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6-1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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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등장하는 새로운 세대에 이름 붙이기를 즐겨 하였습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먼저 나타난 세대 즉 이차 세계대전 이후의 ‘베이비붐세대’ 같은 말도 있었습니다만, 상용어처럼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 세기 후반의 ‘엑스(X)세대’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세기 말의 세대를 자연스럽게 ‘와이(Y)세대’로 부르게 되었고, 새로운 세기의 출발 시점에는 당연히 ‘제트(Z)세대’로 이어지면서 동시에 천년을 뜻하는 ‘밀레니엄’이라는 단어와 결합하여 ‘MZ(엠지)세대’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십여 년 동안 태어난 그야말로 최신세대를 일컫는 말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알파세대’를 거론합니다. 영어 알파벳 끝이 ‘제트/지(Z)’니 이제 새롭게 그리스어의 첫 글자로 시작하자는 취지입니다. 대체로 2010년 이후 출생한 아이들이 그 대상이 되겠습니다.

 알파세대는 앞선 세대와 구별되는 다음과 같은 뚜렷한 특징들을 지녔습니다. 공교롭게도 모두 영어 문자 ‘엔(N)’을 초성으로 가지고 있어서 ‘4N’이라고 지칭하겠습니다. 첫 번째 특징은 ‘뉴노멀(New Normal)’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진행 중인 판데믹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알파세대는 급작스럽게 찾아온 가치와 기준의 대전환기에 태어나서 활동하게 될 주역입니다. 두 번째 특징은 ‘수(Number)’라고 규정해 보았습니다. 사상 초유의 낮은 출산율과 급전직하한 취학연령을 상징합니다. 그러니 복수형 ‘알파들(αs)’이 아니라 단수형 ‘알파(α)’ 하나가 정말로 소중한 세대입니다. 세 번째 특징은 ‘네이티브(Native)’입니다. 언어를 그 나라 사람처럼 즉 원어민처럼 잘할 때 보통 ‘네이티브 스피커’라고 하지 않습니까? 알파세대는 전통적인 언어가 아니라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디지털과 함께 태어나 디지털과 함께 자라는 세대입니다. 네 번째 특징은 ‘넷(Net)’으로 보았습니다. 인터넷망을 뜻하는 기존의 ‘넷’을 넘어서 이들은 오늘날 인터넷과 미디어를 아울러 범지구적, 전방위적 확장을 거듭하고 있는 ‘넷플릭스(Netflix)’ 세대라 불릴 만하기 때문입니다.

 알파세대가 그러나 꽃길만 걸을 수는 없습니다.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깔려 있기에 더욱 낯설고 헤매는 길일 수도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다음세대를 생각하게 되는 오월을 맞아 그러면 이제 어떻게 이들 알파세대를 가르치고 인도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알파세대에게 있어서 ‘공동체’는 새로운 의미로 중요합니다. 형제자매가 많았던 예전과 다른 알파세대는 공동체라는 개념에 태생적으로 익숙하지 않습니다. 교회수련회가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기독교 진리는 신앙공동체를 전제할 수밖에 없습니다(고용수).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알파세대와 공동체를 연계할 수 있을까(Westerhoff), 이 문제에 교회의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둘째, 알파세대에 절실한 것은 ‘공감’입니다. 진즉부터 감성지수와 공감능력을 강조하는 견해가 속속 등장했습니다(Daniel Goleman, Howard Gardner).자칫 이기적이고 기계적일 수 있는 알파세대에게 ‘공감’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셋째, 알파세대에게는 ‘공간’이라는 단어가 새로운 함의를 가집니다. 파커 팔머(Parker Palmer)는 <가르침과 배움의 영성>에서 “가르침이란 공간을 창조하는 일이다”라고 역설하였습니다. 그가 독창적으로 재정의한 ‘공간’의 핵심은 ‘개방성, 경계, 환대’에 있는데, 기존의 전통을 답습하는 일을 경계하면서 새로운 배움의 공간 개념을 열어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언뜻 보면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근본은 언제나 동일합니다. 성경에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라”(계 21:5-6). 시대가 아무리 달라지고 환경이 얼마나 바뀌어도 ‘알파’의 근원은 언제나 여일하고 영원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마침 ‘알파세대’라 불리는 저들에게 가르쳐야 할 가장 소중한 것 역시 바로 그 ‘알파(the α)’가 아니겠습니까? 어린이날은 지났습니다만, 공교롭게도 신약성경의 각 권 5장 5절을 보면 이러한 알파세대 어린이들에게 꼭 들려주어야 할 구절들이 많습니다. 성령(고전 5:5; 고후 5:5; 갈 5:5), 기업(엡 5:5), 빛(살전 5:5), 소망(딤전 5:5), 아들(히 5:5), 여기에 이미 ‘알파’로부터 비롯된 ‘공동체’와 ‘공감’과 ‘공간’이 망라되어 있지 않습니까? 이제 새롭게 등장한 알파세대에게 변함없이 우리는 그 알파와 알파의 말씀들을 내리내리 가르치고 물려주어야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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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알파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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