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9-23(목)
 

탁지일 교수.jpg

다종교 한국사회의 사이비종교 검증시스템은 긍정적으로 작동해왔다. 종교간 갈등으로 인해 심각한 내전(內戰)으로까지 치닫는 국가들과는 달리, 우리나라에는 다수의 종교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토양이 오래전부터 조성되어 왔다. 특히 신흥종교의 경우, 사회적 역기능이 노출될 때는 스스로 소멸해 나아가도록 통제하거나 유도하고, 순기능적 역할을 할 경우에는 관용적인 태도를 가지고 지켜보는 지혜를 발휘해왔다.

신천지와 같이 거짓말과 위장에 능한 사이비 집단들이 이 땅에 발붙이기 어려운 이유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즉 검증된 종교에게는 관용과 지속가능한 여건이 제공되지만, 역기능적 행태를 노출하는 경우에는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소멸하곤 했다. 천부교, 동방교, 영생교, JMS, 구원파, 신천지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한국사회에서 종교적 역할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공개성과 투명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단사이비 집단들은, 정체와 교리를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노출하기보다는, 오히려 거짓말과 위장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거나 사리사욕을 채운다. 신천지는 그들의 거짓말을 ‘모략’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여, 교회와 사회를 교란시켜왔다. 신천지가 사회적으로 지탄받고 고립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독교 신앙고백은 공개적이고 투명하다.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무엇을 믿는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 지를 명료하게 선언한다. 신실한 기독교인은 언제어디서나 자신의 정체성을 결코 숨긴 적이 없다. 세상이 기독교를 수용하면, 선한 영향력을 전하기 위해 헌신했고, 만약 세상이 기독교를 거부하면, 박해와 순교를 무릅쓰고 신앙을 지켰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기독교인임을 숨긴 적이 없다.

 기독교인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롬1:16). 로마군인의 감시 하에 낯선 환경 속에 지내야만 했던 바울이었지만, 복음에 대해 궁금한 이들이 찾아오면, 눈치를 보거나 위축됨 없이 “담대하게 거침없이”(행 28:31) 하나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를 변증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기독교인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교회 안으로는, 마음 편히 예배할 수도 없고, 교제할 수도 없는 환경이 주어졌고, 밖으로는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시선들로 인해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었다. 게다가 이단사이비들의 행태는 기독교의 사회적 이미지를 더욱 추락시키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역병으로 인한 신앙공동체의 고난은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기독교역사에 나타난 신실한 신앙의 선배들은, 역병과 고난 속에서도 말씀(케리그마)과 교제(코이노니아)와 봉사(디아코니아)를 포기하지 않았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자신의 기독교적 정체성을 감춘 적이 없다.

 기독교 신앙고백은 불확실한 위기의 시대에 더욱 빛났다. 스데반의 순교이후 흩어진 기독교인들은 가는 곳마다 공개적인 복음전도를 멈추지 않았다. 초대교회의 수많은 순교자들은 죽음 앞에서도 당당하게 자신들이 신앙고백을 이어갔다. 콜레라 역병으로 고통 받던 구한말의 선교사들과 신앙인들은 이웃을 위해 헌신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했다.

 세상이 불안정하고 불확실할수록, 기독교인들은 담대하고 거침없는 정면승부는 빛이 난다. 복음의 정면승부, 교회와 이단을 분별하고, 교회와 세상을 구분하는 시금석이며, 오늘 한국교회에 주어진 과제이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탁지일 교수]담대하게 거침없이 정면승부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