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6-14(월)
 

전영헌 목사(N).jpg

오늘은 오래전 브니엘고를 졸업하고 서울 K대에 진학한 제자가 자신의 SNS에 적은 글을 옮겨볼까 한다. (원문 그대로 옮겨보고자 한다)

  

내가 처음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아침예배 하는 걸 보고 한숨을 쉬었다. 길거리에서 항상 나를 붙잡고 설교하던 교회 다니시던 아주머니들이 생각났다. 게다가 내가 졸업할 때가 되어서도 그 예배를 좋아하게 된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난 아직도 교회도, 성당도, 절에도 다니지 않는다.

첫 종교수업이 있는 날에, 전영헌 목사님을 만났다. 언제나 그렇듯 첫 만남은 아무것도 모르는 서로가 편견을 가지고, 어느 정도의 기대감을 가지고 만나는 자리였기에 목사님이라는 위치에 계시는 선생님을 만났을 때는 별다른 느낌도 없었고, 성경을 읽어주면서 나에게 기독교에 대한 교육만 시키지는 않을까 경계심이 일었었다.

하지만 2년동안(고1, 고3) 목사님께서 나에게 가르쳐 주신건 그런게 아니었다. 아마 나와 함께 수업을 들은 모두가, 배운건 그런게 아니었을 것이다. 2년동안, 몇십번의 수업을 하면서, 몇십가지의 수업내용이 있었겠지만 내가 기억하고 내가 그 몇십번의 수업내용들 속에서 배운 것은 한가지였다. 아마도 목사님께서도 그 한가지를 계속 말하셨던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 배운 것을, 어떻게든 실천해보려고 노력했고, 그것과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온 것 같아서 당황스러웠고 회의감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새삼 느끼는 건, 어쩌면 내가 행동한 것들이 틀린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그 생각마저 틀린 것일지도 모르지만...맞겠지)이 들었다.

아직까지도 한번씩 중얼거리게 되는 단어가.....영향력. 그때 목사님이 가르친 건 바로 영향력이었다.

 

오래전 졸업한 제자가 나에게 보낸 글이 아니라, 자신의 SNS 개인 담벼락에 적은 글이다. 나는 우연히 이 글을 보고 내가 하는 일이 헛일이 아니구나 하는 의미를 발견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 제자는 대학에 들어간 후 청년의 시간을 살아가면서 문득 자신을 지탱해주는 의미들을 생각하던 중에 나에게 배웠던 종교수업시간의 내용들이 무의식중에 자리잡고 있음을 이야기 한 것이었다.

학교는 그런 곳이다. 매일 똑같은 시간들의 반복 속에서 의미없는 것 같은 순간 조차도 시간이 지나고나니 의미로 다가오는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제자녀석이 글에서 말한 것처럼 뻔한 종교수업이 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그 몸부림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목사가 할 수 있는 말은 늘 정해져 있다. 뻔하다. 그러나 그 뻔한 것을 들키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성경적 가치관을 전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제자들은 그 가치가 훗날 성경의 메시지였음을 알게 된다.

‘스며들다’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속으로 배어들다’하는 뜻을 가지고 있다. 교육은 이런 것이다.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은연중에 속으로 배어들게 하는 것.

지금도 현장은 그렇게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이 일을 위한 교회와 기독교 가정의 뒷받침이 있다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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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 칼럼]스며들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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