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주기 위해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JTBC '팬텀싱어3'에 출연해 화제가 된 외국인 성악가 소코
보컬 오디션 프로그램인 JTBC <팬텀싱어3>에 출연했던 소코. 남태평양 ‘피지의 최초이자 유일한 성악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연해 프로듀서 옥주현을 울린 감동적인 무대로 더욱 화제가 됐다. 소코가 방송에서 처음 선보인 무대는 한국 가곡 ‘첫사랑’이었다. 방송 출연진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소코는 10년 전인 2010년 외국인 유학생으로 고신대학교에 오게 됐다. 피지에 파송된 한국인 선교사가 고신대 음악과 출신으로 그를 통해 고신대를 알게 됐고, 성악 공부를 위해 유학길에 올랐다. 그의 아버지는 목사로서 소코 역시 신학을 하길 바랐지만, 소코는 자신의 소명이 아닌 것 같다며 신학이 아닌 음악을 선택했다.
고신대학교 음악과, 교회음악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고신대 국제교류팀에서 외국인유학생들을 돕고 있는 교직원이다. 그는 팬텀싱어 시즌 1, 2 방송을 보면서도 참여하고자 하는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SNS에서 시즌3 포스터를 보는 순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러나 학교 직원으로서 근무도 해야 하고, 방송 출연을 위해서는 서울에 가야하기 때문에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음으로 하고 싶었다. 소코는 “그래서 기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 허락하신다면, 팬텀싱어를 경험해 보고 싶다”고 기도했다. 그러던 중 방송사에서 고신대로 소코를 찾으며 팬텀싱어 출연의사를 묻는 연락이 왔다. 이를 듣는 순간 기도가 응답되었다는 기쁨과 감사를 느꼈다고 고백했다.
출연 결심 후 휴가를 내고 서울에 가서 오디션을 봤다. 혹시 탈락하지 않을까하는 염려로 주변에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오디션 결과 74인에 합격해 첫 방송 무대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많은 화제를 낳았던 첫 무대를 회상하며 “최선을 다한 무대였다. 이 노래로 누구를 울릴 생각은 없었다. 노래를 듣는 사람들 중에 나를 기억해주길 바랐다. ‘잘한다’는 평가보다 누군가의 기억에 남고 싶었다”고 말했다. 감동적인 무대로 본선 진출자 36인에 합격, 매회 미션을 수행하며 16인에 들었지만 최종 결선 12인에 들진 못했다. 소코는 “팬텀싱어를 경험하며 여러 가지를 느꼈다. 가장 먼저 느낀 것은 ‘감사’였다. 하나님께 감사했고 출연을 허락해 준 학교에도 감사했다. 좋은 일도 있었고 아쉬운 일도 있었지만, 그래서 인생이다”면서 “일반무대, 학교무대 등 여러 무대 위에 서 보았지만 방송무대는 또 달랐다.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경험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소코는 오디션에 합격하자마자 가장 먼저 안민 총장(고신대)에게 연락해 소식을 알렸다. 소코에게 안민 총장은 좋은 사제지간을 넘어 아버지 같은 존재이다. 담당 교수로 만나 음악에 대해 배웠고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힘든 시간을 겪는 그를 돌보며 위로와 사랑을 건넨 어른이었다. 소코의 합격 소식에 안민 총장은 놀라워하면서도 용기를 주었다. 방송은 콩쿨과 달라 두려움도 있었지만 안민 총장이 멘토로서 소코의 레슨과 컨디션 관리를 도왔다. 총장으로서 학교를 이끌며 바쁜 와중에도 소코를 도왔다. 소코의 학부, 대학원 담당교수였던 안민 총장은 그가 어떤 소리를 내고, 어떤 악기인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장단점을 잘 알기 때문에 레슨을 통해 지도를 아끼지 않았다. 소코는 “솔직히 코칭이 필요했다. 누군가 제 노래를 듣고 코칭해 주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나를 가장 잘 아시는 총장님께서 도와 주셔서 기뻤다. 레슨 뿐만이 아니라 컨디션 관리도 도와주시면서 많이 응원해주셨다. 제겐 교수님을 넘어 ‘아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송 소식을 들은 피지의 가족들도 놀랐다. 소코는 “저희 가족 중에 제가 가장 노래를 못한다. 그런 제가 꿈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아시고 축하해 주셨다. 성공보다 미래를 위해 걸어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해 주셨다. 부모님들도 감사하며 함께 기도해 주셨다”고 말했다.
멋진 무대를 위해 노래만 생각했다. 잠도 잘 자지 못하고 밥 먹으면서도,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노래’ 생각을 했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몸도 피곤하고 경연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이 행복했다. 동요, K팝을 성악으로 해본 적도 없고 자신이 하게 될 것이라 상상도 못했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실력이 향상 되는 것을 느꼈다. 자신도 몰랐던 제 안의 소리를 발견하며 감사했다.
경연 과제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감사했다. 팬텀싱어에 함께 출연했던 출연자들과 지금도 연락하며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비록 부산에 있어서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생각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서로 배려하면서 응원하는 모습을 보게 되어 “더 좋았다”고 회상했다. “누군가가 찬양을 하면 어느새 다 따라 부르곤 했고, 대부분 교회 다니는 이들이었다. 신앙 안에서 알고 지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음악을 하고 싶어 먼 유학길에 올라 한국을 찾은 소코. 피지의 아이들에게 자신을 통해 희망을 주고 싶고, 그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결승 진출 문턱에서 탈락한 소코는 이렇게 소감을 남겼다. “정말 행복합니다. 사실 전 노래하는 이유에 대해 계속 고민했어요. 저를 멀리서 지켜보는 피지 사람들을 위해서 노래하고 있어요. 왜냐면 이때까지 한명도 희망을 주기 위해 노래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 사람 제가 되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