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09(월)
 

최인석 목사_01.jpg

 

Q. 제35회차 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되신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A.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다시 35회기 부산NCC 회장의 소임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모든 교회가 맘 편히 주일 예배조차 드릴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다시 일어나 교회의 신뢰 회복과 극단으로 기울지 않는 교회 이미지 구축에 작은 힘이나마 보탤 생각입니다.

 

Q. 부산NCC가 오래된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역교계에 크게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산NCC를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부산NCC는 80년대 초 군사정권하에 부산지역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다 탄압 받고 수배자가 되고 옥고를 치르게 된 민주인사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며, 함께 시대의 아픔에 참여한다는 정신으로 시작된 ‘부산인권선교협의회’가 그 시초였습니다. 이후 민주화와 하나님 나라 선교를 위한 길에 교회가 더 적극적으로 응답해야하겠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1985년 창립총회를 개최했습니다. 이후 민주화와 인권 통일 환경 선교, 교회일치 등을 위해 헌신해 왔으며, 현재 35회기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지역 교회에서는 NCC 활동에 대해 빨간 색칠을 하던 시절이 있었으며, 지금까지도 그러한 정서가 남아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80년대 90년대 부산NCC 인권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부산지역의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주도했고, 이후에도 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현안에 대해 진보적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어 왔습니다. 최근의 예를 들자면 8부두 미군 부대의 세균 실험실 철거 운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일반 시민들이 거의 모르고 있던 문제였으며, 부산NCC는 미군 부대 앞 1인 시위를 하는 등 시민들에게 이 문제를 알리고자 노력했습니다.

 

Q. 보수적인 정서가 강한 곳에서 진보적인 색체를 내기 힘들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극단적이라 할 만큼 보수 지향적으로 치우친 지역 교회의 정서들이 아무래도 가장 큰 장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수적 신학을 바탕으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교리도 진보적 NCC 운동을 힘들게 하는 요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일에는 진보 보수가 따로 없습니다. 비록 서로의 섬기는 위치가 다를지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하나님 나라를 세워나가는 일에는 합력하여 선을 이룰 수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암울하고 막막했던 군사독재 시절에 민주의 깃발을 들고 거리로 나섰던 사람들 중에 많은 이들이 그리스도인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이 특별한 교육을 받거나 다른 진보적 사상을 가져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이 땅에 하나님의 질서가 세워져서 평화롭고 자유로운 민주적 세상이 이뤄지기를 꿈꾸는 보통 사람들이었고 하나님 앞에 무릎 꿇어 기도하는 기독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교회에서 이들을 백안시하며 이들에게 붉은 색칠을 하던 힘든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붉은 색칠을 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일이며 세상으로부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지탄을 받으며 그로 인해 교회의 선한 의지들마저 세상으로부터 배척을 당할 때가 너무 가슴이 아프며 힘든 점이기도 합니다.

 

Q. NCC운동은 우리주변의 가난하고 소외된 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평화통일, 인권운동 등을 실천해 왔습니다. 민주화운동에 있어서도 NCC는 큰 역할을 감당해 왔는데요,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NCC 활동이 과거에 비해 많이 위축되었고, 예전 같지 않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NCC 활동을 활성화 시킬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A. NCC 운동과 활동에 관심을 가져 주신 것에 우선 감사드립니다. 우리 사회에 신자유주의가 확대되면서 개인주의의 팽배와 개인 간 경쟁의 격화가 시민운동의 위축 원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따라 기독교시민운동을 주도하던 부산NCC도 그러한 세태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화가 진척됨에 따라 반독재 민주화 투쟁이라는 큰 목표의 상실과 사회가 다양화 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도 다양화 되고 이에 부산NCC가 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주제에 대해 전문화된 대처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는 기독교 단체가 가지는 한계이기도 합니다. NCC 운동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비판에 대해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여전히 부족하다고 하는 현실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부산NCC로만 한정해서 이야기한다면, 저희는 여전히 소수며 비주류라 할 수 있지만 민주화와 인권, 환경, 통일, 장애인, 여성,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헌신해 가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NCC 소속 목사님과 회원님들이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 탈핵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 부산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 부산밥퍼 대표 등을 맡고 있는 등 여전히 지역 시민사회 운동에 깊숙이 관여하며, 지역과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일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현실적으로 당면한 과제라면, 운동과 활동의 내용들을 더 널리 알려 공유하고, 무엇보다 젊은 일꾼들을 발굴하여 함께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숙제는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가 다 같이 겪는 어려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젊은 기독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아젠다를 발굴하여 이를 온라인 홍보하고 청년들의 참여 유도를 통해 청년 기독운동을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새 회기에는 젊은 기독교인들을 위한 사업의 발굴에 매진할 것이며 이러한 과제들을 위해 기도하며 함께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Q. 부산NCC가 위원회(상임, 특별) 중심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상임위원회가 활동하는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상임위원회로는 교회와사회위원회, 교회일치위원회, 선교위원회, 신학위원회, 여성위원회, 인권위원회, 평화통일위원회, 환경위원회 등이 있고, 특별위원회로는 장애인위원회, 다문화위원회, 종교대화위원회, 노숙인사회복귀지원위원회, 역사편찬위원회, 생명사랑위원회, 청년위원회, 교육훈련위원회, 조직강화특별위원회 등이 있습니다. 지난 회기에는 우리 사회 모든 영역이 그러했지만, 저희도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대면 모임을 대부분 취소하였습니다. 그러한 와중에서도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연대와 연합의 예배는 계속해서 드렸으며 해당 위원회는 다음의 활동을 이어 나갔습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무단방류 사건’ 에 대해 항의하며, ‘부산 기독시민사회단체’ 들을 모아 노상 기도회를 개최한 후 항의서한을 일본영사관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미얀마의 민주화운동을 후원하는 모금 활동도 전개했으며, 8부두 미군 부대의 생화학무기실험실 철거 운동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Q. 끝으로 지역교계에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A. 부산NCC는 지난 세월 그리스도교 일치 및 한반도의 정의 평화 인권과 환경 통일 운동에 힘써왔으며, 앞으로도 고난 받는 이웃과 함께하는 기존의 삶의 자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보수 기독교계가 지금껏 주장하고 있는 편협한 교리 속에 예수님을 가두어 둘 것이 아니라 보다 열린 자세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해 나가는 기독교 운동을 함께 펼쳐 나갈 것을 제안합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사랑의 연대를 이루고 계셨듯이 모든 기독교인들이 한 지체로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연대하며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도구로 쓰임 받기를 소망합니다. 우리가 함께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이 땅에 정의가 강물 같이 흐르며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먹으며 사자가 소처럼 짚을 먹는 평화를 이루기 위해 함께 힘을 합하여 나간다면, 신뢰를 잃어가는 교회를 회복하고 이 땅에 진정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며 온 세상에 광대한 하나님의 나라가 펼쳐질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열린 자세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해 나가는 기독교 운동을 펼쳐 나가자”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