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7-30(금)
 

전영헌 목사(N).jpg

“목사님,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왜 필리핀 어린이들을 위해 컴패션 후원 모금을 해야 하는 거죠?”

어느 날 학생 D가 내게 찾아와 이렇게 물었다. 그런 다음 곧바로 이렇게 덧붙였다.

“어차피 어려운 사람을 돕는 거라면 우리나라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좋지 않은가요?”

나는 D의 눈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D야, 만약에 말이다. 120년 전, 아니 가깝게 60년 전에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의 누군가 우리를 돕지 않고 자기들 나라의 어려운 사람들만 생각했다면, 지금의 한국이 있었을까?”

“아니오. 우리도 누군가의 원조를 받았으니 이만큼 된 거겠죠?”

“그래. 목사님은 그렇게 생각한다. 네 말처럼 우리나라에도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이 많아. 그런데 말이다, 우리나라의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이제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으면 해. 특별한 일이 아니라 당연한 생활로 받아들였으면 한다는 거지. 이제 우리나라가 국제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법 커졌단다. 5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한국이 된 거야. 목사님은 그래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우리나라의 사명이라고 생각해. 누군가 우리를 도왔던 것처럼, 이제 우리도 그 일을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아. 나는 우리 브니엘의 아이들이 그냥 우리만 잘 먹고 잘 살자가 아니라 좀 더 넓게, 특별히 제3세계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 나는 너희들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 뿐 아니라 그들을 춤추게 만들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지독한 가난으로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한 필리핀의 어린이들에게 우리가 모은 돈이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지금 너희들이 하는 모금은 단지 3천 원이라는 액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희망이라는 것을 기억해주면 좋겠어.”

 

젊은 청년시절 김동호 목사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김동호 목사님의 ‘오천 명을 먹이는 사람’이라는 슬로건을 교육의 핵심가치로 삼고 학교에서 가르친 지 어느덧 15년이 다되어간다. 이 문구에 매료되면서 내 삶은 ‘나 중심의 삶이 아니라 타인 중심의 삶’으로 바뀌었다. 나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복 받게 하는 삶을 지향하게 된 것이다. 나는 이것이 기독교의 본질이며,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해야할 바라고 생각한다. 어느덧 오천 명을 먹이는 사람은 나의 목회 철학과 교육 철학이 되었다. 브니엘고등학교와 브니엘예술고등학교에 부임하여 15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목사 선생으로 살면서 줄곧 아이들에게 외쳤던 메시지는 “오천 명분을 먹어 버리는 인생이 아니라 오천 명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외침에 반응하는 제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제자들이 취업하여 첫 월급을 받고 그 월급의 일부분을 컴패션을 통해, 월드비전을 통해 기부약정했다는 제자들이 소식을 전해오곤 한다.

가치교육은 이런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때는 모르지만 시간이 지난 후 배웠던 삶을 실천에 이르게 하는 것. 이것이 교육의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회교육에서, 그리고 미션스쿨이 해야 할 일은 뭔가를 벌이긴 보다는 일상에서 영향력을 전달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생명 있는 교육들이 현장에서 다 많이 일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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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 칼럼]기독교교육-가치를 가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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