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정당, 21대 총선에서는 원내진입 가능할까?
개신교 안에서도 정당 필요성 못느껴
원내 진입 시도의 흑역사
기독교계의 원내진입 시도는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시작된다. 17대 ‘한국기독당’을 시작으로 18대 ‘기독사랑실천당’, 19대 ‘기독자유민주당’과 ‘한국기독당’, 20대 ‘기독자유당’과 ‘기독당’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특히 20대 국회의원 선거(2016년 4월 13일)에서는 비록 원내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기독자유당’의 경우 득표율 2.63%(62만 6405표)을 기록, 새누리당(33.52%), 국민의당(26.73%), 더불어민주당(25.53%), 정의당(7.23%)에 이어 5위를 차지하는 선전을 펼쳤지만, 비례대표 당선요건(지역구에서 5석을 당선하거나, 정당지지율 3% 획득)을 갖추지 못해,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또 다른 기독 정당인 ‘기독당’(0.54%, 12만 9978표 획득)도 상황은 같았지만, 만약 두 정당이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75만 6831표를 획득, 원내 진입은 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21대 총선도 2개 정당(?)
지난 20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기독당(김현욱 대표)은 기독자유당(고영일 대표)에게 합당을 제안했다. 작년 연말부터 제안해 금년 1월까지 답변을 기다렸지만, 기독자유당은 합당을 거부한 상황이다. 특히 기독자유당의 경우 기독당이 아닌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세운 자유통일당과 연대를 하는 분위기다. 고영일 대표는 모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기독자유당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에, 자유통일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지역구 후보 단일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독자유당 전당대회에서 전광훈 목사(기독자유당 후원회장)는 법무부장관과 국정원장을 지낸 김승규 변호사를 비례대표 1번으로, 중문교회 장경동 목사를 2번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독당과는 합당하지 않겠다. 합당해도 또 다른 누군가가 기독당을 만들어 나올 것”이라며 사실상 독자적 행보를 시사했다.
반면 기독당 김현욱 대표는 “원내 진입이 목표다. 국민통합과 한반도 복음, 평화통일에 주력 할 것”이라며 “예수님은 고아와 과부, 가난한 자를 위해 일하셨다. 빈자를 위한 정책을 만들겠다”며 독자적 행보에 나선 상황이다.
문제는 교계 일부 인사들이 또 다른 기독교 정당을 만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교계 일각에서는 “기독교 정당의 난립은 기독교 정치세력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며, 정당의 모습을 우습게 만드는 공적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낳고 있다.
기독교인 80%가 기독교 정당 필요성 못느껴
작년 10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발표한 ‘2019 주요 사회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이 기독교를 표방하는 정당을 창당해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개신교인 79.5%가 반대 입장을 보였고, 찬성은 5.2%에 불과했다.(보통, 모르겠다는 응답이 15.2%) 이 말은 교회 안에서도 10명중 8명이 기독교 정당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원내 진입에 성공 할 경우 천주교와 불교 등 타 종교, 혹은 이단들이 원내 진입을 시도하는 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부담감도 높다. 이 경우 정치가 종교 단체의 대리전이 될 수 있고, 지역갈등, 세대갈등에 이어 종교갈등까지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