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이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 신생태계 조성 및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조사 결과 보고서’를 지난 1월 19일 발표했다. 목사와 부목사 등 목회자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목회자의 86.0%는 ‘한국교회에 혁신이 얼마나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매우 필요’라고 답했고, ‘약간 필요’(12.9%)까지 더하면 전체 응답자 중 98.9%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개혁 대상의 첫손에 꼽힌 건 ‘목회자’(32.8%)였고, 그 뒤를 이어 ‘개별 교단·총회·노회’(28.4%)와 ‘기독교 관련자 모두’(23.2%)가 뒤를 이었다. 혁신 과제는 ‘개인의 경건생활 회복·생활신앙 교육’(24.4%) ‘자기 교회 중심성·비공공성 탈피’(20.3%) ‘교단의 정치행태 혁신’(16.9%) 등의 순이었다.
성도들도 목회자 등 교회 지도자를 개혁의 우선 대상으로 봤다. 예장합동은 동일한 주제로 만 19세 이상 전국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응답자의 29.9%가 ‘개신교 신뢰도 회복을 위해 우선 개혁해야 할 것’으로 ‘교회 지도자들의 삶’을 꼽았다.
이처럼 지금 이 시대는 목회자가 먼저 변화되기를 요구받고 있다. 과거 목회자들은 낮은 곳에서 겸손하게 사람들을 섬기고, 그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는 ‘성직자’로 인식되어 왔지만, 지금은 세상과 단절된 ‘꼰대’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을 정도다.
단적인 예로 최근 주요 신학대 정시 모집만 살펴봐도 정원 미달인 대학이 지난해 7곳에서 금년에는 13곳으로 2배가 증가했다. 지방 신학교의 경우 존폐 위기에 직면할 정도다. ‘목회자’라는 위치가 더 이상 우리사회의 존경과 동경의 대상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교회가 부패했다고 말할 때 이것은 교회 지도자들이 부패했다는 말이고, 더 분명하게 말하면 성직자들이 부패했다는 말이다. 목회자 스스로가 변화되지 않으면 한국교회 미래도 암울할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