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5-18(화)
 

최현범 목사.jpg

나는 8년 반 정도 한인교회를 섬긴 뒤 논문 마무리를 위해 교회를 사임했고, 그 이후부터 귀국할 때까지 내가 사는 보쿰의 랑엔드레아라는 지역의 자유교회를 1년 반 정도 다녔다. 이 교회는 자유복음교회교단(FeG)에 속하였고 약 50명 정도가 모여서 예배드리는 작은 공동체였다. 우리 가족은 이 교회를 통해서 많은 은혜와 위로와 사랑을 받았고, 또 독일의 주류교회가 아닌 자유교회(free church)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다. 자유교회 안에는 다양한 교단들이 있는데, 그 중 침례교회와 오순절교회 그리고 경건주의전통을 이어오는 복음주의교회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내가 다닌 자유교회는 예배 형식이 참 자유로운 등 예전이나 직제는 한국교회와 다르지만, 지향하는 신앙은 유사했다. 교인들도 따뜻하고 가족적이고 사랑이 넘쳤으며 열정이 있었다.

우리 가족은 3주 정도를 다닌 뒤 등록을 하려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자 장로는 아니 벌써 등록을 하느냐고 놀라면서 먼저 심방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약속한 시간에 방문한 담임목사와 장로는 식사교제 후, 여러 문항이 빼곡히 담긴 등록 양식지를 나와 아내에게 나누어주었다. 목사는 먼저 한국교회와 달리 교회등록 절차가 까다로움에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일 먼저 알고 싶은 것은 우리가 어떻게 믿음을 갖게 되었고, 또 예수에 대해서 어떤 신앙고백을 하느냐 라고 했다. 내가 바로 옆 도시의 한인교회에서 오랫동안 목회한 목사임을 알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듣고 싶어 했다. 그래서 나와 아내 그리고 우리 딸은 각자 신앙 간증을 들려주고 몇 가지 신앙고백과 관련된 질문에 대답을 했다. 함께 신앙적인 교제를 나눈 뒤 그들은 우리가 같은 신앙을 가진 형제로 교회에 등록할 자격이 있다면서, 이후 교인으로서의 헌금과 봉사 등에 관한 의무조항과 권리를 세세히 알려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와 아내가 서명하고 그들도 서명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우리가 목사가정이기에 이 정도로 단순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에 장로가 이런 절차에 대해 이해를 구하듯이 “저희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교회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같은 신앙으로 섬기는 이들이 함께 하는 교회를 원합니다.” 라는 뼈있는 말을 남겨주었다.

그리고 다음 주일 예배 시간에서 우리가족을 멤버로 영접하는 환영식을 성대하게 해주었다. 나중에 연말공동의회에 참석해보니 신기하게도 단 25석만 준비되어 있었고, 빈자리 없이 채워졌다. 50명 정도가 예배드리고 활동하고 교제하고 있었지만, 정식 등록교인은 25명에 불과했고, 그게 누구인지를 비로소 그 자리에서 알게 된 것이다. 이들은 등록하는데 신중했고, 또 등록을 강요하지 않았다. 교회등록은 계약의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었고 이것은 대부분의 서구교회가 비슷했다.

등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는 가운데 너무 쉽게 등록하고 너무 쉽게 그것을 저버리며, 교회회원이 되었음에도 아무런 책임의식이 없는 교인이 많은 한국교회의 문화가 떠오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고, 또한 이후 이곳에서의 목회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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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야기] “자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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