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10주년 맞은 금사교회, 미래 위한 빛나는 도약
노인대학, 노인카페 등 지역사회 섬김에 앞장
교회도 특성과 개성을 나타내는 시대가 됐다. 유행하는 프로그램에 휩쓸려 동참하던 시대도 지났고, 교회가 해야 할 사역들을 수없이 나열하며 모든 사역에 열중하던 시대도 지났다. 우리 교회에 맞는, 우리 지역에 맞는, 우리 교회가 할 수 있는 사역에 집중하는 교회가 주목받고 있다. 부산 금사동에 위치한 금사교회(담임 정명운 목사)가 주목받는 이유이다.
110년, 신앙의 역사
금사교회는 1910년 3월 10일 호주 선교사 엥겔((Engel·한국명 왕길지) 목사에 의해 설립됐다. 조국 대한민국이 일본에 합병될 당시 동래군 동면 오륜대 등곡 부락에 현 금사교회 전신인 등곡교회가 세워졌다. 1914년 3월 현 금사동 333의 2번지로 이전해 그 당시 지명인 금천과 사천 두 마을 중심에 세워져, 지명의 첫 자를 합친 금사교회로 이름을 변경했다. 일본제국주의의 신사참배 강요에 신앙정절을 지키기 위해 많은 사역자들이 금사교회에 피신해 섬기며 초기부터 개혁주의 신앙 노선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1945년까지 신사참배 강요에 피신 온 양경열 전도사, 손명복 목사, 박인순 전도사, 서영수 전도사, 유재신 목사, 이삼남 전도사 등이 섬겼다.
금사교회 제1대 담임목사 부임은 1974년 이관호 목사이다. 이후 1985년 2대 담임 김명석 목사에 이어 2009년 3대 담임 정명운 목사가 현재까지 섬기고 있다.
민족의 아픔과 함께 성장해 온 금사교회는 신사참배 강요 속에서도 신앙의 정절을 지키기 위해 애쓴 믿음의 선조들의 기도가 쌓인 곳이다. 신앙의 대를 이어 기도 위에 기도를 쌓으며 오늘도 믿음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좋다, 좋다, 좋다
금사교회는 한마디로 ‘성도가 좋은, 말씀이 좋은, 분위기가 좋은 교회’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교회들을 보면 한두번 분쟁이 있기 마련이지만, 금사교회는 그런 역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사람이 모인 곳이라면 어디든 있다는 텃세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순수한 성도들이 모인 곳이 금사교회다.
정명운 목사는 “교인들이 참 순수하다. 신기할 정도로 착하고,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목회자들을 지지하고 섬긴다”면서 “또 장로님들을 비롯한 중직자들 역시 모범이 되는 교회다. 회의를 하면서 언쟁이나 큰 소리가 난 적 없다. 설교하러 오신 목사님들이 중직자들의 섬기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고 간다”고 말했다. 쉼 없이 성도들을 자랑하는 정 목사의 모습에서 성도들을 향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금사교회는 오후예배 찬양인도를 장로들이 한다. 교회를 이끄는 리더가 먼저 본을 보이고 섬기는 모습에 교회는 더욱 하나될 수밖에 없었다. 성도들이 좋고 그래서 분위기가 좋아지는 데다 늘 웃고 다니는 담임목사의 설교가 좋으니 교회는 저절로 성장했다.
삼박자가 어우러지면서 교회는 활기를 띄며 성장하고 있다. 교회는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 2월 입당예배를 가졌다. 교회를 새롭게 단장하며 내일을 위한 힘찬 도약을 마쳤다.
실버사역으로 지역민심 잡아
1974년 금사동 및 회동동 일부가 준공업 지구로 승인돼 금사 공단이 조성됐으나 지금은 공장의 유출로 지역 공동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공장의 유출로 지역 경제는 낙후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다 보니 초고령 지역이 되었다. 대부분 노인들만 있기에 금사교회의 관심은 자연스레 노인사역에 집중하게 됐다.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노인대학을 운영했는데, 부산지역 모범 노인대학에 선정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영어, 일어, 서예, 노래, 율동, 국악, 침술 등 다양한 강의를 통해 어르신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금사노인대학의 자랑은 1년에 두차례 진행되는 봄, 가을 소풍이다. 제주도, 청와대 등 전국으로 다니며 여행할 기회를 제공했고, 일본으로 수학여행도 다녀와 즐거운 추억을 선사했다.
이런 금사교회의 노력을 알고 금정구청에서 금사노인대학을 지원하며 동참하고 있다. 정명운 목사를 동사무소 사회복지위원, 명예동장으로 위촉하며 교회와 동역했고, 금정구청 향토봉사상을 수상하며 교회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금사교회는 교회 내 노인카페를 마련해 지역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음료를 제공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코로나19로 개장을 하지 못했지만 금사교회 노인카페를 마련했다는 소식을 들은 금정구청에서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직원을 파견하는 등 지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금사노인대학 운영이 중단되자 지역민들이 오히려 개교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금사노인대학으로 지역민심을 얻었고, 이는 전도로 열매 맺고 교회에 대한 지지로 열매 맺었다. 리모델링하는 기간 동안 민원 없이 진행됐고 오히려 지역 주민들이 나서 도움을 주곤 했다.
정명운 목사는 “다음세대도 중요하지만 한국교회가 당면한 실버사역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천국에 잘 가도록 돕는 것 역시 중요한 사역”이라면서 “노인들은 어떤 질병보다 외로움을 힘들어한다. 바쁜 자녀들을 대신해 교회가 관심 가져줄 때 기뻐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울컥한다. 이런 감동의 사역에 교회가 앞장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사교회에 부임 후 10년간 기경하며 텃밭을 가꿔 온 정명운 목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래를 그리고 있다. 성도들을 믿음의 용사로 훈련 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양육과 비전센터 마련, 주차장 확보 등 지역에 더 뿌리내리며 성장하는 금사교회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