 인터넷을 자연스럽게 접했기 때문에, Z세대는 IT 기술에 익숙하고, 사교 생활에 있어서 SNS를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물론 앞선 세대들도 모두 컴퓨터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는 익숙하지만, Z세대는 후자를 특히 선호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기업은 이들 Z세대가 소비 성향, 성장배경 등 많은 방면에서 이전 세대와 차이를 보이기에, 다른 마케팅 전략을 짜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Z세대는 이전 세대와 다른 인종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삐삐와 워크맨을 사용했던 개성 넘치는 X세대, 인스타그램과 욜로로 대표되는 밀레니얼 세대, 말을 하면서부터 늘 와이파이를 찾고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디지털 Z세대, 이들은 모두 호모 사피엔스이지만, 각각 다릅니다. 각각 호모 파베르(노동하는 인간, X세대),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 M세대), 호모 데우스(신적인 인간, Z세대)로 구분됩니다. 따라서 이들은 모두 함께 하나의 ‘아날로그 지구’에 살고 있지만, 각기 다른 ‘디지털 지구’, 곧 메타버스 속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삶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이렇게 다섯 세대의 시민들이 만나고 접속하고 연대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니고데모의 말처럼 다시 어머니의 태에 들어갔다가 나오거나, 아니면 예수님의 말씀처럼 거듭나야 가능한 일입니다.
 
2. 메타버스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자, 4차산업혁명의 종착점입니다. 온라인 속 3차원 입체 가상세계에서 아바타의 모습으로 구현된 개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돈을 벌고 소비하고, 놀이·업무를 하는 등 현실의 활동을 그 속에서 그대로 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비영리 기술 연구 단체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메타버스를 ‘증강과 시뮬레이션’,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이라는 두 축을 가지고 네 가지 범주로 분류합니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일상기록(Lifelogging)’, ‘거울세계(Mirror Worlds)’, ‘가상세계(Virtual Worlds)’가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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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으로 책에 있는 마커를 찍었더니 책 위에 움직이는 동물이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면 증강현실 세계를 경험한 것입니다. 자동차 앞 유리에 길 안내 이미지가 나타나는 HUD(Head Up Display)도, 포켓몬을 스마트폰으로 잡는 것도 모두 ‘증강현실’이라는 메타버스입니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것은 ‘라이프로깅’, 곧 일상기록이라는 메타버스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물론 TV프로그램 <인간극장>이나 <나 혼자 산다>를 보는 것 역시 라이프로깅입니다. 화상회의 소프트웨어로 원격수업, 원격회의를 해보셨다면 ‘거울세계’라는 메타버스를 경험한 것입니다. 배민으로 음식을 주문하거나, 네비게이션의 안내로 운전을 했다면 그것도 거울세계라는 메타버스를 경험한 것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레디플레이어원>(2017)이나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1999)를 보셨다면 ‘가상세계’라는 메타버스를 이해한 것입니다.
 
메타버스는 ‘세컨드 라이프’의 시작이자, 세계 시가총액 1~8위 기업 중 절반이 메타버스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텐센트(중국의 카카오톡 격인 위챗을 만든 중국 기업), 나이키 등.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오프라인 기반의 제조, 유통 기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순천향대학교는 2021년 대학입학식을 세계 최초로 메타버스에서 진행했습니다. 김두관 의원은 메타버스에서 독도를 구현하여 실제처럼 독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디지털 세상이 코로나 시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입니다.
 
국내의 경우 네이버 Z의 제페토가 대표적인 메타버스입니다. 출시 두 달 만에 글로벌 다운로드 수가 300만 건을 넘어섰고, 3개월 만에 1,200만 건, 1년 6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수 1억 3,000만 명을 넘어섰고, 현재까지 165개국 2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 이상이고, 10대 청소년이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페토가 주목받는 이유는 강력한 아바타 구현 기술력으로 증강현실(AR)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찍은 셀카를 자신과 닮았으면서도 조금 더 예쁜 3D 아바타를 만들어 줍니다. 게다가 이 아바타를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인 콘서트, 게임 등을 즐기고, SNS를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브랜드 아이템을 만들고,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옷이나 헤어스타일을 반영한 아이템을 사고팔며, 아이돌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활용해 2차, 3차 창작물을 공유하는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제페토는 글로벌 시장에서 K팝으로, K팝 팬들의 덕질 공간화, 곧 플랫폼 기능을 통해 수많은 글로벌 Z세대 팬층들을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글로벌 10대들의 힙한 놀이터로 성장하고 있는 제페토는 메타버스 가상현실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시나브로 MZ세대를 넘어 ‘제페토 세대’가 지금 기후 위기로 고통 받는 지구를 초월하여, 메타버스 속에서 새로운 인류로 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문제가 없을까요? 물론 해 아래 문제없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제 메타버스에 메타에틱스(metaethics), 혹은 메타페이스(metafaith)를 소개해야 합니다. 사실 MZ세대들은 메타버스 세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갑니다. 따라서 기성세대들은 공존과 배려의 법을 통해 세밀한 틀에서 가치관의 디테일을 정립을 하고, 윤리가 큰 틀에서 사랑과 정의의 가치를 확립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메타페이스를 통해 메타버스 속에도 육화하신 그리스도, 곧 타자를 위해 자신의 아바타를 희생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 해야 합니다.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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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학 목사의 AI시대 읽기]세대론과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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