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교수는 왜 백석대학교 석좌교수가 되었을까?
최고의 예우와 배려 때문에 마음 움직여
고신교단의 대표적인 신학자로 불리는 이상규 교수가 2019년 3월 백석대학교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고신 지킴이’, ‘고신을 대표하는 역사학자’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일부 교단 인사들은 타 교단(예장 백석대신 교단)이 운영하는 대학에 석좌교수로 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크게 놀라는 분위기다.
이상규 교수는 1982년 3월부터 고신대학교와 함께 한 시간이 35년이다. 그동안 교무처장, 기독교사상연구소장, 교목실장, 고신역사기념관장, 개혁주의학술원장, 부총장을 역임해 왔다. 사실상 총장을 제외하고 학교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고신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학자로서도 크게 인정받았다. ‘부산경남지방 교회사 연구’와 ‘호주장로교회의 한국 선교역사’ 등은 이 교수가 연구하여 새롭게 개척한 분야이고, 1997년 16세기 종교개혁의 역사를 정리한 ‘교회개혁사’는 한국인이 쓴 첫 16세기 통사라고 할 수 있다. 소속해 있던 고신교회의 초기 역사를 새롭게 연구하여 많은 사실들을 정리했고, 한국교회사 분야에서 해방 후 교회 쇄신운동 등을 새롭게 정립하고 해석했다. 통합연구학회 학술상(1991년), 한국교회사학연구원 학술상(2010년), 기독교문화대상(2010년), 올해의 신학자상(2012년) 등을 수상 했고, 작년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신학자 상 (2018년), 3월 퇴임식에서는 대한민국 녹조근정훈장(2018년)을 수훈했다. 이처럼 자신 대부분의 이력은 고신대학교와 고신총회와 함께 걸어왔고, 영원한 고신맨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에 이번 백석대행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상규 교수가 고신대에 섭섭한 감정을 갖고 있다”, “연구실까지 빼 버렸다”, “수업도 주지 않는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이상한 소문까지 교단 내에서 전파되고 있다는 것이다.
석좌교수 임명 절차는....?
고신대학교 석좌교수 규정집을 살펴보면 ‘석좌교수’와 ‘후원석좌교수’ 그리고 ‘연구기금석좌교수’ 세 부류의 석좌교수가 존재한다. ‘석좌교수’는 탁월한 연구업적 또는 사회활동을 통해 국내 및 국제적으로 명성이 있는 자로, 교육과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임용된 자를 말하고, ‘후원석좌교수’는 교회, 기관 및 개인 등으로부터 출연 받은 기부금으로 교육과 연구 활동을 지원 받는 자, 그리고 ‘연구기금석좌교수’는 정부 및 기관의 지원을 받는 센터 운영을 위해 임용된 자를 말한다. 현재 고신대학교에는 3명의 석좌교수가 활동하고 있다. 2008년 9월 손봉호 박사와 금년 3월 임명된 세계적인 성악과 사무엘 윤, 그리고 2018년 3월 연구기금석좌교수로 임명된 이동규 교수다.
고신대 ‘석좌교수 규정’ 제3조 4항에는 “해당학과(대학원) 교수회의의 결의와 학과(부)(대학원장)의 추천에 의하여 교원인사위원회 심의와 교무회의의 제청으로 총장이 임명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대학 내에서는 “규정은 형식이고 총장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반응이다. 총장이 해당학과에 지시하면 사실상 절차를 밟는다는 것인데, 김성수 총장시절 임명된 손봉호 박사와 금년 임명된 사무엘 윤 교수만 보더라도 사실상 총장이 내정한다고 인식될 수 있다.
소문은 진상은
이상규 교수와 고신대학과의 관계가 불편해 졌다는 소문은 사실일까? 고신대 관계자는 “이상규 교수는 명예교수로 임명되어 있다. 명예교수에 대한 특별한 예우는 없다. 다만 필요에 따라 학과에서 강의를 맡길 수 있고, 강의시간에 따라 시간강사에 준하는 사례를 한다”며 “학교 규정에 따라 은퇴와 더불어 모든 교수들이 연구실을 비워야 한다. 이상규 교수라고 특별히 연구실을 제공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강의’ 부분에 대해 해당학과에 알아본 결과 금년 학기 강의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학과 관계자는 “본인에게 강의를 부탁했지만, 일정 때문에 사양했다. 배제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이상규 교수 “배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있다”
이상규 교수는 “소문은 오해가 있다. (고신대에서)강의 제안이 있었지만, 내가 일정 때문에 거절했다. 연구실은 은퇴와 더불어 비워줘야 하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백석대학 석좌교수를 맡은 이유에 대해서도 “작년 7월부터 제안이 계속해서 왔다. 이사회가 특별채용으로 최고의 대우를 해 줬다. 부속실이 있는 연구실도 제공해 주셨다”며 “이번 학기 9시간 강의를 맡았다. 대학에서 최고의 대우와 예우를 해 주셨다. 배려에 대한 감사한 마음 때문에 여기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이상규 교수는 백석대학 석좌교수직을 맡기 위해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직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순장측 교단이 운영하는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직 요청이 있었다. 이미 백석대 석좌교수직을 허락했기 때문에 정중히 사양했다. 총회장님(김성복 목사)께서도 총장직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셨지만, 이미 약속한 상황이고 최고의 대우를 해 주셨기 때문에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자가 ‘그래도 타 교단이 운영하는 대학에 가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만약 고신대가 (석좌교수)제안이 왔다면 고신대에 갔을 것이다. 하지만 (제안이)없었고, 백석대는 최고의 예우를 해 주셨다. 타 교단이라고 해도 자유주의 신학교가 아닌 이상, 못 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